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심求心과 원심遠心

평화문화진지 2기 입주작가 결과보고展   2019_0531 ▶︎ 2019_0616 / 월요일 휴관

공연 / 2019_0531_금요일_08:00pm        2019_0601_토요일_05:00pm

참여작가 E-Conscious Dance Project_권혜경_김현주 박보영_이장욱_신승주_장지남_표현우

오픈스튜디오 2019_0531_금요일_05:00pm~07:00pm 2019_0601_토요일_01:00pm~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평화문화진지 Peace Culture Bunker 서울 도봉구 마들로 932 Tel. +82.(0)2.3494.1973 culturebunker.or.kr

평화문화진지는 2기 입주작가 결과보고전 『구심求心과 원심遠心』을 개최한다. 2018년 두 번째를 맞은 평화문화진지 입주작가 프로그램을 통해 평화문화진지에 입주한 작가 8팀(E-Conscious Dance Project, 권혜경, 김현주, 박보영, 신승주, 이장욱, 장지남, 표현우)의 입주기간 결과물을 공유하는 자리이다. ● 창포원과 다락원 체육공원 가운데 위치한 평화문화진지는 입주작가와 방문객 간의 자연스러운 교류가 이뤄지는 입지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정적과 소란', '일과 여가', ' 예술과 일상'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공존하는 공간에서의 작업은 작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2기 입주작가들이 제안하고 선정한 '구심求心과 원심遠心'이란 전시명은 평화문화진지 스튜디오의 공간적·경계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평화문화진지의 구성원과 공간을 찾는 시민들이 서로에게 구심과 원심이 되어 만들어 낸 힘과 시간을 담은 결과물을 나누며 또 다른 상호작용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 평화문화진지

E-Conscious Dance Project_유토피아

선 하나의 차이, 유토피아 [Utopia] ● 유토피아란, 현실적으로 아무데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나라, 또는 이상향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리는 유토피아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어쩌면 한 끗 차이, 선 하나의 차이 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유토피아와 고래 ● 유토피아는 환상의 공간이다. 고래는 실재 하지만 환상 속의 동물이 되기도 한다. 작품 속 무용수들은 유토피아를 유영하는 고래가 된다. ■ E-Conscious Dance Project

권혜경_위장된 벽_벽에 아크릴채색, 수성페인트_151.5×335cm_2019

'평화문화진지' 이곳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6월까지 머물게 된 레지던시의 이름이다. 나의 작업실은 6호실이며 과거 대전차방호시설로 쓰였던 벽의 일부분을 허물지 않고 그대로 살려 리모델링된 독특한 구조로 한 벽이 통유리로 되어있고 창문대신 앞뒤로 문이 두 개가 나있다. 집이 멀었던 나는 가끔 작업실에서 자고 가기도 했는데 지역주민이 이용하는 공원에 위치한 이곳은 어느 시간이나 문을 열면 행인들을 볼 수 있는 구조라 매번 사적인 영역에서 순식간에 공공의 영역으로 바뀌는 경험을 해야만 했다. 벽 하나를 두고 오가는 소음과 시선들. 시간이 갈수록 이런 점들은 나와 그들 사이에 거리감을 두게 하였고 매일 최소한의 문을 열고 블라인드를 내리고 생활하였다. 이렇게 시작한 레지던시는 이제 입주 끝 무렵이다. 지나고 보니 10개월 동안 가장 많이 했던 일 혹은 노력은 이곳의 취지와는 다른 문밖의 시선을 차단하고 작업실에 궁금증을 가졌던 주민들과 소통하지 않으려는 노력이었다. 이번 전시 작품 「A Camouflage Wall(위장된 벽)」(2019)은 평화문화진지 5동 내부에 리모델링으로 사라진 대전차방호시설 벽의 일부분을 다시 회화로 재현해낸 일시적인 벽이다. 벽처럼 위장된 회화는 그동안 나를 숨기고 위장하기 위해 노력했던 10개월간의 최종의 결과물이 될 것이다. ■ 권혜경

