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rcial Landscapes Ⅱ

김혜원展 / KIMHYEWON / 金惠苑 / photography   2018_1212 ▶ 2018_1223

김혜원_Commercial Landscapes_피그먼트 프린트_83×100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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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홈페이지_www.kimhyewon.com

초대일시 / 2018_1215_토요일_04:00pm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주말_11:00am~05:00pm

사진공간 눈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455 Tel. +82.(0)63.902.2882 blog.naver.com/space-noon

카메라의 최소주의,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을 때 ●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김수영, 「절망」 중에서)

김혜원_Commercial Landscapes_피그먼트 프린트_83×100cm_2007

시인 김수영에게 '절망'은 풍경의 절망이었다. 절망(絶望)은 말 그대로 바랄 것(바람)이 끊어졌다는 뜻이다. 이를 희망의 절벽이라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절망의 풍경은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풍경을 구성하는 내부의 오브제는 바랄 것이 끊어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랄 것이 없는 풍경 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무자각의 풍경은 오브제들로 구성된 풍경 자신을 사건 없는 정적 속에 안착시킨다. 일상의 일부가 된 오브제는 풍경 안에서 안온하고, 고요하다. 오브제는 프레임 내부에서 각자가 위치한 역할을 자진해서 수행하며, 그 역할놀이의 진정한 의미를 묻지 않는다. 물음이 없는 풍경은 자기 풍경의 바깥을 모르고, 바깥을 의지하지 않으며, 그 풍경 안에서 자족적이다. 다른 시간은 나타나지 않으므로 풍경은 이때 시간과 격리된 공간적 질서로만 나타난다. 마치 무중력 상태처럼, 비시간적 공간은 질주하지만 속도의 방향을 모르며, 계절 안에 있지만 순환의 기미를 감지하지 못하며, 곰팡이가 슬어도 그것이 부패의 징후라는 사실을 감지하지 못한다. 미시적인 것은 미시적인 것의 거시적 차원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풍경은 기하학의 공리처럼 완강하고 엄격하지만 권태롭다. 따라서 이 완강하고 권태로운 풍경을 자연의 질서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자연은 계절의 변화를 허용하며, 바람의 순환을 받아들이지 않는가. 비시간적 풍경은 탈자연적이다.

김혜원_Commercial Landscapes_피그먼트 프린트_83×100cm_2004

김혜원의 카메라는 엄격한 최소주의자의 시점을 견지한다. 풍경 내부에 위치한 눈이 풍경 전체를 인식하려고 할 때, 미시적 세계에 사는 존재가 그 미시의 실재를 고스란히 떠안고 가면서 풍경의 거시적 의미를 조망하려고 할 때, 그가 성실한 관찰자라면 난처함을 감수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카메라가 풍경 전체를 비평적으로 조망하려 하면 할수록, 풍경의 내부는 흐릿해지고 오브제들은 다른 각도로 돌려세워져서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혜원의 카메라 시점은 그래서 웅변가의 욕구를 억압하고, 개입 없는 최소주의자의 태도를 취한다. 카메라가 덜 말하려고 할수록 피사체는 또렷해진다. 풍경은 풍경 외부에 위치한 카메라가 아니라, 풍경 내부를 사는 자의 시선으로 드러난다. 어떻게 가공 없는 날것으로서 자기 세계를 왜곡 없이 드러낼 것인가 하는 질문이 김혜원의 질문이다. '리얼리티'라기보다는 '리얼'(real). 실제적이라기보다는 실재 그 자체.

김혜원_Commercial Landscapes_피그먼트 프린트_83×100cm_2003

김혜원의 사진이 빚는 기이한 극사실성은 낯설고 모호하다. 피사체는 또렷해지는데 왜 전체로서의 풍경은 모호해지는가. 구조적으로 보자면 이는 카메라조차도 풍경의 한 오브제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시점의 아이러니에서 발생한다. 관찰자의 시선 개입을 최소화한 풍경이란 관찰자 역시 내부의 오브제라는 것을 인정하는 아이러니한 시선 풍경을 뜻한다. 카메라는 보정 없는 사진을 통해 독자들에게 그들의 세계 표면을 정면으로 응시하게 하지만, 카메라 자신이 풍경 바깥에 있다고 스스로 면죄부를 주려고도 하지 않는다. 자코메티의 응시처럼, 카메라 응시는 내부자의 시선이 '보는 대로' 풍경을 나타나게 한다. '보는 대로', 즉 당신이 지금 보고 있는 그것이 당신이 사는 세계라고 (카메라는) 풍경으로서 말한다.

