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 Lr (尊乸)/ 존나

박영경展 / PARKYOUNGKYOUNG / 朴嶸耿 / painting.installation   2019_0301 ▶︎ 2019_0407

박영경_심청이_비단에 채색_10~15cm사이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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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노가다 by 박부곤_김윤옥 후원 / 유령회사

관람시간 / 작가가 있을 때 관람 가능합니다.

유령회사 Ghost company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위례광장로 104 (창곡동 505번지) 상가 1023호

Jon. Lr: 심청뎐 ● 1992년 10월 28일 경기도 동두천시 보산동 435-50번지에서 윤금이씨(당시 나이 26세)의 참혹한 시신이 집주인에 의해 발견되었다. 시신은 무참히 훼손되어 있었는데 항문에는 우산대가 직장까지 약 26센티 들어가 있었으며, 음부에는 코카콜라병이 꽂혀 있고 자궁에는 두 개의 맥주병이 들어있었으며 입에는 성냥개비가 물려있었다. 직접 사인은 코카콜라병으로 인한 얼굴 전면부의 외상 및 출혈이다. 전신에는 증거를 인멸하려는 듯 세탁세제 분말이 뿌려져 있었다. 가해자는 주한미군 2사단 20보병대 5대대 본부중대 소속 케네스 마이클 이병으로 사건 후 미군 수사대와 의정부 경찰서가 수사에 나섰다. 이에 목격자들의 진술 및 제보로 신원이 밝혀져 잡혀갔으나 얼마 안가 미국 헌병대로 신병 인도됐다. 윤금이는 17세부터 생계를 위해 공장을 전전하다 평택등지 유흥업소를 거치며 종업원으로 근무했다. 사건 며칠 전 동두천으로 이사해 거리에서 꽃을 팔기도 했다. ● 나는 그녀가 아이스크림 같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차가움에 충격 받지만 곧 기억에서 쉽게 녹아 없어져 버린다. 어쨌든 내일은 아니니까. 그래서 그녀를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녀의 사건을 성분표에 맞춰 속이 비치는 비단에 적어 그 안에 사건에 의해 갇혀버린, 그럼에서 하나의 물건처럼 사건만 남아버린 그녀를 표현하고 싶었다.

박영경_사건 포장지_디지털 드로잉_가변 출력가능_2019
박영경_심청이와 뽑기 상자_비단, 박스지에 채색_10~15cm내외와 25cm_2019
박영경_심청이들_비단에 채색_10~15cm 사이_2019

함께 작업하는 다른 작가의 작품 덕에 윤금이 사건을 알게 된 뒤 몽키 하우스를 비롯해 각종자료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박정희 정부에서 동두천을 미군 위안부로 공식적으로 인정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사건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이셨던 할머니들의 육성이 전시된 전쟁과 인권 박물관에 전시를 통해 우리가 베트남 여성들을 위안부 취급을 했음을 알게 되었다. 거슬러 올라가 보니 산업화와 함께 여성의 성 상품화가 일어났음을, 그리고 어느샌가 우리 일상에서 분리되어 모르는 일이 되어있음을 깨달았다.

박영경_설치 사진1_400×800cm 공간에 가변설치_2019
박영경_설치사진2_비단, 흙에 영상설치_400×600cm_2019
박영경_뱃사람들의 말_벽면에 글루건 설치_2019

