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경계

디오티미술관 기획展   2019_0405 ▶︎ 2019_0825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임창민_우관호_미술관 소장품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디오티미술관 DOT MUSEUM 부산시 금정구 금샘로 35 Tel. +82.(0)51.518.8480 www.dotmuseum.co.kr

일상의 경계 ● 디오티미술관은 일상 속에서 예술을 발견하고 감상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 다양한 장르, 소재, 대상을 다룬 작품을 폭넓게 소개하고, 관람객이 조금 더 적극적인 감상자이자 참여자가 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창작물의 결과로서 작품을 전시하는 전통적인 전시 형태를 넘어 작품을 매개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 『일상의 경계』는 이러한 방향성 아래, 미술관이 수집해 온 소장품과 우관호, 임창민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 일상이란 매일 흘러가는 시간과 풍경이 쌓여 만들어지는 경험의 과정이다. 작가는 이처럼 누구나 겪는 일상이라는 경험 과정을 자신의 통찰력으로 해석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여 작품으로 표현한다. 즉, 우리 모두의 경험은 일상인 동시에 예술의 일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달리 말해, 예술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있고, 예술 속에 우리의 일상이 담길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경험될 수 없듯 예술 또한 같은 의미로 해석되지 않는다. ● 작가의 일상 속 경험이 자신의 작품과 미술관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예술 속으로 들어왔다면, 관람객은 다시 관람객의 일상 속으로 들어오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이것은 관람객이 적극적인 감상 행위와 진솔한 마음으로 작품을 바라볼 때 가능하다. ● 본 전시는 작품에 대한 감상 행위가 어떻게 관람객의 일상과 만나는지를 살피려 한다. 이 과정에서 하나의 전시는 관람객의 경험의 수만큼 다양한 의미로 증폭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의 경계』 전시로 디오티미술관과 관람객이 작품을 통해 소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임창민_into a time frame-Summer in Kyoto V1_피그먼트 프린트, LED 모니터_108×72cm_2017
임창민_into a time frame_피그먼트 프린트, LED 모니터_110×165cm_2014

임창민_동시적 순간 ● 임창민은 공간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자연의 풍경을 포착한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거나 어떤 공간에 머물렀던 찰나의 순간이 프레임이 되고, 그곳에서 마주했을 법한 풍경이 다시 프레임을 통해 펼쳐진다. 작품 속에는 서로 다른 공간과 시간이 단절된 듯 보이지만 동시에 교묘하게 연결되어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더욱이 작품이 놓인 벽면의 맞은편 통유리창에 펼쳐진 미술관 바깥 풍경은 작품과 대치되는 동시에 작품 이미지의 일부인 것처럼 느껴진다. 단 하나의 풍경과 시간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공간이 이처럼 포개지고 섞이며 관람객은 '내가 지금 여기 있다'는 존재감을 느끼는 동시에 '이러한 시공간이 진짜 존재를 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작품 속 풍경은 허구일지 모르지만 각자의 기억과 경험에 따라 지금 이 순간에 느끼는 어떤 감정은 그 자체로 실재적인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작품 속 또 다른 프레임인 '창'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 외부와 내부의 풍경, 사진과 영상의 경계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장치인 동시에 관람객의 기억과 경험을 연결해 주는 통로가 된다. 이처럼 임창민은 작품을 마주한 개인의 현재 경험이 감상의 중요한 바탕이 되어 작품과 일련의 상호작용하여 일상과 예술의 열린 결말을 중요한 의미로 삼고 있다.

우관호_apophenia_세라믹_가변설치_2019
우관호_일만개의선물_세라믹_가변설치_2019

우관호_채집하는 기억 ● 멀리서 보이는 무수한 점을 따라 들어가면 층층이 쌓인 작은 오브제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너무 작아 모두 동일한 형태로 착각할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다. 비슷한 듯 모두 다른 형태를 띤 이 형상들은 아이의 두상이거나 너구리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작가에 의하면, 아이의 두상은 인간의 본질을, 너구리(너구리는 사람들에게 행운과 재물을 가져다준다는 일본의 속담에서 타누키(너구리)를 가져왔다)는 인간의 본능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작가가 그동안 진행했던 '일만 개의 선물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 있다. 일만 개의 선물은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한 후 오브제를 선택하여 가져갈 수 있다. 관람객은 미술관에서 가져간 작품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에서 자신만의 방식대로 촬영하여 작가에게 사진으로 전달하는 소통 방식은 관람객이 작품에 집중하게 만든다. 어떤 작품을 가져갈지 결정하는 것은 짧은 순간이지만 이러한 행위는 자신의 미적 취미를 반영하며 더 가져가고 싶은 욕심 앞에서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이기도 하고 사회적 규범들을 떠올려 보기도 할 것이다. 작품을 감상하고 선택하여 소유하기의 방식으로 관람객을 통해 작품이 소비되고, 흥미롭게도 관람객의 경험이 담긴 또 다른 작품으로 해석되어 전시실에 사진으로 채워진다. 이는 예술이 일상으로 들어가 소통하길 원했던 작가가 작품을 통해 관람객과 친근하게 대화하기 위한 방식이기도 하다.

오순환_얼굴_석판화_Ed 4/40_112×77cm_1997

소장품_발견의 경험 ● 그동안 디오티미술관이 수집해온 작품 중 개인의 다양한 시선, 행동, 모습을 작가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일상의 경계』는 관람자가 어떠한 방식과 태도로 작품을 바라보는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개인의 경험이 작품과 함께 어우러지며 감상의 결과로 나타난다. ● 동일한 여성의 얼굴 각도, 눈빛, 시선에 초점을 둔 '오순환'의 작품은 한 사람이 마치 대사 없이 표정과 몸짓만으로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듯하다. 한 여성의 각기 다른 시선과 표정은 우리의 일상에서 겪는 만남과 상황에서 표현하지 못한 감정을 대변한다. 그 속에서 관람자가 자신을 발견하고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안창홍_낮잠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116.5cm_2012
이진이, 안창홍_디오티미술관 소장품

무기력한 모습으로 소파에 몸을 걸치고 앉아 있는 두 여인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으로 움직임의 찰나를 포착한 것처럼 묘사된 '이진이', '안창홍'의 작품은 비슷한 듯 다르게 느껴진다. 작품은 아주 사실적이고 직관적으로 표현되어있어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흐트러진 모습이거나,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무의식의 모습일 수도 있다. 이질적이고 거부감이 느껴지는 반면 익숙하고 다시금 시선이 가는 모습은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다. 우리를 둘러싼 규범과 사회 속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모습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 김수아

Vol.20190405j | 일상의 경계-디오티미술관 기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