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득展 / KIMHODEUK / 金浩得 / painting.installation   2019_0306 ▶︎ 2019_0407 / 월요일 휴관

김호득_문득–공간을 그리다 Suddenly–Drawing the Space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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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9_0306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학고재 Hakgojae Gallery 서울 종로구 삼청로 50 Tel. +82.(0)2.720.1524~6 www.hakgojae.com

'문득', 일필휘지로 돌아오다 ● 김호득의 개인전을 앞두고, 머릿속에 새삼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2005년 미국에서 김호득을 우연히 만났을 때의 일이다. 그때 김호득은 안식년을 맞아 일 년간 뉴욕에 머물고 있었다. 나는 김호득의 얼굴과 행동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방인의 낯선 객지 생활에도 불구하고, 그의 모습은 한마디로 '기운생동'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내가 김호득을 지켜본 것이 20년은 훨씬 넘었는데, 그동안 그렇게 활기를 띤 김호득의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히피처럼 길게 기른 머리도 잘 어울렸고, 연신 히죽히죽 웃었으며 말수도 아주 많았다. (그가 그렇게도 수다스런 구석이 있는 줄은 정말 미처 몰랐다.) 서로 작업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나눈 적은 없지만, 그는 현대미술의 심장부 뉴욕에서 동시대 작가들의 조형어법을 두루 꿰뚫고 최첨단 양식의 작품을 제작하고 있을 것만 같았다. 김호득은 이미 한국에서 수묵 설치작업을 발표한 터였다. 나는 김호득이 한국으로 돌아와서 과연 어떤 작품을 들고 미술계에 나타날지 사뭇 궁금했고, 또한 다가올 그 시간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던 것이다. ● 나는 1996년 도쿄에서도 김호득을 만난 적이 있다. 돌이켜 보면, 그때 김호득의 모습이 워낙 강렬하게 남아 있어 뉴욕에서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 게 아닌가 싶다. 이젠 오래전 일이 되었다. 일본 국립근대미술관에서 『90년대 한국미술로부터-등신대의 이야기』(9. 25~11. 17)라는 특별전이 열렸다. 이 전시는 해방 이후 일본의 국립미술관에서 열린 최초의 한국 현대미술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띠고 있었다. 이 전시에는 30, 40대 중심의 작가 14명이 참가했는데, 한국화 장르에는 김호득 한 사람뿐이었다. 이 전시의 개막식에서 김호득을 만났다. (나는 당시 국제교류기금The Japan Foundation 펠로우로 도쿄에서 미술사를 연구하고 있던 차였다.) 그날의 기억이 아주 또렷하다. 김호득은 병색이 완연했다. 병원 침실에 누워 쉬어야 할 병자처럼 쇠약한 형색이었다. 이야기를 나누어 본 즉, 그렇게 좋아하던 술 때문에 결국 알콜 중독증에 빠져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했다. 단주(斷酒) 이후였지만 아직도 술의 구속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김호득의 말과 손은 떨리고 있었다. ● 도쿄와 뉴욕에서 김호득과의 만남. 그 명암이 극단으로 교차했다. 이제 와서 보면, 바로 그 극단의 시간대는 화가 김호득의 삶과 예술에 획을 긋는 큰 전환점이었다. 사정은 이러하다. 김호득은 1996년의 단주 이후, 1997년 학고재 화랑에서의 개인전을 기점으로 작품 양식의 큰 변화를 맞이한다. ● 정헌이는 그 변화를 다음과 같이 요약한 바 있다(「문득, 흔들리다」, 일민미술관 개인전 서문, 2002). "그 이전까지 폭포나 계곡같이 눈에 보이는 자연을 그렸던 김호득은 그 이후에는 바람, 빛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 혹은 아예 외부로부터 눈을 돌려 마음의 결을 드러내는 '문득, 흔들림'이라는 추상적인 주제로 변신했다. 폭포나 계곡 그림이 일필휘지의 필치로 즉흥적인 붓의 운필의 생생한 자취를 드러냄으로써 기운생동하는 에너지를 전해 준다면, 그 이후의 작업은 기본적으로 점찍기를 바탕으로 한 연속적인 첨가, 보충, 반복의 제스처로 화폭을 '짜 나가는' 작업이다. 일종의 '치기(때리기, 찌르기, 깎기, 베기)'에서 '짜기'로의 변화이다." 김호득의 점찍기 작업은 2004년까지 지속되었다. 그렇다면 2005년 미국 체류 이후의 작품은 어떻게 전개되었는가. 그 대답을 들려주는 자리가 이번 학고재 개인전이다.

