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처 플레인 : 수직, 수평의 화면과 움직이는 달

Picture Plane : Vertical, Flatbed, and the Moving Crescent展   2019_0524 ▶︎ 2019_0710 / 월요일 휴관

에른스트 루드비히 키르히너_얕은 욕조 안의 두 소녀_캔버스에 유채_60.7×40.5cm_ca.1912/13~20

초대일시 / 2019_0524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에른스트 루드비히 키르히너 (Ernst Ludwig Kirchner)_윌렘 드 쿠닝 (Willem de Kooning) 알렉산더 칼더 (Alexander Calder)_프랑수아 모를레 (François Morellet) 알렉스 카츠 (Alex Katz)_로버트 라우센버그 (Robert Rauschenberg) 앤디 워홀 (Andy Warhol)_게르하르트 리히터 (Gerhard Richter) 시그마 폴케 (Sigmar Polke)_데이비드 호크니 (David Hockney) 나라 요시토모 (Nara Yoshitomo)_스털링 루비 (Sterling Ruby)

관람료 / 성인 5,000원 / 청소년 3,000원

관람시간 / 10:00am~05:30pm / 월요일 휴관

학고재 Hakgojae Gallery 서울 종로구 삼청로 50 Tel. +82.(0)2.720.1524~6 www.hakgojae.com

현대미술로의 행복한 그림 산책 ● 학고재 갤러리에서 '픽처 플레인'이라는 타이틀 아래 오랜만에 구미 대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물론 양념처럼 들어간 일본 화가 나라 요시토모는 구미 화가라 할 수 없지만, 게르하르트 리히터, 데이비드 호크니, 로버트 라우센버그 등 쟁쟁한 유럽과 미국의 대가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채로운 것은, 우리나라 갤러리 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20세기 초의 거장 키르히너의 작품도 선보인다는 것이다. 그만큼 구성이 다채롭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이 형형색색의 풍경을 둘러본다면 매우 즐겁고 행복한 그림 산책이 될 것이다. 이에 도움이 될 만한 길잡이 멘트를 몇 마디 적어본다.

알렉산더 칼더_더 클로브_철에 채색_21.6×17.8×17.2cm_1936

표현주의적인 에너지를 보여주는 그림들 ● 에른스트 루드비히 키르히너는 20세기 초 독일에서 발원한 표현주의의 리더다. 표현주의는 객관적인 외부 세계의 묘사보다는 주관적인 감정과 내면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표현하는데 더 관심을 둔 미술이다. 왜곡되고 과장된 형태, 원시적이고 즉흥적인 표현,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색채 등이 그 형식상의 주요한 특징을 이룬다. 출품작 「얕은 욕조 안의 두 소녀」(ca. 1912/13-20)에 그 면모가 잘 드러나 있다. ● 독일 바이에른 주 아샤펜부르크에서 교육자의 아들로 태어난 키르히너는 애초에 드레스덴에서 건축을 공부한 건축학도였다. 그런데 당시 그가 다니던 학교(Technische Hochschule Dresden)는 건축학도들에게도 드로잉 등의 미술 실기를 가르쳤고 미술사 과목도 개설되어 있었다. 여기서 뜻이 맞는 친구들인 헤켈과 슈미트 로틀루프를 만난 키르히너는 이들과 함께 1905년 최초의 표현주의 그룹 다리파를 결성했다. ● 키르히너와 그의 동료들은 당시 매우 분방하게 생활했다. 누디즘(Nudism, 나체주의)으로도 불리는 네이처리즘(Naturism)에 몰입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키르히너는 자신의 친구들, 모델들과 어울려 드레스덴의 휴양림 속에서 벌거벗고 사는 자유를 만끽했다. 그들에게 이런 행위는 사회의 고리타분한 편견과 인습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되었고, 바로 그 도전에 기초해 나름의 근대적 자아를 획득하는 한 방법으로 여겨졌다. 「얕은 욕조 안의 두 소녀」는 야외가 아니라 실내에서 목욕을 하고 있지만, 그 거친 필치와 선명한 원색으로부터 자유를 향한 키르히너의 분방한 에너지를 동일하게 느낄 수 있다. ● 이 그림의 뒷면에는 다른 그림이 하나 더 그려져 있는데, 넉넉하지 않던 당시 그의 경제사정을 반영하는 것이라 하겠다. 뒷면의 그림은 「드레스덴의 노란 집 앞 선박들」(ca. 1909)로, 단순한 구성과 색상, 과감한 필치가 돋보인다. 안타까운 것은 이처럼 자유로운 의식을 담은 그의 그림들이 나치 집권 이후 퇴폐 미술로 몰려 탄압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심신이 지친 키르히너는 결국 1938년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 키르히너의 그림과 자연스레 이어보게 되는 이번 전시의 다른 출품작은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윌렘 드 쿠닝의 드로잉 「무제」(1965)다. 표현주의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추상표현주의도 내면의 정서를 분출하는데 앞장선 미술이다. 특히 드 쿠닝은 붓에 체중과 힘을 실어 화포에 물감을 격렬하게 처바름으로써 물리적인 충격과 폭력성이 강한 그림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무제」는 종이에 목탄으로 그린 작품이므로 그런 정도의 파괴성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거칠 것 없이 내달린 목탄 선에서 그 특유의 생동하는 에너지를 선명히 느낄 수 있다. 드 쿠닝은 이렇듯 힘이 넘치는 드로잉을 많이 그렸다. 흥미로운 것은, 추상표현주의라는 이름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질 정도로 드 쿠닝의 작품에서는 구상적인 사람 이미지를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제」에서 우리가 감지하게 되는 것도 사람의 형상이다. 그러나 종이 위를 내달리는 선들이 아주 거침이 없고 자유롭기에 그 구상적 특질은 어느새 조형의 하위 요소로 녹아들어 버리고 관객은 그의 조형 에너지가 자아내는 추상적 조화를 보다 큰 그림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프랑수아 모를레_곡선의 파편_종이, 판지, 메이소나이트 판넬_30×30cm×3_ca.1974

