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상상

Beyond the Making展   2019_0109 ▶︎ 2019_0209 / 일,설연휴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권용주_김민수_서정화_이희인_전보경_조혜진 박순덕(국가무형문화재 제103호 완초장 이수자)

주최 / 우란문화재단 공간디자인 / 서승모(사무소효자동)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설연휴 휴관

우란문화재단 우란1경 WOORAN FOUNDATION ART SCAPE 1 서울 성동구 연무장7길 11 1층 Tel. +82.(0)2.465.1418 www.wooranfdn.org www.facebook.com/wooranfdn

현대사회에서 문화는 주로 정신적이거나 예술적인 산물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문화를 생산과 연관된 '사회'와 '예술'을 분리하여 사고하는 관념이 내재되어 있다. 이렇게 문화를 인식하는 것은 문화를 정신적인 노동과 육체적인 노동으로 구분 짓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머물러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 속에서 형성된 생활양식과 예술(문화)는 필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의 문제점을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는 노동과 예술의 분화에서 찾았다. 예술과 노동은 연결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미술공예운동(Arts and Crafts Movement)을 전개하면서, 예술은 물건을 만드는 기술과 구별되는 것이 아닌 일상생활 안에서 함께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즉 공예를 예술로 규정함으로써 노동과 예술의 분리를 해소하고자 했다. 물건을 만드는 '손'과 물건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하는 '머리'를 연결시키면서 장인을 기능공(技能工)에서 예술가의 영역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손과 머리는 하나이며, 행동하면서 동시에 생각하는 게 장인이 일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스스로 자신을 만드는 자기 창조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 자기 창조 활동의 근본은 물건을 만드는 일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현대문명의 근본은 여전히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의 손끝에서 품질이 결정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권용주_연경 Tying_2016_작가제공
서정화_스툴 Stool_스테인리스 스틸, 왕골_2015_작가제공
이희인_하구 River mouth_2018_작가제공
전보경_신사의품격_2018_작가제공
조혜진_바닥풍경 Floor Scape_2018_작가제공

『전환상상』 전시에서는 이와 같은 이윤추구가 목적이 아닌 제작 자체의 즐거움을 찾고 그 안에서 더 나은 기능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장인' 정신에서 출발한다. 별다른 보상이 없더라도 일 자체에서 깊은 보람을 느끼고 별다른 이유 없이도 세심하고 까다롭게 일하는 인간이 바로 장인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 정체성이며, 일 자체를 위해서 일을 잘해내려는 욕망으로 사는 사람이 바로 장인이다. 플라톤은 장인을 '어떤 일이든 대충 일하기를 거부하고 최고의 경지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장인의 정체성이 지금 현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간에서 어떠한 의미로서 작동하고 있는지 전시 작품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전환상상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전환상상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전환상상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전환상상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전환상상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더불어 첫 번째 기획전시 『몸소』에서 무구(巫具)로서의 화문석(花紋席)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그 범위를 확장하여 '완초(莞草)공예'를 소개한다. 한국의 근대화 및 산업화 과정 속에서 여러 대체제에 밀려 급격히 사라져간 전통 공예품으로서의 화문석을 그 기능성을 떠나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긴 시간 전통을 지켜온 장인들과 함께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화문석은 좌식생활을 해온 우리나라에서 일상생활의 필수품인 '자리'로서 오랫동안 기능해왔다. 그러나 점차 서구화되어가면서, 좌식이 아닌 입식생활로 변화하며 자리/깔개의 기능은 점차 필요 없는 공예품으로 전락하였으며, 다양한 함의 역할 역시 플라스틱 등의 신소재 개발로 인해 그 이용가치는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 기능성 측면에서 가치를 잃어가는 공예품이지만, 일상의 미감과 재료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 조형적 측면에서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 전시에서는 완초장(莞草匠)이 직접 제작한 전통공예품과 그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특징적 요소들을 재해석한 현대공예품을 병치하여, 산업화 과정 속에서 대체제에 밀려 급격히 사라져간 완초공예품의 중요성을 찾고, 전승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전환상상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전환상상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전환상상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전환상상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전환상상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화문석은 (돗)자리로써 그것이 펼쳐지는 곳에 따라 장소가 전환된다. 춤을 추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방 안에 펼쳐지면 그 자리가 편안한 안식처가 되기도 한다. 전시제목인 『전환상상』은 이러한 시/공간을 전환하는 도구로서 자리를 바라본 것에서 비롯되었다. 단순한 제작을 뛰어넘는 장인의 일상(노동)적 행위가 예술의 행위로 전환되는 것, 바닥에 깔리던 기능을 가진 공예품이 벽에 걸리는 발상의 전환, 씨실과 날실이 만나 하나의 면으로 전환되는 장면 등 각각의 위치에서 새로운 형태로 전환되는 것들을 상상해보고자 한 것이다. 예술과 일상, 장인과 예술가, 전문가와 비전문가 경계를 가로지르는 예술의 사회적 활동이 전환적 상상력을 통해 확장된다.

전환상상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전환상상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전환상상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전환상상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전시는 세 개의 소주제로 진행된다. '머리와 손의 합치(合致)'에서는 예술과 노동이 분리될 수 없음을 '공예'를 통해 찾아보고, 그 작품의 제작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아이디어 스케치를 함께 전시함으로써 의미를 주고자 한다. '삶의 예술화'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예술과 기술의 결합과 분리를 경험한 장인들의 일대기를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과 삶의 결합이라는 틀을 지속하고 있는 그들의 정신을 보여주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계승의 방법'에서는 현대 공예가들의 재해석된 공예작품을 보여주면서 전통을 이어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 정지영

Vol.20190108b | 전환상상 Beyond the Making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