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Contemporary Art?

2019_0320 ▶︎ 2019_0609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희선_백승우_오인환_이미혜_이완_이지영 전리해 전명은_정아람_최선_홍영인_홍희령 엔리케 라미레즈 Enrique Ramirez 플로 카세아루 Flo Kasearu 팅-팅 쳉 Ting-Ting Cheng

후원 / 대구광역시_대구문화재단_대구예술발전소

관람시간 / 10:00am~07:00pm / 3월_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대구예술발전소 DAEGU ART FACTORY 대구시 중구 달성로22길 31-12 (수창동 58-2번지) 1,2 전시실 Tel. +82.(0)53.430.1225~8 www.daeguartfactory.kr

컨템퍼러리 아트란 무엇인가? What Is Contemporary Art? ● 이 물음은 동시에 '모던 아트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전제한다. 요컨대, 컨템퍼러리 아트는 미술사적으로 모던 아트를 대체한 새로운 미술양식이기 때문에, 이 양자는 연대기적, 양식적으로 서로 대비될 때 가장 잘 이해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미술은 시대의 산물이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미술의 개념이나 양식도 언제나 변해왔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모던 아트(Modern art)는 18세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이차세계대전 종말까지 거침없이 팽창해온 근대시대(the Modern Age)의 산물이고, 특히 계몽주의, 산업혁명, 프랑스대혁명, 과학기술혁명 등을 주도하며 근대시대의 주체세력으로 등장한 부르주와 계층의 예술양식이다. ● 구체적으로 모던 아트는 연대기적으로 19세기 중후반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로부터 시작되어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이 사망하는 20세기 중반까지 약 100년간 미술계를 지배했으며, 양식적으로 인상파, 후기인상파, 야수파, 입체파, 추상미술, 앵포르멜 및 추상표현주의 등의 일련의 아방가르드 미술로 특징짓는다. 반면 컨템퍼러리 아트는 시대사적으로 인류 최대 비극인 두 차례 세계대전을 초래한 근대시대, 근대문명, 근대국가(제국주의)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성하기 시작한 탈근대, 즉 탈모던 시대(the Post-modern Age)로부터 연원하고, 미술사적으로 세계 도처에서 1960, 70년대를 거치며 반(反)모더니즘의 기치로 전개된 '글로벌 개념주의'부터 시작되었다. ● 이러한 맥락에서, 컨템퍼러리 아트는 철학적으로 탈모더니즘, 탈구조주의, 탈식민주의 담론을 수용하며 서구중심주의로부터 탈피하고 각 지역의 동시대 문제를 다루는 방향으로, 미술사적으로 기존의 형식적, 심미적 미술로부터 개념적, 비판적 미술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진화했고, 대체로 '1989년 이후' 전지구적으로 공식화되었다. 이렇게 볼 때, 한국 현대미술(즉 컨템퍼러리 아트)은 실상 1960, 70년대 실험미술과 개념미술, 1980년대 민중미술, 199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의 계보를 가지며 컨템퍼러리 아트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여기서 모던 아트와 컨템퍼러리 아트를 미술사적으로 어떻게 구분되는지를 인식할 수 있게 된다. ● 대구예술발전소의 2019년 첫 기획전 『What Is Contemporary Art?』의 목적은 바로 이러한 컨템퍼러리 아트의 맥락에서 동시대의 다양한 문제를 다양한 매체와 전략을 통해 개념적으로 다루며 '21세기 미술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세계 각 지역의 주요 미술가들을 초대하여 오늘날 컨템퍼러리 아트의 흐름을 소개하는 데 있다. ■ 김기수

김희선_원더랜드 20_아카이브 프로젝트 1 Wonderland 20_Archive Project 1_ HD 영상, 웹 아카이브 소프트웨어 작업_2012

「원더랜드 20」은 현대사회의 급격한 인구감소에 대한 불안이 머지않은 미래의 현실이 되어 과거의 젊은이들의 이미지와 사고가 훗날 아카이빙되어 보여 지게 될 것이 라는 설정으로 제작된 작업이다. 동성로는 20대 젊은이들로 북적이는 대구의 대표적인 거리다. 이 작품은 동성로의 새벽, 인적 없는 풍경을 촬영 하여 북적이는 거리가 아닌 정적이 흐르는 낯선 풍경의 영상을 보여준다. 컴퓨터 안에는 그 길에서 사라져버린 듯한 젊은이들의 초상이 그들 자신과 주변에 대한 생각에 관한 설문 내용들과 함께 아카이빙 되어있다. 이 작품은 특정 지역과 시간대에 한정된 아카이브이지만, 동시대 젊은이들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그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담겨있다.

