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금방 Just now

박은영展 / PARKEUNYOUNG / 朴恩榮 / installation.drawing   2019_0611 ▶︎ 2019_0624 /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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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김유란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통의동 보안여관 ARTSPACE BOAN 1942 서울 종로구 효자로 33 신관 B1 Tel. +82.(0)2.720.8409 www.boan1942.com

박은영 작가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틀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는 감각적, 감정적 경험들이 '기억'으로 변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Emotional Baggage (실연 등의 크고 작은 사건을 겪으면서 트라우마처럼 축적된 마음의 앙금, 흔적)란 개념은 주요한 모티브가 되는데, 이는 개인 고유의 반응과 감정을 유발하는 요인이자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에도 영향을 미치는, 흥미로운 감정 체계이다. ● 작가는 물, 비닐, 유리, 거울, 실, 그리고 거품 등을 이용하여 드로잉을 하거나 투명한 물체에 빛이 투과시켜 만들어진 그림자 등으로 설치 작업을 하는데,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감정, 생각, 바람들과 기억의 관계를 탐구하고 그 관계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상태가 변화하는 과정을 표현함으로써, 보이지만 존재하지 않고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기억의 속성을 시각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 통의동 보안여관

박은영 작가는 물, 비닐, 유리, 거울, 실, 거품 등과 같은 일상적인 소재를 가지고 작업을 한다. 보는 이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대체로 연약하고 섬세하다고 느껴지는 대상들이다. 물은 흐르고 마르는 소재이며, 비닐은 쉽사리 구겨지고 찢어지는 소재이다. 유리나 거울도 쉽게 깨지는 속성 때문에 조심스럽게 대하게 되는 소재이며, 실도 가늘고 끊기기 좋은 재료이다. 거품도 오래 지속되지 않고 터지기 마련이라 허무함, 덧없음을 비유할 때 흔히 사용되곤 한다. ● 작가가 고르는 소재, 형태, 방법은 감정과 생각을 반영하기 마련인데 박은영 작가가 이러한 부서지기 쉬운 일상 소재들을 선택한 데에는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작가가 생각하는 '기억'의 속성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가 무언가를 기억한다고 할 때, 실제 일어났던 사실에 기반하여 기억하기도 하지만 착각, 상상, 오해 등으로 변질되고 각색되어 손상되기도 하고 때로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 마치 실재했던 것처럼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기억이라는 것은 연약하고 다치기 쉬운 속성을 지녔다. ● 이러한 기억의 속성을 닮은 재료들을 모아 작가는 빛을 비추고 공간 위에 구축하는 작업을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새로운 형태와 시간과 공간이 탄생하는데 이는 또 다른 기억을 구축하는 소재이자 토대가 된다. 작가는 작품 자체보다도 이 공간의 느낌과 이미지를 관객이 경험하고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하는데, 기억으로부터 시작된 작업이 공유됨으로써 거품이 일어나 합쳐지 듯 타자의 기억으로 다시 스며드는 과정이 전시장에 놓인 오브제보다도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 기억에 대해 탐구하고 이야기하고 공유하는 작가의 행위에서 무슨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작가는 기억이 삶의 흔적들이라고 말한다. 그 하나하나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집을 짓는 벽돌처럼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단편들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 조각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을까? 대부분 그저 흘러가고 부서지게 내버려 두고 있지는 않은가. ● 작가는 기억과 더불어 '시간'의 흐름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기억은 시간에 의해 변화하기 마련인데 물이 천천히 증발하 듯,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기억은 조금씩 달라지고 사라진다. ●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기억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시간은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할 때가 있다. 익숙한 경험이 많을수록 일상에서 새롭게 기억할 필요가 적어지고, 기억할 것이 줄어드는 만큼 지나간 일과 시간을 체감하는 것이 더디어 지기 때문이란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망각되는 일상 가운데 남은 어떤 흔적들은 개인에게 보다 특별했던 것들이다. 그 지점은 사람마다 각기 달라서 세상을 살아가고 바라보는 방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며 정체성을 형성하는 밑거름이 된다. ● 이와 관련해서 박은영 작가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작업으로 풀어내고 있는 부분은 Emotional Baggage(실연 등의 크고 작은 사건을 겪으면서 트라우마처럼 축적된 마음의 앙금, 흔적)라는 개념인데 시간과 공간이라는 틀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는 감각적, 감정적 경험들이 '기억'으로 축적되는 과정이다. 이는 개인 고유의 반응과 감정을 유발하는 요인이자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에도 영향을 미치는, 흥미로운 감정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생성되고 갈무리되는 '기억'의 작용을 통해 어떤 부분은 단단한 앙금으로, 또 다른 부분은 묽고 얇은 흔적으로 개인 내면의 세계가 구축되는 것이다. 박은영 작가는 이를 자신만의 시각과 해석을 통해 투명한 구의 움직임으로, 거품을 확대한 사진으로, 실이 빛을 받아 그리는 그림자 등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 사실 개인의 내면이나 기억, 트라우마 등의 개념은 미술계에서 그리 독창적인 주제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수많은 작가들의 작업이 그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놀라운 것은 이를 풀어내는 방식이 의도적으로 모방하지 않는 이상, 완전히 똑같은 경우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만큼 여전히 무한한 가능성과 방향성을 지니며, 많은 현대 작가들과 대중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라고 볼 수 있다. 사람마다 생김새와 성격, 말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듯, '기억'에 대한 박은영 작가만의 시선을 존중하고 따라가 본다면 분명 색다른 지점에 도달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그 안에서 또 관객의 해석과 시선을 자유롭게 덧붙인다면, 조용하면서도 즐거운 시각적 대담이 이루어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이번 전시의 의미가 발현될 것이라 믿는다. ■ 김유란

Vol.20190611e | 박은영展 / PARKEUNYOUNG / 朴恩榮 / installation.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