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ANOTHER

권수현_장석헌 2인展   2019_0501 ▶︎ 2019_0511

초대일시 / 2019_0501_수요일_06:30pm

주최,주관 / STAIRES 후원 / 비영리전시공간 싹 기획 / 이지인

관람시간 / 10:00am~06:30pm

비영리전시공간 싹 NONPROFIT ART SPACE_SSAC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 2287-1 B1 Tel. +82.(0)53.745.9222 www.staires.co.kr

'하나, 그 뒤의 또 다른 것' ● '나는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가?'라는 물음에 답을 찾고자 하는 권수현, 장석헌 작가에게 나는 '하나, 그 뒤의 또 다른 것'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이 두 작가는 자신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해 그의 눈에 비치는 세계를 독창적인 시각 언어로 변환한다. 이들의 작품에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탐구하는 현재의 시간이 고스란히 쌓여있다. 아마 이 두 작가에게 진정한 현재는 끊임없이 자문하고 또다시 되묻는 오늘 그리고 내일일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담담하고 매우 간결한 작품 보이는 그대로와 같이 아주 심각하고 무거운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자신과 자신이 맞닿은 세계에 대한 내적 탐구는 이들에게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그 어떤 사안들보다도 더 중요하고 거대한 것이다. 자신만의 화법으로 가장 동시대적이고 내밀하게 스스로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두 작가, 권수현과 장석헌을 소개한다.

권수현_++++_혼합재료_110×110cm_2018

권수현은 장지나 다양한 직물 위에 동, 서양의 물감을 혼합해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샤(plain gauze)'를 여러 겹 쌓아 올려 물감이 그림자와 서로 비치고 스미는 이미지를 만든다. 다양한 매체와 기법이 한데 어우러져 오묘한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작가의 작품은 여러 겹의 레이어가 한 데 모여야만 온전히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권수현의 이미지에는 그가 사용한 매체와 매체 간의 물성 그리고 시간과 공간, 과거와 현재의 조밀한 관계 맺기가 중첩되어 표현되어있다. 일정한 간격의 겹을 두고 쌓은 레이어 그 사이에는 작가가 포착한 잠시 동안의 순간을 영원히 정지된 시간으로 기록해 보이지 않는 우리 일상 속에서 스쳐 간 또 스쳐 지나가고 있는 찰나가 머물고 있다.

장석헌_SELF-PORTRAIT "ISLET"_종이에 먹_29.2×21cm_2019

장석헌은 최근의 다양한 관심사와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모든 것들을 빼곡히 써 내려간다.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단어들은 작가를 구성하는 것이기도, 아니기도 하다. 작가의 화면은 멀리서 보았을 때는 검은 텍스트와 하얀 배경의 흑-백으로 요약되는 아주 단순한 이미지로 귀결되는 듯하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작가가 무작위적으로 기록한 알파벳 'I'가 의도적으로 삭제 또는 제외된 단어들을 읽을 수 있다. 이는 지극히 타의적인 환경 속에서 '나(I)는 없다'라는 직설적 표현이자 동시에 유독 얄팍해 영어 문자들이 이루는 시각적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시도이다. 작가는 문자가 가진 본래의 의미를 주관적, 심미적으로 해체, 분해해 관람객에게 해석과 판단에 물음표를 던진다.

AFTER ANOTHER-권수현_장석헌 2인展_비영리전시공간 싹_2019
AFTER ANOTHER-권수현_장석헌 2인展_비영리전시공간 싹_2019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한 노력으로 이미지들은 작가와 작품 그리고 그의 삶의 간격이 투명하게 비쳐 보일 정도로 매우 가깝다. 자신의 생각과 삶의 태도를 오롯이 화면에 풀어낸 권수현이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각각의 레이어에는 지금 그가 지나 보내고 있는 주변의 모든 것들을 모두 감싸 안겠다는 애정 어린 마음과 몸짓이 배어있다. 약속된 하지만 조작된 언어로 자신과 조우한 모든 것들을 치열하게 되새기는 장석헌은 명확하고 또렷하게 구분되는, 그렇지만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자신의 자화상을 그린다. 이들이 화면 위에 풀어헤친 이야기의 형식 그 자체가 오롯이 주제가 되는 매우 순수하고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다. ● 작가들이 고백한 '한 사람의 나'는 어떠한 것들 중에서 선별하고 분별되는 하나가 아닌 다른 것들까지 인정하고 수용해야 하는 '하나, 그 뒤의 또 다른 것'의 축적 또는 집합의 '한 사람의 나'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아주 직설적으로 풀어낸 작가들의 화면은 무언가 명확해지고자 하는 처음의 의도와는 다르게 작가 내면의 많은 것들이 녹아들어 아이러니하게도 더 다양한 의미와 해석의 살이 덧붙어 오히려 궁금증을 일으키고 혼란을 만든다. 분명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그 의미를 금방 알아채기 어렵다. 하지만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해석하려 하기보다는 아직은 불분명하고 모호한 인간, 권수현과 장석헌을 만나보기를 권한다. ■ 이지인

Vol.20190506h | AFTER ANOTHER-권수현_장석헌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