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iophilia

김안나展 / KIMANNA / 金安那 / installation   2019_0430 ▶︎ 2019_1006 / 월요일 휴관

김안나_Shaking Tree_단채널 비디오_00:05:00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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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안나 홈페이지_https://www.an-kim-na.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료 / 1,000원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향촌문화관 HYANGCHO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중앙대로 449(향촌동 9-1번지) Tel. +82.(0)53.661.2331 hyangchon.jung.daegu.kr

Heliophilia_감각적인 인간 세상 ● Heliophilia란 전시 타이틀은 '햇살을 좋아한다'란 의미로 김안나 작가의 긍정적인 성격을 반영하고 있다. 작품들은 대부분 밝은 이미지로 구현되다 보니 작품 속 이미지와 색채를 보면 미술사의 흐름을 보듯 빛을 통해 자연의 풍광을 담아내는 인상주의풍의 그림처럼 화사하다. 동시에 상징주의에서 초현실주의로 그리고 가상현실로 이어지는 작가의 작업 성향은 미국에서 자연스럽게 서양미술사를 접해서인지 그 흐름도 부드럽게 연결된다. 그런데 이 낯선 느낌은 뭘까? 아마도 생성과 소멸, 현실과 환상, 과거와 미래가 하나인 듯 혼재된 풍경으로 펼쳐지기 때문일 것이다. 작품 속 이미지들은 이중적 기호들을 동시에 담고 있다. 작품 속에서 펼쳐지는 세상은 압축된 우리네 세상이면서 동시에 지구의 생성기를 보듯 지구가 막 생태계를 시작하는 단계로 비친다.

김안나_Carry On_5채널 비디오_00:05:00_2019

'Helio-'는 태양을 뜻하는데 태양의 색인 금(gold)에 대한 작가의 남다른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금은 이미 구약성서 창세기에 기재되어 있고, 그리스인들의 화폐로 사용되었다.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에서는 다량의 금제품들이 출토되었고, 중세에 와서는 연금술로 발달시킬 만큼 금은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마르코 폴로의 모험이나 콜럼버스 항해의 첫째 목적은 금을 구하고자 함이었다고 한다. 이후 부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금이자 자본주의 사례로 이야기되는 캘리포니아 골드러시 등 금과 관련해 일련의 과정을 되짚어 보건대, 작가는 '금을 갈구하는 인간의 욕망' 그리고 '태양 혹은 생을 갈구하는 인간의 욕망'을 동일시한다. 바로 단순히 부를 추구하는 인간의 헛된 욕망이 아니라 생의 가치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김안나_Carry On_5채널 비디오_00:05:00_2019

그래서일까, 작가는 작품 속에 해를 온종일 띄워놓았다. 이는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이 갈구해온 해(금과 동일시되는 해)라는 대상을 작가는 작품 속에서 영원히 취함으로써 어두움이자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여겨진다. 이어, 땅을 뚫고 나오는 나무에서 이내 시들고 사라지는 나무의 반복적인 모습을 통해 생과 사의 신비로움과 아쉬움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자연의 원리 또는 동양의 윤회 사상을 통해 인간사의 생과 사를 이해하기 위한 작가만의 방법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현실과 가상의 모호한 풍경을 구체화함으로써 윤회와 천국 이미지를 결합해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동양과 서양의 사상을 합쳐놓은 듯하다. 때론 자연에서 접할 수 있는 줄기의 이미지와 아주 기하학적인 도형의 결합으로 과학과 자연계의 현상을 조화롭게 보이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 또한 김안나 작가의 작품을 통해 접할 수 있는 특징이라 하겠다.