추상의 광활한 세계를 펼쳐 보이는 그림들 ● 숫자로 보면 추상화는 이번 전시에 가장 많이 출품된 장르의 작품이다. 알렉산더 칼더는 조각가이니만큼 평면작업뿐 아니라 추상조각도 함께 선보인다. 모빌 「빨간 초승달」(1969)과 스태빌 「더 클로브」(1936)가 그 작품들이다. 모빌은 현대 전위 조각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매우 친숙하게 다가온다. 갓난아기의 요람 위에 달아주는 모빌 장난감이 바로 칼더의 모빌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미술임에도 불구하고 칼더의 작품은 갓난아기의 장난감만큼이나 보기 편하고 친근하다는 인상을 준다. ● 칼더가 모빌에 착안하게 된 것과 관련해서는 이런 에피소드가 전해져온다. 1930년 10월, 칼더는 추상화 창시자의 한 사람인 피에트 몬드리안과 처음 만났다. 그의 아파트를 둘러본 칼더는 이런 말을 남겼다. ● "매우 흥미로운 방이었다. 빛이 왼쪽, 오른쪽에서 다 들어오는데, 그 양쪽 창 사이의 견고한 벽에 채색한 사각 판지들을 덧댄 실험작들이 걸려 있었다. 심지어 진흙 빛이었을 축음기에도 빨간색을 칠해 놓은 게 눈에 띄었다. 나는 몬드리안에게 그 사각 판지들이 흔들리게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그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야, 그럴 필요 없지. 내 그림은 이미 매우 빠르거든.' 이 방문은 나에게 충격이었다. […] 이 한 번의 방문이 준 충격으로 모든 게 시작되었다." ● 칼더는 몬드리안의 작업 공간을 방문한 뒤 얻은 영감을 조각가답게 풀어냈다. 바로 색색의 면들이 삼차원 공간에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었다. 마르셀 뒤샹이 이름 지어 준 '모빌'은 바로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으로부터도 우리는 칼더의 그 창의적인 시선,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위트 있게 다가오는 그 발명가적인 시선을 흡족하게 즐길 수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 태생인 칼더는 유명한 모빌들 외에 움직이지 않는 조각 스태빌도 다수 제작했으며, 와이어 선을 연상시키는 선묘 중심의 드로잉에서부터 이번 전시 출품작인 「별자리」(1971)나 「무제」(1971)같은 초현실주의적인 쾌활함이 돋보이는 컬러 드로잉까지 다양한 드로잉들을 남겼다. 그는 1952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대상을 받는 등 현대미술의 역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겼다. ● 비록 드로잉과 컬러 소품들이 중심이긴 하나 생존 미술가 중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거장으로 평가받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추상화들이 여러 점 자리를 함께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독일의 비즈니스 잡지 매니저 매거진은 2014년 세계 주요 미술가 1천 명의 랭킹을 매기면서 리히터를 1위로 꼽았다. 영국의 권위지 더 타임즈가 리히터의 테이트 전시를 소개하며 쓴 헤드라인도 '게르하르트 리히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화가'(Gerhard Richter: The world's most important artist)였다. BASI(Blouin Art Sales Index)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리히터는 생존미술가 중 총 판매액이 세계 1위다. 이런 보도와 통계는 그가 전문가들과 시장 양쪽으로부터 치우침 없이 사랑받는 존재임을 드러낸다. ● 리히터가 이 같은 위치에 우뚝 선 것은, 그가 무엇보다 "회화는 죽었다"는 평가가 부동의 진실로 받아들여지던 시대에 그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회화의 생존을 지켜낸 거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독일의 굴곡진 현대사부터 9.11 사태에 이르기까지 현실의 모순을 탁월한 리얼리티로 재현해낸 구상화가인 동시에, 그 구상으로부터 훌쩍 벗어나 순수 조형의 파노라마를 환상적으로 펼친 추상화가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극과 극을 오간 거장인데, 추상화가로서의 그 일단을 이번 전시를 통해 맛볼 수 있다. ● 리히터는 추상화도 서정적, 표현주의적인 형식과 그와 대비되는 기하학적인 형식을 두루 시도했다. 이번 전시 출품작 중 「25색」(2007)은 후자에 속한 것이고, 나머지는 전자에 속한 것이라 하겠다. 공업용 컬러 차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수학적 공식에 따라, 혹은 우연의 효과를 도입해 그리드 형태로 색채를 배열한 그의 기하학적 추상화는 2007년 쾰른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설치작업으로 그 절정을 이뤘다. 제스처럴(gestural)한 그의 서정적 추상화는, 1960년대의 실험적인 시도에 이어 1970년대의 모든 것을 뭉개어 지워버리는 듯한 '덧칠(Vermalung)' 연작, 지각한다는 것에 대한 집요한 탐구를 보여주는 색채 추상과 스퀴지로 물감을 긁어낸 1990년대 이후의 추상까지 끝없는 열정의 행로로 이어져왔다. 이번 전시 출품작 같은 작은 추상 소품들에도 조형 효과와 지각의 관계에 대해 탐구하는 리히터의 열정이 진하게 담겨 있다. 그 자취를 보는 것은 매우 즐겁고 흥분되는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추상화에 대해 리히터는 이렇게 말했다. ● "내 추상화는 음악적이다. 구축하고 구조화하는 게 많은데, 그게 음악을 상기시킨다. 나한테는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걸 설명하기는 어렵다." ● 프랑수아 모를레는 매우 지성적인 프랑스의 추상 화가다. 그의 초기작은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의 선행학습 같은 느낌을 준다. 그는 전통 회화와 조각이 종말에 이르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통적인 미술 재료를 넘어 네온 튜브나 테이프 같은 새로운 재료, 낭만주의적인 예술 신화를 깨는 산업적인 재료를 즐겨 사용했다. 이런 재료야말로 전통 미술에 때 묻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천재로서의 예술가'라는 전통적인 예술가 관념이나 신화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예술가는 천재가 아니라 '촉진자'일뿐이었다. 자신의 창조 원리 또한 모호하고 신비한 그 어떤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는데, 사전에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나름의 분명한 규칙과 제한을 정해 놓고 이를 활용해 작품을 제작했다. 이 규칙과 제한에는 우연의 요소가 들어 있어 작품의 구성이 영향을 받도록 했다. ● 그렇게 만들어진 그의 작품은 단순한 기하학적 요소들이 자아내는 명료하고도 쿨한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한다. 나아가 그것이 반복되면 얼마나 복잡한 구조의 미학을 연출할 수 있는지, 우연의 변수가 개입했을 때는 또 얼마나 풍부한 뉘앙스를 자아낼 수 있는지도 잘 드러내 보인다. 보기에 따라서는 '썰렁 개그' 같은 유머를 느끼게 하는데, 나는 출품작 중 「테이블이 중심에서 3° 회전되기 전 중앙값 90° 표시」(1980)에서 그런 느낌을 받는다. 흐르고 변하는 세상에서 끝내 변하지 않으려는 어느 고집스러운 영감님의 표정을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 ● 요즘 회고전으로 국내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추상화와 스털링 루비의 추상화도 이번 전시에 각각 한 점씩 출품되었다. 호크니는 구상적인 회화로 폭넓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는 추상화에도 일찍부터 깊은 관심을 보였다. 미술학도 시절 그린 추상화와 1990년대에 그린 '베리 뉴 페인팅(Very New Paintings)' 연작들을 제외하더라도 그의 그림에는 다양한 추상적인 시도들이 있었다. 로스앤젤레스의 풀장을 그리며 갖가지 물의 표정을 양식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추상적인 이미지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 전시 출품작 「거의 스키 타듯이」(1991)는 그가 무대미술의 경험을 토대로 제작한 추상화 연작 '베리 뉴 페인팅'에 속하는 그림이다. 호크니는 여러 오페라의 무대를 디자인했는데, 그 과정에서 그는 무대 디자인이 삼차원의 그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까닭에 그의 '베리 뉴 페인팅' 연작들은 삼차원 공간감이 매우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 시리즈의 그림들과 관련해 그는 이런 말을 했다. ● "'그림자 없는 여인' 무대 디자인을 완성한 직후 '베리 뉴 페인팅'을 시작했다. 단순하게 시작해서 갈수록 복잡해졌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내적 풍경을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서로 다른 마크와 텍스처를 사용해 관객들이 (마음속에서) 그 공간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했다." ● 스털링 루비는 다채로운 장르와 형식의 작품을 제작해온 작가다. 도자기, 회화, 드로잉, 조각, 비디오 아트, 설치를 망라할 뿐 아니라, 그 창작의 소스도 도시의 갱들과 그라피티, 힙합문화, 세계화, 감옥, 소비문화, 조현병 등 매우 다양하다. 조형적인 측면에서 보면 한마디로 '미니멀리즘에 결핍된 모든 것'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다. 「설화 석고 SR11-48」(2011) 또한 마찬가지다. 마치 최면술을 걸 듯 그 유동하는 그림의 표정으로부터 미니멀리즘의 엄격한 선과 굳은 형태에 대한 강력한 거부의 몸짓을 느낄 수 있다. 왠지 "만물은 유전(流轉)한다"고 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로버트 라우센버그_반 블렉 시리즈 VI_ 나무 판넬에 콜라주한 천에 용액 전사, 아크릴채색_109.2×94cm_1978