김호득_흐름 Flow_광목에 먹_159×248cm_2018

점찍기 작업, 내면으로의 침잠 ● _____이번 전시 작품을 미리 보고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김호득이 점찍기 작업을 종결하고 새로운 작품 방향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이건 아주 중요한 논점인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전시 작업을 이야기하자면 작품 변화 이전의 점찍기 작업을 빼놓을 수 없다. 점찍기 작업은 김호득의 삶과 작품 전개에서 아주 중요한 대목이다. 점찍기 작업을 두고 김호득은 스스로 "그림을 그리지 않고 '한다'"고 규정한 바 있다. 새 천년을 맞아 art가 기획한 기사 「BEYOND 2000 NEW VISION」에서 김호득은 점찍기 작업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긴 바 있다. "언젠가 아프고 난 후, 화실 뒷산에 올라 흐르는 땀을 식히며 언덕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바람 한 점 없었고, 약수터 물 떨어지는 소리며 언덕 너머 두런두런 사람들 인사 주고받는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듯 너무 고요한 오후였다. 늦은 봄, 치열하게 올라온 연초록의 무성한 나뭇잎들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저쪽에서 한 무리의 잎들이 살짝 흔들리다 마는가 싶더니, 어느새 이쪽 가까운 잎들도 미세하게 하늘거리는 게 아닌가. 피부로 느낄 수조차 없는, 볼 수만 있는 조그만 바람이었다. 순간 하늘과 주위를 둘러봤다. 아! 그 아득한 공기의 두께여. 그리고 갑자기 느껴지는 오만 잎들의 그 은밀한 흔들림이여. 억만 생명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여." ● 김호득 점찍기 작업은 내가 나를 읽어가는 과정이었다. 그냥 마음의 흔들림에 따라 짧은 선들을 화면 가득히 채워나갔다. 끊임없는 내면으로의 침잠 과정이었다. 이 작업 과정은 정말 도(道) 닦는 기분이었다. 한 점 한 점이 마음속에 일렁이는 의식의 흐름을 파고들어가는 것이었다. 술을 끊고 나니 시간과 공간에 대한 깨달음이 아주 강렬하게 찾아왔다. 예를 들어 시간이란 것도 '순간 에너지'와 '늘인 에너지'가 결국은 그 속성이 동일하다는 생각, 요컨대 '에너지 불변의 법칙' 같은 것을 그림에도 적용해 봤다. 일획이란 무엇인가. 에너지가 한순간에 몰아쳐 나온 것 아닌가. 그런데 아주 사소한 작은 점에서 출발하더라도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일획이란 큰 덩어리가 될 수 있다. 또한 영원이 곧 찰나이며, 우주가 곧 들풀과 다름없다는 생각, 그걸 작품으로 실천해 보고 싶었다. 작품 제목을 「문득」이라 지었는데, '문득'이란 것이 순간이지만 사실은 쌓인 시간인 것이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자각, 이게 그림이건 사람이건 다 통했다. 점찍기 작업은 뭔가 아득한 느낌을 만들어 보고자 했다. 한 점 한 점의 미세한 변화, 그것은 찰나이지만 그 찰나로 영원을 그리려 했다. 상념이 스쳐지나가는 그 느낌마저 화면에 투영해 보고 싶었다. 작은 점을 연속적으로 찍으면서 이동할 때마다 과거, 현재, 미래가 이어지고 결국 현재는 끝없이 변화한다. 점이 하나씩 만들어지면 반대로 공간은 조금씩 지워진다. 화면에는 작용과 반작용, 우연과 필연, 유와 무의 현상이 서로 유기적으로 겹친다. 선이기도 하고 점이기도 하고 형상 같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꽉 찬 것 같기도 하고 텅 빈 것 같기도 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기도 하고, 그러다가 문득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서 그림 제목을 「그냥 흔들리다 문득」이라고 지어보기도 하고. ● _____물론 점찍기 작업에는 여백이라든가 음양, 흔적 때로는 도가사상 등 동양적인 사고 체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림의 결과만 놓고 보면 상당히 미니멀적인 추상으로 드러난다. 서양식으로 따지자면, 형식주의 미술이 극단으로 갈 데까지 간 작품과 유사하다. 더구나 "그림을 그리지 않고 '한다'"고 했을 때, '한다'는 것은 그리는 행위 혹은 그것과 더불어 '사고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점찍기 작업은 매우 관념적인 조형 요소의 미묘한 맛과 철학적 사색으로 우리를 끌어당기고 있다. ● 김호득 내 작품은 서구의 미니멀 추상과 다르다. 작업 과정, 시간성이 아주 중요하다. 점은 순간적인 마음의 흐름을 표현한 것이다. 공간 안에서 헤엄을 친다고 해야 할까. 점들이 화면에서 수없이 증식해 나가는데, 그 증식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특별한 룰이 있다. 찾아갈 길과 피해 가야 할 길, 그 길을 가다 보면 빈자리가 생긴다. 규칙적인 점에도 변화가 많다. 아주 은밀한 변화다. 의도적으로 그린 것과 자연스럽게 그린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나는 그 차이를 한눈에 봐도 안다. 그림을 그리면서 무엇을 의도하는 순간 화면은 아주 부자연스럽게 된다. 그래서 의도하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이게 더 어렵다. 도를 닦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의식적인 것과 무의식적인 것을 섞어서 작업을 해보기도 했다. 이렇게 점찍는 일 하나만으로도 조형적인 변주가 무궁무진하다. 단순한 방정식에서 아주 복잡한 방정식에 이르기까지 너무너무 재미있다. 나는 점찍기 작업을 기(氣)의 집합, 기의 덩어리로 생각했다. 말하자면 '기의 운용'을 새롭게 시도해 본 것이다. 점찍기를 일종의 '수신의 도구'로 삼았다고 해도 좋다. ● _____먹점의 반복적인 배열로 채운 흑백의 평면은 모노크롬 회화를 연상시킨다. 물론 그 내용은 크게 다르다. 모노크롬이나 미니멀아트가 본질로 환원하는 동어반복적인 균질의 화면을 지향한다면, 김호득의 작품은 순간의 흔들림, 마음의 결이 만드는 미세한 파장이 일렁인다. 붓질을 일정한 단위로 반복시킴으로써 시간을 공간화한다. ● 김호득 사람들은 작품의 형식적 결과만 놓고 평가하려 든다. 형식적으로 올 오버 페인팅이라 규정해버리는 것이다. 말하자면 내 작업을 정지된 무(無)의 상태로만 평가한다. 기가 정지된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또한 "이거 뭐 하는 짓이냐?", "혼자 자위행위 하냐?"며 그림이 너무 어렵다고들 불만이었다. 꼭 이런 비판을 의식한 건 아니지만, 점찍기 작업을 오래 하다 보니 지겹기도 하고, 벽에 부딪히는 느낌도 들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싶었다. 그림은 흩트리거나 파괴해야 새로운 것이 나오는 법이다. 일단 어지르다 보면 다시 모아져서 하나의 방향을 찾게 될 것이다.

