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sible Beings: 보이지 않는 존재

윤한종展 / YOONHANJONG / 尹漢鍾 / photography   2019_0621 ▶︎ 2019_0710 / 2,4주 수요일 휴관

윤한종_Invisible Beings-Consistent 066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45×110cm_2017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90307a | 윤한종展으로 갑니다.

윤한종 홈페이지_www.yoonhanjong.co.kr

초대일시 / 2019_0622_토요일_06:00pm

작가와 대화 / 2019_0629_토요일_06:00pm~07:00pm

루시다 갤러리 초대展

관람시간 / 11:00am~09:00pm / 2,4주 수요일 휴관

루시다 갤러리 LUCIDA GALLERY 경남 진주시 망경북길 38 1층 Tel. +82.(0)55.759.7165 www.lucida.kr

윤한종의 기계의 시각으로 본 세계상 ● "눈아, 본 것을 부정해라! (Forswear it, sight!)" (윌리엄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중) ● 엔지니어이자 사업가이자 작가인 윤한종은 기계의 눈이 어디까지 볼 수 있나 알아보기 위해 자신이 다루는 전자부품 검사기의 정밀한 눈을 이용해 전자부품들을 사진 찍었다. 보기에 단순해 보이는 이 사진들은 오늘날 기술과 시각과 인지에 대한 많은 것들을 함축하고 있다. 우선, 이 사진들이 나오는 과정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진'이 만들어지는 과정과는 많이 다르다. 물론 이런 기계로 사진 찍는 목적도 다르다. 윤한종이 사진 찍는 목적은 전자부품의 표면에 있는 결함을 찾아내는 것이다. 옛날에는 제품의 결함을 사람의 눈으로 찾아냈지만 이제 산업현장에서 사람의 눈으로 무엇을 검사하는 시대는 지났다. 전자부품의 표면에 있는 결함을 찾아야 하는 이유와 절차는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다. 그것은 오늘날 복잡하게 발달한 산업의 중요한 측면을 품고 있다. 왜 결함을 찾아내야 할까? 작은 전자부품의 결함 때문에 고가의 기계장비 전체가 못 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전자부품의 불량률은 그것을 제조한 회사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함은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윤한종_Invisible Beings-Curious 045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45×110cm_2017
윤한종_Invisible Beings-Curious 063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10×83cm_2017
윤한종_Invisible Beings-Devoted 001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45×110cm_2016
윤한종_Invisible Beings-Devoted 004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10×83cm_2017

윤한종은 자신이 개발하고 판매하는 이 검사장치를 이용해서 '작품'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원래의 대상이 무엇이었는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된 전자부품의 모습이다. 그런데 고배율로 찍은 전자부품의 모습은 생각보다 그렇게 시각적으로 자극적이지 않다. 그래서 윤한종은 자신의 '작업'에 인간적인 개입을 한다. 즉 산업적으로 생겨난 이미지는 우리가 기대하는 스펙터클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뭔가 관심의 흔적을 넣은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작업 혹은 작품에 윤한종은 '보이지 않는 존재들 Invisible Beings'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 물건들은 육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에 이 제목은 매우 적절하다. 그것은 네덜란드에서 1590년에 현미경이, 1608년 망원경이 발명된 이래로 끊임없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색해온 인간의 노력을 압축하고 있는 제목이기도 하다.

윤한종_Invisible Beings-Devoted 009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45×110cm_2017
윤한종_Invisible Beings-Devoted 020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10×83cm_2017
윤한종_Invisible Beings-Sensitive 106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10×83cm_2017

그렇다면 윤한종의 작업에서 양자가 어떤 식으로 섞여 있었던 것일까? 대부분의 기계들이 그렇지만, 잘 관찰해 보면 예술작품 만큼, 혹은 그 이상 아름답다. 예술작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창의성과 감성, 제작의 치밀함이 기계에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전자부품을 아주 빠른 속도로 이동시키면서 올바른 자세로 놓여 있게 해주는 피더와 가이드의 메커니즘은 정교할 뿐 아니라 아름답다. 그 메커니즘을 이루는 금속 부품은 스케일은 아주 작을지언정 그 표면의 질감이나 광택은 헨리 무어의 조각품 못지않은 깊은 맛을 풍긴다. 그것은 인간이 아주 오랜 옛날부터 도달하고자 했던 무엇이든 보아내는 눈의 첨단적인 형태이다. ● 한 알의 모래알 속에 우주가 들어 있고 그 우주를 들여다보면 또 모래알들로 돼 있고, 그 모래알을 들여다보면 또 우주가 나오듯이, 전자부품과 검사기는 어느 것이 어느 것의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서로 중첩돼 있는 세계다. 윤한종의 작품제목인 '보이지 않는 세계'라는 말은 그런 중첩된 세계의 모습이 육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뜻 아닐까? ● 이제 무엇이 과학기술이고 무엇이 예술인지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 보인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한 이 시대에 기계가 예술마저 대체한 것이 통쾌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 이영준

윤한종_Invisible Beings-Society 015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95×145cm_2017
윤한종_Invisible Beings-Society 037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195×145cm_2017

보이지 않는 존재 ● 사진은 물리적인 존재를 기록하기 위한 발명 도구이다. 사진가들은 사진이 발명된 이후로 오랫동안 동시대의 주요사건과 대상을 광학적 한계 내에서 표현하였다. 그리고 이 광학적 한계 때문에 사진의 기록은 겉으로는 정확한 듯 보여도 완벽한 진실이 될 수 없다. 다만 사진이 촬영자가 관찰하고 인식한 사유의 결과물이라는 것만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 자연계의 모든 것은 고유의 기능과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존재는 인간의 시각적 한계 내에서만 인식된다. 따라서 너무나 작은 존재는 사람이 인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각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유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기계장치를 이용한 고배율 사진은 대상에 대한 충분한 시각정보를 제공하여, 보이지 않는 존재(Invisible Beings)를 볼 수 있는 존재(Visible Beings)로 인식하게 한다. 또한, 미소(微小)하여 개념적으로만 여겨지던 존재(Conceptual Beings)를 실재적 존재(Real Beings)로 편입시킨다. ● 보이지 않는 존재(Invisible Beings)는 개인 연작(Individual Series)과 사회 연작(Society Series)으로 나뉜다. 개인 연작은 고정도 산업용 카메라를 이용하여 1-4mm 크기의 양품 또는 불량 전자부품을 고배율로 촬영했다. 극단적으로 확대된 정물은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볼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사유하게 한다. 이 작업은 전자부품이 사람과 비슷하다는 관점에서 시작되었다. 아무리 완벽한 사람이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내면은 실수와 실패, 상처와 아픔으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회 연작은 10,000개의 전자부품을 각 1회씩 촬영하고, 각각의 사진을 오려서 100×100 형식으로 나열한 작품이다. 10,000개의 부품은 개인들이 부대껴서 사는 사회를 의미하며, 각 부품을 실패의 경험을 가진 상처받은 개인이라고 생각하며 작업하였다. ● 작업 대상인 전자부품은 나에게 있어 오래전부터 생업의 한 요소에 불과했으나, 보이지 않는 존재(Invisible Beings) 작업을 하는 동안 관찰과 사유를 통해 성찰의 대상으로 다시 다가왔다. 이런 대상의 재현은 산업적 목적에 부합하는 이미지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롭게 발견된 존재이며,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빛에 대한 생경한 경험의 표현이다. 이 연작이 관람자들의 생각과 다를 수도 있겠으나, 함께 이 시대 모습에 대해 고민하는 화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윤한종

Vol.20190621c | 윤한종展 / YOONHANJONG / 尹漢鍾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