대중문화 시대의 리얼리티를 그린 그림들 ● 대중문화가 현대사회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 팝아트 형식으로, 혹은 그와는 결이 다소 달라도 나름대로 그 시대정신이나 감성을 반영하는 작품들이 이번 전시에 다수 출품되었다. 먼저 라우센버그의 예술을 들여다보자. 로버트 라우센버그는 이를테면 올림픽 국가대표팀의 맨 앞에 선 기수 같은 미술가라 할 수 있다. 그는 196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39세의 나이로 대상을 받아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전까지 유럽의 대가들이 수상하던 베니스 비엔날레의 대상을 아직 30대의 젊은 미국인 화가가 받음으로써 세계는 서양미술의 추가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갔음을 확고히 인식하게 되었다. ● 라우센버그는 애초에 추상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았으나 1950년대 들어 오브제를 부착한 화면에 물감을 거칠게 칠하는 '콤바인 페인팅'으로 나가면서 추상표현주의로부터 떨어져 나왔다. 나뭇조각이나 콜라병, 우산, 자동차 타이어, 박제동물 등이 화포에 더해지고 그 위에 물감이 칠해진 그의 작품은 회화라 하기도 그렇고 조각이라 하기도 애매한 작품이었다. 라우센버그는 이런 독특한 특성을 고려해 자신의 그림을 조합된 그림, 곧 콤바인 페인팅이라고 불렀다. 베니스 비엔날레 대상 수상으로 콤바인 페인팅이 정점을 이룬 후 라우센버그는 다양한 시사와 일상의 이미지를 실크스크린으로 화면에 포치해 팝아트적인 성격이 보다 두드러진 회화를 제작했다. '발견된 오브제(found objects)'에서 '발견된 이미지(found images)'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 앨범에서 사진들을 꺼내 책상에 한꺼번에 펼쳐 놓은 듯 화포에 다채롭게 프린트된 이 '발견된 이미지'는 미디어의 발달에 기초해 수많은 사건, 현상, 일상의 정보가 빠르고 복잡하게 오가는 현대사회의 표정을 생생히 드러내 보인다. 전시 출품작 「파란 부랑아 (서리 시리즈)」(1974)와 「반 블렉 시리즈 VI」(1978)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서리' 시리즈는 고정하지 않은 천에 신문이나 잡지의 이미지를 솔벤트 용액으로 전사한 일련의 작품들이다. 라우센버그는 판화공방에서 석판화 판을 닦을 때 쓰던 '치즈클로스(cheesecloth, 치즈나 버터를 싸는 데 쓰는 얇은 면직물)'에 신문의 이미지가 그대로 전사되는 것을 보고는 이 시리즈의 착상을 얻었다. 「파란 부랑아 (서리 시리즈)」를 보노라면, 매일 갖가지 상황과 사건을 접하는 우리의 내면을 치즈클로스로 닦아도 이런 흔적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 러시아계 유태인의 혈통을 지닌 미국 화가 알렉스 카츠는 매우 개성적인 초상화와 풍경화, 꽃 그림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팝아트와 친연성이 있는 조형세계를 펼쳤지만, 팝아트의 물결을 따라 흐르기보다는 독자적인 창조의 길을 걸었다. 이는 그가 당대의 사조나 트렌드 못지않게 미술사와 전통을 중시하고 이를 자신의 예술세계와 결합시키려 애쓴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그의 그림을 처음 보면 전통적인 형식의 구태의연한 구상화로 오해하고 폄하하기 쉽지만, 자세히 보면 나름의 감각과 감성으로 우리 시대의 표정을 생생히 포착한 것임을 느낄 수 있다. ● 카츠의 그림은 대체적으로 크고 평면적이다. 이는 영화관의 스크린이나 길가의 빌보드 광고판을 생각나게 한다. 게다가 영화의 클로즈업 장면을 보듯 사람들을 아주 크게 확대해 그린 경우가 많은데, 그 이미지가 단순하고 납작하기까지 하니 우리의 시선은 오래 고정되지 못하고 금세 미끄러지게 된다. 거리의 광고판을 볼 때처럼 말이다. 바로 이런 대형 사이즈, 평면성, 단순함, 매끄러움, 쿨 함이 우리 시대의 정서와 감각을 선명하게 대변한다. 현대 소비사회와 대중문화의 정서가 생생히 살아나는, 그만큼 뚜렷한 리얼리티가 돋보이는 예술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그 감각을 보다 '입체감' 있게 표현한 것이 그의 '컷아웃' 시리즈다. 알루미늄 판을 대상의 형태대로 잘라 앞뒤로 그림을 그린 '컷아웃' 시리즈는 매우 평면적이지만 공간에 강렬한 표정을 부여하는 조각이다. 전시 출품작 「코카콜라 걸」(2019)이 바로 이 계열에 속하는데, 무거운 것이 아니라 가벼운 것, 두꺼운 것이 아니라 얇은 것, 묵은 것이 아니라 상큼한 것이 강력한 힘을 갖는 현대사회의 속성을 잘 전해주는 작품이라 하겠다. ● 이번 전시에 여러 점의 드로잉과 사진 작품을 내보이는 독일화가 시그마 폴케 역시 대중문화시대의 리얼리티를 잘 표현한 유럽의 대표적인 거장의 한 사람이다. 1941년생인 시그마 폴케는 1953년 가족과 함께 동독에서 서독으로 이주했다. 어린 시절이었지만 동독에서 경험한 사회주의 체제는 그에게 오래도록 영향을 미쳤다. 그는 그 체제의 미학인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대한 비틀기로 자본주의 리얼리즘을 추구했는데, 이 미학은 당시 꽃 피어나던 서독의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 또한 담고 있었다. ● 폴케는 매우 다양한 형식 실험을 했다. 역사에서 일상까지 또 정치에서 예술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 만큼이나 매우 다채로운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했다. 페인팅, 드로잉은 물론이요, 사진, 영상, 컴퓨터 아트까지 시도했고, 특이한 재료도 많이 활용해 운석 가루, 비소, 세제, 성냥개비, 초콜릿 바, 소시지, 비스킷 등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 드로잉 출품작들은 그의 자유롭고 분방한 기질을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냉소와 유머를 두루 느낄 수 있다. 착시현상 테스트를 하는 듯한 사진 작품 「무제, 달마시안들」(1975)에서도 그의 냉철하면서도 위트 있는 시선이 이채롭다. ● 이 시대의 대중문화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미술가를 꼽자면 그는 당연히 앤디 워홀일 것이다. 우리나라 대중에게도 무척 친숙한 이 팝아트의 황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 나온 워홀의 작품은 「햄버거」(1986)다. 이 작품은 그의 '광고와 일러스트레이션' 시리즈의 하나다. 오래된 광고를 계속 리프린트 해서 명암 대조가 심해지고 그만큼 단순해져버린 듯한 이 이미지는, 워홀이 1960년대 사용했던 것을 1980년대 들어 다시 활용한 것이다. 브랜드 이름조차 없는 광고 이미지이지만, 미국 문화의 아이콘으로 생생히 빛난다.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향수를 느낄 이 이미지로부터 워홀이 얼마나 '아메리카나' 주제를 중시했는지 새삼 돌아보게 한다. ● 마지막으로 일본 네오팝의 간판스타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에 대해 간략히 적고 글을 정리하겠다. 나라도 한국의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미술가다. 그의 그림에는 순수함과 그 순수함을 위협하는 그림자가 함께 있다. 주로 보호받아야 하지만 보호받지 못하는 어린 영혼의 상실감과 소외감에 대해 노래해온 그의 그림은 그 만화 같은 형식으로 더욱 호소력 짙게 다가온다. ● 어떤 면에서 보면 그의 그림 속 주인공들은 미켈란젤로의 조각 「다비드」(1501–1504)와 유사한 존재들이다. 「다비드」를 보면 주인공의 눈초리가 매우 사납다. 돌을 쥐고 누군가를 위협하려 한다. 다비드가 성경에 나오는 다윗이고, 그가 지금 이런 표정을 짓는 것이 거인 골리앗에 대적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이 남자가 원래 좀 못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아닌가 오해할 수 있다. 나라의 아이들도 그렇다. 그들이 사나워 보이는 눈초리를 하고 또 때로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쥐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그들이 고약한 말썽꾸러기이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금 그들 주위에는 골리앗처럼 더 큰 힘과 무기로 그들을 위협하는 거대한 존재들이 있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저리도 분주하고 저리도 따가운 눈길을 보낼 따름이다. 세상에 악동은 없다. 악한 어른들이 있을 뿐이다. ● 나라의 그림이 말해주듯 사실 혹은 진실은 대체로 당장 눈에 보이는 것 너머에 있다. 그게 진정한 리얼리티다. 『픽처 플레인』전에 출품된 우리 시대 거장들 작품에서 그 리얼리티를 하나하나 확인해보는 것은 매우 행복한 경험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이주헌