김호득_흐름 Flow_광목에 먹_82×115cm_2018

다시, 기운생동하는 일필휘지로 ● _____다시 폭포와 계곡의 시대로 돌아왔다. 김호득은 내리누르고 찍듯이 뿌리고 던지듯이 그려나가는 자신의 화법을 부활시켰다. 서양의 그 어떤 추상표현주의 작가나 미니멀 작가도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기운생동'하는 '일필휘지'의 붓끝에서 벼락 치듯 순식간에 태어났을 '피 튀기는' 먹물 폭포의 기세 같은 것이 다시 살아났다. 화가 자신의 거친 호흡 그대로를 화면에 분출함으로써 치솟아 오르는 생명력의 에너지를 만끽하려는 듯 보이는 작품이다. ● 김호득 처음에는 큰 점찍기를 했다. 큰 점과 긴 선을 결합해 단순화된 풍경, 추상적인 풍경을 그렸다. 점과 점, 산과 돌 등 추상적인 형태에서 출발해 점점 더 들이나 평원 같은 것으로 구체화되었다. ● _____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은 시리즈 별로 크게 「글자」 「문득」 「급류」 「폭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중에서 「글자」 「문득」 시리즈가 새로운 작품이다. 「급류」와 「폭포」 시리즈는 이전에도 다루었던 소재다. 「글자」 시리즈는 소재가 파격이다. 글자라는 인공적 요소도 재미있지만, 그 조형 형식이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다. 한자나 한글을 조형화하는 작가들이 많다. 이응노의 문자추상이 대표적일 게다. 젊은 작가들 중에 깨알같이 작은 글씨를 반복해 산수를 그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작품의 경우 글자의 시각적 구성과 디자인을 토대로 일정한 패턴을 만들거나 추상적인 아름다움을 노리는 작품이 많다. 김호득의 경우, 글자가 풍경의 주요 구성 인자로 등장해 아주 숭고한 느낌을 주는 독특한 작품을 내놓고 있다. ● 김호득 글자를 작품에 끌어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주 오래전에 산수를 그렸는데, '산산산 나무나무나무 물물물'이라는 여러 크기의 글씨를 써서 산과 나무와 물을 채웠다. 일종의 의태어처럼 말이다. 아주 재밌었다. 그땐 여기(餘技)로 조금 하다 그만뒀는데, 이번에 이걸 발전시킨 것이다. 이번엔 한글의 자모를 아주 크게 써 봤는데, 속이 후련하더라. ● _____글자를 반대 방향으로 썼다. 반전(反轉)이 된 모양새다. 그래서 그런지 글자 표정이 친근하면서도 낯설다. 밑에 대지처럼 보이는 검은 면이 든든히 자리 잡고 있고, 배경은 은근한 기운이 감도는 발묵으로 표현했다. 글자가 이름을 알 수 없는 하나의 생명체처럼 자태가 예사롭지 않다. 글자 '가'는 어디론가 급하게 막 내달리려는 느낌을 주고, 글자 '나'는 땅에 자리를 차지하고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서 있으려는 느낌을 준다. ● 김호득 한글을 조형화해서 그 자체로 실존감이 드러나도록 하는 작업. 이거 재미있는 아이템이다.