백승우_블로우 업 Blow Up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2005~7/2012

「블로우 업」은 표면적으로 평양의 사람들과 풍경을 찍은 북한 사진이다. 그러나 여기서 '북한'이라는 소재는 관객의 일차적 반응과 작가의 본래 의도를 서로 어긋나게 함으로써 작품의 의미 층을 풍부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제목에서 암시되어 있듯이 이 작품은 작가가 찍은 사진 들을 부분적으로 '확대하여' 성취한, 상당 부분 우연적 요소에 기댄 사진들이다. 북한에서 모든 촬영은 감시 하에서 이뤄지고, 촬영된 사진들 역시 정부의 검열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찍은 원본 사진들은 외부의 철저한 개입에 의한 것으로 작가의 시각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누가 찍어도 그 결과물이 유사한 장면들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진을 찍은 행위자(agent)가 작가 자신 임에도 불구하고 그 작품의 존재론적 근원을 작가에게 돌리기도 힘들다. 「블로우 업」은 촬영 시점에서 몇 년이 지난 후 필름을 꺼내어 그 중 새롭게 발견한 일부분을 몇 십 배로 확대하는 방법으로 도출된 이미지들로서, 여기서 '작가적' 행위는 작가의 예술적 전략과 비전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인환_이름프로젝트: 이반파티 Name Project: Ivan Party_ 벽에 페인트,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가변크기_2006~

오인환은 2004년부터 이반(게이)친구들과 함께 하는 연말파티를 열었고, 2006년부터 파티 참석자들의 그룹 서명과 이름으로 구성된 기념포스터를 제작해왔다. 그룹 서명은 파티 참석자들 모두가 서명을 중첩하여 만든 것으로, 게이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대부분의 파티 참석자들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공동체의 존재를 기록하고 시각화한다. 참석자의 이름은 커밍아웃한 경우에만 공개되고, 나머지 이름은 공개되지 않는다. 이반파티 포스터는 익명의 그룹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게이들의 일상의 기록 이기도 하지만 소수자의 익명성을 강요하는 사회적, 문화적 한계들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이미혜_국민취향 세트 Our Own Tastes_포맥스에 UV프린트, CNC cut, 식물지지대, 테이프, 가벽, 모래주머니_가변크기_2017(2018 재제작)

요즘 방송에서는 '먹방'과 '쿡방'에 이어 '집방' 열풍이 불고 있다. 과거 소유의 개념이던 집이 주인의 개성을 담는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자신만의 가치와 취향을 담은 집을 만들고자 하는 셀프인테리어 열풍이 불었고, 이와 함께 '온라인 집들이'도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제한된 수의 지인들을 초대해 손님상을 차려 대접하던 과거의 집들이 와 달리 온라인 집들이는 별다른 수고로움 없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잘 꾸민 집을 자랑할 수 있고 그들의 '공감'과 '댓글'과 '좋아요'를 통해 훨씬 더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 받고 있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이 올라오는 온라인 집들이 게시물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하나 같이 '내가 직접 고르고 구매해서 손수 리모델링한 나만의 스타일, 나만의 취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상은 최신 트랜드를 천편일률적으로 따르고 있는, 평준화되고 획일화된 스타일과 취향을 만나게 된다. 가히 '국민스타일', '국민취향'이라 부를 만하다.

