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과 태도 Subject and Attitude

강재구_고정남_신혜선_이주형展   2019_0605 ▶︎ 2019_0626 / 일요일 휴관

강재구_Soldier#1_Jurae, Sangrae 2017.02.11. Companionship_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00×78.7cm_2017

초대일시 / 2019_0605_수요일_06:00pm

ARTIST TALK / 2019_0608_토요일_03:00pm

기획 / 사진·미술 대안공간 스페이스22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사진·미술 대안공간 스페이스22 SPACE22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390 미진프라자 22층 Tel. +82.(0)2.3469.0822 www.space22.co.kr

사진가의 오브제, 사진가의 일 ● 작가의 태도가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구성한다는 말은 평범한 표현이 될 것이다.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거나 익숙한 대상으로부터 색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이미 작가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상과 태도』 전시는 각기 다른 대상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만의 작업 색깔을 구축하고 있는 4명의 사진가-강재구, 고정남, 신혜선, 이주형-의 최근작들로 구성되었다. 그들에게 작업의 영감을 제공하는 소재가 다양한 만큼 그들 모두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지는 근본적인 속성을 활용하여 다채로운 내러티브를 전개하고 있다. 어떤 오브제는 문득 유년의 기억을 환기시켜 지난 시간의 어느 공간 속으로 여행하게 한다. 이것은 과거의 어느 한때를 영원한 현재성으로 박제시키는 사진의 기본적인 속성과 닮았다. 누군가의 신분을 보증하거나 피사체의 현재 상태와 상황을 정확히 보여주기 위해 초상화 대신 초상 사진을 선택하는 것 역시 명징한 기록성을 가진 사진의 특징 때문이다. 반면 특정 순간이 지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장소의 분위기,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각적 상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자 할 때 역시 사진은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강재구와 신혜선이 시대를 표상하는 특정 신분이나 특정 나이대의 인물을 주목하거나 고정남이 유년의 기억을 소환시키는 오브제를 재배치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 그리고 이주형이 추상적 풍경으로 시각화한 오묘한 빛의 질감과 색감의 재현은 각자의 주제에 걸맞는 형식과 접근 태도를 통해 시각화되었다.

강재구_Soldier#3_Seungyeol, 2015.06.15 A Recruit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00×78.7cm_2015
강재구_Soldier#2-1_Minsu 2017.05.24. Soldier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00×78.7cm_2017

강재구의 「이등병 」(2002), 「예비역 」(2004), 「사병증명 」(2009), 「12mm 」(2011)연작들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은 한국의 20대 남성들을 촬영한 작업이다. 작가는 입대 전과 군대 복역 기간 그리고 제대 이후의 시기까지 겪게 되는 그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주목해왔다. 그 다섯 번째 프로젝트인 「입영전야 'Soldier' 」(2015-2017)는 입영 전날 12mm 길이로 머리를 짧게 깍은 청년들의 몸을 특별히 주시한다. 벌거벗은 채 좌대 위에서 어색한 포즈를 취한 그들의 몸은 군대라는 제도와 군복이라는 제도적 장치 속으로 편입되기 직전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드러내는 신체 언어로 기능한다.

고정남_바람의 봄#07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77.5×57.5cm_2019
고정남_바람의 봄#13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50.5×77.5cm_2011
고정남_바람의 봄#14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50.5×77.5cm_2019

고정남은 초기 작업인 「집. 동경 이야기 」(2002)와 같이 일본에서 유학하면서 본격 심취하게 된 '장소와 심리적 관계성'에 관한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떠나 있을 때야 비로소 눈에 들어온 풍경들. 고향 땅 장흥에 많이 남아 있던 적산가옥은 아이러니하게도 과거 적의 나라에서 집을 환기시키는 대상이었다. 고향 산천에 지천으로 피었던 그 흔한 진달래도 그에게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홍차를 적신 마들렌처럼 유년의 시·공간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오브제였다. 그에게 무의지적 기억을 상기시키는 일상의 소소한 오브제들은 회귀와 근원이라는 이름으로 호출된다. 이번 「바람의 봄 」 연작 또한 낡은 책 표지에 새겨진 반 고흐, 오귀스트 르느와르,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그림 위로 미술학도였던 그의 감수성과 정취를 오버랩시킨 작업이다.

신혜선_Heyday04_C 프린트_80×100cm_2018
신혜선_Heyday01_C 프린트_80×100cm_2017
신혜선_Heyday05_C 프린트_80×100cm_2019

신혜선은 오랫동안 「my models, my landscape 」(2005), 「family photo 」(2009), 「plastic tears 」(2016) 등의 연작을 통하여 한국 현대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을 주목해왔다. 그들은 자연을 배경으로 서서 무표정하게 카메라를 응시하거나 한국 남자와 결혼한 동남아시아 여성들, 꽃(때로는 조화)을 들고 있는 젊은 사람들과 노인들이다. 삶의 '전성기'를 뜻하는 이번 「heyday 」 연작은 인생의 꽃 같았던 어느 한때를 영원히 고정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조화(造花)를 들고 있는 노인들의 초상으로 표현했다. 시들어가는 것이 안타까워 조화를 만드는 것과 인간의 유한한 삶을 박제시키려는 사진의 욕망은 이렇게 조우한다.

이주형_lf, Cl-25_플렉시 유리에 피그먼트 프린트, 나무 프레임_94×70cm_2015
이주형_gl, I-01l_플렉시 유리에 피그먼트 프린트_87×65cm_2013
이주형_lf, Pl-38_플렉시 유리에 피그먼트 프린트, 나무 프레임_94×70cm_2016

이주형은 「Silent Passage 」(1994), 「Landscape of Memory 」(1999), 「The end of the Time 」(2003) 등의 풍경 시리즈를 통하여 사라져 가는 공간에 서린 시간성을 시각화하고자 했다. 시간과 기억이라는 비가시적인 영역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도록 공감각적으로 재현하는 그의 작업에서 빛은 무엇보다 가장 근본적인 요소가 된다. 2013년부터 시작된 「Grid Landscape 」 연작들 역시 빛으로 빚어지는 형상의 자국과 오묘한 색감을 통하여 그가 온 몸으로 체험한 빛의 질감, 현존의 감각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번 「Light Flow 」 연작은 이러한 심리적이고 초월적의 빛을 매개로 창틀 내부와 외부의 풍경을 교차시키면서 현실과 가상의 공간을 추상화시킨 작업이다. ■ 김소희

Vol.20190605h | 대상과 태도 Subject and Attitud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