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조각가를 위한 행동풍부화 Behavioral Enrichment for Female Sculptors

서해영展 / SEOHAEYOUNG / 徐海英 / installation.sculpture   2018_1220 ▶︎ 2019_0107

서해영_까뮤끌로델과 인터뷰_단채널 영상_00:20:00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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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1220_목요일_05:00pm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01:00am~07:00pm

탈영역 우정국 POST TERRITORY UJEONGGUK 서울 마포구 독막로20길 42(구 창전동 우체국) Tel. +82.(0)2.336.8553 www.ujeongguk.com www.facebook.com/ujeongguk

나는 동물원에 가면, 동물자체보다 동물이 사는 우리(cage)의 모습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일반적으로 원숭이 우리는 마치 놀이터의 정글짐과 같은 복잡한 구조로 되어있고, 새 우리는 새들이 높이 날 수 있도록 천장이 높고 키가 큰 나무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 (벽이 있는 새장엔 나무그림이 많이 그려져 있다.) 이외에도 사자, 호랑이, 코끼리, 악어 등 동물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우리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보았던 가장 열악한 우리는 북극곰의 우리였는데, 보통 북극을 연상시키는 합성수지로 만든 조악한 플라스틱 빙하조각들로 꾸며져 있다. 이것은 북극곰을 구경하는 사람들을 위한 무대세트와 같은 것이어서 북극곰을 위한 것은 전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코끼리 우리에서 보았던 '돌돌이'기구였다. 마치 햄스터가 쳇바퀴를 굴리듯이, 코끼리가 큰 솔을 돌리면서 스트레스와 무료함을 달랜다.

서해영_까뮤에게 주고 싶은 것들-고양이1_담요_25×22×22cm_2018
서해영_까뮤에게 주고 싶은 것들-고양이2_담요_25×22×22cm_2018

이렇게 동물의 다양한 우리환경에 흥미를 가지면서 알게 된 것은, 동물들이 좁은 공간에서 살아가게 하기 위해 각각의 특성을 반영하여 그 환경을 꾸미는 것을 전문용어로 "행동 풍부화(Behavioral enrichment)"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이것은 드넓은 자연 속에서 자신의 본능대로 살아가던 동물들이 동물원이라는 좁고 단조로운 공간에서 잘 적응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유사자연의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행동 풍부화"는 5가지로 분류되는데, 사회성풍부화/감각풍부화/먹이풍부화/인지풍부화(놀이풍부화)/환경풍부화가 있다. 이러한 다양한 풍부화 과정을 통해, 동물들은 자연 속에서 느꼈던 다양한 자극을 계속 경험하게 되면서 스트레스나 정형(이상)행동을 줄이고, 자신의 본능을 유지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풍부화가 자연속의 삶을 대신할 순 없겠지만, 우리 안에서 살아가는 동물에게 최소한의 행복을 주기 위한 하나의 동물복지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서해영_까뮤에게 주고 싶은 것들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8
서해영_까뮤끌로델과 인터뷰-작업과정_단채널 영상_00:20:00_2018

나는 이러한 동물원의 "행동 풍부화"의 목적과 과정을 살펴보면서,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인간의 삶은 어떠한 방식으로 풍부화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즉, 인간에 대한 복지는 과연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가. 동물보다 훨씬 복잡한 특성과 욕구를 지닌 사람들에게 필요한 환경이란 무엇일까. 특히, 작업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복지에 대해, 가장 가깝게는 현재 조각을 하고 있는 나를 위한 "행동풍부화"는 무엇일까? ● 이러한 물음으로 시작한 "여성조각가를 위한 행동풍부화"는 여성조각가에게 작업을 '잘' 할 수 있게 하는 도구나 환경을 만들어주는 작업이다. 이는 각자의 삶의 조건과 상황 속에서 조각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게 하려는 것이다.

나는 두 조각가를 선정하였다. 프랑스의 천재조각가 '까미유 끌로델(1865년~1946년)'과 한국의 여성조각가 '서해영(1983년~)' 작가본인이다. 나는 두 여성작가의 삶과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뷰의 방식으로 드러내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두 여성조각가에게 필요한 것과 주고 싶은 것을 다양한 오브제와 조각으로 제시한다. 두 작가를 연결하여 보여주는 과정은 다른 시대와 공간을 살아가는 여성조각가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해나가면서, 작업하는 삶을 가능하게 하는 두 '여성조각가를 위한 행동풍부화'이다. ■ 서해영

Vol.20181220b | 서해영展 / SEOHAEYOUNG / 徐海英 / installation.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