史季 … 봄편지

이준희展 / LEEJUNHEE / 李準禧 / painting   2019_0301 ▶︎ 2019_0409 / 3월9일, 4월6일, 일요일 휴관

이준희_나리나리 개나리_종이에 혼합재료_64×34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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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9_0302_토요일_03:00pm

아트레온 갤러리 초대작가전

후원 / (주)아트레온 주최 / 아트레온 문화예술부 기획 / 아트레온 갤러리 충

관람시간 / 11:00am~06:00pm / 3월9일, 4월6일, 일요일 휴관 3월9일(토), 4월 6일(토) 은 콘서트 관계로 관람 불가

아트레온 갤러리 Artreon Gallery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 129 (창천동 20-25번지) 아트레온 B1 Tel. +82.(0)2.364.8900 www.artreon.co.kr

「경기감영도」에 푹 빠져 지내고 있는 이준희 작가를 불러내었다. 사실 작가는 경기감영도를 재해석한 작품 「新경기감영도」를 완성하면 개인전을 할 생각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작업실에서 만난 그의 작품들은 세상에 얼른 보여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오랜 시간 지도에 천착해 온 작가는 시공간이 압축된 고지도의 매력을 현시대에, 자신만의 시각으로 어떻해 해석해 낼지 깊이 고민하며 작업을 해 왔다. 달력, 상자, 한복 옷감, 실, 바늘 등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재료들을 활용한 오브제는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유기체적인 역할을 감당하며 작품에 녹아들었고, 작가의 화두이기도 한, '봄'의 이미지가 투영되었다. 고지도는 발품을 팔아가며 직접 땅을 밟고, 산천을 살피며 제작되었다. 압축되어 담긴 선 하나 하나에 백성의 삶이 녹아있고, 선과 선 사이 공간 속에는 인간 군상의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을 터이다. 작가는 고지도 속에서 한반도 땅에 흐르는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을 읽었다. 지도는 멈춰있지만 역사의 현장에서 끊임없이 명멸과 부침을 해 온 이 땅 구석구석에 생명과 희망을 담아 그만의 해석이 담긴 새로운 지도를 그려나갔다. 이번 전시, 『史季의 봄편지』를 통해 과거, 현재와 미래를 가로지르는 도도한 역사 속의 봄을 만나 볼 수 있기를 바란다. ■ 아트레온 갤러리

이준희_봄편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0cm_2019
이준희_막핀꽃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0cm_2019
이준희_대동여지도의 봄_한지에 혼합재료_170×130cm_2010

나에겐 서울에서 가장 즐거운 공간, 삼성동 내 작업실에 도착하면 우선 커피를 내리고 먹을 갈며 생각을 정리한다. 문득 든 생각... '내가 어쩌다 지도에 꽂혔을까?' 곰곰이 돌이켜보니 난 한때 사학과 진학을 꿈꾸던 우리나라 역사에 유난히 관심이 많던 학생이었다. 사회과부도의 지도들에 관심이 생겨 트레이싱지에 베껴 그리기도 하며 요리조리 뜯어보고 상세하게 관찰하곤했다. ● 2006년 개인전 『조선전도에 핀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부터 고지도를 작품에 녹여내기 시작했었다. 그때부터 어느덧 10년 이상이 넘는 세월동안 작품활동을 하며 더욱 고지도에 매료되었고, 공부를 통해 지식을 쌓으며 깊은 고찰을 하였다. ● 조선시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정상기의 「동국지도」 등 조선전도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산맥의 느낌을 2D 형태로 표현하였다. 어느 날 문득 떠오른 의문점. 당시의 옛지도는 '방위의 목적이었을까?', '땅의 고찰이었을까?', '와유사상의 대상이었을까?', '기록화였을까?'. 여러 논란이 있겠지만, 내가 정의한 옛지도는 인체의 유기적 생명체와 같은 "삶이 녹아있는 예술품"으로 느껴진다.