게르하르트 리히터_25색_알루-디본드에 래커_48.7×48.7cm_2007

픽처 플레인수직, 수평의 화면과 움직이는 달 ● 태초의 그림은 땅에 그려졌을 것이다. 손가락으로 그은 선이 형상을 이루고, 의미의 언저리를 어렴풋이 맴돌다 이내 지워졌을 것이다. 그림이란 그리는 자가 인지하는 세상을 반영하는 거울인 법. 직립하여 걷기 시작한 인간은 자세와 시선의 변화에 따라 동굴의 벽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연의 재현을 목적으로 하는 회화에서, 세상의 모습은 인간의 직립 자세와 결부하여 나타난다. 형상은 중력의 법칙에 따라 머리를 위로, 발을 아래로 향하는 수직의 화면 위에 놓인다.1) 올바른 방향의 수직 화면은 르네상스에서 모더니즘에 이르기까지 존속되었다. 작업 화면의 전환은 회화의 주제가 자연에서 문명으로 이행하며 일어났다. 미술이 지향하는 목적과 역할의 변화에 따라 화면을 대하는 관념적 시각도 달라진 것이다. 전시 『픽처 플레인 Picture Plane』은 작업 화면의 위치, 즉 예술가의 관점 변화를 단서로 하여 현대미술의 흐름을 짚어보고자 하는 시도다. 수잔 앤 로렌스 반 하겐 컬렉션을 통해 선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 1. 20세기 초, 화면은 가능성을 향하여 요동치고 있었다. 수직 화면 위에서 주제의 변화가 선행되었다. 표현주의자들은 회화의 목적을 '재현'에서 '표현'으로 전향하고자 했다. 전시는 독일 다리파의 창시자 에른스트 루드비히 키르히너(1880-1938)를 언급한다. 「얕은 욕조 안의 두 소녀」(ca. 1912/13-20)에서 키르히너는 인물들의 형상을 더 이상 충실히 묘사하지 않는다. 화면은 대담하게 잘린 면과 색의 대비를 통해 감각과 감정을 표출한다. 자연의 재현을 거부하고 표현과 구성의 혁신을 도모한 시도는 다양한 유형의 미술 사조로 나타났다. 형상은 관념적으로 구축되었고, 화면은 사실주의적 전통에서 벗어났다. 우리는 추상표현주의 화가 윌렘 드 쿠닝(1904-1997)의 목탄 드로잉 「무제」(1965)에서 보다 격정적인 표현을 마주한다. 여인의 윤곽은 추상을 향해 부서지듯 어렴풋이 드러난다. 드 쿠닝은 주관을 분출하는 격렬한 필치로 미술 행위의 본질을 해명하고자 했다. 캔버스 화면은 행위의 장으로 인식되었다. ● 세기의 첫 세대를 보내며, 미술에 대한 관념은 유연하게 확장되었다. 사고의 방식을 바꾸면 인지의 방향도 달라진다. 화가들은 화면을 다각도에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인공적 이미지와 텍스트가 범람하는 문명 시대의 예술가는 자료를 흐트러 놓은 작업대를 대하는 시점으로 화면을 가로 눕혔다. 레오 스타인버그(1920-2011)는 로버트 라우센버그(1925-2008)의 1950년대 콤바인 페인팅에서 특징적으로 드러나는 수평적 작업 화면을 '평판 화면'이라고 명명한 바 있다. 평판 화면 위의 이미지는 더 이상 자연에 대한 시각적 재현이 아니며, 정보와 자료의 화면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화면을 바라보는 시점의 각도가 달라짐에 따라 회화의 주제는 '자연'에서 '문명'으로 급진적으로 이행하기 시작했다.2) 전시 작품 「반 블렉 시리즈 VI」(1978)는 인물을 암시하는 천 조각을 모아 퀼트처럼 짜깁기한 일종의 초상화다. 회화의 소재는 형상에 귀속되지 않으며 자체적 정보를 드러낸다. 스타인버그는 시대의 인공적 산물을 담은 라우센버그의 평판화면이 대부분의 팝아트에 계승된다고 보았다.3) 앤디 워홀(1928-1987)의 「햄버거」(1986)는 실제 대상의 재현이 아니라 상업적 의도로 만들어진 '대상의 이미지'에 대한 재현이다. 워홀의 화면에는 형상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4) 화면이 드러내는 것은 자료와 정보의 복제다. ● 전시는 게르하르트 리히터(b. 1932), 시그마 폴케(1941-2010)의 이름을 차례로 호명한다. 1960년대 초 자본주의 사실주의를 주창한 리히터와 폴케의 화면은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성을 확연히 드러낸다. 이들은 문명의 산물을 회화 장르에 용해하고, 원본과 모방에 대한 이분법적 구분을 무효화함으로써 근대적 미메시스의 강박에서 벗어났다. 리히터와 폴케는 광고와 출판물 등 대중매체 이미지를 자주 차용한다. 매 순간 갱신되는 순간적인 이미지들은 과거를 인용하고 미래를 언급하지만 현재에 대해서는 유독 함구한다.5) 「얼음 (1973/1981)」(1981) 연작은 리히터가 그린란드에서 촬영한 사진을 엮은 아티스트 북의 표지를 소재로 하여 제작한 회화다. 리히터는 사진의 객관성에 대한 대중의 신념과 그림의 인위성을 결합해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진에서 출발했지만, 흐리기 기법을 통해 사진의 지시 기능을 무력화하고 예술적 측면을 강조하여 회화에 편입시켰다. 폴케는 수집한 이미지들을 변형하거나 다양한 재료와 혼합하며 다층적 화면을 구성했다. 공업 재료와 상업적 인쇄 기술을 작업 과정에 끌어들이기도 했다. 폴케의 화면에서 원본은 망점으로 분해되고, 형상은 재료 위에 부서진다. ● 사진을 매개로 한 실험은 데이비드 호크니(b. 1937)의 화면에서 계속된다. 사진 이미지를 재료로 활용한 리히터와 대조적으로, 호크니의 경우 사진의 개념과 기술 자체를 조형에 수용했다. 호크니는 기존의 사진이 원근법에 기반한 르네상스 시각 구조에 속한다고 보았으며, 이를 입체주의적 표현을 통해 탈피하고자 했다. 여러 장의 사진을 하나의 화면에 구성함으로써 사진의 한계를 극복하고 회화적 시각 구조를 획득했다. 호크니의 1990년대 회화는 사진 콜라주 작업의 영향을 드러낸다. 전시 작품 「거의 스키 타듯이」(1991)의 화면에서 다각도의 시점을 입체적으로 담아낸 구성이 두드러진다.

