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스케이프 Textscape

신제현展 / SHINJEHYUN / 申制鉉 / mixed media   2019_0502 ▶︎ 2019_0615 / 일,월,공휴일 휴관

신제현_텍스트스케이프 Textscape展_씨알콜렉티브_2019

초대일시 / 2019_0502_목요일_05:00pm

주최,후원 / 재단법인 일심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월,공휴일 휴관

씨알콜렉티브 CR Collective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20 일심빌딩 2층 Tel. +82.(0)2.333.0022 cr-collective.co.kr

신제현은 일상 속에서 알거나 믿는 것과 보고 경험하게 되는 것의 차이로 인해 인지부조화가 일어나는 지점을 탐구하고, 그것을 유희적인 방법으로 비틀어 사건을 일으키며 부조화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에로티시즘적 행위와 글을 쓰는 행위, 즉 "발화" 사이의 인지부조화에 집중한다. 그리고 행위의 반복과 리버스(Reverse, 역재생) 기법을 통해 부조화를 가속시켜 인지적 공백(Attentional Blindness)을 일으킨다. ● "글자를 쓴다." "초콜릿을 핥는다." "글자를 지운다." "서로의 신체를 핥는다." 이렇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자명한 행위와 문장들이 영상 속에서 합쳐져 마치 전혀 다른 것 같은, 새로운 현상과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장면을 촬영한 후 리버스함으로써 초콜릿으로 만든 글자를 혀로 핥아 지우는 행위는 서로의 몸에 글자를 새기는 행위로 변모한다. 문신이나 낙인이라고 부르기에는 연약하지만, 혀로 핥아 얼룩진 초콜릿 흔적이 리버스를 통해 선명히 읽을 수 있는 글자로 몸 위에 점점 드러나는 과정은 분명 다소 그로테스크한 지점을 건드린다.

신제현_발화하는 단어들 I_말할 수 없는_단채널 영상, 컬러_00:03:09_2019

이렇게 신제현은 신체성을 시각적으로 전면에 드러내면서도 텍스트를 함께 사용하는 전략을 이용한다. 이를 통하여 그 나름대로의 성적인 것으로부터, 또는 언어, 문자화로 이루어지는 모든 오브제화, 분절화, 구조화로부터의 탈구속을 도모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떤 깨달음으로 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인지 부조화의 심화, 가속화를 통한 일종의 해방이다. 이를 도와주는 것이 영상 전체에 사용된 리버스 기법으로, 이로 인해 시각적으로 혼란스러워진 기호들이 모여 뇌에서 지속적으로 인지적 공백을 일으킨다. 이를 통하여 비이성과 이성, 디오니소스적인 것과 아폴론적인 것의 충돌, 그리고 시간차를 둔 그들 간의 연속적인 전복을 일으키고자 한다. 이는 그의 이전 작업들에서도 볼 수 있는 포르노, 혹은 그것을 직접적으로 연상시키게 하는 소재들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 가장 먼저 핥는다는 행위와 벗은 몸이 보는 사람을 자극한다. 그 다음으로는 각자 시간 차이를 가지고 퍼포머들이 혀로 글자를 쓰는(혹은 먹거나, 지우는) 행동을 함으로써 신체에 새겨지는 텍스트의 의미와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생겨나는 개념들에 대해 떠올리게 된다. 신제현은 이 개념들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세 가지 영상 작품으로 각각 보여준다.

신제현_발화하는 단어들 II_몸의 사전_3채널 영상, 컬러, 수조 설치_00:08:00_2019

「발화하는 단어들 I」에서는 흔히 연인, 혹은 친구 관계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로 비유되는 소통 불가능성과 애무를 비롯한 감각적 소통 방법을 보여준다. 상대방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은 상대방이 신체에서 스스로 직접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인 얼굴에 쓰여진다. ● 「발화하는 단어들 II」이 상영되고 있는 스크린 아래 놓인 물이 든 수조는 언어분석학에서 말하는 "언어는 세계의 거울"이라는 은유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그 세계는 한 편의 아이들은 달콤함을 느끼는 동안 다른 한 편의 아이들은 카카오 농장에서 학대를 당하는 등 모순으로 가득 차있다. 초콜릿은 그런 모순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또한 신체 위에서 텍스트가 발생하는 것을 통해 몸을 유기적인 것으로 사고하는 동양적 사유방식과는 달리 객관화(오브제화, 분절화, 텍스트화, 구조화)하여 정의하는 서구 모더니스트적인 사고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신제현_발화하는 단어들 III_음계시_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먹으면서 사라지는 음계시_00:04:11, 90×75×125cm_2019

「발화하는 단어들 III」에서 쓰인 단어들은 음계를 나타내는 7개의 알파벳(C-D-E-F-G-A-B)만으로 만들어져 있는 "음계시"이다. 알파벳을 제한하는 것만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단어와 문장이 굉장히 제한적이게 되고, 이같은 비선형 언어는 비논리적인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 여기에서 언어는 음계와 단어를 결합한 유희 행위와 비선형 구조를 동시에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 그러나 이러한 개념들에 집중하려고 할수록 그 위로 시각적, 청각적 자극에 의한 지속적인 방해가 일어난다. 또한 텍스트로 나타나는 개념들 역시 비 과학, 비논리, 부조리 등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결국 어느 한 곳에 집중하려고 하여도 이성과 비이성간, 지속적인 인지공백이 생겨난다. 이렇게 인지공백을 연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구조를 통해, 작가는 인지 체계와 감각적 경험 사이의 불균형과 간극을 메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더 떨어트리라고 호소하는 듯하다. ● 전시 제목인 "텍스트스케이프(Textscape)"는 다음과 같은 의미들로 작용한다. 크게 스크리닝 된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신체는 휴먼스케일을 아득히 넘어가는 마치 풍경과 같은 형상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먹는 행위를 통해서 오히려 쓰여지는 글자들에 대해 신제현은 말하기를 넘어서는 행위로써의 '발화' 개념을 내세운다. 결론적으로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신체의 풍경이지만 그 신체는 발화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먹는 "행위"를 리버스시켜 입에서부터 단어가 나오게 하는 것은 발화란 곧 단순한 말하기 이상의 하나의 행위라는 것의 은유이다. ■ 씨알콜렉티브

전시 연계 프로그램 ○ "먹으면서 사라지는 음계시" - 참여 가능 일시 : 5/7(화), 5/14(화) 12:00-18:00 ○ 신진작가 지원 워크샵 "리얼 워크샵(Real Workshop)" - 일시 : 5/14(화), 5/21(화), 5/28(화) 19:00-20:30 (총 3회) - 장소 :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20 일심빌딩 7층

Vol.20190502b | 신제현展 / SHINJEHYUN / 申制鉉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