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ct the Unexpected

김지선展 / KIMJISEON / 金志宣 / painting   2019_0509 ▶︎ 2019_0612 / 일,공휴일 휴관

김지선_Mysterious White I_캔버스에 유채_130.3×486.6cm_2019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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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홈페이지_www.jiseonkim.net

초대일시 / 2019_0509_목요일_06:00pm

송은 아트큐브는 젊고 유능한 작가들의 전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재)송은문화재단에서 설립한 비영리 전시공간입니다.

주최 / 재단법인 송은문화재단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 이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서울문화재단의 기금을 지원받아 제작 되었습니다.

관람시간 / 09:00am~06:30pm / 토요일_11:00am~05:00pm / 일,공휴일 휴관

송은 아트큐브 SongEun ArtCube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421 (대치동 947-7번지) 삼탄빌딩 1층 Tel. +82.(0)2.3448.0100 www.songeunartspace.org

김지선 작가의 기억 재현하기 ● 특정 풍경을 인지하고 재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영상, 사진, 회화 등의 여러 가지 시각 매체를 떠올릴 수 있다. 이들을 사용하여 이미지를 남기는 행위는 나의 눈이 지속하여 대상에 머무를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소유하고 보존하려는 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대상이 되는 풍경은 눈을 통하여 나의 기억으로서 저장되어 수시로 재생되겠지만, 그 순간의 감동으로 전해졌던 이 장면은 시간이 흐를수록 대상과의 거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거리는 당시의 감동을 진정시키는 동시에 대상의 모습을 점차 모호한 이미지로 변모시키며, 결국 영원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특정할 수 없는 이미지 혹은 인상으로 남겨지게 된다. 그래서 이후에 '기억하는 장면'이라는 것은 눈으로 보았던 모든 이미지들은 지워지고 이를 묘사하는 언어만이 남겨진 채 그 장면을 재구성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김지선_Mysterious White Ⅱ_캔버스에 유채_130.3×486.6cm_2019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김지선_Colourful Memories_캔버스에 유채_162.2×390.9cm_2019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한편 사진은 나의 눈으로 본 장면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매체인 듯 보인다. 당시의 상황을 기록하는 매체로서 유용한 것은 부정할 수 없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미지는 눈과 대상 사이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장치인 카메라에 의한 간섭이 작용함으로써 인식하고 있는 장면을 눈 앞에서 크고 작게 왜곡하면서 우리를 속인다. 공간의 깊이와 색상 등 원래의 상태는 기계 장치인 카메라를 통하여 다시 한번 가공되는 셈이다. 그것은 어느 정도의 잔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겠지만 그 날의 감흥을 그대로 기록하기 위하여 의존하기에는 너무 많은 함정들이 도사리고 있다.

김지선_Yellow Wind_캔버스에 유채_162.2×390.9cm_2019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김지선_Twinkle_캔버스에 유채_24.2×33.4cm_2019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김지선 작가는 이러한 의미에서 '회화'를 통하여 상을 이미지화 하는데 있어서 주체자로서의 입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듯 하다. 작가는 선택한 기록의 장치인 회화로써 온전히 작가의 눈과 감각을 통해 현장에서의 환경의 정보를 체화한 상태에서 재현을 시도한다. 여기서 김지선 작가에게 '재현'이라는 의미는 시각적인 장면의 환영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체득한 감각을 끌어내는데 눈은 이미지의 인식 단계의 도구일 뿐, 온 몸의 감각을 발휘하는 신체 자체에 기억된 것들을 끄집어내는 작업이 그가 행하는 회화의 단계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지선 작가에게 있어서 '기억'은 모든 감각적 경험을 적극적으로 동원한다. 특정 장소로부터 작업실로 돌아와 빈 캔버스 앞에서 몸에 남아 있는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 감흥을 떠올리며 붓을 쥔 채 몸을 움직인다. 화면 속에 그려지는 선과 색면들은 그가 감흥 하였던 흐름과 감각을 재현하는 매개로 작동하며 자유롭게 구성된다.

김지선_Orange Warmth Ⅱ_캔버스에 유채_33.4×24.2cm_2019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김지선_Orange Warmth Ⅲ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19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주시할 점은 현장에서 돌아온 시간이 길어질수록 화면은 점차 추상성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기억은 시간과 비례하여 대상의 이미지는 희미해진다. 그리고 언어만이 남겨진 묘사된 기억이 다시 작가의 손을 통하여 캔버스 위에 재현되었던 것이다. 화면마다 가득한 어느 숲 속 풍경들은 지역을 특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는 거의 없다. 단지 작가가 방문한 어느 지역의 숲 속에서 느낀 감흥이 남겨져 있다. 당시의 햇빛, 주변의 새소리, 바람소리, 풀 냄새, 흙 냄새 등 그가 감각하였던 당시의 환경이 화면으로 옮겨지면서 재구성 되기 때문에 이를 누구나 볼 수 있었던 풍경으로서 재현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당시에 체험하였던 모든 환경을 쏟아 넣고자 한 화면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온전히 작가의 몸으로 체험한 기억의 기록이며 재현이었다. 온전히 시각적 정보로만 구성하지 않는 이 작가의 작업 과정은 또한 흥미롭다. 다른 감각들을 동원하여 그 결과를 생산하고자 한다는 것은 카메라를 통해서 본 풍경이 그러했듯 자신의 눈으로 취득한 시각 정보 또한 그대로 의존할 수 없는 오류의 값일 수 있다는 의심을 드러낸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지선_Green Wind_캔버스에 유채_37.9×45.4cm_2019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작가는 시간의 흐름에 의해 변하는 기억을 어떻게 표현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이전 전시에서 그는 캔버스를 장소특정적(Site-specific) 방식으로 공간 안에서 다시 재구성했는데 이는 단순히 이미지를 보여주는 지지체로서가 아닌 오브제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곤 하였다. 캔버스를 작업 형식으로서 이미지와 동등하게 다루며 그의 기억의 파편을 현실의 공간 속에서 직시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설치 방식을 취하는 실험을 하였는데, 해당 캔버스의 프레임을 삭제한 채 공중에 매달거나, 공간의 물리적 환경을 따라 캔버스 천을 늘어뜨리는 방식이 그러하다. 이러한 실험은 이미지의 강렬한 감각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서의 효과를 가지거나 혹은 또 다른 체험으로 관객을 유도할 수 있는 적극적인 환경을 성공적으로 조성해낼 수 있어야 했을 것이다. 김지선 작가는 이미지에 대입되는 시간의 흐름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실험해보고 있다. 캔버스 표면 위에서 회화의 한계를 극복하는 여정이기도 한 그의 실험들이 또 어떻게 전개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 김인선

Vol.20190509h | 김지선展 / KIMJISEON / 金志宣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