시그마 폴케_무제_종이에 과슈_69.7×100cm_1993

2. 조각에서도 근대적 숙명을 탈피하려는 시도는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오랜 기간 동안 조각은 중력의 법칙에 따라 수직 방향으로 정지해 있었다. 일찍이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가 움직이는 조각에 대한 드로잉을 제작하여 사고의 확장을 암시했으며, 20세기에 이르자 조각에 대한 통념이 본격적으로 재고되었다. 1913년에는 마르셀 뒤샹(1887-1968)이 의자 위에 거꾸로 매단 자전거 바퀴를 선보임으로써 키네틱 아트의 선구 모델을 제시했다. 1930년대, 철사를 이용한 조각적 실험을 지속하던 알렉산더 칼더(1898-1976)가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키네틱 아트를 구현해냈다. 천장에 매달려 공기의 흐름을 타고 가볍게, 균형적으로 유동하는 조각이었다. 칼더의 움직이는 조각에 뒤샹이 '모빌'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 칼더의 추상은 우주에 대한 관심에 기반한다. 1922년 과테말라 해변에서 "한 편에 불타듯 빨간 해가 떠오르고, 다른 한 편에는 은화 같은 달이 떠 있는"6) 신비로운 풍경을 목격한 경험이 시초가 됐다. 이후 1930년, 피에트 몬드리안(1872-1944)의 작업실을 방문한 경험을 계기로 본격적인 추상으로 전향했다. 전시는 칼더의 모빌 「빨간 초승달」(1969)을 선보인다. 모빌은 현실의 존재를 묘사하려 하지 않으며, 추상적 관념과 고유한 형상 자체로서의 잠재력을 드러낸다. 모빌은 조각으로서의 종속성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주체성의 사이에서 유영한다. 전시는 칼더의 초기 스테빌 「더 클로브」(1936)와 70년대 과슈 드로잉들을 포함한다. "스테빌은 휴식하는 모빌이며, 모빌은 움직이는 스테빌"7)이라고 한 조르주 살스(1889-1966)의 말처럼 칼더의 조형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평면과 입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미지는 특정 화면에의 귀속 자체를 거부하는 듯하다. 모빌의 형상은 떠다니다 사뿐히 내려앉고, 몸집을 확장하거나 축소하고, 때로는 종이라는 평면 위에 포착되는 것이다. 칼더의 모빌은 우주에 대한 시다. 시시각각 모습을 달리하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움직이는 달이다. ● 1960년대 파리에서 결성한 '시각예술탐구 그룹'의 작가들은 키네틱 아트의 새로운 계보를 형성했다. 이들은 인간의 시각적 한계와 불확실성을 통해 예술 현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착시, 움직임, 빛 등을 활용하여 보는 이의 관념을 움직이게끔 하는 조형을 추구했다. 전시는 그룹의 설립 멤버 프랑수아 모를레(1926-2016)를 불러낸다. 모를레는 네온, 건축 자재 등의 공업 재료를 소재로 하여 규칙과 질서에 따른 기하학적 추상 화면을 구성했다. 「해체된 곡선」(ca. 1974)과 「테이블이 중심에서 3° 회전되기 전 중앙값 90° 표시」(1980)에서 화면에 그은 하나의 선은 시각적으로 전체 화면의 경계를 확장하거나, 뒤틀도록 유도한다. 모를레의 화면에서 시각 이미지는 관객의 동적 심리를 이끌어내기 위한 착시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 우리는 아는 만큼, 그리고 믿는 만큼의 세상을 본다. 물리적 시야뿐만 아니라 관념적 시각에 대한 이야기다. 시각은 선택적이며, 특히 예술 작품의 화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예술가는 화면에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에 대하여 치열하게 고민해왔다. '무엇을'이라는 의문사는 '어떻게'로 치환되었고, 다시 '왜'라는 질문으로 전향했다. 현대미술은 화면의 위치를 효과적으로 전복했으며, 혼란의 시기도 극복해냈다. 미술은 평면을 이탈했고, 서사는 해체되었다. 우리의 세계에서 미술이 앞으로 탐구할 영역은 더 이상 없을 것만 같다. 그러나, 지난 세기 미술계는 이미 종말을 예견한 바 있다. 미술의 생명을 연장한 것은 결국 관점의 변화였다. 아서 단토(1924-2013)는 1997년의 저서에서 '미술의 종말'이라는 표현이 '거대 서사의 종말'을 의미함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8) 단토의 고백은 결코 미술이 사라지거나 소진될 것이라는 비관이 아니다. 21세기에 뜬 해가 정오를 향해 간다. 아마도 예기치 못한 각도의 새로운 화면에서, 우리는 또다시 낯선 예술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 박미란

