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하지 않은 이웃: 홀로코스트 '집시' 희생자와 타자의 초상

Unwelcome Neighbors: Portraits of "Gypsy" Victims of the Holocaust and Others展   2019_0124 ▶︎ 2019_0228 / 일,공휴일 휴관

초대일시 / 2019_0124_목요일_05:00pm

참여작가 한스 벨첼 Hanns Weltzel_이동근_임나리_이호억

특강: 불안의 정동 시대에 '난민성'을 사유하기 2019_0131_목요일_04:00pm~06:00pm 특강: 나치의 성소수자 박해 2019_0228_목요일_04:00pm~06:00pm

도슨트투어 / 월~금요일_12:30pm, 03:00pm, 05:00pm, 06:30pm 토요일_12:30pm, 03:00pm / 예상 시간_3~40분 소요

기획 / 임지현_Eve Rosenhaft 예술감독 / 자우녕 사진큐레이션 / 손이숙

주최 / 한국국제교류제단(KF)_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CGSI) 후원 / 한국연구재단_리버풀대학교_데사우 대안청소년 센터 주한영국문화원_서강대학교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토요일_10:00am~04:00pm / 일,공휴일 휴관

KF 갤러리 KF Gallery 서울 중구 을지로5길 26(수하동 67번지) 미래에셋센터원빌딩 서관 2층 Tel. +82.(0)2.2151.6520 www.kf.or.kr www.facebook.com/kfglobalcenter

홀로코스트 '집시' 희생자와 타자의 초상 ● '이웃하지 않은 이웃' 전시는 홀로코스트의 또 다른 희생자였던 나치 독일의 신티/로마('집시')에 대한 리버풀 대학 도서관 소장 사진 자료를 독일과 영국에 이어 비유럽권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의 관객들에게 소개한다. 독일의 사진작가이자 민속학자인 한스 벨첼(Hanns Weltzel)은 1930년대 데사우(Dessau) 일대의 집시 친족과 친교를 맺고 그들의 초상과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들 집시 일가를 바라보는 벨첼의 렌즈에는 따듯한 호기심이 넘친다. 그런데 사진 배경에 잡힌 무개차의 나치 깃발은 '아우슈비츠'의 폭력이 그 따듯한 호기심과 같이 갈 수 있다는 시대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한스 벨첼_골드링엘, 베소 그릿즈너, 훌루, 딧서(왼쪽부터)_데사우-로슬라우_ 촬영연도 미상_잉크젯 전시 프린트_100×132.5cm_2019
한스 벨첼_둔치와 그의 아내 카이_데사우-로슬라우_ 1933년(추정)_잉크젯 전시 프린트_70×92.5cm_2019

벨첼의 렌즈가 포착한 운쿠(Unku) 등 '집시' 일가의 초상은 '이웃하지 않은 이웃'에 대한 낭만적 동경과 반인간적인 정치적 박해가 나란히 같이 갈 수 있다는 증표이다. 이 양면성은 '평범한 독일인'의 문제를 넘어서 '평범한 사람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캄보디아, 르완다, 구 유고슬라비아 등으로 이어지는 전후 제노사이드의 목록은 홀로코스트가 '평범한 사람들'의 문제라는 점을 잘 입증해준다. 이차대전 이후 세계사의 현실은 '파리 한 마리 죽일 수 없을 만큼 착하기 그지없는 청년들'이 끔찍한 제노사이드의 가해자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홀로코스트는 독일만의 과거사가 아니라 현대문명에 잠재된 위험인 것이다.

한스 벨첼_루루, 리노, 신원미상의 아이_촬영연도 미상_ 잉크젯 전시 프린트_50×68cm_2019
한스 벨첼_촬영연도 & 인물 미상_잉크젯 전시 프린트_70×65.5cm_2019

이 전시를 기획하면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다시금 홀로코스트나 제노사이드의 희생자가 되지 않을 것인가?"라는 상투적 역사의식을 넘어서고자 했다. 특별히 악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도 계기만 주어지면 홀로코스트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비판적 성찰이 이 전시의 출발점이다. 평범한 독일인들이 나치의 인종적 유토피아 비전에 열렬히 호응하여 집시 이웃에 대한 자발적 학살자가 되었다고 속단해서는 곤란하다. 많은 독일인들은 나치의 폭력적인 인종주의에 눈살을 찌푸렸지만, 이웃의 운명에 대해 무심하거나 모른 척 했다. 아우슈비츠로 가는 길은 증오로 다져지고, 무관심으로 포장되었다.

