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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나_허연화 2인展   2019_0518 ▶︎ 2019_0531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9_0518_토요일_05:00pm

기획 / 김유빈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175 Gallery175 서울 종로구 안국동 율곡로 33(175-87번지) 안국빌딩 B1 Tel. +82.(0)2.720.9282 blog.naver.com/175gallery

PASTE: 물질과 이어짐에 관하여 - 1. 반죽의 첫 번째 정의: 구축과의 비교 ● 반죽paste은 말랑거리고 끈적이는 무언가를 주무르는 행위이다. 이는 구축construction과는 또 다른 실천을 상상 가능하게 한다. 접합의 가능성에서 반죽과 구축은 유사한 듯 보이나, 구축은 재re-구축이 되어도 그 구조적 미망illusion이 유지된다. 구축은 여전히 너무 체계적이다. 반면 반죽이라는 행위는 무질서한 뒤섞임을 포함한 이어 붙이기이다. 뭉개고 이지러뜨리는 운동 안에서 각 요소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게 되며 그 안에서 위계는 수시로 전복된다. 그래서 반죽은 미분화된 상태, 비결정의 상태 그 자체다.

PASTE展_갤러리175_2019
PASTE展_갤러리175_2019

2. 반죽의 두 번째 정의: 끈적임의 물성 ● 반죽은 또한 끈적거림의 물성 그 자체를 포함한다. 손에 달라붙는 끈적임은 감각으로서 경험되며 이어 붙이기의 과정으로부터 발현된다. 자르고 붙이기cut-and-paste의 과정은 창작물의 과정 속에서, 수많은 편집들editing 속에서, 관계의 지속된 운동성 속에서 항상 발견되는 행위이다. 이러한 행위 속에 남겨지는 끈적임의 흔적은 곧 관계의 흔적이 된다. 그래서 끈적거리는 반죽은 언제나 다시 이어짐을 기대할 수 있다.

김한나_바나나 / 또 다른 바나나_패널에 아크릴채색_122×122cm×2_2019
김한나_어떤 층과 면_패널에 채색, 와이어, 생강형태 오브제_165×68×40cm_2019

3. 김한나의 반죽, 허연화의 반죽 ● 김한나와 허연화는 본 전시에서 공통적으로 물리적/가상적 환경 안-밖에서의 인체, 관계, 물질 구조를 다루는 조형적 실험을 한다. 'paste'가 반죽과 붙임을 동시에 함의하며 우리가 신체를 사용하여 다양한 질감들을 받아들이는 경험이라는 점을 상기할 때, 이러한 경험은 세계와 주체성이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로 재편되며 가상과 현실, 자연과 문화, 로컬local과 글로벌global의 이분법이 무화되고 중첩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의 '몸'이 어떻게 '반죽'되는지, 또한 그 과정에서 어떤 관계들이 어떻게 '붙어' 가는지에 대해 들여다본다. ● 김한나의 반죽은 겹겹이 쌓인 미분화의 상태 자체를 드러낸다. 이는 단일한 하나의 상태로 굳기를 저항하는 행위를 포함하며 리좀적 구조로서 개별 존재들의 다름을 함께하는 공존의 상태를 드러낸다. 허연화의 반죽은 끈적임의 연결에 주목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연대에 대한 고찰은 이어짐의 흔적으로서 애정과 허무의 감각이 뒤섞여 드러난다.

허연화_청록색 사람들_옷, 레진, 스티로폼에 채색_90×110×91cm_2019
허연화_안녕. 우리는 갈게. 앞으로_옷, 레진, 스티로폼에 채색_ 45×50×33cm, 50×53×30cm_2019
허연화_사랑_레진에 채색_52×38×46cm_2019

4. 재편되는 세계의 감각과 관계들 ● 결국 반죽에 대한 검토는 형태를 가지고 감각할 수 있는 것으로서 물질에 대한 정의에서 나아가 물질의 이동과 활동 패턴에 영향을 주는 환경 안에서 감각을 느끼고 수행하는 몸과 관계들이 어떻게 재편되는지 질문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변화들이 세계 안 밖의 경계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이는지 질문하는 것이다. 미분화된 망web들과 끊임없이 움찔거리는 관계의 발효로서 운동들. 계속 반죽하며 끈적임의 물성을 놓지 않는, 참을 수 없는 자들을 우리는 예술가라고 부를 수 있을까. ■ 김유빈

Vol.20190518c | PASTE-김한나_허연화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