김안나_Undying Love_혼합재료, 단채널 비디오_200×200×200cm, 00:05:00_2019

작품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삼각형의 형태가 있다. 피라미드의 형태처럼 견고한 4개의 삼각형 변이 서로 맞대어 균형을 이룬 모습이다. 이러한 형태는 과학자이자 건축가인 버크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의 시너제틱스(synergetics)를 바탕으로 한 측지면 다면체에 대한 이론을 반영한 것이다. 반구형 형태의 돔(geodesic dome)을 구성하는 '삼각형 요소(4면체)'가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구조 전체에 구조적 응력을 분산시켜 매우 큰 하중에 견딜 수 있게 설계되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을 작품에 반영, 작가는 유기적인 형태의 식물을 영상 속에 등장시키면서 동시에 이를 견고하게 유지해줄 수 있는 과학적 상징물로 '돔의 삼각형 요소(4면체)'를 배치한다. 때론 설치작품에 입체적으로 반영시키기도 하는데 이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바라는 작가의 바람이자 자연과 함께하길 바라는 인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김안나_Undying Love_혼합재료, 단채널 비디오_200×200×200cm, 00:05:00_2019
김안나_Undying Love_혼합재료, 단채널 비디오_200×200×200cm, 00:05:00_2019

김안나 작가의 또 다른 출품작, 흔들리는 나무 영상이 있다. 이 작품은 하나의 흔들림이 생겨나고 그 흔들림이 동조를 이끌어 함께 움직인다는 것인데 다시 말해 시너제틱스(synergetics)의 결과로 새로운 움직임을 통해서 성장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사운드 효과로 미국의 미니멀 음악가 스티브 라이히의 "18명을 위한 음악"(Steve Reich : "Music for 18 Musicians")을 작품에 적용했다. 이 음악 또한, 작가의 시너제틱스에 대한 믿음이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바로 화합과 조화를 통해 창조되는 묘한 아름다움을 강조한 것이다. 이렇듯 작가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보면 자연과 인간, 생과 사, 현실과 가상, 현재와 미래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의 문제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조화시키고 있다. 김안나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하면 낯설다. 그리고 이내 이해가 된다. 그리고 편안해진다. 이러한 복합적이면서도 흥미로운 느낌을 관람객들도 편안하게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강효연

김안나_To you with love_종이에 포로젝션 맵핑_180×140cm, 00:05:00_2019

빛, Desire, Gold ● 요번 전시가 있는 향촌문화관은 일제시대에 영남지역의 첫 상업은행이였고 기획전시실은 은행의 금고였다. 이런 역사적으로 그리고 상징적으로 무거운 공간을 전시공간으로 적용할 때 어떤 장소특정적 ('site-specific') 작업이 적절할까 고민 후에 작업을 시작했다. "Heliophilia" – '해를 좋아하는'이란 뜻인 제목을 가진 이 전시는 인류와 부/자본의 관계를 식물과 빛의 관계로 비유하는 네러티브로 시작된다.

김안나_Carry On_단채널 비디오_00:05:00_2019

가치척도 기능을 수행하는 화페로 오랫동안 쓰여진 금의 원소기호 Au는 라틴어 aurum(빛나는 새벽)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며, 이것은 헤브라이어의 빛을 뜻하는 or 및 적색을 뜻하는 aus로부터 연유되었다고 한다. 영어의 gold는 산스크리트의 빛을 뜻하는 jvolita에서 연유되었다. 하지만 근대 자본의 변형은 금본위제도 (Gold Standard)에서 달러본위화폐제 (fiat money system) 로 그리고 현재는 크립토커런시(cryptocurrenty) 등, 예측할 수 없는 무형, 가상의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안나_Carry On_5채널 비디오_00:05:00_2019

자연 또한 극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마스크를 끼지 않으면 숨을 쉬기 힘들어진 오늘… 공상 과학 영화에서 본 cyber punk의 미래시대가 현실이 되었다. 자본/인류 그리고 빛/식물, 진행을 멈추지 않고 계속 변형되고있는 이 관계적 구조들은 'life force' 그 자체의 흔적이다. 진화론은 적자생존의 기록이 아니라 변형과 적응의 역사다. 어쩌면 기술적 특이점 (technological singularity)이 멀지 않은 지금, 나는 현재의 'life force'를 기록해 본다. ■ 김안나

Vol.20190430b | 김안나展 / KIMANNA / 金安那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