한스 벨첼_람펄리와 펫체_촬영연도 미상_잉크젯 전시 프린트_70×92.5cm_2019
한스 벨첼_부파와 그녀의 동생 카피태누_데사우-로슬라우_ 1936년_잉크젯 전시 프린트_100×100cm_2019

이 전시는 "홀로코스트 집시 희생자들의 초상에서 우리가 기시감을 느끼는 것은 왜인가?"라는 성찰적 질문에서 출발한다. 희생자의식 민족주의에 안주한 채, 낯선 이웃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홀로코스트 집시 희생자들의 초상에 어른거리는 것은 비단 우리 전시 기획자들만의 기우일까? '이웃하지 않은 이웃'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심상 지리를 어떻게 해석하는가는 온전히 관객들의 몫이다. ● 한국 사회의 풀뿌리 기억이 낭만적 동경, 문화적 소외, 사회적 배제, 정치적 박해의 대상으로 남기 쉬운 낯선 이웃들을 더불어 사랑하고 미워하고 공생하는 이웃으로 기억하고, 그 이웃들에게 우리도 '이웃하는 이웃'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소박한 희망으로 이 전시를 오픈한다. ■ 임지현

한스 벨첼_빔바와 신원미상의 아기._데사우-로슬라우_ 촬영연도 미상_잉크젯 전시 프린트_80×77.5cm_2019
한스 벨첼_운쿠, 부파, 그리고 카피태누_데사우-로슬라우_ 1935년_잉크젯 전시 프린트_100×100cm_2019

타자의 초상 ● 『이웃하지 않은 이웃』 전시의 마지막에서는 한국 사회의 타자인 국제결혼 이주 여성과 다문화 가족, 이주 노동자의 삶을 성찰하는 국내 작가 두 사람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동근의 「초청장」은 '초대받지 못한 가족'인 다문화 가족에 대한 문화 사회학적 성찰을 시도하고 있다. 그의 사진에 나타나는 국제 결혼 이주 여성들은 한국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고 현지에 뿌리 박은 삶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한 디아스포라의 경계에 서 있다. 임나리의 작품들은 어린 시절 작가 자신의 이주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인들의 '이웃하지 않은 이웃'으로 살아가는 외국인들의 경계인적 불안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In Between」, 임시 거주지 내부의 공간과 사물을 보여주는 「Transient」는 이민자로 살았던 작가의 낯선 감각과 경험 속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이동근_바나나 나무 아래의 도티화, 베트남 하이퐁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05×131cm_2012
임나리_Daniyar Aitkulov / 25 / Kazakh / 삼성에서 근무하기, 퇴근시간과 부장의 눈치에 대하여 이야기하다.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53×53cm_2014

Portraits of "Gypsy" Victims of the Holocaust and Others ● The Korea Foundation and the Critical Global Studies Institute at Sogang University will host the exhibition of 'Unwelcome Neighbors: Portraits of 'Gypsy' Victims of the Holocaust and Others' at the KF Gallery between January 24 and February 28, 2019. This exhibition was designed to show the portraits of Roma and Sinti victims of the Holocaust held by the Liverpool University Library to commemorate Holocaust Remembrance Day in Korea. It is the first exhibition of those portraits outside Europe. ● Hanns Weltzel, a German photo-journalist and amateur ethnographer, maintained an intimate friendship with a group of Sinti and Roma families in Dessau-Rosslau and photographed members of families in everyday life. Weltzel's camera work epitomizes the ambivalence of the ordinary people in the fascist era – the simultaneity of intimate curiosity and violence directed at neighbors who came to unwelcome under conditions of economic and political stress. The intimacy of the violence of the 1930s is not dead but remains part of the living past today. The long list of the postwar genocides from Rwanda to the former Yugoslavia teaches us that "Holocaust" is an inherent risk of modernity itself. ● The exhibition maintains a critical perspective on the familiar Holocaust lesson "Never again" - or "how can we avoid being the victims of future genocide?" Instead, the starting point of the exhibition is an open question: Why do we have a sense of deja vu when we look at the portraits of "Gypsy" victims? Perhaps the passive or objective complicity hiding behind the Weltzel's camera lens reminds us of Koreans' hostile indifference towards their own unwelcome neighbors– refugees and foreigners- today. ● It is up to the audience to decide how to read the attitudes of contemporary Koreans towards their unwelcome neighbors. We hope that when those new neighbors who are seemingly unwelcome today are remembered by future generations, the memory will be one of cooperation and symbiosis, and their children will remember the Koreans of 2019 as good neighbors. ■ Jie-hyun Lim

Vol.20190124b | 이웃하지 않은 이웃: 홀로코스트 '집시' 희생자와 타자의 초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