김호득_폭포 Waterfall_광목에 먹_115×82cm_2019

시원의 풍경 속으로 ● _____「문득」 시리즈는 「글자」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대지 위에 기념비적인 형상이 우뚝 서 있다. 「문득-서다」(2007), 「문득-누워」(2007) 같은 작품은 글자의 한 획이 대지 위에 눕거나 서 있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글자」 시리즈가 좀 더 단순한 형태로 그려진 듯한 인상을 준다. 둥근 바위나 남근석 혹은 선돌이나 고인돌을 연상시키는 형상들도 등장한다. 이 형상들은 모두가 대지 위에서 하늘로 우뚝 솟아오른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아주 기념비적인 특징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런 주제의 작품은 문명 이전의 저 태고의 시간으로, 그 시원(始原)의 풍경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주헌은 이 풍경을 "거대한 바위에서 정령을 느끼던 태고적 조상들의 감수성"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누구라도 한눈에 그런 정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김호득 사실 땅을 딛고 서 있는 형상은 직립한 사람의 모습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 형상이 엉뚱한 곳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이전의 인물 작품에서도 조금씩 보였다. 나는 체질적으로 너무 현실적으로 직접적으로 서술하는 것, 설명적으로 표현하는 걸 싫어한다. 사람 얼굴을 그릴 때도 표정을 그리고 싶지 않았다. 암시적으로 표현하되 존재감이나 실존을 잘 드러내고 싶다. ● _____최근작은 천지인(天地人)을 그린 것이다. 확실히 풍경이다. 마음의 풍경이 아니라 실재의 풍경이다. 「문득」 「글자」 시리즈는 거대한 평원 혹은 대지에 대한 의식이 깔려 있다고 본다. 이 시리즈에는 땅과 하늘을 가로지르는 지평선이 늘 존재하며, 땅과 하늘 사이에는 풍경이 들어 있다. 대지에 뿌리를 두고 하늘을 향해 우뚝 서 있는 기념비적 형상이 중심을 이룬다. 화면 여기저기에 흩뿌려져 있는 먹점들은 작은 생명체처럼 꿈틀거린다. 잡풀, 벌레나 곤충 같기도 하고, 아니면 저 멀리 우주의 별 같기도 한 작은 먹점들…. 무언가 아득한 세상에 들어선 느낌이다. ● 김호득 공간에 기(氣)가 통하는 느낌을 그리려 했다. 하늘을 흰 여백으로 두지 않고 공기가 통하는 기분을 표현하려 한 것이다. 사물과 사물 사이에 기가 통하는 느낌, 하늘이면서 하늘이 아니고 여백도 아닌, 기의 흐름을 그리고 싶었다. 거석(巨石)이든 사람이든 공간 해석을 달리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공기'를 그리고 있다. ● _____새로 시도한 작품은 사의(寫意)와 사실(寫實)의 중간적 형태로서 추상도 아니고 구상도 아닌 작업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 부류의 작품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가 크다. 「폭포」와 「급류」 시리즈는 이전과 다른 점이 있는가? ● 김호득 사실 두 시리즈는 손을 푸는 작업이었다. 「급류」 시리즈는 폭우에 콸콸 흘러가는 황톳물에 강한 인상을 받아 그리게 된 작품이다. 이전에도 빨리 흐르는 계곡물을 그렸지만 이번 그림들은 그때의 그림과 다르다. 이전에 계곡을 그릴 때는 물이 주제였음에도 물을 직접 그리지 않고 돌과 주변을 재빠른 붓놀림으로 표현해 물이 느껴지도록 했다. 붓이 속도감 있게 내달리고 먹물이 튀면서 자연스레 물의 운동을 연상하도록 했다. 그런데 맑은 물이 아니라 황톳물에 영감을 받은 이번 그림에서는 물의 표정을 직접 그렸다. 중간 톤의 먹물로 물이 내달리고 튀는 모습을 그렸다. 결과적으로는 물에 색깔을 칠하는 것이지만, 물과 돌, 물살의 관계를 생각하며 물의 기운이 그대로 느껴지도록 표현하려 했다. 나는 '물의 기운'을 그린다. 지필묵, 아직도 할 일이 많다. ● _____김호득의 재료 선택이나 제작 과정에 대해서는 일찍이 김병종이 탁월한 해설을 내놓은 바 있다(제1회 개인전, 관훈미술관 서문, 1986). 김병종은 이렇게 쓰고 있다. "김호득은 작업의 전 과정에 있어서까지도 타성적 태도와 규격화를 거부한다. 화선지 대신 화견(畵絹)도 아닌 올 굵고 투박한 광목을 즐겨 쓴달지 중봉(中鋒)이 없는 편필로서 골법적 묘사를 아예 포기해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의 작업은 또한 철저히 일회적이어서 하도(下圖)와 본화(本畵)가 따로 없고 설명적 지엽말단의 세기(細技)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어찌 되었건 간에 중요한 건, 김호득이 여전히 지필묵을 고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것이 다 변하는 세상에 변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 김호득 동양화를 전공했으니 지필묵을 고집하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서울예고 시절부터 서양화, 동양화를 골고루 공부했다. 청년 시절에는 유화나 아크릴릭도 다뤄 봤지만, 지필묵에 맛을 들여보니 이게 내 체질에 딱 맞더라. 나는 스스로 생각해도 색채 감각보다 형태 감각이 더 뛰어나다. 일필휘지의 순발력을 즐긴다. 덧칠하고 다듬는 것보다는 순간적으로 그리는 게 내 체질에 잘 맞는다. 서양 그림으로 치자면 드로잉 같은 걸 아주 좋아하는 것이다. 뭐,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지필묵을 지키자는 약간의 오기나 의무감도 발동했을 수 있을 게다. 모든 사람들이 다 지필묵을 내던지고 방향을 바꿔나가니까, 내가 인기 작가는 아니지만, '나만이라도' 하는…. 하하! 따지고 보면 내가 지필묵을 다루는 건 정도(正道)가 아니다. 서양식과 동양식을 서로 얼버무렸다고나 할까.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현대 감각에 맞게 지필묵을 구사하려 했다. 전통 발묵이나 전통 모필 등 몇 가지는 아예 포기했다. 어떤 평론가는 내 작품을 두고 담묵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내가 보기에 담묵은 너무 연약한 묵법이다. 그래서 담묵은 농담의 층을 겹겹이 쌓는 표현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자꾸 설명적으로 흐른다. 나는 필법은 군더더기를 다 빼고 묵법은 농묵만 사용한다. 결국 단순하지만 강렬한 묵법과 필법을 내 조형의 무기로 삼은 것이다. 물론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내 묵법과 필법은 임팩트는 강하지만 깊이는 약하다. 그걸 잘 알면서도 나는 계산적으로 내 방식으로 몰아왔다. 사실 내가 전통을 지킨다고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서양화 쪽으로 상당히 경도되었다고 본다. 앞으로도 먹을 포기할 지점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지필묵만으로도 아직 할 게 많다. 농묵으로도 담묵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붓의 속도, 공간의 점유 등 조형적인 숙제가 무궁무진하다.

