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금해제 Unlock

2019_0610 ▶︎ 2019_0929 / 월요일,추석연휴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잭슨홍_정이삭_진달래&박우혁_홍진훤 일상의실천_백승우_김영철_언메이크랩

주최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관람시간 / 09:30am~05:30pm / 월요일,추석연휴 휴관

민주인권기념관 Democracy and Human Rights Memorial Hall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71길 37 Tel. +82.(0)2.6918.0103 dhrm.or.kr

'기억'이라는 주제가 한국 사회에서 몹시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도 커다란 슬픔과 분노를 일으킨 사건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은 이들 사건을 비롯한 민주화 과정을 다시 돌아보면서 함께 회상하고 기념해왔습니다. 남영동 대공분실로 알려진 건물은 이러한 회상과 기념의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1970, 80년대에 인권유린과 탄압이 이뤄진 이 곳이 현재 민주인권기념관(이하 기념관)으로 조성되고 있습니다. ● 집단기억과 기념 문제를 연구해온 제프리 올릭 (Jeffrey K. Olick)은 기억이 결코 통일적이지 않고 사회관계 속에서 기억의 기능과 위상, 형식이 변한다고 말합니다. 또 기억문화를 연구하는 임지현 교수는 기억을 '산 자와 죽은 자의 대화'라고 설명합니다. 기념관은 잘 보존해야 하는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현장의 기억을 오늘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여전히 감춰진 부분을 찾아내고 드러내야 할 곳일 수 있습니다. ● 그래서 이 전시는 드러내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잠금해제(Unlock)'라는 제목은 가둠(lock-up)의 반대말이자 갇히고 결박당한 분들이 풀려남을 뜻하면서 그동안 은폐되었던 곳이 열리고 억울함을 풀어서 진실이 드러나는 기대를 담고 있습니다. 오늘날 '잠금해제'는 스마트폰을 켜는 손쉬운 행위로 익숙해졌지만 사실을 규명할 사건들의 잠금해제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입니다. ● 결국,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벌어진 일은 과거사를 넘어서 현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작가들이 모여서 전시를 준비한 것은 그 현재성을 띄게 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역사적 공간에 작가의 개입이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 과거의 흔적으로만 남지 않도록, 이미 끝난 어떤 사건처럼 잊히지 않도록 끊임없는 대화가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며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남영동을 기억하고 기념하되 역사화로 머물지 않고 기념관이 관심과 참여 속에서 재탄생함을 알리는 첫 신호로 봐 주시길 바랍니다. ■ 김상규

잭슨홍_빈칸 Blank_형광등, 파나플렉스시트, 철제구조물_205×1470×210cm

서울특별시 용산구 갈월동 98-8번지에 위치한 건축물, 이른바 "남영동 대공분실"에 관한 확인가능한 정보들을 기록한 옥외 간판 구조물이다. ● 잭슨홍은 『잭슨홍의 사물탐구놀이: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18), 『Autopilot』(페리지 갤러리, 2016), 『Cherry Blossom』(시청각, 2015), 『13 Balls』(아트클럽 1563, 2012)등의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디자인, 또 다른 언어』(국립현대미술관, 2013), 『미래의 기억들』(리움, 2010) 등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정이삭_계단 너머 Beyond the Staircase_ 폴리카보네이트, 철제구조물_240×705×172cm_2019

남영동 대공분실에 연행되어온 이들이 지상 1층에서 5층 취조실까지 눈을 가린 채로 경험해야 했던 원형계단, 대공분실과 남영역 플랫폼 사이에 시선과 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설치된 철재 구조의 벽체, 그리고 식당동 외부 계단 상부 폴리카보네이트 지붕 구조물, 이렇게 공포와 격리, 그리고 급조의 세 가지의 부정적 기능의 장치들이 조합하여 새로운 조형물을 만든다. 이 조형 안에서 계단과 벽과 반투명한 재료는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찾는다. ● 정이삭은 스튜디오 에이코랩을 설립하여 연평도 도서관 프로젝트, 헬로뮤지엄 동네미술관, 동두천 장애인 복지관 문화공간 조성 등 다수의 공공 건축 작업과 건축 및 도시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평도서관'으로 'It-Award' 공공환경디자인상과 '따뜻한 공간상' 대상을 받았다. 2016년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서 한국관 공동 큐레이터이자 작가로 참여했다.