데이비드 호크니_거의 스키 타듯이_캔버스에 유채_91.4×121.9cm_1991

The Blissful Saunter into Modern and Contemporary Art ● Hakgojae Gallery presents works of Western masters under the title, Picture Plane. Of course, the Japanese painter, Nara Yoshitomo included in this exhibition like seasoning spices cannot be identified as a Western artist, but the works of distinguished European and American masters such as Gerhard Richter, David Hockney, Robert Rauschenberg, etc. are gathered in this exhibition. What is outstanding, is that a work by Ernst Ludwig Kirchner, a master from the early 20th century, which is difficult to witness in Korean commercial galleries, is presented here. As so, the composition of the exhibition is diverse. It would be a very enjoyable and blissful art saunter if one browses this colorful scenery with a leisurely mind. I write a few words that may guide this journey. ● Paintings that Manifest Expressionistic Energy ● Ernst Ludwig Kirchner is the leader of Expressionism, which arose in Germany in the early 20th century. Expressionism is an art movement in which artists are more focused on their subjective emotions and phenomena that occur in the internal, rather than portraying the objective external world. The main characteristics of its formality include distorted and exaggerated forms, primitive and spontaneous expressions, rough and unrefined colors, etc. This is well demonstrated in Two Naked Girls in Shallow Tub (ca. 1912/13-20),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 Kirchner, born in Aschaffenburg, Bavaria, Germany as a son of an educator, was originally a student of architecture in Dresden, Germany. The school he attended at the time (Technische Hochschule Dresden) opened art classes such as freehand drawing also to architect students, and art history classes were open as well. Kirchner met like-minded friends, Erich Heckel and Karl Schmidt-Rottluff here and established The Bridge (Die Brücke), the first Expressionist group in 1905. ● Kirchner and his colleagues lead a quite unrestrained life. This is the reason he was absorbed in Naturism, often referred to as Nudism. Kirchner enjoyed the freedom of living in the forests of Dresden, naked with his friends and models to the fullest. For them, this act was considered as challenging the stoic prejudice and the old customs of society, and based on this challenge, a way of obtaining a modern identity in their own ways. Although the figures in Two Naked Girls in Shallow Tub are bathing indoors instead of outdoors, Kirchner's unrestrained energy towards freedom is equally evident through the rough brushstrokes and vivid primary colors. ● There is another image painted on the reverse side of this painting; I would say that this reflects Kirchner's scarce economical situations of the time. The reverse side, titled, Barges in front of yellow houses (ca.1909), has prominently simple composition and colors, and bold brushstrokes. What is regrettable is the fact that Kirchner's paintings that manifest his unconstrained consciousness were designated as degenerate art and were oppressed after the Nazi seized power. Kirchner, both mentally and physically exhausted, ended his own life in 1938. ● Another work that naturally leads on to after Kirchner's is American Abstract Expressionist painter Willem de Kooning's drawing, Untitled (1965). As evident in the name, Abstract Expressionists also were frontiers in expressing the internal sentiments. De Kooning especially is well known for his paintings that have severe physical impact and violence created by fiercely applying paint on the canvas putting weight and strength onto the brush. Of course, Untitled is a charcoal drawing on paper, therefore it does not show destructibility to that extent. However, de Kooning's unique vibrant energy may be experienced clearly through the leaps of charcoal strokes made without hesitation. Like so, de Kooning made numerous drawings full of energy. What is interesting is that representational images of figures are often found in de Kooning's works, to the extent it feels somewhat distant from the name Abstract Expressionism. What is detected in Untitled is also the form of a figure. However, due to the unhindered and unrestricted strokes leaping on top of the paper, this representational feature dissolves into a formal subcomponent, and the audience embraces the abstract harmony de Kooning's formative energy evokes as a larger picture. ● Paintings that Unfold the Vast World of Abstraction ● In numbers, abstract painting is the most displayed genre in this exhibition. As Alexander Calder is a sculptor, his abstract sculpture along with his flat works are presented. His works in this exhibition include his mobile, The Red Crescent (1969), and his stabile, The Clove (1936). A mobile approaches very familiarly even to those who are not familiar with Modern Avant-garde sculptures, because the toy mobile hung on top of a baby's cradle originates from Calder's mobile. Despite being a work of Modern art, Calder's works are easy to look at and have a friendly impression as much as children's toys. ● There is a backstory told regarding how Calder came to create mobiles. In October 1930, Calder met Piet Mondrian, one of the founders of Abstract painting for the first time. After visiting Mondrian's apartment, Calder spoke about it as mentioned below. ● "It was a very exciting room. Light came in from the left and from the right, and on the solid wall between the windows there were experimental stunts with colored rectangles of cardboard tacked on. Even the Victrola, which had been some muddy color, was painted red. I suggested to Mondrian that perhaps it would be fun to make these rectangles oscillate. And he, with a very serious countenance, said: 'No, it is not necessary, my painting is already very fast.' This visit gave me a shock. … This one visit gave me a shock that started things." ● Calder interpreted the inspiration he got from visiting Mondrian's studio like a sculptor. He made the colorful planes move in a three-dimensional space. 'Mobile,' named by Marcel Duchamp, was started like this. Calder's creative views, and his inventive views that still come by as witty however much time had passed, may be contently enjoyed in the mobile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Calder, born in Pennsylvania, U.S., other than the well-known mobiles, produced numerous stable sculptures called stabiles, and left behind various drawings from lineal drawings mimicking wire lines to color drawings with notable Surrealistic liveliness such as Constellation (1971) or Untitled (1971) included in this exhibition. He received the Grand Prize in the 1952 Venice Biennale and left a great legacy in Modern art history. ● The fact that multiple abstract paintings of Gerhard Richter, appraised as the greatest master in the world in the midst of living artists is included in this exhibition, although mainly drawings and smaller color works, is worth paying attention to. Manager Magazin, a German business magazine, ranked Richter first out of 1,000 principal artists around the world in 2014. U.K.'s prestigious press platform, The Times published an article introducing Richter's exhibition at Tate with the title, Gerhard Richter: The world's most important artist." According to BASI (Blouin Art Sales Index), up to the end of 2017, among living artists, Richter's total amount in sales is ranked first globally. Press coverage and statistics such as these show that Richter is equally beloved by both art professionals and market. ● Richter reached his position mainly because he is a giant who secured the survival of painting through his own creative methods in the period where the critique, "painting is dead" was accepted as the indisputable truth. He is a figurative painter who represents the contradictions of reality, from the troubled modern history of Germany to 9/11. At the same time, he is also an abstract painter who leaps away completely from the figurative and fantastically unfolds the panorama of pure form. In short, he is a master that went from one extreme to another, and one could get a taste of a part of his oeuvres as an abstract painter in this exhibition. ● Richter extensively attempted lyrical and expressionistic, and contrastingly geometric formalities in his abstract paintings. 25 Colors (2007) belongs to the latter, and the rest of his works in this exhibition belong to the former. His geometrical abstract paintings, inspired by industrial color charts, sequences colors in a grid format following a mathematical equation or adopting the effect of coincidence reached its peak through the 2007 stained glass installation at the Cologne Cathedral. His gestural Lyrical abstract paintings continued on in the endless passionate journey, starting from experimental attempts in the 1960s, followed by the Inpainting (Vermalung) series in the 1970s which seems to smear and erase everything, to the color abstraction manifesting his persistent investigation about perceiving, and paintings where paint is scraped with a squeegee after the 1990s. Richter's passionate exploration of the relationship between formative effects and perception is strongly evident in the smaller abstract paintings in this exhibition. Witnessing his vestiges is an exciting experience. Richter spoke about his abstract paintings as mentioned below. ● "My abstract paintings are musical. There are countless constructing and structuralizing involved, and this resonates with music. This is a clear fact for me, but it is difficult to explain." ● François Morellet is an intellectual French abstract painter. His earlier works are like pre-studies of Minimalism and Conceptual art. He believed that traditional painting and sculpture had reached its end. Therefore, he often used unconventional, industrial materials that go against the Romanticism of art's achievement such as neon tubes or tape. He believed that only this kind of materials was undefiled and uncontaminated by traditional art. He also did not accept the traditional notion of 'artist as a genius.' For him, artists were not geniuses, but merely 'facilitators.' He also clarified that his creative principles were not of those ambiguous or mystical, and established his own clear rules and restrictions and used them to produce works, so people could know in advance. The artist induced his works' composition to be influenced by these rules and restrictions which had elements of chance. ● Morellet's works, created through this process, induce an appreciation of lucid yet cool beauty evoked by simple geometric elements. Furthermore, his works manifest that when this process is repeated, it is able to create an intricately structured aesthetic, and when the variables of chance are