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 일상의 물리적 가능성

정광화_정성윤_정직성_허산展   2019_0206 ▶︎ 2019_0324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9_0207_목요일_05:30pm

기획 / 이상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예술공간 수애뇨339 SUEÑO 339 서울 종로구 평창길 339 Tel. +82.(0)2.379.2970 sueno339.com

동시대 미술에서 사실 '움직임'은 더 이상 주목받을 만 한 조형요소는 아니다. 움직임에 대한 동경은 키네틱 아트가 출현한 100년 전의 흔적 정도로만 남아 있다. 키네틱을 필두로 인터렉티브 아트, 센서 기반의 뉴미디어 아트, AI를 이용한 작품들까지, 보다 현란한 작동 방식을 뽐내는 동시대 작품들은 그러나 오히려 움직임에 대한 생각을 재정리 하도록 만든다. 다시 말해 동시대 미술이 움직임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와 같은 방법론적인 문제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면, 움직임이 미술에 처음 도입되었던 100년 전 그 때는 동작 그 자체가 우리에게 마법 같은 경이로움과 환희를 선사해 주었다. 그 시기 작품의 움직임은 예술의 존재적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방법의 문제가 존재의 의미를 망각하도록 만든 것은 아닐까라고 되묻게 된다. ● 움직이지 않았던 존재가 처음 움직임을 부여 받았을 때의 경이, 섬세한 움직임에 관한 세심한 관찰, 또 그러한 움직임을 포착하였을 때의 놀라움과 환희, 움직이지 않는 대상에 움직임을 줄 수 있는 신비 등, 생각해보면 움직임이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다양한 생각, 감정, 관념 등이 꽤 지속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러한 생각을 멈추고 살았는지도.

정직성_201759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89.4×130.3cm_2017

정직성의 기계 시리즈는 자동차 엔진의 속도와 운동성을 붓놀림으로 표현한 유일한 회화 작품이다. 개념미술, 미디어아트 등 미술 장르의 확장으로 인해 점차 사라진 회화의 가치를 떠올리게 한다.

정광화_la palette_p_5966_1/3_C 프린트_100×150cm_2018
정광화_la palette_i_201902_석고, 물_210×420cm_2019

정광화의 설치는 물질이 움직임에 의해 점차 변해가는 과정을 몽환적이고 시적인 장면으로 보여준다. 석고가루가 습기와 만나 젖어들고 굳어지고 갈라지는 움직임은 생성과 소멸의 섭리와 연결된다.

정성윤_Eclipse_steel_모터, 기어, 플라스틱_190×120×120cm_2014

한편 정성윤의 작품은 한 걸음 발전된 키네틱 아트이지만, 그 움직임은 최근 미디어 아트의 현란한 동작과는 다른 서정성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보이는 의인화된 기계와 같다.

허산_The tree no.9_청동_48×25×24cm_2018
허산_Ripped cup_청동_11.3×11×7cm, 11×11×6.5cm, 7.5×8×5.5cm_2018

조각가 허산은 원래 해외에서 더 잘 알려진 작가로 2015년 귀국 후 본격적으로 국내 전시 활동을 시작하였다. 유물 발굴 과정처럼 보이는 작품을 선보였던 그가 이번 전시에서는 아주 작은 일상의 물건을 만든 미니 조각을 뜻밖의 자리에 배치함으로써 익숙한 공간을 새롭게 환기시키는 변화를 선사한다. 늘어진 비닐봉투, 구겨진 종이컵 등에는 그 형태 속에 움직임이 오롯이 녹아 들었다. ■ 이상윤

Vol.20190206a | 미적 일상의 물리적 가능성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