한지 - 자연(自然)의 색(色)을 입다

민병권展 / MINBYOUNGGWON / 閔丙權 / painting   2018_1208 ▶︎ 2018_1217

민병권_녹음(綠陰, deep summer)_한지에 혼합재료_61×85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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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1208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트렁크갤러리 TRUNK GALLERY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66(소격동 128-3번지) Tel. +82.(0)2.3210.1233 www.trunkgallery.com

동양의 회화에 있어 '자연'은 오랜 세월동안 중점 소재일 뿐만 아니라, 궁극의 조형 목표로서 자리 잡아 왔음을 알 수 있다. '인위적이지 않은 순수한 모습'으로서 의미를 갖는 자연은 동양회화의 재료인 지필묵(紙筆墨)의 성질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선질(線質)과 선염(渲染)과 같은 필법과 묵법의 발전을 통하여 그 본질이 표현되어 왔다. 이러한 형식적 완성을 통하여 거대한 산수(山水)로부터 작은 화조(花鳥)와 초충(草蟲)에 이르기까지, 삼라만상으로서의 형상을 담아냄에 있어 자연은 동양회화의 가장 핵심적인 미적 개념이 되었다. ● 이번 전시에 있어 가장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고 있는 것 역시 '자연'으로서, 그동안 본인의 수묵 작업을 통한 사실적 실경산수의 경향에서 벗어나 무위(無爲)로서의 형상 심미 추구를 통하여 자연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표현하였다는 것이 이전 작품과 다른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특히 오랜 세월동안 산수화를 그려오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왔던 계절적 감각을 주요한 이번 전시의 중요한 컨셉으로 다루어 봄으로써 비형상(非形像)으로서의 자연 이미지 표현을 새로운 형식 실험을 통하여 표현하고자 하였다. ● 이와 같은 '비형상으로서의 자연 표현'의 추구에 있어 새로운 형식으로 대두된 것은 한지 오브제의 표현이다. 금번 전시작인 「녹음(綠陰)」, 「만추(晩秋)」, 「추색(秋色)」 등과 같은 작품에서는 각 계절감에 어울리는 색한지를 화면에 덧붙여 나감으로써 표현하였을 뿐만 아니라, 나뭇가지를 이용한 오브제 형식을 통하여 마치 산수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형식이 나무의 표현인 것처럼 추상 형식의 차용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시각적 효과를 주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본 전시에서 나타난 가장 중요한 형식적 특징은 화면 중앙에 수묵과 채색의 다양한 일필휘지(一筆揮之)로서의 그림을 위치시킴으로써 계절감을 압축적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시각적 주목성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봄바람」과 같은 작품에서는 필묵의 다양한 표정을 담아낸 그림을 위치시킴으로써 이와 같은 비가시(非可視)적인 계절의 특성이 더욱 화면에 드러날 수 있도록 하였다.

민병권_만추(晩秋, late autumn)_한지에 혼합재료_50.5×71cm_2018
민병권_문기(文氣)_한지에 혼합재료_45.5×53cm_2018
민병권_봄바람(春風, spring breeze)_한지에 혼합재료_66×69cm_2018
민병권_생성공간(creation space)_한지에 혼합재료_45.5×53cm_2018
민병권_시원(始源, source)_한지에 혼합재료_95×62cm_2018
민병권_여름바다(summer sea)_한지에 혼합재료_51.5×73.5cm_2018
민병권_음양(陰陽, yin and yang)_한지에 혼합재료_45.5×53cm_2018
민병권_자연-생성 이미지_한지에 혼합재료_53×45.5cm_2018
민병권_자연-흔적(nature-trace)_한지에 혼합재료_54×69cm_2018

이와 같은 새로운 조형성의 추구는 그동안 본인의 수많은 실경산수 작업을 바탕으로 획득한 감성을 중심으로 한 것으로서 무위(無爲)로서의 자동기술적인 감각을 통하여 나타난 것이다. 특히 「자연 – 흔적」과 「자연 – 생성」과 같은 작품에서는 가을이라는 계절 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 땅위의 낙엽과 같은 이미지 등을 통한 자연의 에너지를 화면에 담아내었는데, 여기에서는 나무뿐만이 아닌 색실과 같은 오브제의 표현을 가미시킴으로써 어떠한 형상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율적인 감성을 통한 화면의 생동감을 추구 하였다. ● 이처럼 색한지 및 나무의 오브제 형식을 중심으로 자연에 기탁하여 얻어낸 새로운 에너지의 추구는 유형(有形)과 무형(無形), 가시(可視)와 비가시(非可視), 무색(無色)과 유색(有色)과 같은 상대적인 개념으로서의 미적 가치를 넘은 혼융(渾融)으로서의 기운생동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새로운 시도는 앞으로 본인의 유무(有無)의 순환을 통한 최종적이며 궁극적인 조형 목적으로서의 자연과 합일을 중심으로 한 긴 예술적 여정의 시작으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민병권

Vol.20181208f | 민병권展 / MINBYOUNGGWON / 閔丙權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