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The Relationship

김재원展 / KIMJAEWON / 金才媛 / sculpture   2019_0410 ▶︎ 2019_0416

김재원_The Shape of The Relationship 1_세라믹 오브제_20×20cm×30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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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 Tel. +82.(0)2.737.4679 www.gallerydos.com

일상을 살게 하는 육체의 힘 ● 인체는 무수한 근육들이 결집하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며 그것은 우리 몸의 움직임을 가능토록 한다. 근육은 우리가 쓰는 힘의 원천이고 또 우리는 몸에 힘을 줄 때 근육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며 스스로 다시 한번 살아있음에 안도하곤 한다. 이처럼 근육은 에너지, 힘이라는 개념의 대표적 상징이 되었고 고대 조각에서부터 이어진 인체상에 나타나는 근육은 주로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힘을 대변한다. 김재원의 조각에는 그러한 인간의 형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 대신 쉽게 알아볼 수 없는 형체로 강한 추상성을 띠고 있는 작품들에는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진다. 작가는 몸 곳곳의 근육이 튀어나와 있는 순간이 바로 힘의 최대치를 발현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생각하여 근육과 에너지가 폭발하는 육체를 표현한다. 외적인 육신의 형태에서 탈피한 작가는 근육 속에 내포되어있는 힘만을 가져와 간결한 형체 속에 그 에너지를 삽입한다.

김재원_The Shape of The Relationship 2_세라믹 오브제_24×22×14cm_2019
김재원_The Shape of The Relationship 3_세라믹 오브제_50×40×40cm_2019
김재원_The Shape of The Relationship 4_세라믹 오브제_53×37×28cm_2019
김재원_The Shape of The Relationship 5_세라믹 오브제_46×15×23cm_2019

단순한 형태는 언제나 상상의 여지를 남긴다. 어떻게 보면 우연적인 결과물인 것 같은 추상적 형상은 알게 모르게 인체와 유사하게 느껴진다. 이는 우리에게 많은 추측과 상상을 낳게 하지만 실제 육체를 보는 듯 묘한 기시감 또한 느끼게 한다. 이렇게 표면적인 형상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우리는 그 안에서 인체를 표현한 작가의 의도를 인지할 수 있으며 더불어 주관적 해석까지 펼쳐볼 수 있게 된다. 이것은 김재원이 해왔던 인간의 근원적인 에너지에 대한 탐구가 고스란히 작품에 투영되었기 때문이며 작가는 이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정신적인 힘과 육체적인 힘의 존재를 이토록 간결한 형태로 증명한다. 작가는 인간의 몸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힘은 바로 의지라고 여긴다. 결국 우리를 행동하게 하는 원동력은 정신, 즉 의지에서부터 온다는 명제를 깨닫고 그러한 의지가 가진 에너지에 집중한다. 맹목적인 의지가 신체로 전달되어 우리는 어느새 치열하게 삶을 지속하게 되며 이는 작가의 작품에서 보이는 힘과도 같다. ● 신체의 근육을 연상하게 만드는 주물러진 자국들에서는 흙에서 그리고 작가의 손에서 나온 또 다른 힘이 있다. 김재원의 형상에 은근한 역사나 시간이 느껴지는 것 또한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구석구석 작가의 손때를 거쳐 탄생한 조형물들은 마치 땅속에서 힘겹게 자라 올라온 식물처럼 강한 생명력을 내뿜는다. 또한 모든 사실적 표현을 배제하고 오로지 에너지만 가지고 만들어진 조형은 사실적 인물의 형상을 띨 때 보다 더 많은 힘이 응축되어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작품의 크기와도 상관없고 보이는 모습과도 상관없이 전해지는 내면의 것들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준다. 이처럼 작가가 조물주로서 만들어낸 인체 조각상들은 더는 시각적 아름다움에 연연하지 않고 내재한 힘에만 몰두한 모습을 띠며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우리에게 신비감을 자아낸다.