김현주_독거의 기술_4채널_가변설치_2018

「독거의 기술」은 한국전쟁 세대로 태어나 순탄치 않게 살아온 네 분의 독거 어르신이 들려주신 삶의 이야기들을 경청하고 기록하여 시각화한 작업이다. 네 분이 들려주신 이야기는 온전한 한 사람의 이야기이면서도 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성격을 띠고 있다. 점점 더 고령화되고 있는 도심에서 노인들의 삶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실제로 독거의 기술이란 존재할까? ● 12살부터 노동을 했지만 여전히 가난한 삶을 살아가는 할머니, 매일 밤 혹시 모를 죽음에 이웃에게 빨리 발견되기 위해 문을 열고 주무시는 할아버지. 전쟁고아로 배고픈 어리시절을 보낸 후 평생 홀몸으로 자식을 키운 분 등. 누구보다 고된 삶을 사셨음에도 네 분이 공통적으로 얘기하시는 '독거'와 '삶의 기술'이란 '아무에게도 기대자 말자.'라는 왠지 모를 씁쓸함과 인간에 대한 냉소가 담겨져 있는 말이었다. 「독거의 기술」은 평범해 보이는 도심 속 네 분의 삶을 미시적으로 들여다보며 개인의 삶의 여정이 끊임없이 사회와 연결되어 작동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거시적 역사 속에서 냉대 받는 이들의 삶의 이면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의 늙음과 고독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 김현주

박보영_언젠가 어디서8_비단에 채색_100×185cm_2018

일상 ● 어렸을 적, 내가 기억하던 골목길은 언제나 반듯하게 이어져 큰 길을 만났었다. 생각보다 그 길과 건물의 모양들이 반듯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건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어느 날 이었다. 서울의 중심에서부터 경계지역 도봉까지 원심으로 불어오는 개발의 바람에서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일상의 표정이 서려있는 풍경들이 아닐까. ● 요즘 자연은 인공이다. 사람들은 인공물을 배치하고 남는 공간, 그 곳에 심은 꽃과 나무의 작은 자연에서 위로를 구한다. 어쩌면 인공에 부속된 자연이다. 긴 시간을 버텨온 건물과 수많은 기억을 품은 넓고 좁은 길. 그리고 그 틈 사이 곳곳에서 피어난 자연을 담고 싶다. ● 산수화는 시간을 담는다. 작업은 고전산수화를 기반으로 도봉의 자연을 현대적 시각으로 해석하는 일이다. 도봉과 도봉산. 평화문화진지. 그 곳을 오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기억. 시간이 흐르며 오래된 인공물들이 공간에 녹아들어 점차 자연이 되어가는 순간들. ■ 박보영

신승주_untitled landscape_디지털 프린트_20.3×25.4cm×2_2018

음-어-아-에-으 ● 불완전한 모음으로 세워진 미완결된 풍경들. ● 매일 전진하기 위해 중심잡기를 한다. 어느 방향이든 상관없다. 그냥 쭉 나아가기만 하면 결국엔 어딘가에 닿을 테니까. ● 익숙한 길을 걷는다. 핸드폰만 바라보며 걸어가도 목적지에 다 닿을 수 있는 길. 가끔 템포를 놓쳐 잠시 돌아가기도 하지만 돌아가는 그 길조차 익숙한 그런 길을 좋아한다. 방향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시간을 계산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지도가 두 다리에 입력되어 있다. ● 운동화 바닥이 까슬거린다. 툭-사라락-쓱쓱. 정렬된 보도블럭 위에 모래가 흩어져 있다. 발에서 시선을 들어 정면을 바라보면 시끄러운 소리들 사이로 지시문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웅성거리는 소리들 사이로 찢어지는 기계음과 소음들이 밀고 들어온다. ● 또 없어졌다. 지도 속에 있던 위치를 조정해야 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언제나 그랬듯이 곧 무언가 들어설 것이다. 지도는 미세한 조정만 하면 된다. x 반복 ● 익숙한 길을 걷는다. 갑자기 중심을 잃고 겨우 몸을 곧게 세운다. 턱-으아아-아하-으. 낮은 턱이 솟아 있다. 또 사라졌다. 지도 속에 있던 위치를 조정해야 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언제나 그랬듯이 곧 무언가 들어설 것이다. 다시 미세한 조정만 하면 된다. x 반복 ● 나는 무너지는 길을 걷는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언제나 그랬듯이 곧 무언가 들어설 것이다. ■ 신승주