김호득_사이 Between_광목에 먹_91×117cm_2018

"그저, 그림으로 승부하고 싶다." ● _____작품의 지표는? 김호득 나는 논리적이거나 체계적인 것 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림 속에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내가 그림이고 그림이 곧 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예술가가 그냥 그림만 그리는 사람은 아니다. 예술가는 자신의 삶의 모든 경험을 온몸으로 흡수하고, 이를 오감, 육감까지 동원해서 표현하는 사람이다. 왜 그렇게 사는가? 이유는 없다. 예술가는 종합적으로 흡수하고 종합적으로 작품에 내뱉는다. 나는 구차한 설명보다 내 안에서 집약되어 나온 표현을 중시한다. 그래서 나는 감각이 뛰어나다거나 손재주를 타고났다거나 하는 표피적 평가를 싫어한다. 앞으로도 그저 그림으로 승부하고 싶다. ● 김호득의 작가적 성장 과정을 돌이켜 보면, 언제나 '파격과 저항 정신' 혹은 '부정과 도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사실 한국화를 설치미술이나 입체작품으로까지 극단으로 밀어붙인 작가는 얼마든지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김호득의 부정과 저항이 유독 우리 화단에서 미덕으로 남는다면, 그 이유는 그가 전통(혹은 한국)이 지니고 있는 정신의 문제를 끝까지 붙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수묵이란 무엇인가. 이 반복적인 질문을 김호득은 작품으로 풀어내고 있다. 김호득은 "서양과 동양을 포괄적으로 알고 작품을 하는 사람이 적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랬다. 나 역시 족탈불급(足脫不及). 오히려 김호득이 눌변으로 툭툭 던진 말들이 깊은 여운을 던진다.

김호득_겹–사이 Layered Space–Between_한지에 먹_75×75cm×7_2018

"나는 그림이 억지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늘 해왔다." ● "가슴속에 그릇이 하나 있다면 그 그릇에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는데, 그 물이 가득 차면 찰랑찰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그러면 그것을 쏟아야 된다고, 차기도 전에 자주 비우면 가벼워지고, 다 찼는데도 비우지 않으면 썩는다고." ● "좋은 그림이란 무엇인가. 쫀득쫀득한 찰떡같은 것…." (『아트인컬처』 2008년 7월호 수록) ■ 김복기

김호득_틈–사이 Gap–Between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9

'Suddenly,' Returning to Dashing Off with One Lively Brushstroke ● With Kim Ho-deuk's solo exhibition ahead, there is a memory that abruptly comes across my mind. It is from 2005, when I coincidentally ran into Kim in the United States. At the time, Kim was staying in New York for a year during his sabbatical. I was completely shocked by his face and behavior. Despite the unfamiliar life of a foreigner away from home, his appearance was simply, 'vitality' itself. It has been far past 20 years since I kept an eye on Kim, but I have never seen him full of vitality and energy that much. His long hair mimicking the style of a Hippie suited him well, he kept on smiling and laughing, and was very loquacious. (I honestly did not know that he could be this talkative.) Although we did not discuss his works in detail with each other, I supposed Kim would have already had an insight into the trends of contemporary artists and creating works with cutting edge style in New York, the heart of contemporary art. He had already presented ink installation works in Korea. I was quite curious about the works he would turn up with, in the art world once he returns to Korea, and anticipated that moment to arrive. ● There was a time I ran into Kim Ho-deuk in Tokyo, in 1996. Kim's image from this time so intensely remains in my mind, so looking back, I think I was so surprised by his appearance in New York because of this. This has now become something from the distant past. A special exhibition, An Aspect of Korean Art in the 1990s (25 September-17 November, 1996) was held at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rt, Tokyo. This exhibition had a historical significance, as it was the first Korean modern art show held in a national museum in Japan, after the liberation of Korea. While 14 artists in their 30s and 40s participated in this exhibition, Kim Ho-deuk was the only artist who worked in the traditional Korean painting genre. I met Kim during the opening ceremony of this exhibition. (At the time, I participated in a fellowship at The Japan Foundation doing research in art history in Tokyo.) My memory from that day is still vivid; Kim Ho-deuk showed clear signs of illness. He looked seriously weak, like a patient who should be resting on a hospital bed. He told me that he had a near-death experience from alcohol poisoning, from drinks which he enjoyed too much. At this time, he had already quit drinking, but it seemed as if he was still constrained by the shackles of alcohol. His speech and hands were trembling. ● The contrast between my two encounters with Kim Ho-deuk in Tokyo and New York crossed over to the extreme ends. Now that I think of it, this extreme period was an important turning point for artist Kim Ho-deuk's life and art. The situation at this time was as follows: after quitting drinking in 1996, and starting from his solo exhibition at Hakgojae Gallery in 1997, his style faced a great change. ● Hun-Yee Jung sums up this change in her preface, "Suddenly, the Wave of Mind", for Kim's solo exhibition held at Ilmin Museum of Art (Seoul) in 2002, "Kim, who has been painting nature's sceneries that are visible such as waterfalls or valleys, started to paint invisible natural phenomena such as wind or light, or even shifted his eyes from the outside and went towards the abstract subject, 'suddenly, shaking,' which reveals the waves of the mind. If the waterfall paintings or valley paintings emanate the vital energy by revealing the vivid vestige of the impulsive brushstrokes through using confident single strokes, the works that come afterward are fundamentally 'weaving' the canvas through the gestures of repeated addition, supplement, and repetition based on mark making. It is a kind of transformation from 'striking (hitting, puncturing, peeling)' towards 'weaving.'" Kim's mark making works continued on until 2004. Then how did his works develop after his stay in the U.S. in 2005? This exhibition held at Hakgojae Gallery provides the answer to this question.