김재원_The Shape of The Relationship 6_세라믹 오브제_29×30×27cm_2019
김재원_The Shape of The Relationship 7_세라믹 오브제_57×20×15cm_2019

커다란 힘을 지닌 맹목적 의지는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지만 이에는 그만큼의 고독과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작가는 이렇게 쉼 없이 달려온 삶을 사랑이라는 절대적인 힘으로 마무리 지으려 한다. 사랑은 맹목적인 의지와 같이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매우 부드럽고 감성적인 영역이며 그동안 의지를 따라 살아왔던 삶의 외로움을 치유해 새로운 생을 시작하게 하는 또 다른 원동력이 된다. 작가는 결과적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의지에서 출발하여 사랑으로 도달하는 긴 이야기를 그린다. 김재원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예술작품을 통해 보여주며 관객과 함께 공유하고 공감의 여지를 열어둔다. 우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삶의 밑바탕이 되는 에너지를 되새기며 힘을 얻고 또 계속해서 다가올 미래의 일상을 살아갈 것이다. ■ 김문빈

김재원_The Shape of The Relationship 8_세라믹 오브제_49×40×27cm_2019
김재원_The Shape of The Relationship 9_세라믹 오브제_62×38×33cm_2019

나는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의지'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어떤 맹목적 의지, "이 세상 모든 것은 이성의 작용에 의한 것"이라는 서양철학의 오랜 신념에 대해 "그렇지 않다! 인간의 육체는 의지가 객관화된 존재다”라고 주장해 반기를 들었던 쇼펜하우어에 동의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의지가 객관화된 육체를 가지고 세상을 경험하게 되고 또 세상을 의지로서도 경험하게 된다는 이런 '삶의 자연성'을 나는 작품에서 구현해보기를 소망한다. ● 나의 의지(Will) 시리즈들은 이런 착상 속에서 출발하였다. 작품에서 인체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경우, 불필요한 의도나 목표가 드러날 위험이 있기 간결하게 나타내려했고 균형과 형태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고자 하였다. 이들 작품을 통해 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의지에 관한 에너지를 관객 또한 느끼고 호흡하는 것이다. 예술 작품이란 '돌연하게우리 눈 앞에 있는 무엇'인데 이것이 우리를 기억으로부터 혹은 생의 근원적 질문으로부터 건져 올려져 우리를 끝내는 치유와 회복의 힘으로 약동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일종의 제의 기능을 한다고 믿는다. 나의 작업이 무료하고 반복적인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생각해 볼 시간을 갖고, 고통 속에 힘든 나날을 보내는 사람에겐 공감을 통한 치유의 기능까지도 하길 염원한다. 음양오행에서 흙은 음양으로 보자면 양(陽)이요 방위로는 중앙(中央), 그 성질로 보자면 조화와 완성의 상징체다. 나는 흙에서 오로지 인간이 무언가를 이겨내기 위한 힘만이 느껴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계속해서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의지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연구한다.

김재원_Will_undo#1_세라믹 오브제_20×30×15cm_2018

Shape of Relationship 신작에 관한 노트 ● 사랑은 삶의 원동력이다. 내가 기이해지는 것도, 평범해지는 것도 다 사랑의 현상이다. 이 신비한 힘은 인류의 과학문명이 발전하여 새로운 세상이 거듭됨에도 불구하고, 사랑에는 전통도 사상도 혁명도 없다. 사랑은 올곧고 정의내리기 힘든 절대적인 힘으로 흘러왔다. 그것이 이룩한 많은 것들이 사람을 살게 한다. 사랑은 보완이자 상생이다. ● 에리히 프롬은 그의 저서 『사랑의 기술』에서 인간이란 근본적으로 고독한 존재이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서로 사랑한다고 언급했다. 우리는 모두 결핍되어 있고 고독하다. 나는 여태껏 맹목적의지가 내재된 한 인간의 몸짓을 표현해왔다면 이제는 둘 이상의 관계를 통해 표출해내는 사랑이라는 에너지를 말하고 싶다. 그것은 이 세상에 속한 모든 관계에서 생성되는 감정의 증폭을 내포한다. 관계라는 말로 하이데거는 인간에 대한 존재의 관련을 표현한다. 이는 사회적인 유대관계나 남녀간의 사랑관계 모두 포함된다. 두 사람의 몸짓을 추상화함으로써 얻어지는 형태는 홀로 일어서려는 몸짓보다도 강한 시너지 효과를 낸다. 존재의 확립을 위해서는 관계가 필요하며 그것을 의지의 몸짓에서 출발하여 관계로 완성시키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다. ■ 김재원

Vol.20190410c | 김재원展 / KIMJAEWON / 金才媛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