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írĕo: 푸르다

엄해조展 / EOMHAEJO / 嚴海祚 / painting   2019_0507 ▶︎ 2019_0518 / 일요일 휴관

엄해조_vireoⅡ-1_캔버스에 유채_90.9×65.1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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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해조 홈페이지_eomhaejo.tumblr.com

초대일시 / 2019_0510_금요일_05:00pm

기획 / 제뉴인글로벌컴퍼니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포월스 GALLERY 4WALLS 서울 강남구 논현동 248-7번지 임피리얼팰리스 호텔 1층 Tel. +82.(0)2.545.8571 www.gallery4walls.com

파란 산호와 하얀 산호는 각각 가득 찬 생명, 그리고 그 빛을 잃은 죽음의 흔적을 상징하며, 일시적인 생명을 의미하는 '덧없음'을 뜻한다. 인간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 그리고 언젠가 다가 올 죽음 앞에 인간이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시들지 않을 것만 같은 푸르른 아름다움과 쾌락, 그리고 부와 권력 등 인간이 영원하길 바라는 모든 욕망은 시간 속에 스러져 가거나 곧 사라져 버릴 것들이 되고 만다. ● 작품 속에 정지해 있는 듯 보이지만 끊임없이 생동할 기운을 담고 있는 사물들은 유한한 생명과 시간, 오늘날 인간이 가진 욕망, 혹은 영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엄해조_vireoⅣ_캔버스에 유채_145×55cm_2019

Vírĕo : 푸르다 ● 10년 전, 자연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하얀 산호가 가득한 바다는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이어 이 아름다운 풍경은, 생명이 떠나 간 자리에 백화되어 쌓인 '산호의 무덤이다.'라는 '앎'을 통해 순간 '허무함'의 풍경으로 펼쳐졌다. 백화된 산호가 표현된 하얀 표면은 물감이 발라지지 않은 비어 있는 캔버스의 맨 살이며, 형태의 흔적일 뿐이다. 그리고 사각의 공간 안에서 아스라이 뻗은 이 흔적은 조형적으로 의도한 생동감을 뿜어낸다. '채운 것일까 비운 것일까?' 붓을 움직이면서도 의식은 '채움'과 '비움'을 오갔다. 그리고 푸른 산호와 함께 그림 속에 멈추어 있는 이 빈 공간을 바라보았다. ● 연거푸 사랑하는 이들이 별이 되어 곁에서 사라져 버리는 경험을 했다. 처음으로 알게 된 '죽음'이라는 현실로 인해 눈 앞에 쓸쓸함이 아른거렸다. 산호가 꽤나 우아하게 정물대 위에 올라 있지만, 죽은 것들이다. 생명이 머물다 사라진 자리는 참으로 쓸쓸한 것이었다. 그 자리에 생명의 초상이자 죽음의 초상을 그려나갔다. 그리고 나는 떠올렸다. ● 이 순간의 잔상들은 푸르렀을 것이다. '푸르름'의 시간이 흘러갔다.

엄해조_vireoⅢ_캔버스에 유채_336×145.5cm_2019_부분

17세기, 네덜란드는 책으로부터, 교육으로부터 지식을 얻는다. 그 지식이 권력과 부를 만들어 유럽의 중심이 된다. 지식으로 부를 얻고도 얻을 수 없었던 '행복'과 '즐거움'을 찾고자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행복해 질 수 있을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며 바니타스(Vanitas) 정물화가 유행한다. 지금도 변함없이 지식에 대한 욕구는 세상을 돌아가게 만들고 있으며, 사람들은 앞의 질문들과 여러 형태로 마주하게 된다. 현재를 살면서 과거를 끊임없이 돌아보고 그리고 미래를 쉼 없이 계획한다. 그리고 사색해 본다. ● '새싹을 보며 나의 처음을 되짚어 보고, 빛나는 것들을 모아보고, 나를 감싸는 여러 끈을 끊어 내거나 붙잡아 보고, 소중한 것들을 한 알 한 알 기억에 꿰어 보고, 불이 붙고, 타오르고, 꺼져도 보고 그리고 '푸르름'의 시간을 흘려보내도 보고.'