그녀들 한명 한명은 인당수에 빠지는 심청이 같았다. 강요된 가치에 조종되어 국가를 위해, 남자를 위해 인당수에 빠지는 쓸모만 남은 물건처럼. 심청이가 태어났을 때 심청이를 낳은 유화부인은 쓸모없음을 남편에게 죄스러워한다. 심청이 또한 대부분 대사가 효에 대한 고사나 아버지에 대한 걱정뿐, 심청이는 자신의 쓸모없음을 한탄한다. 6세에 아버지의 지팡이를 잡고 동냥을 돕고, 11세부터 홀로 동냥과 허드렛일을 하면서도 말이다. 뱃사람과 아버지는 심청이의 감정이나 상황을 묻지 않고 자신을 도울 것을 강요한다. 자신의 눈을 위해 없는 돈을 마련하라는 아버지나 심청이에게 빨리 준비하라고 재촉하는 뱃사람들은 동두천 언니들에게 1달치 성병 약을 4일만에 놓아버리고 몽키 하우스에 가두는 정부사람들과 무엇이 다른가. 죽는 심청이보다 남은 심봉사가 안타까워 여분에 돈과 음식을 남기는 뱃사람의 이중성은 일본위안부를 비판하면서 동두천 위안부를 존속시키는 우리 정부의 이중성과 무엇이 다른가. ● 그러나 나 자신은 뱃사람이나 심봉사와 다르다고 할수 있을까. 여성으로서 받은 억압이나 한국에서 돈 없이 살아가는 슬픔에 나를 가엽게 여기고 누군가가 해결해주길 바라며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을 곤경에 몰아넣은 적은 없었을까? 자료를 조사하는 도중 미국 남성인권 운동에 대한 글을 보았다. ISIS에 의해 남녀 학생이 억류되었을 때 소녀들은 풀어주고 소년들은 사살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에 충격을 받아 단체를 만들었다고 했다. 우리는 소녀의 아픔, 죽음에는 반응하지만 소년의 죽음과 아픔에는 반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생각해보면 미군 여중생 압사 사건당시( 미선이 효순이 사건이라 말하지만 피해자가 사건명일수 없다고 생각해 명칭을 바꿈) 어린 소녀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대규모 시위가 되었을까? 위안부 할머니들의 상징이 왜 소녀여야 하는가. ● 심청이에 대한 심정을 듬뿍 담아 가위로 그들을 잘라내는 게임을 만들었다. 그들을 옭아매는 거미줄에 걸린 얇은 실을 자르면 된다. 바닥에 있는 가위에 달린 자물쇠 번호를 맞혀 가위를 풀어주면 사용할 수 있다. ■ 박영경

박영경_심청이_비단에 채색_10~15cm사이_2019
박영경_심청이_비단에 채색_10~15cm사이_2019

전시보는 법 1) 뽑기에서 배역을 뽑는다. ①심청 ②뒷집 순이 ③마을 사람들 ④정승상댁 부인 ⑤뱃사람 ⑥심봉사 2) 제한시간동안 주어진 행동을 한다. 그런데 거미줄과 연결된 줄을 자른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을 구해주는 걸까? - 배역 : 심청이, 심청이를 뺀 나머지 사람들 - 역할 심청이 : 거미줄에 매여 있는 심청이(인스턴트 음식화된 사건들)*를 가위로 최대한 많이 따서 구해주어야 한다. 심청이를 뺀 나머지 사람들 : 심청이가 가위로 딸 수 없고 방해한다.(실을 당기거나 흔들어서) - 주의사항 심청이 : 주어진 도구 이외에는 쓸 수 없다. 도구는 힌트를 통해 쓸 수 있다. 심청이를 뺀 나머지 사람들 : 심청이를 직접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힌트를 없앨 수 있다. - 제한시간 : 5분 - 전부 자르면 심청이 승리, 하나라도 남으면 나머지 사람들이 승리 그런데 거미줄과 연결된 줄을 자른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을 구해주는 걸까? 3) 이 게임에서 승리하는 사람은 다음 방에서 영상을 볼 수 있다. 4) 승리와 상관없이 맨 마지막으로 성화와 탱화에 당신의 글로 더럽혀주면 전시는 끝난다. 성화의 제목은 '존나도'로 (좌)尊乸 높을 존, 어미나/(우)尊乸 높을 존, 암컷나/(중)唯我獨尊유아독존의 삼면화다. 5) 나오는 길에 쓰여 있는 글귀는 심청전에서 심청이에게 이야기하는 뱃사람들의 말을 일부 발췌해 놓은 글이다. 특히 맨 마지막 부분 심청이가 바다에 빠지기 전 뱃사람들의 재촉은 오페라, 창극, 판소리의 클라이맥스로 취급된다. 재밌는 사실은 심청이의 뱃노래가 김동진 작곡가에 의해 일제하에서의 민족독립의 희망에 대한 곡으로 재탄생했다는 것이다. (가사는 그대로 두고 음을 붙여 노래를 완성하였다.)

Vol.20190304f | 박영경展 / PARKYOUNGKYOUNG / 朴嶸耿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