이완_메이드 인 시리즈-대만, 태국, 미얀마, 베트남, 말레이시아 Made in Series-Taiwan, Thailand, Myanmar, Vietnam, Malaysia_ 단채널 영상, 생산품(설탕, 실크 슈트, 황금, 고무, 팜유)_01:15:22_2013~6

'메이드 인 시리즈'는 아시아의 근대 역사와 국가들 간의 관계, 특히 아시아 국가들이 근대화에 이르게 된 과정을 산업의 잔재들을 통해 되돌아보는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작가는 2013년부터 대만, 미얀마,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중국 등을 방문하여 산업화 과정의 다양한 형태의 노동을 몸소 체험하며 겪은 과정과 결과물을 비디오와 오브제로 제작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작가는 전통기법으로 생산품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보여준다. 현재 우리는 설탕, 황금, 팜유, 비단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제작되는지 알지 못하며 알 필요도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점점 더 몰라도 되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거대한 구조가 이끄는 방향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생산 과정의 전문화와 사용가치로부터 교환가치로의 전환이 인간의 소외와 수동적 삶을 초래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이지영_스페이스 시리즈 Space Series_피그먼트 프린트_150×195cm_2015

"내 작업의 비형식적 작가는 분명 도시외곽에서 활동하였다. 나도 그 곳에서 여러 대상을 담아내고 있다. 그 대상은 자연, 인위적 사물, 소리라는 이미지로 재현된다. 이미지 에서 나는 비형식적 작가의 의도를 '해석'하고 있었다. 분명한 의도와 분명하지 않은 의도가 있었으며, 심미적 이고 실용적인 기능적 의도도 있었다. 그러나 비형식적 작가의 의도에 대한 나의 유의미화 작업은 나의 주관성과 분명 연결되어 있다. 이 연결점을 '정서(情緖)'에서 찾는다. 비형식적 작가의 비형식적 의도를 움직이는 것은 비형식적 작가의 정서이며, 비형식적 작가의 의도를 해석하는 나의 작업에는 나의 정서가 원동력이 된다." (이지영)

전리해_자갈마당 Ja-gal-ma-dang_라이트 패널, 백릿 필름_105×75cm_2016~7

거리의 갈라진 벽면 위에 걸려있는 거울을 찍은 사진에서 거울은 그것이 걸려있는 벽면의 구성이자 그 맞은편에 있는 작가와 그녀가 서있는 장소의 타블로로서 거울을 둘러싼 모든 시공간과 포괄적으로 연결된다. 여기서 거울은 벽면이라는 장소 안에 위치하지만 벽면의 바깥인 정반대 의 공간을 지시한다. 반대로 전리해는 자신이 존재하는 장소 바깥의 거울공간으로부터 그녀와 자신을 에워싸는 장소를 바라본다. 자신이 거울에 집중할수록 그녀의 시선은 거울이 위치한 장소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우리는 태연하게 기울어져버린 영상 속의 성매매 집결지 로부터 우리의 기울어진 일상을 바라본다. 관습적이라는 미명하에 타자를 정의하고 타자화의 공간을 구축하는 삶의 기울기가 있는 곳, 우리의 일상을 떠도는 장소가 없는 장소로서의 헤테로토피아는 우리 스스로가 집단적으로 일상으로부터 소외되어 스스로를 타자로서 바라보거나 타자의 꿈을 꾸게 하는 현실 속의 비현실적인 공간이다. (생략) 전리해의 작업은 비현실적인 현실이 일상화된 우리의 삶의 풍경을 우리가 부재한 타자의 공간을 통해 바라보게 하고 있다.

전명은_네가 봄이런가(봄, 너는 잔인하다 말했던가)-목련과 개나리 You must be Spring (Spring is the cruelest season)-Magnolia and forsythia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20×80cm_2016

"봄이 오면 스멀대던 원인 모를 슬픔 위로 죄책감이 더해 졌다. 잿빛 지붕과 콘크리트 담벼락 사이로 폭죽처럼 터지는 목련 개나리 벚꽃이 예쁘고 화려할수록, 또 그만큼 끔찍하고 잔인하게 느껴졌다. 노랑은 희망이 아니라 다짐의 색깔이 되었다. 잊을 수 없다는 것 그 자체가 저항이 되었다. 목련이 피고 지면 4월 16일이 온다. 벌써 두 해째. 만개하자마자 그 꽃을 떨구는 짧은 봄날을 가슴 아프게 바라본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 검고 깊은 무능과 탐욕과 거짓의 바다 앞에서, 사라진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야 할까? 아이들은 여전히 그들이 별이 된 이유를 모른다. 봄과 꽃은 예쁘고 화려하고 끔찍하고 잔인하다." (전명은, 2016)