엄해조_vireoⅠ-1_캔버스에 유채_40.9×31.8cm_2019
엄해조_vireoⅠ-2_캔버스에 유채_40.9×31.8cm_2019

2019년, 산호들과 어느 단단한 껍질들의 이미지를 꺼낸다. 생명을 잃고 해저에 퇴적되어 있던, 긴 시간 동안 내 머릿속을 떠다녔던 이들을 캔버스 위에 그려나간다. 수 없이 눈으로 확인하며 다시 생동감을 의도한 형태로 차곡차곡 바꿔 간다. 허무함의 잔상들을 열매로 만들고 쓸쓸한 공간을 채우는 기둥을 세운다. 껍데기들과 산호의 끝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이 끝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시간이 지나도 '자라남'의 경계인 것이다. 이들은 푸르를 것이다. 가장 생명력이 빛나는 색 푸르름으로. ■ 엄해조

엄해조_vireo19-5_캔버스에 유채_53×40.9cm_2019
엄해조_vireo19-6_캔버스에 유채_53×40.9cm_2019

Blue and white corals each mean life and the mark of death in the context of being mortal. Nothing lasts forever, as everything has a limited period of time under the shadow of death. Thriving beauty, the pleasure of life, wealth, power and everything else human beings ever can desire are to fall in the end. ● The object, looking still but blooming in life, throws a question about mortality, time, desire, and what lasts forever.

Vírĕo: Blue ● About ten years ago, there was a beautiful scene of serene ocean that was full of white corals in a nature documentary. This wonderful place, however, was in a devastating second painted over with emptiness due to the death of the corals that burnt white and led to the absence of life. The white face of the bleached corals is demonstrated on the bare skin of the empty canvas and the trace of a shape. The floundering trace inspires its formative vitality in the square space. Was it filled or emptied? My sense shifted from filling to emptying it with each stroke, while staring at the void that was frozen with blue coral reefs on the canvas. ● One day, my beloved ones left me and became stars in the sky. The loneliness shimmered in my eyes with the realization what 'death' was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The coral reefs looked elegant on the platform, but they were, simply put, dead. Nothing can feel lonelier than after life has taken its last breath. I drew portraits of life and death. Soon, I realized that the shadow of such moments must be illustrated in blue. The time of being blue1) has passed, nonetheless. ● In the 17th century, the Netherlands had acquired vast knowledge, from books and education, which made this country powerful and rich enough to be the center of Europe. Yet, knowledge and riches did not bring about 'joy' and 'happiness', in order to find the true meaning of life, the Dutch kept on asking questions: 'How to live?', 'How can one become happy?' and still life painting called "Vanitas" became popular. Even now, people keep asking the same questions and it runs the engine of the world. Live in the present, look back on the past, design the future, and contemplate. ● "Retrace the young sprout of my beginning, collect all sparkling fragments, ● cut and hold onto embracing threads, string precious things with fond memories, ● ignite fires, blaze up, go out, and let the time of being *blue flow throughout." ● In 2019, I took out the images of the corals and its solid skins. The object, lost and piled up in the bottom of the deep ocean, manifests itself on the canvas and my eyes are on every layer of formative life stacking up. The shadow of vanity bears its fruit and the columns hold a solitary space. The edge of the reefs and shells are stretching out toward every end. This end is not the end, but only the beginning. Time flows, but remains on the border of growth. They will be *blue, in the color of life, in a radiant blue. ■ EOMHAEJO

* footnote 1) Blue: flourishing, youthful, fresh, vital (in Korean cultural context)

Vol.20190507e | 엄해조展 / EOMHAEJO / 嚴海祚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