Mark Making Works, Submerging into the Internal ● _____What I can say for certain after seeing the works in advance, is that Kim Ho-deuk has concluded the mark making works and is seeking a new direction for his works. I believe this is a very important point. Therefore, one cannot leave out the mark making works previous of the transition of series, in order to discuss the works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The mark making works are a principal part in the development of both Kim's life and works. Kim has deemed that he "does not paint a painting, but 'does' a painting," regarding his mark making works. In an article by art welcoming the new millennium, "BEYOND 2000 NEW VISION," Kim made a statement regarding his mark making works. "Sometime after I fell ill, I was sitting still on top of a hill cooling off trickling sweat after climbing a small mountain near my studio. There was not a trace of wind, and it was a very silent afternoon, to the point where the sound of water dripping in the mineral spring fountain and the whispers of people saying hello beyond the hill felt as if coming from nearby. The competitively sprouted light-green tree leaves did not show any signs of movement in the late Spring day. However, at one point, I sensed a group of leaves slightly fluttering and stopping shortly after from a distance. Then a moment later, I saw the leaves nearby delicately swaying. The wind that caused this was so tiny, that it could not be felt through the skin, but only be seen through the eyes. I browsed the sky and my surroundings at that exact moment. Ah! The dim thickness of the air. And the suddenly felt secretive flutter of the numerous leaves. The silent roar of the countless beings." ● Kim Ho-deuk The mark making works were the process of perusing myself. I filled the picture-screen with short strokes just following the motions of my mind. It was the endless process of submerging into the internal. This working process really felt like cultivating myself spiritually. Each work burrowed into the flow of consciousness that billowed in my mind. Realization towards time and space intensely transpired after I quit drinking. For example, the thought that the properties of 'instant energy' and 'extended energy' of time are in fact identical, in other words, I applied the 'law of conservation of energy' into my paintings. What is a single stroke? Is it not the sudden outburst of energy? However, even if it begins from an insignificantly trivial dot, once they accumulate, they may ultimately form a larger mass as a stroke. Also, I wanted to put into practice the idea that eternity is, in fact, an instant, or the universe is, in fact, not different from the grass of the field, through my works. I titled my works, Suddenly, which is a moment, but is actually accumulated time. The new realization about time and space affected not only my paintings, but people as well. I attempted to create a somewhat remote impression through my mark making works. The intricate changes in each mark were each single moments, but I strived to paint eternity with these moments. I even wanted to project the feeling of thoughts passing through on the picture-screen. As I continuously make a dot and move on, the past, present and future connect, and ultimately, the present endlessly transforms. As each dot is made, space is reversely erased bit by bit. Action and reaction, chance and fate, and the state of existence and oblivion systematically overlap with each other on the picture-screen. At times they are lines, other times, they are dots. They are forms, or sometimes seem to be nothing. The works are completely full, and empty at the same time. Sometimes I feel like I absolutely do not know what I am doing or what I am painting, and then suddenly, I feel something…. So then I just title the works, Just, Wave of Mind, Suddenly. ● _____Of course, Oriental ideas such as empty spaces, yin and yang, vestige, or at times, Taoist thoughts may be applied in the mark making works. However, the works appear to be rather minimal abstract, when only looking at the result. Viewing it from a Western point of view, the works are similar to formalist works that have gone to the extreme. Moreover, when saying, "not paint, but 'do' paintings," 'doing' may be understood as the act of painting or additionally, 'contemplating.' Therefore, the mark making works draw us to the exquisite flavor and philosophical contemplation of tremendously ideal formative elements. ● Kim Ho-deuk My works differ from Western minimal abstract art. Process and temporality are extremely important in my works. The dot is my way of expressing the momentary flow of my mind. Shall I say that they swim within the space? The dots proliferate endlessly in the space, and there is a special invisible rule that applies to this proliferation. When following the paths that must be sought and must be avoided, empty voids form along. There are many variations even between systematic dots. The irregularities are very subtle. There are clear distinctions between the dots that were deliberately made and the ones made instinctively. I can tell the difference even at a glance. The moment I intend something when I paint, the picture-screen becomes immensely awkward. Thus I try not to intend anything, but this is more difficult. It is similar to training myself spiritually. I even exerted myself to combine conscious things with unconscious ones. Like so, the formative variations are infinite even within a simple act of making a dot. From simple equations to complex ones, they are all very amusing. I thought of my mark making works as the assemblage of Qi (energy, 氣), or the mass of Qi. In other words, I newly attempted the 'application of Qi.' It could also be said that I made the mark making works a kind of a 'reception tool.' ● _____The black and white plane full of the repeated sequence of ink dots suggest monochrome paintings. Of course, the contents of the two are widely different. If monochrome art or minimal art aims for a tautological uniform picture-screen that returns to the essence, delicate waves caused by momentary vibrations and the texture of the mind sway in Kim Ho-deuk's works. By repeating the brushstroke as consistent units, Kim transforms time into space. ● Kim Ho-deuk People tend to evaluate works only through their formal results. They define my works as all-over paintings. In other words, they only evaluate my works at a paused, state of nothingness, viewing the Qi as something still. People also complained that my works are too difficult, asking questions like, "what in the world are you doing?" or "Are you pleasing yourself?" Not that I was conscious of these criticisms, but I started to feel like I had enough, and felt like I was running into a wall, since I have been doing mark making works for a long time. I wanted to seek a new breakthrough. One must scatter or destroy a painting to gain something new. Once one makes a mess, things will accumulate again, and discover another path.