이준희_살랑 살랑_한지에 혼합재료_55×160cm_2019
이준희_봄의 도도함_한지에 혼합재료_96×110cm_2018
이준희_봄난초_종이에 혼합재료_86×30cm_2019

세기가 지나고, 세월이 흐르며 지도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 김정호는 전국팔도를 몸소 발로 돌아다니며 일생을 바쳐 직접 종이에 그림으로 담아내었다. 이처럼 '지도'하면 떠올랐던 과거 2D의 지도는 오늘날 과학의 발전과 함께 구글맵, 로드뷰처럼 3D로 변화했다. 나아가 미래에는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입체적이고 공감각적인 지도가 인간 삶의 한구석에 자리 잡을 지도 모른다. ● 앞서 말한 고지도들을 작품에 녹여내고 재해석하는 과정 중에 문득 깨달았다. 지도는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이다. 지도를 보면 과거, 현재, 미래가 전부 담겨있다. 당시 인간의 살아가는 모습, 사회, 문화, 전통 등 모든 삶이 자연스레 녹여져있다. 미래에도 역시 이처럼 현재의 지도를 보며 우리의 삶을 직/간접적으로 깨닫고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작업을 하며 전통적인 재료들도 많이 쓰지만,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하여 여러 가지를 표현하는 편이다. 달력, 상자, 한복 옷감, 실과 바늘 등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들을 활용한 오브제는 단순한 장식의 요소가 아니다. 바늘을 그림화면에 날카롭게 꼽고, 그 위에 실로 엮어 입체로 구현시키며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유기체적인 의도로 활용하기도 했다. ● 2006년 개인전 당시, 『조선전도에 핀 「四季」』를 표현했다면, 2019년 이번 전시는 '역사 史'字를 써서 『「史季」의 봄편지』라는 주제로 과거, 현재와 미래를 가로지르는 도도한 역사 속의 봄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준희_영변에 약산 진달래꽃_종이에 혼합재료_86×30cm_2019
이준희_시간속의 느낌_종이에 혼합재료_80×60cm_2014

입춘이 지나 꽃봉오리가 꽃망울을 터트리듯, 조만간 추운겨울이 끝나고 우리 산천에도 노란 개나리, 분홍빛 진달래, 봄 수선화, 봄 난초가 너울 댈 것이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 역시 봄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나리나리 개나리」이다. 뒷 배경으로 「해좌전도」를 차용하였고, 실과 바늘로 엮어서 입체적으로 시간을 풀어낸 작품이다. ● 2014년부터 리움미술관에서 도슨트를 하며 많은 전시들을 설명했지만, 내게 가장 크게 다가왔던 전시는 2016년 11월 "땅의 깨달음. 한국 건축예찬" 기획전이었다. 당시에 처음으로 마주한 5미터 가량의 압도적 크기인 「경기감영도」의 실물을 보고 완전히 매료되었다. 자세히 뜯어 볼수록 정말 디테일하게 표현되어 있는 당시 조선의 삶을 엿보며 이를 내 작품 속에 용해시켜 이준희 버전의 「新경기감영도」로 재탄생시키고 싶은 강한 욕망을 느꼈다. 워낙 대작이라 2016년 꼼꼼한 자료조사부터 2019년 현재까지 이 한 작품을 위해 나의 온 열정을 바치고 있다. 아직 미완성이라 다음 전시회에 공개할 예정이고, 이번 전시에서는 영상으로 잠시나마 만날 수 있다. ● 기해년을 맞아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카톡 상태메시지를 '초심'으로 바꾸었다. 인생을 사계절에 빗댄다면 지난 세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 또 다시금 '싱그러운 봄'을 맞이하고 있지 않나 싶다. 봄하면 떠오르는 키워드, 새출발처럼, '초심'으로 돌아가 작가 이준희로서의 삶을 보다 힘차게 시작하려한다. ● 이번 전시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이준희가 재해석한 「新경기감영도」로 대표되는 다음 전시도 많은 기대와 격려를 부탁드린다. ■ 이준희

Vol.20190303b | 이준희展 / LEEJUNHEE / 李準禧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