정아람_동료가 동료에게, 여성이 여성에게 Peer to Peer, Woman to Woman_ 디지털 영상, 화장실 휴지, 나무 구조물_가변크기_2017~8 정아람_공공 신체 프로토콜 Public Body Protocol_ 2채널 HD 영상, 사운드, 인쇄물_가변크기_2015/2018~

이 작품은 젠더 폭력과 혐오 범죄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면서 감시와 불안의 공간이 된 공중화장실의 큐비클 구조를 가져와 온라인/오프라인 공간의 젠더 위계적 응시에 저항하는 개인들의 시도들 간의 접촉을 만들어 잠재적 협력의 공간으로 제시한다. 설치 공간 안쪽에서 보이는 스캐닝 영상은 작가가 #화장실구멍 #몰카구멍 검색을 통해서 찾은 SNS상의 정보를 단서로 서울의 여러 화장실을 찾아가 구멍들을 휴지로 막은 흔적을 초소형 스캐너로 스캐닝하여 기록한 것이다. 큐비클 구조물의 바깥벽에 부착된 모니터의 동영상들은 젠더 위계적인 감시적 시선에 대응하는 여성 개인들의 행위에 대한 기록들을 초소형카메라의 특정 시점에서 재촬영한 것이다. ● 「공공 신체 프로토콜」에서 여성 퍼포머들은 하나의 앙상블이 되어 도심의 공공장소에서 퍼포먼스를 시연한다. 작가는 시위 진압 장면들에서 관찰된 행위로부터 퍼포먼스를 위한 매뉴얼을 만들고 이를 여성 퍼포머들의 상호 의존적이며 보조하는 신체적 접촉을 통해 협업자들 사이의 관계적 행위로 번역한다. 공공의 장소에서 또는 공공에 의해 개인의 신체가 다뤄지는 헤게모니적 질서와 프로토콜에 대해 질문하는 사회적 신체를 형성한다. 「공공 신체 프로토콜」의 첫번째 버전은 2015년 서울 중구 보신각 광장에서 시연되었고, 두번째 버전은 2018년 변화된 매뉴얼과 함께 전시공간이었던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이 위치한 장소에서 진행되었다. 두 카메라의 서로 중첩되면서도 각기 다른 시점을 사용하여 기록한 퍼포먼스의 영상을 각각의 매뉴얼과 함께 제시한다.

최선_나비 Butterflies_캔버스 6폭에 잉크_60×914cm_2014~8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사회 속 개인의 존재를 너무 허무하고 무의미하게 만드는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한 명 한 명의 보이지 않는 숨길을 드러내는 작업을 구상하게 되었다. 「나비」 프로젝트는 2014년 안산의 길거리에서 마주친 외국인 노동자들과 처음 시작하였으며, 참여자들로 하여금 다르면서도 엇비슷한 인간의 숨길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게 했다. 참여자들은 관념적으로만 인식하기 쉬운 자신의 숨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강렬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뿐 아니라 뉴욕에서도 이루어 졌으며, 앞으로도 종교와 국경, 성별과 장애 등의 경계 없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이질적인 개인들이 동일한 숨을 가지고 만들어내는 이 작품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작가는 누구이고 또 예술작품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미술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하나의 담론을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최선)

홍영인_침묵하는 북 Silent Drum_면천에 자수_295×350cm_2014

이 작품의 원래 이미지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1974년 판에서 발견되었다. 이 잡지를 위해 사진을 찍은 H. 에드워드 김은 북한에 입국한 최초의 미국 포토저널 리스트였다. 이 작품은 내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시리즈 중 하나로, 일정 기간 동안 탐구하지 않은 시기의 순간들을 다룬다. 여기서 나는 발견된 이미지를 확대하여 (1974년에 처음 게재된) 북한의 희귀한 모습으로 구성하고, 그것을 복잡한 자수 작업으로 변형함으로써 그 순간을 다룬다. 나는 역사의 특정한 시간을 포착하고 고정시키기 위해 자수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것은 기억화와는 다른데, 이유는 나 자신이 한국전쟁을 겪지 않았지만 오히려 어린 시절부터 전쟁의 유산을 가지고 살았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의 관점에서 역사의 특정한 순간들을 되살리는 데 더 관심이 있다. 왜냐하면 역사는 다른 형태로 우리와 함께하고 멀리 사라지는 대신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홍희령_마음에 지우다 Erase or Burden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6