involved, it may evoke abundant nuances. In certain ways, his works resonate 'unpretentious humor,' and for me, Table rotated at 3° on its center with indication of the median 90° before rocking (1980) is one of them. Perhaps it is like seeing the face of a stubborn old man who persistently stay consistent in the unstoppable and ever-changing world. ● Each of both David Hockney's and Sterling Ruby's abstract paintings are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Hockney is enormously popular in Korea where, as of now, his first retrospective is underway (at the Seoul Museum of Art). Although he is widely loved by the public for his representational paintings, he showed an early interest in abstract painting. Even with the exception of the abstract paintings from his student years or Very New Paintings series from the 1990s, there were various abstract attempts in his paintings. A representative example is the abstract image that emerged during the process of stylizing various expressions of water while painting swimming pools in Los Angeles. ● Almost Like Skiing (1991) is a part of Very New Paintings series, created based on Hockney's experience in stage art. He designed stages for several operas, during which he came to think that stage designs are in fact three-dimensional paintings. For this reason, his Very New Paintings series distinctively shows a three-dimensional sense of space. With regard to the paintings in this series, the artist stated as mentioned below. ● "I started Very New Paintings right after completing the stage design for The Woman without a Shadow. It started simple and became more complex as they progressed. I soon realized that what I was doing was creating an internal landscape. I used different marks and textures to create the space and induced the audience to roam around it (in their minds)." ● Sterling Ruby has created works of diverse genres and formats. Not only he comprehends ceramics, painting, drawing, sculpture, video art, and installation, but his creative sources also vary widely, including urban gangs and graffiti, hip-hop culture, globalization, prisons, Consumerism, schizophrenia, etc. From a formative aspect, it can be said that he expresses 'everything lacking in Minimalism.' This applies to Alabaster SR11-48 (2011) as well. The vigorous gesture of rejection of the stern lines and rigid forms of Minimalism is evident from the fluid expression of the painting as if hypnotizing. It feels like the voice of ancient Greek philosopher, Heraclitus of Ephesus, who argued, "everything flows," is reaching our ears. ● Pictures Depicting the Reality of the Era of Popular Culture ● The influence of popular culture in modern society is immensely great. Many works that reflect the spirit or sensibility of the times, whether in the format of Pop art or somewhat similar, are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First, let us take a look at Rauschenberg's works. Robert Rauschenberg is an artist like a flag bearer at the forefront of the Olympic team. He generated great attention when he received the Grand Prize at the 1964 Venice Biennale at the age of 39. By an American artist still in his 30s receiving the Grand Prize of the Venice Biennale, which was granted to European masters in the past, the world firmly recognized that the pendulum of Western art has oscillated from Europe to America. ● Rauschenberg was influenced by Abstract Expressionism in the beginning, but since the 1950s, he started to work with "Combine painting," in which objets are placed on the picture plane and paint is applied roughly, and deviated from Abstract Expressionism. Pieces of wood, cola bottles, umbrellas, car tires, taxidermy animals, etc. were added on the canvas, and then he painted on top, which was too ambiguous to be defined as painting or sculpture. Considering this unique characteristic, Rauschenberg called his works, Combine paintings. After his Combine painting reached its peak by receiving the Grand Prize at the Venice Biennale, Rauschenberg started to create paintings that have prominent characteristics of Pop art, with scattered silkscreened images of various affairs and the everyday images on the picture screen. He turned his eyes from "found objects" to "found images." ● The 'discovered image,' colorfully printed on the canvas as if photographs from an album were taken out and scattered on the table, strikingly reveals the face of modern society where numerous events, phenomenon, everyday information rapidly and complexly come and go based on the development of media. Blue Urchin (Hoarfrost Series) (1974) and Van Vleck Series VI (1978),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are not much different. The Hoarfrost series are works of solvent transferred images of newspaper or magazines on unfastened fabric. Rauschenberg came up with the idea for this series when he saw that the newspaper images were being transferred to the cheesecloth used to clean the lithograph plates in a printing workshop. When looking at Blue Urchin (Hoarfrost Series), I imagine that if we clean the inside of ourselves, exposed to various situations and events every day using a cheesecloth, these traces may be found. ● Alex Katz, an American artist of Russian Jewish descent, is well known for his highly unique portraits, landscapes, and floral paintings. Although he launched a formative world that is compatible with Pop art, he took a path of independent creation rather than flowing along the waves of Pop art. This is a result of his emphasis on art history and tradition as much as the trend of the times, and the endeavor to combine this emphasis with his oeuvres. For this reason, it is easy to misunderstand and denounce his works as obsolete representational paintings in the traditional format, but with a closer look, one can see that his works vividly capture the faces of our times through his own senses and sentiments. ● Katz's paintings are generally large and flat. This resonates with the screen in a movie theater or a billboard advertisement on the road. Moreover, there are many instances when the figures are enlarged as if looking at a close-up scene in a movie, and they are also simple and flat. Thus, our eyes are not able to be fixed upon, and slide away quickly just like when looking at billboards on the road. The large scale, flatness, simplicity, sleekness, and coolness sharply represent the sentiments and senses of our times. His works vividly revive the sentiments of modern consumer society and popular culture, and is prominent with distinct reality. ● The Cut Out series are the more 'dimensional' expression of this sense. The Cut Out series, in which aluminum plates are cut in the shape of the subject and painted on both sides, is extremely flat, but is a sculpture that grants the space it is placed in with a strong identity. Coca-Cola Girl (2019) is one of these series, and I would say that it presents the properties of modern society where things that are light instead of heavy, thin instead of thick, refreshing instead of obsolete convey strength. ● German artist, Sigmar Polke, whose multiple drawings and photographs are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is also one of Europe's representative masters who expresses the reality of the era of popular culture. Born in 1941, Polke migrated from East Germany to West Germany with his family. Although during his childhood, the Socialist system he experienced in East Germany has influenced him for a long time. As a retort to Social Realism which was the aesthetic of the system, he pursued Capitalist Realism, which also embedded criticism towards the then blossoming Consumerism in West Germany. ● Polke experimented with a wide variety of formalities. He created works using various methods, as he worked with different subject matters from history to everyday life, politics to art. He attempted not only painting, but photography, video, even computer art, and used many unusual materials such as meteorite powder, arsenic, detergent, matches, chocolate bars, sausages, biscuits, etc. The works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illustrate his free and wild tendency well. Above all, both cynicism and humor are present in his works. His cool, yet witty perspective in Untitled, Dalmatian Dogs (1975), a photograph that gives the impression of an optical illusion test is captivating. ● To pick the most important artist relating to popular culture, it would be, of course, Andy Warhol. The emperor of Pop art, who is also very familiar to the Korean public, is an artist who needs no further explanation. His work, Hamburger (1986) is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It is one of Warhol's Ads and Illustrations series. The image, which seems as if the contrast in light and shade is severed and therefore simplified due to reprinting old advertisements, is a re-use of the images he had used in the 1960s, in the 1980s. Although the image does not even have a brand name, it shines bright as an icon of American culture. From this nostalgic image for any American, one may reflect back anew how much Warhol valued the subject, "Americana." ● Lastly, I will write briefly about Nara Yoshitomo, a representative Neo-pop artist, and finish this essay. Nara is also an artist beloved by the Korean public. Innocence, and the darkness that threatens that innocence coexist in Nara's picture screens. His paintings that have been singing about the sense of loss and alienation of young souls, unprotected, however, must be protected, are even more appealing with cartoon-like forms. ● In a way, the protagonists in Nara's works are similar to David (1501-04), a sculpture by Michelangelo. David's glare in Michelangelo's sculpture is extremely fierce. He is clenching to a stone in his hand, ready to intimidate someone. If the viewer does not know that David is a character in the Bible and that his expression is in fact due to confront the giant Goliath, one may mistake him as a malicious man. This applies to Nara's children as well. Even if they have ferocious eyes and sometimes hold things that may be weapons, it is not because they are mischievous varmints. They may be surrounded by giant beings like Goliath, only not visible to us, threatening them with greater strength and larger weapons. The protagonists are too busy and sending off stinging glares merely to protect themselves. There are no evil children in the world. There are only evil adults. ● As Nara's works suggest, fact or truth is usually beyond what is immediately visible. This is the genuine reality. It is an exceptionally blissful experience to examine this reality one by one in the works of the masters of our times, in the exhibition, Picture Plane. ■ Joo-Heon Yi

