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된 풍경 Staged Space

홍수정展 / HONGSUJUNG / 洪受廷 / painting   2019_0321 ▶︎ 2019_0413 / 일,월,공휴일 휴관

홍수정_다정한 외면 Kind Disregar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5.5×53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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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정 블로그_blog.naver.com/artartist0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소노아트컴퍼니 sonoartcompany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공휴일 휴관

소노아트 SONO ART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8길 5-12 (연희동 287-11번지) 1층 Tel. +82.(0)2.3143.7476 www.sonoart.co.kr

작가 홍수정이 표현하고자 하는 공간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개별적인 그것이 아니라, 누구나가 공유하고 비슷한 감정을 나누는 곳이다. 작가가 밝히는 이러한 생각은 아마도 개인으로써의 소양과 작가로써 작품을 대하는 태도 역시 함께 내포되어 있다고 본다. 2016년 홍수정의 『For You』展에서 필자는 작가의 작품 가운데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등장인물로써 '소녀'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 한 바 있다. 작가 본인이기도 할 것이고, 관람객 누구나가 느꼈을 성장기의 성장통과 같은, 내면의 어렴풋한 지난 고통에 대한 작가의 혼잣말이 내포된 형상들과 이미지들을 구연하는데 있어서 독특하게 표현되고 있는 선적인 요소들 그리고 파스텔 톤의 색감들이 가지고 있는 따스함. 이러한 대략적인 설명으로 다 이해되기 어려운 개성이 그 안에 묻어 있었다. 이후 여러 해가 지난 뒤 다시 마주한 작가의 작품에서는 구체적인 소재들, 예컨대 '브로콜리'나 '두부'나 크게는 '소녀'의 형상 보다는 그 전에 선보였던 부유하는 듯한 곡선과 꼬임, 그로 인한 율동과 색들의 움직임이 전면적으로 등장했다.

홍수정_몹시 mop-ssi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6×72.7cm_2018
홍수정_어떤 숲 A Certain Fores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6×72.7cm_2019
홍수정_motion 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6cm_2019

크게 작가가 구축하는 이미지 요소들인 동양적인 선, 얇게 발린 색감, 무언지 알 수 없으나 구지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하더라도 괜찮은 감성 등은 어쩌면 작게 보자면 작품에서, 그리고 조금 더 확장하자면 전시장에서, 거기에 더 확장해서 넓은 의미로 읽어 내자면 인생을 대하는 삶의 태도로까지 드러나기 마련이다. 작품에서 작가가 연출한 공간, 즉 조성된 공간이라고 하는 것이 그 너비를 얼마만큼으로 염두해 두느냐에 따라 영역의 폭이 달라지고 포함된 공간의 포괄적인 주체들 혹은 그 안에서 함께 숨 쉬는 이들의 분포도가 달라지는 차이가 있겠다. 그러나 이는 결국엔 그 모든 것들이 만들어낸 주체자인 작가와 조성된 공간의 동반자인 관람자들이 다 같이 존재한다는 대에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 싶다. 작가가 조성한 연출된 공간이라는 것이 제작자와 관찰자 모두가 공유하는 곳이다. 어느 멋진 날 눈부신 햇살을 함께할 누군가가 없더라도 그 햇살이 따사로움을 느끼는 생명부지의 어떤 존재의 유무만으로도 내가 숨 쉬는 이 순간에 대해 평범한 감사와 안위가 따르기 마련이다. 홍수정의 태도가 그러한 유사점이 있다고 하겠다.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면서도 그녀가 표현하는 선들은 한국화의 형태감이 드러나는 리듬감이 존재하고, 원색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겨우내 차가운 대지 밑에 자리 잡고 있다가 봄기운에 가장 먼저 땅을 뚫고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마냥 사려 깊은 관찰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톤의 변화가 존재하는 공간, 그곳이 바로 작가 홍수정이 연출한 공간이다.

홍수정_motion 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6cm_2019
홍수정_부드러운 공간 soft spac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각 20×20cm_2019
홍수정_소리가 나지 않게 soundlessl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65.2cm_2018

홍수정이 조성한 그곳, 연출된 공간에서 필자는 사려 깊은 관찰자가 되어 본다. 필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작가의 작은 움직임과 소삭임, 망망대해의 큰 파도가 아니라 작은 출렁거림이다. 밝은 눈을 가진 관찰자가 마주할 이와 같은 이미지들을 많은 관람객들이 경험하기 바란다. 각자의 해석이 다양하게 갈리게 될 형상들은 그렇게 다시금 새롭게 탄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가 조성하고, 관람객 각자가 해석하는 공간으로 말이다. ■ 이진성

Vol.20190324c | 홍수정展 / HONGSUJUNG / 洪受廷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