Dashing Off with One Lively Brushstroke, Again ● _____Kim Ho-deuk returned to the period of waterfall and valley. Kim brought back his painting technique in which he paints as if pressing down, stamping, spraying, and throwing. The vigor of the 'blood splashing' waterfall in ink, apparently formed instantly as if thunder strikes, through the tip of the brush of a 'lively' 'single stroke dashing off,' which no Western abstract expressionist or minimal artist could dare to imitate, has revived. The artist seems to be savoring the energy of vitality rising, by manifesting his own rough breath on the picture-screen as it is. ● Kim Ho-deuk In the beginning, I made large dots. I made simplified and abstract landscapes by combining large dots and long strokes. I started off with abstract forms such as a dot and another, mountain and stones, then gradually specified them into fields or the plains. ● _____The works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may be roughly categorized into different series such as Text, Suddenly, Rapids, Waterfall, etc. Among these series, Text and Suddenly are the newest works. Kim has worked with subjects, Rapids and Waterfall in the past. Text is exceptional as his subject matter. The man-made element that is, text, is interesting, but the formal characteristics of text are very impressive in the series. There are many artists who formalize Chinese characters or Hangul. Lee Ungno's Abstract Letter series is representative. There are cases where young artists paint sceneries by writing tiny scripts repeatedly. In this case, many works create a consistent pattern based on the visual composition and design of the text, or seek abstract beauty. In Kim's case, he presents unique works where text is the main compositional element, to give a sublime impression. ● Kim Ho-deuk This is not my first time using text in my works. I painted landscapes a very long time ago, I wrote 'San San San (산산산〮mountain mountain mountain) Namu Namu Namu (나무나무나무〮tree tree tree) Mul Mul Mul (물물물〮water water water)' in various sizes to fill in the mountain, tree and water, like a kind of mimetic word. It was intriguing. At the time, I did it just for fun and stopped after a little while, but this time I developed it further. This time, I tried writing Hangul characters very large in size, and it was so relieving. ● _____You have written the words in the opposite direction. They are in reverse. Perhaps this is why the expression of the texts are familiar, yet unfamiliar at the same time. The black plane on the bottom that seems to be the ground is settled reliably, and the background is painted with Bal-mook (潑墨〮splashed ink) with subtle energy. Each text's figure is remarkable, as if they are an unnamable organism. The letter 'Ga (가)' feels as if it is urgently attempting to sprint somewhere, and the letter 'Na (나)' gives the impression of strong will to occupy a space on the ground, stay undisturbed, and firmly stand upright. ● Kim Ho-deuk Unfolding the presence of Hangul through its embodiment itself. This is a very interesting item.

