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소란

서한겸展 / SEOHANGYEOM / 徐漢兼 / drawing   2019_0604 ▶︎ 2019_0707 / 월요일 휴관

서한겸_아이 연작_캔버스에 유채_72.7×60.6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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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9_0604_화요일_05:00pm

큐레이터와의 전시관람 / 2019_0626_수요일_02:00pm~03:3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서울대학교미술관 Seoul National University Museum of Art 서울 관악구 관악로 1 Tel. +82.(0)2.880.9504 www.snumoa.org

서울대학교미술관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유망한 젊은 작가를 소개하는 2019년 첫 번째 개인전으로 『서한겸 개인전: 영원한 소란』을 개최한다. 서한겸 작가는 탄생과 죽음, 시간과 사랑 등 삶의 본질적인 부분과 닿아있는 내용을 작업의 주제로 삼는다. 본 전시는 지극히 내밀하고 개인적이며 동시에 철학적인 층위의 진지한 질문에 감각적인 방식으로 답하며 특유의 현실성을 구축해내는 서한겸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고자 기획하였다. 서한겸 작가는 개인의 감정과 행위, 그리고 일상 속에서 느끼는 불안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산다는 것과 죽음, 사랑, 그리고 세상과 작가 자신의 경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철학전공이라는, 작가로서는 다소 독특한 이력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어렵지 않게 그의 주제의식이 철학적인 질문과 맞닿아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서한겸이 작품을 통해 빚어내는 세계는 철학이 대표하는, 인간 이성이 구축하는 의미와 상징, 서사들로 채워져 있지 않다. 오히려 급작스러움과 충동, 불안과 같은 격렬한 감정이 드러내는 역설적인 '사실성'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전쟁이라는 비극적 폭력의 현장에서 사랑과 연민을, 긍정적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고 여겨지는 어린아이의 얼굴에서 불안정함을 포착해내는 것이 한 예이다. 이렇듯 특유의 강렬한 색과 필치로 그려진 장면들은 주제가 지닌 관념성으로부터 탈피하고 언어화되지 않는 삶의 단면을 제시한다.

서한겸_1아이 연작_캔버스에 유채_72.7×60.6cm_2010
서한겸_아이들_종이에 유채_150×200cm_2012

강렬한 원색의 색채와 거친 필치를 통해 그러낸 서한겸의 「아이」 시리즈 속 얼굴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동시에 불안정성과 불안을 함껏 담은 아이들의 면모를 전면에 드러낸다. 사회적 통념에 따르면 어린아이의 얼굴은 순수함을 표상한다. 그러나 어떤 이가 어린아이로 머무는 시간은 일시적이며, 언젠가 그의 얼굴은 순수함을 잃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변화한다. 서한겸은 실제 인간의 피부색과는 완전히 이질적인 색으로 아이들의 피부를 그려내지만, 오히려 그러한 표현으로부터 전달되는 불안감으로 인해 그림 속 아이들은 마치 원래의 색을 되찾은 듯 보인다.

서한겸_30미터 드로잉_종이에 혼합 매체_30×3000cm_2017

가로 길이가 30미터에 달하는 서한겸의 「롤 드로잉」 시리즈는 단일하고 연속적이고 이성적으로 구성 가능한 서사를 구축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합리적'이거나 '비이성적'이라고 일컬어지는 가장 본질적인 인간 삶의 요소들을 한데 모은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사회 속에서 살며 다양한 형태의 폭력을 경험하며, 예외 없이 다가오는 죽음은 공포를 야기한다. 또한 예측할 수 없이 변화하는 상황은 불안과 한 쌍을 이룬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부정적인 요소들로부터 우리를 일시적이나마 구원해주는 사랑을 경험하기도 한다. 인간의 삶은 이 모든 요소들이 현재진행중인 하나의 현장이다. 매우 긴 길이의 종이에 차분하게 그려진 폭력과 사랑, 불안은 강렬하거나 고요하기도 한 파편적 순간들이 모여 만들어진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

서한겸_어떤 모임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2010
서한겸_전쟁 사람들 7_29.7×21cm_2011~9
서한겸_전쟁 사람들 9_29.7×21cm_2011~9

익명의 사람들로 가득 찬 「전쟁」 시리즈 또한 이러한 주제의식의 연장선에 있다. 전쟁은 인간이 타인에게 가할 수 있는 폭력이 가장 비극적이고 물리적으로 표면화된 현장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죽어가는 누군가의 앞에서 그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 깊은 사랑이 역설적으로 가장 강렬하게 드러나는 시공간이라는 점에서 전쟁은 서한겸에게 있어 중요한 소재이다. 한국전쟁의 현장을 담은 사진을 참고하여 그린 「전쟁」 연작은 돌이킬 수 없는 비극, 사진으로 박제된 시공간 속에 존재하는 이들의 복잡한 감정을 되살려냄으로써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시금 전쟁의 잔인함을 돌이켜보게 한다. ■ 서울대학교미술관

Vol.20190604d | 서한겸展 / SEOHANGYEOM / 徐漢兼 / 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