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소음

김미미_서한샘_정지선_정정展   2019_0415 ▶︎ 2019_0426 / 주말,공휴일 휴관

231분의 1_잉크젯 프린트_697×200cm_201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스페이스 D SPACE D 서울 강남구 선릉로108길 31-1 로프트 D B1 Tel. +82.(0)2.6494.1000/+82.(0)2.508.8400 www.spacedelco.com

'서울'의 발전은 '도시'라는 거대한 환상을 만들어낸다. '도시'에 대한 환상은 강력한 인력(引力 )으로 작용해, '도시'에서 살아야 한다는 일념을 작용시키고 스스로를 묶어두도록 만들었다. 전시를 기획한 우리는 '서울'과 인연을 가지며, '도시' 라는 접점으로 만났다. '서울특별시'는 '아파트'라는 현대적인 장소성을 통해 우리가 '아파트 키드'로 자라나게 하였고, '강북'이라는 '서울'의 구도심에서 현재와 과거의 문화적 교류와 변동을 느끼도록 하였다. 또 다른 이는 타국에서 태어나 서울의 '중심 도시' 안에서 수차례의 이사를 다녀왔으며, 현재 아현동의 '아파트' 까지 이주를 통해 다양한 각도의 '도시'를 바라보고 자라왔다. ● 이렇게 서로 다른 분위기에서 나고 자랐지만 서로의 접점인 '도시'라는 환경 안의 '삶'을 중심적으로 다루기로 하였다. 빠르게만 흘러가는 '도시'의 시간... 구태여 우리는 무엇을 위해, 그리고 무엇을 바라보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게 되었다. 먼저 '아파트'와'주택'이라는 주거환경에 주목하였으며, 우리가 바라본 것을 전시의 형태로 이야기 하려한다.

갈색무음_잉크젯 프린트_가변설치_2019
도시드로잉_종이에 흑연_46.8×63.6cm_2019

'도시'라는 환경이 보여주는 환상 중, 우리가 주목한 모습은 '도시'가 주거의 형태로 개인을 집단화 시킨다는 점. 그리고 통신과 교통으로 시간을 가속화하여 에너지를 빠르게 소비하도록 만들어 한 개인이 일상을 음미하는 감각을 마비시키고, 획일화 하여 고유한 존재를 고립시킨다는 점이다.  ● 이로써 '도시'는 환경을 통해 개인의 이탈을 막으려 하고,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하지만 과연 인간의 삶은 '도시'의 부품으로써 움직이는 것이 옳은 일일까? 일상이 무시되고 존재가 고립되는 것을 당연하게 지켜봐야 하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에서 출발해 우리는 도시의 환상과 일상에 주목하며 전시로 보여줄 것이다.

도시수집물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9
미아리 탐험기_잉크젯 프린트_가변설치_2019

1. 도시의 환상, 아파트 ● 아파트는 가장 획일적이고 표준적인 형태로 개인에게 편리함과 쾌적함을 제공하는 안전한 장소이다. 과거 정부 주도하에 이루어졌던 공동주택개발의 초기 서민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해 오늘날엔 중산층의 라이프 스타일이 반영되어 고급형 주거단지의 환경을 조성해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아파트를 도시의 중산층과 안락한 삶을 상징하는 일종의 유토피아와 판타지로 인식하였다. ● 층층이 쌓여가는 높이와 그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통해 바쁘게 일률적으로 움직였고, 외부와의 폐쇄를 강조하는 구조는 일종의 익명의 상징. 그리고 그 익명성은 얼핏 보면 아무렇게나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듯 했으나 그것도 아니었다. 주민들은 같은 방향에서 햇빛을 받고, 같은 구조 속에서 움직였으며, 같은 규칙에 얽매여 있다. ● 유토피아로 보였던 아파트 단지의 조성은 어느 순간부터 도시성을 파괴할 뿐더러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을 철저히 분리시키고 획일화된 동선 안으로 개인을 밀어 넣는다. 더욱이 단지 내에서 개인의 개성 있는 생활은 타인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하고 이웃에 대한 방어 심리를 드러낸다. 어쩌면 이러한 아파트의 모습은 사회와 닮지 않았을까?  

백색소음展_스페이스 D_2019
백색소음展_스페이스 D_2019
백색소음展_스페이스 D_2019

2. 잡음, 소음 그리고 일상 ● 이웃에게 개방적인 세대는 노인과 어린이들 뿐. 점점 젊은 세대로 갈수록 사생활을 중시하고 이웃에 대해 배타적이며, 기성세대에 의해 길들여진 주거선택방식으로 전 국토가 아파트의 형태로 묶여버리는 것에 대해서도 무딘 것이 그들의 실상이다. 게다가 도시 안에서 이뤄지는 재개발은 이제 우리 세대에게는 너무도 익숙해진 현상이다. ● 하지만 이렇게 마을이 사라져 감에도 불구하고 도시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전히 존재하는 것들이 있다. 획일화되어가는 도시에 소음과 잡음을 끊임없이 내던지며 중산층들의'아파트 게임'을 방해하는 잔존들. 쪽방촌 노인, 다문화 이주민, 여관, 다방, 길고양이 급식소, 주차금지, 쓰레기 금지, 화려한 간판, 불법전단지, 콘크리트를 뚫은 잡초...  이들은 안락해야하는 도시의 풍경을 방해하기도하고 누군가는 이것들을 공해라고하며 불편해하고 쓸모없는 것들로 취급한다. 하지만 그 마저도 이제 도시인들에게는 너무도 익숙하고 일정한 스펙트럼을 가진 백색소음이 되어갈 뿐이다. ● 전시를 통해 우리는 도시의 백색소음 안에 존재하는 고주파들을 척출해내고, 이를 통해 쾌적하지만은 않은 소음과 잡음들을 보여줄 것이다. 동시에 중산층과 유토피아를 상징하는 아파트와 도시 위의 그것들을 방해하는 잡음, 소음의 고유한 일상들을 견주어 보며 도시 안에서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의 질긴 생명력을 함께 이어나갈 것이다. ■ 정지선

Vol.20190415a | 백색소음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