이장욱_Sediment³_PVC관 외 혼합재료_121×390×310cm_2018

한글을 필두로 글자와 언어를 가지고 문화를 재해석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왔다. 입주작가 첫 해의 보고전이자 두 번째 개인전 [다시대화]에서 세 꼭지의 대표 작품 『Sediment』, 『S!NOSPHERE』, 『21c Dalgona』를 총망라한 전시를 선보였고, 이를 통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 이번 평화문화진지 2기 입주작가 결과보고전에서는 기존의 작품세계 밖으로 한발 더 나아가고자 한다. 작가 연계 프로그램 [너의 이름은]에서, 각자의 소중한 기억이 담긴 사물에 애칭을 붙이고 참여자의 손으로 직접 그려낸 상상의 생명체를 조형물로 실체화하려 한다. ● 「Namer's Garden : 네이머의 정원」으로 불릴 이번 작품에, 시민들의 이야기와 상상력 그리고 함께 나눴던 주제인 '이름 붙이기와 주체적인 삶'을 담아내며, 예술과 시민문화의 접점에 놓여있는 평화문화진지에서의 두 해간의 고찰을 매듭지으려 한다. ■ 이장욱

장지남_기념비를 기념함 Commemorate a Monument_2019

기념비는 본래 그 의미와는 달리 분열과 논쟁의 상징이다. 서울의 북쪽 경계에 위치한 평화문화진지와 그 원형이었던 대전차방호벽은 전쟁 기계를 기념하고 있다. 이곳에 수직으로 쌓아 올린 전망대는 퇴색된 이데올로기 대립의 종말과 분단 역사, 그리고 경계에 대한 우리의 기념비다. 「기념비를 기념함(Commemorate a Monument)」은 평화로 상징되는 기념비를 해체하여 과거의 흔적들을 상기한려 한다. 한 때 위용을 뽐내고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던 냉전의 상징물들은 그 위력이 모두 제거된 채 허상으로서 아직도 이 곳에 실체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만, 또한 보이지 않기를 자처해 왔던 이 곳의 대전차 방호벽은 냉전시대, 실체없는 공포정치의 산물이기도 하다. 누구도 존재에 의의를 제기하지 못했던 견고한 철옹성은 수도권의 확장과 함께 흡사 방호벽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닮은 거대 아파트 단지로 대체되어 간다. 이 콘크리트 구조물은 사실, 당시 나치 독일에 의해 고안된 지크프리트 선(West Wall, Siegfried Line)을 1960년대 한국 정부가 도입했다고 볼 수 있다. 나치 독일이 지크프리트 방어선의 건설과 활용을 프로파간다에 적극 활동하였듯이, 당시 한국 정부도 서울 요새화 작전으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군사 공포 정치에 적절하게 활용한 바 있다. 첨예한 대립은 결말을 예측할 수 없었기에 막연하고 지루하게 느껴지다가 결국 한 켠으로 끝없이 유보되며, 무수한 상징들이 난립할 여지를 남겼다. 그러한 과정에서 실체는 상실되고 지배를 위한 구조로 변형되어 역사를 재편해 나갔다. 「기념비를 기념함(Commemorate a Monument)」은 경계 지역의 기억을 수집하여 비교하고 관찰하며, 그 수집과 관찰이 현대사에 가려지거나 중첩된 부분을 찾아내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 장지남

표현우_경계에서_종이에 피그먼트 펜_72.7×90.9cm_2019

그동안 거주 또는 활동하며 특정 장소를 배경으로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번에는 외부의 공간보다 내면의 감정을 중심으로 진행한 시각적 결과물로 소통하려 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고착된 모습에서 느껴진 감정들은 낯선 경계를 마주한 상황처럼 느껴진다. 스스로 과거의 시간 속에 다가 갈수록 여러 감정들이 혼재하고 대립한다. 과거의 어디쯤과 마주한 지금의 나는 의식의 흐름을 잠시 멈추고 내면의 긴장감을 들여다보려 한다. 불안, 갈등, 고독, 상실 등의 감정들이 계속해서 낯선 경계 안에 머무르게 한다. 주위 곳곳에 남겨진 수많은 결들이 과거의 시간을 돌이키고 경계를 느슨하게 하며 나아가 나를 반성하고 성찰하게 만든다. 잠시 시간에 기대어 삶에 대한 의식을 깨우고 현재를 되돌아보며 삶의 방향성을 생각하고 찾아 나서고자 한다. ■ 표현우

Vol.20190531g | 구심求心과 원심遠心-평화문화진지 2기 입주작가 결과보고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