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현展 / KIMSOHYUN / ??? / painting   2019_0314 ▶︎ 2019_0430 / 일,공휴일 휴관

김소현_맥도날드_장지에 혼합재료_50×91cm_201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30pm / 일,공휴일 휴관

레이블갤러리 LABEL GALLERY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26길 31 (성수동2가 278-40번지) labelgallery.co.kr

무료한 일상을 재현하는 담담한 수묵 ● 김소현은 전통적인 동양화 재료인 수묵을 사용해 그림을 그린다. 수묵이 표현된 주된 도구인 셈이다. 이 수묵화는 전통적인 동양사회에서 문인사상과 불교의 선종이 결합해 이룬 독특한 정신세계, 이른바 사의성을 표현하려는 맥락에서 출현한다. 그리고 이러한 수묵화의 전통은 조선시대를 거쳐 근대기까지, 아니 여전히 한국 현대 동양화의 근간을 이루며 지속되고 있다. ● 수묵 자체가 대단한 정신적 가치나 철학, 이념을 선험적으로 내재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사실 그저 재료에 국한되는 편이다. 물론 그 재료는 앞서 언급했듯이 특정한 이념과 종교적인 측면의 반영이란 차원에서 구사되어 왔다. 근대에 들어와 수묵은 더 이상 정신으로서가 아니라 표현 매체이자 질료로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전통사회가 붕괴되면서 자연스레 그 이데올로기 역시 실효성을 망실했기에 이에 가능했던 회화/재료 역시 그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이제 수묵을 비롯한 전통적인 재료는 오늘날의 일상성과 현재성에 대한 관심속에서 적극 구사되기 시작했다고 본다.

김소현_메가커피_장지에 혼합재료_50×91cm_2019

우리의 경우는 1978년 시작된 중앙미술대전과 동아미술제 등의 미술 공모전에서 동양화 장르의 경우, 이른바 도시 풍경이 대거 수상하면서 현실적 소재가 적극 취택되기 시작했다. 이후 1980년대에는 도시 공간에 서민들의 생활상이 구체적으로 가미되어 도시와 일상성 조화가 절정을 이루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필묵의 지난 역사에 새겨진 다양한 전통을 기억하는 것과는 별도로, 지필묵이 현대의 삶과 만나 호흡하는 한 지점이 얼핏 드러나기도 했다. 이미 선구적으로는 이응노의 작업이 그렇고 80년대 후반의 박문종의 작업도 그런 중요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동양화의 근대성은 이미지의 문제가 아니라 "용구의 혁명"과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이응노의 경우는 전통적인 재료인 지필묵이 현대의 미의식 담론 상황과 만나 다양하게 갱신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예다.

김소현_편의점 2_장지에 혼합재료_120×200cm_2019

김소현은 상당히 꼼꼼하고 정교한 묘사를 통해 동시대 젊은이들의 생활전선을 풍경처럼 그리고있다. 우선 다양한 사물들로, 빼곡히 진열된 상품들로 밀집된 특정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이자 현대 사회에서 대부분 비정규적인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들의 삶을 정밀하게 관찰해 재현하고 있다. 특히나 다양한 상품(문자, 디자인이 결합된)으로 가득한 편의점 등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의 모습이 등장한다. 이는 작가 자신의 생존 방식을 반영하는 자화상에 속하기도 한다. 이때 수묵은 이를 담담하게 흑백사진처럼 비춰주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더없이 차분하게, 별다른 감정 없이 전달한다. 더러 전체적으로 흑백으로 절여진 화면의 어느 한 부분이 색채로 칠해져 강조되어 있기도 하다. 그것은 악센트가 되어 보는 이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모필 또한 연필 선처럼 반듯하고 정직하게 구사되어 있다. 그것은 전통적인 모필의 맛이 지닌 특성을 두드러지게 구사하는 일반적인 방법론과는 다른 차원에서 기능한다. ● 여기서 김소현의 수묵화는 현대사회의 획일화되고 일률적인 삶의 방식, 대량생산되는 사물의 체계 안에서 반복적이고 무료한 일상을 유지해 나가는 생의 풍경을 차분하고 적조하게 보여주는 맥락에서 구사되고 있다. 수묵이 바로 그 반복적이고 무료한 일상의 정서를 환기시켜주는 색채이자 질감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것이다. ■ 박영택

Placid Black Ink Used to Portray Dull Ordinariness ● Kim So-hyun works in ink wash painting that uses black ink, a material used in traditional Oriental painting. Black ink is a primary means of expression in this type of painting. The genre emerged in the context of a distinctively spiritual world, that is, the meaning of a painting or the spirit of the painter, being represented through an integration of literary thoughts in traditional Oriental society and Seon (Zen) Buddhism. This tradition of ink wash painting has lasted throughout the Joseon Dynasty period and modern times to the present day, forging the foundation for contemporary Korean Oriental painting. ● Black ink is not laden with any great spiritual value, philosophy, or ideology per se. It is nothing more than a material. As mentioned above, it was employed to reflect a specific idea or religious aspect. In modern times black ink began to be used as an expressive medium or material, not as a means to realize the spirit of the painter. As traditional society collapsed, its ideologies naturally lost their effectiveness. As a result, paintings and materials available at the time revealed their limitations. Nowadays traditional materials like black ink are actively used and inspired by our interest in today's dailiness and nowness. ● Since 1978, a time when many Oriental paintings featuring urban scenes were often awarded prizes in the Oriental painting section of the Joong Ang Fine Arts Prize exhibitions and the Dong-A Fine Arts Festival, realistic subject matter began to be actively adopted. The living aspects of ordinary people were added to urban scenes in Korean Oriental paintings produced after the 1980s, displaying the height of balance and harmony between the city and dailiness. Apart from calling to mind a variety of traditions with paper, brushes, and ink some artists have breathed a contemporary feel into these factors. Lee Ung-no was a precursor of such work and Park Moon-jong's work is thought of as one of the seminal examples in the late 1980s. In this respect, modernity in Oriental painting is bound up with "revolution in instruments," not the problem of images. Lee Ung-no's work is an important example showing that paper, brushes, and ink can vary when they encounter discussions on the contemporary aesthetic sense. ● Kim So-hyun's works show a minute, exquisite portrayal of young people's lives during our time in a form similar to that of a landscape painting. She has observed and represented the lives of young people who mostly work part-time jobs in specific spaces jam-packed with diverse objects and crammed with goods in contemporary society. Her paintings often feature part-timers working at convenience stores full of a variety of commodities in combination with characters and designs. Such works can be regarded as her self-portrait that reflects her way of survival. The black ink used in these works sheds light on some of the aspects of her life and conveys them in an extremely placid and emotionless way. Parts of her paintings depicted almost entirely in black and white are highlighted with colors. This depiction catches the eyes of the viewer and emphasizes specific parts of the work. Her brushwork also appears tidy and candid like pencil lines. It works in a dimension different from other traditional common brushwork. ● Kim's ink wash paintings demonstrate ways of uniform, monolithic lives in contemporary society and repetitive, dull, everyday routines placed in the system of mass-produced goods in a placid manner. Interestingly, the use of black ink in her paintings can work as either color or texture to arouse boring quotidian emotions. ■ Park Young-taik

Vol.20190314e | 김소현展 / KIMSOHYUN / ???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