김혜원_Commercial Landscapes_피그먼트 프린트_38×50cm_2004

연습골프장을 찍은 사진이 풍경화의 소실점처럼 독자의 응시를 한 곳으로 모아들이고, 사진의 거의 모든 장면이 강박적일 만큼 숫자기호와 더불어 나타나는 것은 왜인가. 스키장의 리프트든 해수욕장의 빈 의자든 서바이벌장의 드럼통이든 간에 이 숫자는 '레저'라는 이름의 인공적 삶의 역설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풍경에서 '레저'는 '여가'가 아니라 촘촘히 규격화되어 있다. 그것은 여백 없는 공간이며, 다른 시간의 출현을 기대할 수 없는 강퍅한 무엇이다. 오브제들은 자신이 왜 지금 이런 자리에 이렇게 덩그러니 놓여 있는지 알지 못하며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전체의 일부지만, 자기 자신으로서는 아무 것도 아닌 것. 오브제들은 '소외'를 자진해서 감당한다.

김혜원_Commercial Landscapes_피그먼트 프린트_38×50cm_2004

그러나 풍경은 여전히 고요하고 안온하다.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의 이름이 바로 '일상'이다. 김혜원의 최소주의 카메라는 자연과 맞닿아 있으나 자연적이지는 않은, 바람 불지 않는, 바람(바랄 것)이 끊어진 일상을 '보는 대로' 드러내는 풍경의 최대주의다. ■ 함돈균

김혜원_Commercial Landscapes_피그먼트 프린트_83×100cm_2004

Commercial Landscapes ● 2018년 전북문화관광재단 문화예술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어 12월 12일부터 23일까지 전주 <사진공간 눈>에서 열리는 『김혜원 사진전: Commercial Landscapes Ⅱ』는 기존 발표작 18점과 미공개작을 포함한 50여 점의 작품을 전체적으로 선보이는 『Commercial Landscapes』의 추가 작업이다. ● 『Commercial Landscapes』는 상업화된 풍경, 산업화된 지형을 성찰하고자 하는 다큐멘터리로서의 풍경 사진이다. 골프장, 수영장, 스키장, 눈썰매장, 사격장, 낚시터, 자동차 극장, 공연 무대, 객석 등 자연 속의 유료화된 여가 문화 공간을 통하여, 자연이 고가의 상품이 되어 버린 오늘날 자연의 풍조를, 풍경이 호객을 나서고 소비를 부추기고 있는 이 시대 자원으로서의 풍경의 양식을 기록한 풍경 사진이다.

김혜원_Commercial Landscapes_피그먼트 프린트_38×50cm_2003

이 땅의 지형이 근대화의 물결에 휩쓸리기 전, 자연은 대우주요, 인간은 그 속에서 안빈낙도하여 왔다. 부(富)와 권력과 신분을 초월하여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자연은 무상으로 열려 있었다. 그러나 풍경에도 시대가 있다. 시대마다 양식이 있고 풍조가 있고 유행이 있다. 인간 태초의 푸른 정신인 안빈낙도를 몸소 가르쳐 왔던 자연은 시장 자본주의의 시대를 맞이한 지금 오히려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는 경제 논리의 지배를 받는다. 누구나 무상으로 공유할 수 있었던 자연은 물질적 풍요나 사회적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됨으로써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는 레저 문화의 그릇된 신화를 낳는다. 인간은 상업화된 풍경이 제공하는 열렬한 혜택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풍경은 제가 챙긴 이윤의 가치만큼 계급화되고 권력화되고 서열화된다. 이들 풍경은 부르디외(Bourdieu)나 베블렌(Veblen)이 말한 '구별짓기(distinction)'를 증거하고, 사회적 아비투스(habitus)의 상징이 된다. ● 『Commercial Landscapes』는 여가 문화 공간의 인간이 부재한 텅 빈 풍경, 그 정적감과 황량함을 통하여, 이러한 산업 자본주의 소비 시대의 물질 문명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인간 소외라는 거대한 모순, 그 숨은 진실을 성찰하고자 하였다. 또한 자연과 인공의 허술한 부조화, 소졸(疏拙)한 불안정의 모습을 보이는 한국적 지형을 통하여, 인간의 위락 시설을 위해 조급하고 난폭하게 파괴되어야만 했던 자연의 아픈 실상과 인간이 끝내 더불어 살아가야 할 야생의 녹색 환경을 환기시키고자 하였다.