'지우다.' '지워지다.' 이와 같이 발음과 표기는 동일하나, 대상에 따라 연상되는 의미는 동일하거나 상이할 수 있다. 예컨대, '종이에 쓰여진 문구를 지우개로 지우다' 와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우다'는 확연히 다른 의미이듯,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수많은 단어와 문장 속에는 양면성이 공존하며, 동시에 무한한 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렇듯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외적 권위가 부여한 고정된 의미란 언제든 파괴될 수 있으며 어디에서든 완전하고 절대적 의미는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나는 사유의 관점을 다각도로 제시하고자 해왔다. 이를 위해 관습적 사고와 보여 지는 이미지가 만들어내는 충돌에 주목하여 다양한 오브제에 투영된 의미들을 관객 참여형 행위로 유도하여 재표출한다.

엔리케 라미레즈_국경 넘기 Cruzar un muro_단채널 영상_00:05:12_2014

이 작품은 세계인권선언 제 13조에서 영감을 얻은 영화이다. 세계인권선언 13조는 "모든 사람은 자신의 나라를 포함하여 모든 국가를 떠날 권리와 자신의 나라로 돌아갈 권리가 있다"고 단언한다. 이 작품에서 대기실, 즉 '어딘가' 에 위치한 이민 문제 관공서는 우리 시대의 모든 인간의 열망을 수렴하는 시나리오이다. 꿈꾸고, 여행하고, 넘나들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국경 내에서 이동과 거주의 자유를 위한 권리 또는 그들의 출신국가로 돌아갈 권리를 가진 모든 사람들의 기다림, 확신, 갈망 그리고 권리. 이 모든 것이 이러한 허구와 현실의 시나리오에서 은유적으로 재현된다.

팅-팅 쳉_The Colour Chart Project(Imperial Red, India Green)_ 디지털 C 프린트_62×62cm×4_2014

이 프로젝트에서 팅-팅 쳉은 런던의 아시아 매장에서 발견한 음식 재료들을 (정치적 의미를 지닌 색상들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여기서 오브제들은 '서양'의 맥락에서 상대적으로 "이상한(weird)" 또는 "신비한(mystical)" 것으로 간주된다. 그들의 모순되는 기원과 목적지는 이민자로서의 그들의 지위를 나타낸다. 작가는 중간(in-between)의 상태, 즉 서양과 동양의 혼합을 만들어, 아시아성(Asianness) 이라는 만들어진 개념을 문제시하며, 색상 차트로 자의적인 이름들을 사용하여 "규범"에 대한 정의에 의문을 제기하고, 또한 오늘날 이러한 런던의 식량 수입을 이민과 식민화의 역사와 병치시켜나간다.

플로 카세아루_출동 We Are On the Way_단채널 영상_00:21:25_2012

이 작품은 아마도 물을 가득 실었을 것 같은 소방차가 탈린(Tallinn, 에스토니아의 수도)의 주거지역 거리를 시속 5~10킬로미터 속도로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비디오 설치작품이다. 위급한 현장에 도착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여야하는 소방차는 길을 따라 정처 없이 계속 어슬렁대면서 구조할 가능성을 잃어버리고 있다. 이 작품은 소방차와 소방관들이 도착하여 누군가를 구조할 가능성을 점차 상실하여 비현실적이 되어가고 있는 과정을 보여준다. ■ 대구예술발전소

전시연계 특강    장소: 대구예술발전소 1층 강의실    ○ 3. 28.(목) 18:30 / 컨템퍼러리 아트란?       김기수(예술감독)    ○ 4. 11.(목) 18:30 / 현대 미술가는 어떻게 작업하는가?       오인환(현대미술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교수)    ○ 4. 25.(목) 18:30 / 현대 기획자는 무엇을 기획하는가?       박만우(기획자, 대전문화재단 대표)    ○ 5. 9.(목) 18:30 / 현대 비평가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강효연(비평가, 누스페어 동시대미술연구소장)    ○ 5. 23.(목) 18:30 / 현대 미술사학자는 무엇을 기록하는가?       박소영(미술사학자, 영남대학교 강사)

Vol.20190320h | What Is Contemporary Ar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