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내면

나토展   2019_0319 ▶︎ 2019_0326

김동희_500만원_장지에 채색_90×130cm_2018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동희_김은진_김진형_김현정_심윤희 이윤선_임윤경_전은희_표주영_황보경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_09:00am~05:00pm

서울특별시교육청 남산도서관 갤러리 Namsan Public Library Gallery 서울 용산구 소월로 109(후암동 30-84번지) 서울특별시교육청남산도서관 1층 Tel. +82.(0)2.6911.0143

밤의 내면 우리는 밤이라고 하면 모든 것이 눈앞에서 사라졌다고 여기게 되는 어둠을 생각한다. 실제로 밤이 되면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지고 사람도, 사물도, 거리도, 건물도 모두 세상 너머로 사라진 듯 시야에서 검게 변한다. 그렇지만 사라진 듯 보이지만 밤의 어둠은 모든 존재를 품고 있다. 침묵하는 밤의 어둠은 그 품 안에 세상을 껴안고 쉬게 한다. 이런 쉼 속에서 우리는 내면의 소리에 더 신중히 집중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김은진_시선_원_삼베에 채색_50×50cm_2018
김진형_밤-오롯이_한지에 채색_80×100cm_2019

낮이 밝은 흰빛이라면 밤은 검은빛이다. 그러나 언어의 기원으로 보자면 흰빛(blanc)은 텅빔(blank)과 같고, 검음(black)은 불꽃(flame)과 같다. 대낮의 환한 빛은 모든 형상들을 흡수하고 이렇게 흡수된 세계는 한지의 흰 표면처럼 건조하게 모든 것을 사라지게 만든다. 그와는 반대로 검음은 어둠을 예견하고 타오르는 불꽃같다. 조용히, 약간은 소란스럽게 존재를 품고 있음을 표현하고 결국엔 검은 재로 사라질 때까지 본래의 형상들을 천천히 사라지게 하지만 그 속에 모양은 변했으나 여전히 존재들을 품고 있는 불꽃과 닮아 있다.

김현정_8월 그러하다-비오는 언덕_장지에 채색_34×43cm_2017
심윤희_full moon_한지에 채색_112.1×145.5cm_2019

밤의 내면이라는 주제의 이번 전시는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들이 한지에 먹을 주로 사용하여 밤의깊이를 표현하고자 한 전시이다. 한국화에서 주재료로 쓰이는 종이, 한지는 대부분이 흰빛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먹과 한지라고 하면 사람들은 동양화의 문인화나 산수화만을 떠올리게 된다. 그림 속의 흰 부분은 한지이며, 검은 부분은 먹으로 그려진 형상 정도로 이해하고 먹의 진하고 흐린 농담 정도의 표현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검은빛의 먹 색은 그려진 형상 그 이상으로 다양하다. 한지의 흰빛은 건조하지만 여기에 먹이 침범을 하여 검은 밤을 표현하게 되면 밤의 어둠은 습기를 머금고 있어서 먹빛 속에 숨어 있는 존재들의 습한 기운이 늘어짐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더 팽팽하게 살아나게 된다. 우리의 삶의 반을 차지하는 밤의 시간은 한지 위에 올라가면, 이 또한 짧은 언어로는 표현하기 부족할 정도의 다양한 검은 빛을 만들어 낸다.

이윤선_마음떨림_캔버스에 혼합재료_69×69cm_2018
임윤경_먼지_장지에 채색_34×29cm_2019

9명의 작가들은 자신들의 기존 작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테두리에서 각자의 밤을, 어둠을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표주영은 흰 달과 검은 물의 형상을 콜라쥬 기법으로 표현했으며, 임윤경은 어둠의 내면에 대한 표현을 인간 내면 세계의 어두운 면인 우울, 고독, 빈곤으로 해석하고 「먼지」라는 제목으로 어둠의 이면인 밝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하였다. 또 어둠이 풍경을 삼키고 있는 시간, 어느 폐허가 된 건물이 있는 장소를 배회하는 사람들을 그린 전은희는 자신을 어둠 속의 시간과 장소의 관람자로 보았다.

전은희_관람자들#8_한지에 채색_97×145cm_2019
표주영_水月_한지에 채색, 콜라주_110×110cm_2018
황보경_두 개의 달_장지에 채색, 먹_60×60cm_2018

이번 전시는 실제로 밤이 깃든 장소와 그 속의 자연물과 형상을 가진 모든 것들을 약간의 채색과한지와 먹이라는 한정된 재료로 검은(black) 어둠을 상징하는 밤의 장면들이 갖고 있는 존재의 깊이와 화법의 다양성, 그리고 감성의 깊이를 보여주고자 한다. ■ 전은희

Vol.20190319b | 밤의 내면-나토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