김혜원_Commercial Landscapes_피그먼트 프린트_83×100cm_2004

그러나 『Commercial Landscapes』는 프로파간다적인 문화 비판이나 환경 옹호를 표방하지 않고, 시대 현실과 사회 상황에 대한 가치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고자 하였다. 저널리즘이나 다큐멘터리 사진의 소비 풍조를 비난하는 직접적 서술이나 환경 옹호의 선동적 어투로부터 벗어나, 예술 사진과의 불투명한 경계에 서고자 하였다. 따라서 4×5 인치 대형 카메라의 F 64 깊은 피사계 심도로 최대한 롱샷의 정면 촬영을 하여 객관적 시각을 지니려 하였고, 평면적인 미니멀한 형태와 차분한 중간색의 컬러, 낮은 콘트라스트와 간결한 톤으로 조형적이고 절제된 이미지를 만들고자 하였다. ● 이처럼 『Commercial Landscapes』는 처녀지인 '자연(Nature)'으로부터 경작지인 '문화(Culture)'로 변형되어 소비되고 있는 이 시대의 우리 '땅(Land)', 그 거대 공간의 문화적 현실이 시적(詩的)이며 서정적인 풍경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고려하였다. 그리하여 "풍경 사진은 공간의 조직 체계라는 차원에서 이해되어야만 한다. 그 공간을 누가 소유하고 있고 누가 이용하고 있는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변형되었는지를 묻지 않으면 풍경 사진의 의미를 알 수 없다."는 존 잭슨(John Brinckerhoff Jackson)의 지적대로 풍경 사진이 지닌 값진 책무를 다큐멘터리와 예술 사진과의 긴장과 균형 속에서 경건히 마치고자 하였다. ■ 김혜원

김혜원_Commercial Landscapes_피그먼트 프린트_83×100cm_2008

Commercial Landscapes ● 『Commercial Landscapes』 is a collection of landscapes as a documentary trying to introspect the commercial landscapes and industrialized topography. It's a collection of landscapes documenting the trend of nature nowadays that nature becomes one of expensive products and documenting the landscape style these days that landscape lures customers and incites consumption, by representing charging leisure facilities in the nature such as golf courses, swimming pools, skiing grounds, rifle ranges, fishing places, drive-in theaters, performance stages, auditorium, and so forth. ● Before the topography in this land was swept away by the wave of modernization, nature had been a great universe and humans had lived in peace in that nature. It had been equal to everybody regardless of wealth, power and status and open for free. However landscape has been having its age. Every age has been having its trend and fashion. Nature itself had taught us living in peace, green spirit i.e., primal spirit of humans, but it is being dominated by economic logic that forces to make a profit in the current age of market capitalism. Nature had been shared to everybody for free became exclusive properties of people who benefit from the material abundance or the social privileges and so distorted myth about leisure that nature had improved the quality of human life has been made up. Humans generously open their wallets to pay for the abundant benefits that commercialized landscape provides, so landscape is classified, empowered and ranked as much value of profit as it makes. These landscapes prove 'distinction' that Bourdiue and Veblen said and becomes the symbol of social 'habitus'. ● 『Commercial Landscapes』 tried to introspect the hidden truth, the great irony of humans' desire for material civilization in the age of the industrial capitalism and consumption and humans' alienation by showing the stillness and wildness of empty leisure facilities with absence of humans. And it tried to arouse painful real state that nature has been impetuously and violently destructed for the sake of humans' pleasure facilities and to arouse wild and green environment that humans should eventually live with, by showing Korean topography that has awkward incongruity between nature and the artificiality and clumsy and unstable feature. ● However 『Commercial Landscapes』 tried to keep the perspective of value neutrality concerning the reality of the times and social circumstances instead of advocating culture criticism and environment protection as propaganda. It tried to stand in the vague boundary among journalistic photography, documentary photography and fine art photography, unlike journalistic or documentary photography that criticizes the consumption trend with direct description and advocates environment protection with agitative tone. Thus it tried to keep the objective perspective with maximum of long and front shot, using deep F64 depth of field of 4 by 5 inches film camera, and to make formative and restrained images with flat and minimal form, calm and pastel colors, low contrast and simple tone. ● 『Commercial Landscapes』 planned so that cultural reality of the enormous space, i.e., our 'Land' of our age that had been being transformed from virgin land, 'Nature' to cultivated land, 'Culture' and being consumed could be sublimated into poetic and lyric landscapes. Doing so, I tried to fulfill my valuable responsibility of landscape photography with standing between tension and balance between documentary photography and fine art photography, which was well pointed out in Jackson's statement that "Landscape photography should be comprehended in terms of organization system of space. The meaning of landscape photography cannot be comprehended unless we ask who owns or who uses the space and how the space was created and how the space was transformed." ■ Kim, Hye-won

Vol.20181212g | 김혜원展 / KIMHYEWON / 金惠苑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