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층

전은숙_최은지 2인展   2019_0313 ▶︎ 2019_0326

전은숙_Royal botanic garden_캔버스에 유채_96.7×161.5cm_2018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나우 GALLERY NOW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9 (관훈동 192-13번지) 성지빌딩 3층 Tel. +82.(0)2.725.2930 www.gallery-now.com

갤러리 나우에서는 감각적인 색감과 섬세한 구도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과 본인 주변의 작은 사회상을 담아내는 작가 전은숙과 최은지의 페인팅전을 3월 13일부터 26일까지 개최한다. 본 전시는 캔버스 안에서의 터치(혹은 터치의 집합)를 하나의 레이어로 인식하여 작품을 바라보는 전시이다. 회화, 즉 '그림 그리기'라는 행위에 중점을 두는 두 작가는 오일리한 혹은 건조한 터치, 그 붓질의 속도내기와 멈춤, 세밀한 혹은 무성의한 것처럼 보이는 표현 방식, 안료의 밀도차를 복합적으로 활용하며 켜켜이 레이어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감각의 층들은 움직임의 순간들 혹은 움직임이 명확한 지점에서 정지된 것과 같은 형상으로 표현되나, 매회 새롭게 형성된 층은 하나의 층에서 좀더 나은 표현으로 이르고자 하는 작가의 무던한 고민의 흔적과도 같은 것이다. 이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무수한 층들은 발터 벤야민의 '아우라'에 관한 술회처럼 '공간과 시간으로 짜인 특이한 직물로서 가까이 있어도 멀리 떨어진 어떤 것의 일회적 현상'으로 화면을 인식하게 한다. 전시를 통해 작가의 미에 대한 탐닉이 무한대로 뻗지 않도록 하고자 했던 의지와 캔버스를 충만히 지배하여 자신만의 소우주를 만들고자 하는 욕구, 이 양가적 감정이 우연히 하나의 층에서 만나는 순간, 그들이 느꼈던 긴장감과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은숙_Royal botanic garden_캔버스에 유채_96.7×161.5cm_2018
전은숙_Hauz khas_캔버스에 유채_130×162.3cm_2018
전은숙_Royal botanic garden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18
전은숙_Royal botanic garden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17
전은숙_handshake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18
전은숙_새와 화초_캔버스에 유채_72.5×72.5cm_2017

전은숙에게 작업이란 '아프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행위'이다. 작업은 약자(작가 외 개인)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인간이 '적당'하다고 인식하는 공간에서 아픔을 숨긴 채 존재하는 관상용 식물에 비유하여 표현한다. 매끄러운 미디엄으로 여러 번 밑칠이 된 캔버스면을 히스테리컬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지배하는 전은숙은 그의 예민한 감성이 오롯이 손끝과 붓끝, 캔버스 표면에 그대로 전달되어 마치 관람객에게 그림을 직접 그리고 있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화면은 아슬아슬하면서도 즉흥적으로 채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가 흩어진 시선과 불안한 감성을 정리시키며, 자기 반성적 과정을 통해 그리기 기법으로서의 회화의 본질에 충실하게 표현되고 있다. 제주 출신인 작가가 만들어낸, 다른 홀로그램안에 존재하는 듯한 트로피칼한 색은 실존의 대상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관능적인 쾌락을 준다.

최은지_City Shap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연필_10×15.5cm×2_2019
최은지_Dupli-City09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93.9cm_2018
최은지_Boundary17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53cm_2018
최은지_Dupli-City05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_2018
최은지_Boundary16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53cm_2018
최은지_Dupli-City04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9×130.3cm_2018
최은지_Dupli-City04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9×130.3cm_2018_부분

최은지가 표현하는 도시는 납작하게 압축되어 층층이 쌓여가고 각각의 레이어들이 모여 안정적이면서도 예민한 감정을 자아낸다. 도시의 익명성이 주는 편안함과 개인의 실재적 공간이 사라져 드러내는 도시의 폭력성은 아주 납작한 입체감을 지닌 공간과 작가가 상상 속에 수집한 작고 섬세한 사물들과 더불어 도시의 초상화를 완성시킨다. 작가는 미니멀한 구성을 통해 도시 속 개별성을 지움으로써 익숙하면서 낯선 혼란의 감정을 넘나드는 경계를 포착한다. 정의 내릴 수 없는 작가의 관념적 공간은 몇 겹으로 올린 아크릴 물감의 물성만큼이나 각각의 다른 의미망이 형성되고 보는 이의 내면에 실재하는 공간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 갤러리 나우

Vol.20190313d | 우연한 층-전은숙_최은지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