Picture PlaneVertical, Flatbed, and the Moving Crescent ● At the very beginning, a drawing must have been made on the ground. Strokes drawn with a finger would have formed into shapes, and vaguely linger around meanings for a while, and then obliterate shortly after. A drawing is a mirror that reflects the world in the manner of the drawer. As humans started to walk upright, they started to draw on cave walls in accordance with their transition of posture and viewpoint. With the purpose of the picture as representing nature, the image of the world materializes associated with the erect posture. The image is placed on a vertical picture plane in which the head is located on towards the top and the feet towards the bottom, following the law of gravity.1) This vertical picture plane with accurate directions persisted from the Renaissance to Modernism. The convergence of the work plane occurred when the subject of painting shifted from nature to human civilization. The conceptual perspective towards the picture plane changed in accordance with the shift of the purpose and role of art. Picture Plane is an attempt to look back on the passage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through the position of the work plane, namely, the shift of the artist's perspective. The works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were accumulated through Susanne and Lawrence Van Hagen Collection. ● 1. In the early 20th century, the canvas surface was thrusting towards its potential. The subject matter started to change on the vertical picture plane. Expressionists aspired to shift the purpose of painting from 'representation' to 'expression.' The exhibition mentions Ernst Ludwig Kirchner (1880-1938), one of the founding members of The Bridge (Die Brücke), a group of German Expressionist artists. In Two Naked Girls in Shallow Tub (ca. 1912/13-20), Kirchner no longer portrays the figures with accuracy. The painting expresses senses and emotions through the boldly cut planes and contrasting colors. The attempt that rejected the representation of nature and promoted the innovation of expression and composition manifested as various kinds of art movements. Images became abstract, and the image broke away from the traditions of Realism. We face a rather explosive expression of emotions in Abstract Expressionist, Willem de Kooning's (1904-1997) charcoal drawing, Untitled (1965). The contour of the female figure faintly emerges as if breaking apart, towards abstraction. De Kooning aspired to elucidate the essence of the deed of art through intense brushstrokes emitting subjectivity. The canvas surface was perceived as the platform of performance. ● As the first generation of the century passed, the idea towards art expanded fluidly. When the way of thinking is shifted, the direction of perception changes as well. Painters started to view the picture plane from various angles. The artist in the age of civilization overflowing with artificial images and texts laid down the picture plane with the perspective of how they treat a work table where materials are scattered around. Leo Steinberg (1920-2011) named the distinctive horizontal work plane of Robert Rauschenberg's (1925-2008) Combine paintings from the 1950s as 'Flatbed Picture Plane.' Steinberg continues to explain that the image on the flatbed picture plane is no longer a visual representation of nature, but of information and data. As the angle of perspective looking at the picture plane changed, the subject matter of painting shifted radically from 'nature' to 'culture.'2) Van Vleck Series VI (1978) is a kind of portrait in which fabric pieces that imply a figure are accumulated and attached to each other like a quilt. The painting's material is not vested in form, and reveal independent information. Steinberg deemed that Rauschenberg's flatbed picture plane accommodating the man-made products of the times acceded to most Pop Art.3) Andy Warhol's (1928-1987) Hamburger (1986) is not a representation of an actual object, but 'an image of images,' the latter made for commercial purposes. The image barely exists in Warhol's canvas.4) What it exposes is the replica of information and data. ● The exhibition names Gerhard Richter (b. 1932) and Sigmar Polke (1941-2010) one after another. The images of Richter and Polke, who advocated Capitalist Realism in the early 1960s, distinctly show traits of Postmodernism. The two artists deviated from the obsession of modern mimesis by dissolving cultural products into painting, and invalidating the dichotomous separation between the original and replica. Richter and Polke often appropriate images from mass media such as advertisements and publications. The instantly renewed momentary images often refer to the past and speak of the future, however, remain particularly silent about the present.5) Ice (1973/1981) (1981) is a painting made using the cover of Richter's artist book compiled of photographs he took in Greenland as the material. Richter advocated a new possibility of painting by combining the public mass' belief towards the objectivity of photography, and the man-made quality of painting. Although he started from photography, Richter disabled the referential function of photography and emphasized the artistic aspect of it through blurring technique, and incorporated it into painting. Polke formed multilayered picture screen by modifying collected images or merging various materials. He also utilized industrial materials and commercial printing technique in his working processes. The original disintegrates into Ben-Day dots, and the form breaks down on top of materials on Polke's picture screen. ● The experiments using photography as a medium continues on David Hockney's (b. 1937) canvases. Contrasting from Richter who utilized photographic images as material, Hockney applied the concept and technique of photography itself in his forms. Hockney believed that conventional photography fell under the Renaissance visual composition which is based on the law of perspective, and aspired to deviate from it through Cubistic expressions. He overcame the limitation of photography and obtained a painterly visual structure by composing multiple photographs into one picture plane. Hockney's paintings from the 1990s convey the influence of photography collage. The composition that dimensionally captures the various viewpoints in the picture plane in Almost Like Skiing (1991) is prominent. ● 2. The attempt to break away from the modern fate has also continuously occurred in sculptures. For a long time, sculptures were suspended in a vertical orientation following the law of gravity. Early on, Leonardo da Vinci (1452-1519) made drawings of moving sculptures and predicted the expansion of thought, and when the 20th century arrived, the conventional notion of sculpture started to be extensively re-evaluated. By presenting a sculpture with a bicycle wheel mounted upside down on a stool in 1913, Marcel Duchamp (1887-1968) suggested an initiative model for Kinetic Art. In the 1930s, Alexander Calder (1898-1979), who has been continuously pursuing sculptural experiments using wire, incarnated a completely new kind of Kinetic Art. His sculptures were hung on the ceiling and floated lightly and steadily with the air current. Duchamp gave the name, 'mobile' to Calder's kinetic sculpture. ● Calder's abstraction is based on his interest in the universe. The experience of witnessing a mystical scenery with "a fiery red sunrise on one side and the moon looking like a silver coin on the other"6) at a beach in Guatemala was the outset for this interest. Upon his visit to Piet Mondrian's (1872-1944) studio later on, in 1930, Calder's works extensively converted into Abstract Art. This exhibition presents Calder's mobile, The Red Crescent (1969). A mobile does not attempt to depict a being of reality, and reveals the abstract idea and its potential as a distinctive form itself. A mobile drifts between the dependency as a sculpture and independence of natural movement. The exhibition also includes Calder's early stabile, The Clove (1936), and gouache drawings from the 1970s. As Georges Salles (1889-1966) stated, "One could say that a stabile is a mobile in repose, and a mobile is a stabile in action,"7) Calder's sculptures connect organically. The image freely oscillates between the flat plane and dimensional space, seemingly as if it rejects belonging to a particular picture screen itself. The form of a mobile floats and then softly descends, expands or reduces its body, and at times, is captured on a flat surface that is paper. Calder's mobile is poetry about the universe. It is a moving crescent, changing its appearance every hour to return to its original form once again. ● The artists of 'Visual Art Research Group (Groupe de Recherche d'Art Visuel),' formed in Paris in the 1960s, developed a new lineage of Kinetic Art. They aspired to express art phenomenon through the visual limitations and uncertainty of humans. They pursued forms that induce the audience's thoughts to move by utilizing illusion, movement, light, etc. The exhibition summons François Morellet (1926-2016), one of the founding members of the group. Morellet constructed geometrical abstract images that comply with rules and order using industrial materials such as neon, construction supplies, etc. In Fragmented Curve (ca. 1974) and Table rotated at 3° on its center with indication of the median 90° before rocking (1980), each line made on the picture screen visually induces the border of the whole frame to expand or twist. Visual images are utilized as measures for illusion to draw out the dynamic mentality of the audience in Morellet's picture screen. ● We see the world based on what we know and believe. This applies not only to physical vision, but ideational perspective as well. Visions are selective, especially more so when making artworks. Artists have been earnestly contemplating about what to record within art. The interrogative, 'what' has been replaced with 'how,' and then converted to the question, 'why.' Modern and Contemporary Art effectively overturned the position of the picture plane, and overcame a period of turmoil. Art broke away from flatness, and the narrative dismantled. It feels as if there will be no more territory for art to explore any further in our world. However, in the past century, the art world has already predicted its end. What extended the life of art was ultimately the transition of perspective. Arthur Danto (1924-2013) confessed his realization that the expression, 'the end of art' signifies 'the end of a great narrative' in his book in 1997.8) Danto's confession is not at all a pessimistic declaration that art will perish or be exhausted. The sun that has risen in the 21st century is heading towards noon. Perhaps, we will be able to encounter unfamiliar art once again, in the new picture plane with unforeseen point of view. ■ Miran Park

* 각주 / footnote 1) Steinberg, Leo. Other Criteria. Rev. 2nd ed. (Chicago: Chicago UP, 2007), p. 82. 2) Steinberg, Leo. Ibid., p. 84. 3) Steinberg, Leo. Ibid., p. 90. 4) Antin, David. "Warhol: The Silver Tenement" In: Art News (New York: Summer, 1966), p. 58. 5) Berger, John. Ways of Seeing. Rev. 2nd ed. (London: Penguin Books Ltd., 2008), pp. 129-130. 6) Calder, Alexander. Calder: An Autobiography with Pictures. (New York: Pantheon Books, 1966), pp. 54-55. 7) Greenfeld, Howard. The Essential Alexander Calder. (New York: The Wonderland Press, 2003), p. 83. 8) 『예술의 종말 이후』. 이성훈, 김광우 옮김. (서울: 미술문화, 2004), p.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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