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당신은 Kumusta ka?

이혜진展 / LEEHEYJIN / 李惠眞 / mixed media   2018_1223 ▶︎ 2018_1229

이혜진_같은 꿈을 꾼다_종이에 프린트_42.5×38.5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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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토크 / 2018_1224_월요일_06:00pm

관람시간 / 01:00pm~07:00pm / 23일_07:00pm~09:00pm

미인도 서울 성북구 동선동3가 22-6번지 동선고가차도 하부공간 Tel. 070.8644.8120 facebook.com/miarigoga

『Kumusta ca? 안녕하세요 당신은』전시는 2018년 6월 경기도 동두천시 평화로 2910번길 성병관리소 (낙검자수용소)에서 가진 전시를 서울 성북구 미아리 고개로 장소성을 이어가기 위한 전시입니다. ● 2017년 역사연구자들과 동두천 낙검자수용소를 다녀온 후 꾼 꿈으로 작업은 시작되었습니다. 미아리고개와 동두천 턱거리고개는 한국전쟁 후 판자촌이 들어서고 근처에 공동묘지가 형성된 지역이었습니다. 주한 미군이 주둔하면서 턱거리고개는 기지촌이 형성되었고 미아리고개는 도시개발이 진행되면서 공동묘지는 이전되고 주변부에 집창촌이 들어섰습니다. 지금은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서울은 집창촌들이 철거되고 동두천 턱거리마을 기지촌은 빈건물들이 남아 있습니다. ● Kumusta ka? 는 필리핀에서 사용하는 타갈로그어로 안부를 묻는 말입니다. 낙검자 수용소에서 가진 전시와 동두천에서 진행한 현장답사를 바탕으로 동두천 턱거리고개에서 미아리고개로 국가 정책과 국제적 정세 속에서 지역주민의 삶이 변화하고 여성의 삶이 어떻게 영향을 받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 이혜진

이혜진_같은 꿈을 꾼다_종이에 프린트_42.5×38.5cm_2018
이혜진_그 사람에 대해 모른다_종이에 프린트, 오브제_가변설치_2018
이혜진_턱걸이고개와 미아리고개_종이에 프린트_사학자 전영욱 자료제공_2018
이혜진_형평을 맞추는 자_의자에 사운드 설치, 전자시계, 라인테이프_가변설치_2018
이혜진_화해하지 못한 것_영상_2018

화해하지 못한 역사를 마주한다는 것 ● 이혜진의 『안녕하세요 당신은 Kumusta ka?』는 작가가 동두천 낙검자수용소에서 기획했던 단체전과 이어지는 프로젝트 형태의 개인전이다. 이 전시에서 작가가 미아리고개를 전시의 장소로 택한 것은 그간 자신이 집중해왔던 미군 위안부 문제를 한국사 안의 보편적인 문제로 바라보기 위한 접근이기도 하다. 작가는 2017년 사학자 전영욱 과 함께 역사적 상처가 남아 있는 장소를 찾아 자신들의 행위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그들이 공유했던 문제의식을 책자의 형태로 만들면서부터 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다. 낙검자수용소도 그들이 찾았던 여러 장소 중 하나였다. 더욱이 그 장소와 그곳이 가진 상처가 작가의 꿈으로 소환되면서 이를 추적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는 더 분명해진다. 이후 작가는 한국 내 미국 위안부 문제에 다가가기 위해 책을 읽고 공부하고,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문제의식을 더 확장한다. 그리고 여러 작가들과 함께 낙검자수용소에 들어가 일종의 스쾃과 같은 형태로 전시를 만든다. 이 개인전과 동일한 이름의 단체전으로 열린 전시에서 참여 작가들은 국가에 의해 관리되고, 공동체에 의 해 배제될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삶과 기억을 마주하고자 시도한다. 그때 이혜진은 낙검자수용소와 상패동 공동 묘지를 다녀온 후 꾼 꿈을 토대로 하여 「그 사람에 대해 모른다」는 제목의 전시를 꾸렸다. 작가는 이 문제를 대함 에 있어 관찰자로서의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면서 그들의 상처를 쉽게 노출하는 것을 꺼린다. 그래서 그가 만 든 글과 사진, 오브제, 설치물들은 그것이 전시되었던 장소를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곁에서 조용히 발화하는 형 태를 취했다. 이번 개인전도 그러한 고민이 이어지는 자리이다. 박정희 군부독재와 미국과 미군기지, 그리고 그 역 사 아래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배제되고 착취당한 미군 위안부의 문제에 천착하면서도 이 역사 안에 내재한 상처를 손쉽게 드러내지는 않는다. 의식과 무의식의 흐름을 따른 여러 형태의 작업물은 과거와 현재, 역사 안에 놓인 개인 들의 상처가 공존하도록 만든다.