Into the Scenery of the Origin ● _____Similar to the Text series, the Suddenly series have a monumental form standing on top of the ground. In works such as Suddenly – Standing Up (2007) or Suddenly – Lying Down (2007), it seems as if the single strokes of a letter are either lying down or standing on the ground. So the Text series seem to be painted more simply. Shapes that suggest round boulders, phallic stones, menhir or dolmen appear here. These shapes are all standing upright on the ground, soaring majestically into the sky. They show monumental characteristics. Therefore, the works with this subject lead us to ancient times before civilization, the scenery of the origin. Joo Heon Yi interprets this scenery as "the sensibility of our ancient ancestors who sensed spirits from enormous boulders," and anyone would feel this emotion at a glance. ● Kim Ho-deuk Actually, the figure standing upright on the ground started from the image of a standing human. This figure did not come out unexpectedly, but have appeared bit by bit in my figure works from the past. I have always disliked depicting too realistically and directly, as well as being descriptive. I have never wanted to depict the expression when painting a person's face. I want to be allusive, but depict the presence or existence well. ● _____The most recent works depict heaven, earth, and human (天地人). They are landscapes without doubt; not the scenery of the mind, but actual landscapes. The awareness for the vast plains or the earth underlies in the Suddenly series or Text series. In this recent series, a horizon that traverses across the earth and sky always exists, and a landscape is contained between the earth and sky. The monumental figure, rooted on the earth, and soaring upwards into the sky is the center of each painting. The ink dots scattered everywhere within the picture-screen wriggle like small entities. The small ink dots that are like weeds, insects, or even stars far away in the universe…. It feels as if entering a world far in the distance. ● Kim Ho-deuk I aspired to paint the sense of circulating Qi. I wanted to express the mood of flowing air, instead of leaving the sky as white empty space. I wanted to paint the notion of Qi circulating in between objects, the sky as not only the sky nor empty space, but the flow of Qi. I am endeavoring to interpret megaliths, people, or spaces differently. I am painting 'air.' ● _____The new works you have been attempting to take the form of in-between painting the spirit (寫意), and painting what is actually there (寫實), and are mostly neither abstract nor representational. Thus, I greatly anticipate how these works will develop. How are the new Waterfall series and Rapids series different from before? ● Kim Ho-deuk Truthfully, the purpose of the two series were to warm up my hands. I was strongly inspired by the gushing muddy water during a heavy rainstorm. I have painted rapid valley waters in the past, but these recent ones are unlike the ones from the past. When I painted valleys in the past, even though the subject was water, I did not paint water directly, but depicted stones and other surroundings with quick brushstrokes, so the water is felt. I made the motion of water to be conveyed naturally through fast-paced brushstrokes and splatters of ink caused by it. However, in the recent ones that were inspired by muddy waters, I directly painted the water's expressions. I painted the sprinting and splashing water with mid-tone ink. In the end, it is applying color to the water, but I aspired to express the vigor of water as it is, while contemplating the relationship between water, stone, and current. I paint the 'vitality of water.' Paper, brush, and ink, there are so many yet to be done. ● _____Byung Jong Kim formerly presented an outstanding exposition about Kim's selection of material or working process in his preface for Kim Ho-deuk's first solo exhibition held at KwanHoon Gallery (Seoul) in 1986. Byung Jong Kim states, "Kim Ho-deuk rejects inert attitude and standardization even during the preparation stage of his work process. For example, he uses thick piled and coarse cotton fabric instead of calligraphy paper or calligraphy cloth. He also renounces delicate depiction of figures from the outset, using the brush flatly laying against the surface, without centering the tip of the brush for even and consistent strokes. Moreover, his works are completely one off paintings, do not require a sketch before the final painting, and do not have room for descriptive tricks." After all, what is important is the fact that Kim is still persisting in using paper, brush, and ink. What is the reason for remaining unchanged in the ever- changing world? ● Kim Ho-deuk Is it not natural for me, who majored in traditional Oriental painting, to persist in paper, brush and ink (紙筆墨)? I studied Western and Oriental paintings equally since my days in Seoul Art High School. I have worked with oils or acrylic in my youth, but after I acquired a taste for paper, brush, and ink, I knew that it suited me perfectly. I believe that I excel much more in the sense of form, rather than the sense of color. I enjoy the speedy reflexes of dashing off one brushstroke. Painting instantly at the moment suits me better than painting over and refining. In terms of Western art, I enjoy drawings. Well, maybe a little bit of obstinacy to protect the paper, brush and ink or a sense of obligation occurred to me. As everyone these days is abandoning the paper, brush and ink, and changing their directions, although I am not a popular artist, I think to myself, 'at least I must cherish it...' Haha! Truthfully, my usage of paper, brush and ink is not authentic. It is a mixture of both Western and Oriental. I intentionally wanted to use paper, brush and ink according to the modern sensibility from the beginning. I completely gave up certain things such as authentic traditional Bal-mook styles or traditional brushes, etc. A critic once criticized me for not using Dam-mook (淡墨〮pale ink) in my works. Using Dam-mook is a technique, too delicate for my taste. Thus, when using Dam-mook, overlapping multiple layers is inevitable, and this leads the painting to a descriptive direction. Any unnecessities are eliminated in my brushstrokes, and I only use Nong-mook (濃墨〮thick ink). I ultimately made a formative weapon out of the simple, yet intense style of brushstroke and ink. Of course, it will have its pros and cons. My brushstrokes and ink have strong impacts, but are weak in expressing depth. I deliberately lead on my ways knowing the consequences. Some say that I preserve traditions, but after close examination, my works are considerably devoted to Western art. I will not reach the point where I give up ink, even in the future. There are so much more to do just with paper, brush and ink. Nong-mook may be used to give the effect of Dam-mook. The formative mission such as the speed of the brush or occupation of space, etc. are still infinite.

"I want to compete only with my works." ● _____What do your works indicate? Kim Ho-deuk I am far from being logical or systematic things. Because I have been living only amongst paintings, I believe that I am a painting itself, and my painting is I, myself. But an artist is not someone who only paints paintings. An artist is someone who absorbs every experience in life through every fiber of their bodies, and expresses these experiences using their five senses, even summoning their sixth sense. Why live like this? There is no reason. An artist comprehensively absorbs, and comprehensively pours it out in their works. I value integrated expressions that come from within myself, rather than indigent explanations. Therefore, I dislike superficial appraisals such as having exceptional senses or being gifted with dexterity. I want to keep on competing only with my works. ● In retrospect of Kim Ho-deuk's process of development as an artist, the modifiers like 'the spirit of unconventional and resistance,' or 'refusal and challenge' have followed him. Other artists who pushed traditional Korean painting towards extreme ends such as installations or three-dimensional works can be easily named. Nonetheless, the reason Kim Ho-deuk's refusal and resistance particularly remained in our art world as the virtue, is because he is still hanging on to the question of the mind that tradition (or Korea) possesses. What does ink-and-wash painting mean to us today? Kim resolves these repetitive questions through his works. Kim has deemed that "there are not a lot of people who understand and produce artworks about both the West and the East comprehensively" This is true. I am also far behind. Kim's modest and ordinary words that he spits out rather lingers on. ● "I have always believed that painting cannot be done by force." ● "There is a bowl inside the mind, and water keeps dripping into the bowl. One must be able to sense when the bowl is brimful, so that they can pour out the bowl. If emptied too often before it is full, the bowl lessens, if the bowl isn't emptied even though it is overflowing, the water inside will decay." ● "What is a good painting? It is like a glutinous rice cake…." (Originally published in Art In Culture (July, 2008)) ■ Boggi Kim

Vol.20190306e | 김호득展 / KIMHODEUK / 金浩得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