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LL FLOW

조진이展 / JOJINI / 趙珍梨 / painting   2019_0527 ▶︎ 2019_0605

조진이_blue breeze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1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1:00pm~07:00pm

갤러리 빈치 GALLARY VINCI 서울 서초구 방배로 234-10 2층 Tel. +82.(0)2.6402.2780 galleryvinci.modoo.at

기억을 소환하는 붓질 조진이의 회화는 필획과 색채로 충만한 추상회화이면서도 이들이 어우러져 자연풍경이나 특정 상황을 감각적으로 연상시켜준다. 그것은 구상과 추상 사이를 오가며 눈에 들어온 외계의 모든 것들을 회화적 언어, 자신의 충만한 감수성의 자취로 번안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분명 존재하기에 자신의 온 몸으로 보고 느꼈던 대상이지만 그 찰나적 경험은 이내 소멸되고 흩어진다. 그림은 바로 그 부재와 결핍의 자리에서 뒤늦게, 안타깝게 서식한다.

조진이_flow, we_캔버스에 유채_145.5×112.1cm_2019
조진이_summer rain_캔버스에 유채_130.3×97cm_2019
조진이_spring rain_캔버스에 유채_80.3×100.1cm_2019
조진이_green breeze_캔버스에 유채_65.1×53cm_2019

이처럼 작가는 자기 몸이 체험한 총체적인 감각을 그리고자 한다. 따라서 붓의 놀림과 색채는 문득 스쳐지나갔던 어느 순간의 기억을 떠올려주는, 건져 올리는 시간성과 함께 당시 접했던 정서의 진폭과 관련되어 있다. 작가는 당시의 느낌을 주관적으로 해석한 특정 색채와 속도감 나는 붓질로 전이한다. 여기에는 단호하고 결정적인 일획의 호흡이 우선된다. 다분히 동양 모필의 운율적인 추이가 반영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 필획들은 식물의 잎사귀이자 날렵한 붓질이고 특정 색감이자 두툼한 물감의 질료 사이를 현기증 나게 넘나든다.

조진이_in the orange_캔버스에 유채_40.9×31.8cm_2018
조진이_bluegreen_캔버스에 유채_40.9×31.8cm_2018
조진이_lemon scent_캔버스에 유채_40.9×31.8cm_2019

이처럼 조진이의 회화는 자신의 몸으로 받아들인 몸 바깥에 놓인 모든 것들을 물감(색)과 붓에 의지해 연출해놓은 것이다. 그것은 감각적 체험의 형상화이자 물질화이고 사라져버린 것들에 대한, 지나가버린 안타까운 감흥에 대한 소환의 성격을 지닌 사건의 재연이다. 자신의 몸과 정신으로 겪어낸 일상의 매 순간을 지속적으로 기억하는 일은 굳어지고 쇠락하는 감각의 밸브를 부단히 열어젖히는 행위이다. 살아있음을 매순간 환기하는 일이다. 그림이 그려져야 하는 절박한 이유다. ■ 박영택

조진이_where_캔버스에 유채_40.9×31.8cm_2019
조진이_floating_캔버스에 유채_40.9×31.8cm_2019

나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특별한 영감에 의한 것이 아니다. 하루일과를 채워가듯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일상이다. 그것은 나의 그림이 주변에서 보이고 느껴지는 시간의 변화에 따른 자연의 모습, 변하지 않는 것들의 미묘한 변화 그리고 촉각, 후각, 미각이 동반된 식탁위의 시각적 형상 등을 주관적인 감성으로 표현해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복적인 작업과정에서 지나가버린 시간의 기억들이 현재의 감각의 흐름과 뒤섞이며 또 다른 흐름을 생성해내는 즐거움을 느낀다. 관람자들에게 작품의 제목과 별개로 자기만의 흐름을 찾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2019 작가노트 중에서) ■ 조진이

Vol.20190527b | 조진이展 / JOJINI / 趙珍梨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