이혜진_나의 어머니에게_종이에 프린트, 프린트에 연필소묘_302×173cm_2018
이혜진_안녕하세요 당신은 Kumusta ka?展_미인도_2018

「턱걸이고개와 미아리고개」는 이 전시의 근거가 되는 역사적 사실을 기술한 것이다. 한국의 근현대사 안에서 두 장소가 어떻게 편입되고 배제되었는가를 역사적 사료에 의존하여 제시한 것으로, 두 장소가 갖는 유사성으로부터 이러한 문제가 국가의 정책과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이는 미군 기지촌 문제가 동두천만의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표면화하고자 한 것이다. 또 다른 기록물인 「나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에게」는 서울 고등법원 제22민사부 판결문을 액자에 담아 설치한 것이다. 이 판결문들은 미군 위안부를 둘러싼 법적 싸움의 기 록들로 독립문의 이미지 조각과 함께 배치되었는데, 작가는 이들을 독립문의 형태로 다시 쌓음으로써 무엇인가에 결박되어 있던 것의 벗어남을 환유적으로 만들어낸다. ● 「같은 꿈을 꾼다」의 사진과 텍스트는 작가가 동두천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자 작가의 꿈과 현실, 그리고 그 풍경을 바라보았던 순간들의 나열이다. 이 사진들은 의식과 시간의 변화에 따른 의식의 흐름이기도 하지만, 그 자 체로는 쉽게 이어지지 않는 무의식의 충돌과도 같다. 이러한 접근은 「형평을 맞추는 자」, 「꿈꾸는 자전거」의 설 치 작업과도 이어진다. 이 작업은 보산동에서 목격했던 한 장면으로부터 연출된 것이지만, 그 장면을 단지 재현하 고자 한 것은 아니다. 바닥에 일정하게 그어진 하얀 선과 서로 다른 장소와 시간을 표시하는 두 개의 시계, 진술이 흘러나오는 의자, 뉘어져 있는 자전거, 이는 그가 본 풍경을 설치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영상 「화해하지 못한 것」은 이처럼 무거운 문제를 바라보고 그 현실에 개입하고자 하지만, 무언가 명확하게 표명 하지 못한 상태를 기록하고 진술한 것이다. 과거의 수난과 상처가 서려 있는 골목골목과 낮은 집들은 그 기억을 바 라보는 작가의 소회를 받아낸다. 미군 위안부 문제가 타인의 상처가 아니라 우리의 역사이자 상처라는 것을 드러 내고 싶어 그 길을 나섰던 시간에 대한 짧은 기록에는 여전히 그 상처들에 대해 명확히 말할 수 없음, 그럼에도 그 역사를 애도하고 구원하고 싶었던 작가의 뭉클한 마음이 담겨 있다. ● 이혜진이 미군 위안부라는 역사적 사건들을 마주하려 한 것은 이 문제가 그들만의 상처가 아님을 미술의 언어로 가시화화고 싶었던 것이다. 이에 미군 위안부의 문제가 국가주의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과 기록을 찾아 그 표면을 드러내면서도, 그 문제에 직면한 여성들의 고통과 상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 처들은 어떤 사안에 대한 계속되는 진술이자 지속되는 상태임을 보여준다. 이 전시는 작가가 그 큰 무게들을 어떻 게 바라보고, 어떻게 조형의 언어로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고자 하는 자리이다. ■ 신양희

Vol.20181223a | 이혜진展 / LEEHEYJIN / 李惠眞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