진달래&박우혁_적색 사각형들 Red Rectangles_ 창문에 적색판 설치_130×30cm×18_2019

남영동 대공분실 5층의 좁은 조사실 창문은 빛과 공기가 유입되는 외부와의 유일한 통로이지만, 외부와의 단절을 절감하게 하는 더 큰 절망의 상징이다. 우리는 이 상징성에 주목해 조사실에서 흘러나왔다는 붉은 빛을 재현한 적색판의 설치물로 창문의 비정상적 비율과 편집증적인 반복 패턴을 드러낸다. 「적색 사각형들」은 남영역 플랫폼 등과 같은 일상의 공간 속 평범한 사회 구성원에게 남영동 대공분실을 주목하게 해 이곳의 참혹했던 시간과 기억을 되새기게 한다. ● 진달래&박우혁은 사물과 현상의 질서, 규칙, 규범, 관습, 패턴에 대한 의문을 다양한 태도로 기록하는 가상 혹은 실제의 플랫폼, 프로젝트 '아카이브안녕'을 전개하고 있다. 개인전 『크레센도: 닷, 닷, 닷, 닷'』(스페이스 윌링엔딜링 2018), 『구체적인 예』(사루비아다방, 2016),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구슬모아당구장, 2015), 『시그널』(금천예술공장,2014), 단체전 『예기치 않은』(국립현대미술관, 2016)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홍진훤×일상의실천_빨갱이 Bbalgang-ee(Pinko)_피그먼트 프린트_ 103×145.6cm, 72.8×103cm, 51.5×72.8cm, 17.9×25cm_2019
홍진훤×일상의실천_빨갱이 Bbalgang-ee(Pinko)_ 인터랙티브 미디어 설치(프로젝션, 동작 인식 센서)_가변크기_2019

한 시대를 관통했던 기괴한 언어는 수십 년에 이르러 숱한 사람들을 옭아매는 국가폭력의 상징으로 자리 매겨졌다. 독재체제와 국가권력의 유지를 위해 거침없이 횡행하던 시대의 언어는 냉전을 넘어 한국 사회를 나누고 가두는 첨병으로서 여전히 유효하다. 냉전의 언어가 현재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 소모되고 있는지, 국가폭력의 날 선 증언과 일상의 생경한 사진으로 다시금 되돌아보고자 한다. ● 홍진훤은 인간이 의도치 않게 만들어버린 빗나간 풍경들을 응시하고 카메라로 수집하는 일을 주로 한다. 여러 전시에 참여했고 여러 전시를 기획했다. 때로는 프로그래밍을 하며 플랫폼을 개발하고 가끔은 글을 쓰고 또 가끔은 요리를 한다. ● 일상의실천은 권준호, 김경철, 김어진으로 구성된 그래픽디자인스튜디오이다. 비영리단체를 비롯한 문화예술단체와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평면과 입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다양한 방법론으로 디자이너가 사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소규모공동체이기도 하다.

김영철_감각의 증언 Testimonies of Senses_ 종이에 드로잉, 사운드, 라이팅 설치_400×91cm×4_2019

머리에 기억은 지워질 수 있을지 모른다. 지독히도 잊고 싶을 때 잊혀 질 수 있을지 모른다. 나 자신에게도 외면하면 그만이니까. 그러나 의식으로도 조절되지 않는 몸의 기억, 몸의 감각들은 그때에 대해 생생히 반응한다. 피해자들의 육화된 증언들을 옮겨 적는다. 단지 문자로 규격화된 텍스트가 아닌 방언처럼 쏟아내는 겹치고 비정형화된 감각의 말들을. 감각의 증언들을 소환시켜주는 매개체는 빛과 소리다. 빛과 소리는 그때로 우리를 데려다 줄 것이다. 악몽일지 모를 꿈속으로. ● 김영철은 '그래픽 상상의 행동주의'를 표방하며 AGI Society를 결성하였고 사진과 타이포그래피 기반의 문화행동으로 한국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작업을 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 IMF 실업 포스터, 대안교과서 만들기 디자인 작업 등 문화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과 협업을 해오고 있다.

언메이크 랩_평범한 장치 Banality of things_단일 보드 미니 컴퓨터, 터치 디스플레이, 모터, 나무, 프로세싱_가변크기_2019

대공분실 식당 공간은 당시 벌어지던 야만적 상황과 상관없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공간이었다는 점에서 가장 이질적인 공간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여전히 물을 떨구고 있는 낡은 파이프를 발견했다. 가장 일상적 공간이었을 식당에서 마주친 물의 흔적은 오히려 강렬하게 반대편 대공분실 본관이 역사적으로 가지고 있는 물의 이미지를 상기시켰다. 그것은 공포와 억압, 죽음으로서 물의 이미지였다. 한편으로는 남영동에서 고초를 겪은 이들의 증언이 드러내는 보다 깊은 좌절감에 접속하는 것이기도 했다. 즉 그렇게 잔인한 야만을 수행하면서도 가족을 걱정하고, 사는 걸 걱정하는 소시민적 평범함을 가진 그들을 마주했을 때 더욱 더 깊게 느꼈을 그 좌절감 말이다. 우리는 이 비어있는 식당 공간에 우리가 현재 살아가며 마주하는 일상적 소리 풍경을 풀어놓았다. 그리고 누수되는 파이프 아래에는 반복적인 운동을 하는 기계 장치를 배치하였다. 그 장치는 떨어지는 물을 받아 증폭된 물의 소리를 발생시킨다. 이런 소리 풍경의 배치와 장치를 통해 야만은 일상 속에서 늘 싹틀 준비를 하고 우리에게 존재한다는 것을 환기하고 싶다. ● 언메이크 랩은 인간, 기술, 자연, 사회 사이에 새롭게 나타나는 상호작용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들을 전시, 교육, 연구의 형태로 만들어 사람들과 얘기 나누고 있다. 기술사회에 대한 비평적인 지식과 토론을 위한 『포킹룸 Forking Room』을 열고 있으며, 한국의 기술문화사를 키트를 중심으로 연결해 보는 『키트의 사회문화사』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Do It』(일민미술관, 2017), 『#예술 #공유지 #백남준』(백남준아트센터, 2018)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백승우_복사 촬영 #001_200×157cm_2019
백승우_복사 촬영 #004_200×157cm_2019

공간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 진다. 공간의 기능과 역할은 더욱 확고하게 공간의 의미를 정의한다. 그렇지만 공간의 의미를 재정의 함에는 기억과 사건이 중요하다. 기억과 사건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하여 공간으로 다시 대변된다. 사후 작용하는 것이다. 나는 이 변이와 전달의 과정에 관심을 갖는다. 사인볼 형태의 조형물로 남영동 대공분실을 재조명한다. 사인볼의 회전은 반복되고 순환되는 역사의 맥락과 아이러니, 그리고 종료가 없는 불안함과 두려움에 대한 표현이다. 사인볼 내에 들어가는 패턴은 남영동 회전 계단의 모습과 패턴을 형상화한다. 즉 감각적 마비에 대한 형상화이다. ● 백승우는 일우 사진상(일우 문화재단, 2010), 사진비평상(타임스페이스, 2001) 등 다수의 상을 받았으며 국립현대미술관(MMCA)의 '올해의 작가상 2016'에 선정된 바 있다. 『Walking on the line』(캐나다 센터에이, 2015), 『Momento』(두산갤러리 뉴욕, 2012), 『판단의 보류』(아트선재, 2011) 등의 개인전에 초대되었으며 게티뮤지엄(Getty Museum),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휴스턴 미술관 등 국내외 30여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 민주인권기념관

Today, 'memory' has become one of the highly crucial themes in Korean society. It may be because we have experienced many catastrophic accidents that have given rise to sadness and fury on a collective level. The Korean people have also reflected and memorialized the processes of the nation's democratization as well as recent social incidents. The building known as the former Namyeong-dong dae-gong-bun-shil (anti-communist interrogation room), a place where the deprivation and oppression of human rights had taken place during the 1970s and 1980s, is a symbolic site for such reflection and memorialization. At the present, it has been transformed into the Democracy and Human Rights Memorial Hall (hereinafter The Memorial Hall). ● Jeffrey K. Olick, who has researched the issues of collective memory and memorialization, states that, while memories are never unified, their function, importance and form change within social relationships. Professor Jie-Hyun Lim, an expert in the study of memory culture, calls memory the conversation between 'living people and dead ones.' On one hand, the Memorial Hall is a place that needs to be well preserved; on the other hand, it can be a place where we converse about the site's memories in today's language, while discovering and exposing the parts of that history yet to be unearthed. ● Therefore, this exhibition has focused on making hidden matters visible. The title 'Unlock' is the antithesis of the word 'lock-up.' 'Unlock(ing)' means releasing people who have been confined and shackled, and opening up closed spaces, while expecting to emancipate the unjustified and allow the truth to prevail. Even though we have become accustomed to the act of 'Unlock(ing)' as one of the smartphone functions, 'Unlock(ing)' the truth of untold histories seems to remain a difficult matter. ● What happened in the Namyeong-dong dae-gong-bun-shil in the past is a present issue, too. The meaning behind the curation of the exhibition at this historical Memorial Hall lies in exploring the present meanings of the past incidents. Artistic intervention into the historical space is indeed a cautious act, yet the curatorial approaches have been made with the hope that the historically traumatic space does not remain as a mere vestige of the past and that we can continue conversations about the histories without burying them in the historical times. In this sense, we entreat audiences to look at this exhibition as the first attempt to revitalize the Memorial Hall through the people's attention and engagement, so that we do not simply memorize, memorialize and historicize the site. ■ KIMSANGKYU

Vol.20190610f | 잠금해제 Unlock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