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 레스토랑 Museum and Restaurant

Habit & Habitat 프로젝트 기획展   2019_0701 ▶︎ 2019_0713 / 월요일 휴관

크리스로_제3의 공간 A Third Space_포스터_2019

초대일시 / 2019_0701_월요일_07:00pm

참여작가 / 허명욱_크리스로_이안리

주최,주관 / Habit & Habitat 기획 / 박현수

다큐멘터리 상영_예술프로젝트로서의 식당 'FOOD' 고든 마타 클락 Gordon Matta-Clark

관람시간 / 12:00pm~07:00pm / 일요일_0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17717 서울 성북구 성북로8길 11 www.17717.co.kr www.facebook.com/project17717 blog.naver.com/sunmoonceo

Habit & Habitat는 지난 2017 아라리오 인 스페이스 뮤지엄 레스토랑 '한식공간' 오픈 프로젝트 '식食에서 식式으로'의 기획에 이어 예술과 일상의 다양한 관계를 살펴보는 『Museum and Restaurant: Figures, Tables, Exhibits』展을 마련한다. ● Habit & Habitat의 이번 전시는 뮤지엄과 레스토랑의 만남을 배경으로 조희숙 셰프와 진행했던 '한식공간(韓食空間)'의 기획 컨셉에서 나아가, 뮤지엄 프라이빗 스페이스 A/3의 기획을 이은 연계 프로젝트로서, 식탐을 경계하는 종교적 금욕 생활부터 화려한 미식의 예술적 정점을 이룬 파인 다이닝에 대한 열망까지 광범위한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관습이 녹아있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작가들의 다양한 관점을 통해 살펴본다. ● 전시는 '환대를 위한 사물들', '연금술, 물질의 변화', '제3의 공간'으로 구성되며, 프로젝트에 참여한 허명욱(Huh, Myoungwook), 이안리(Lee, Ahnnlee), 크리스로(Chris Ro)의 작업을 통해 뮤지엄 레스토랑에 대한 예술 활동의 가능성을 사람, 요리, 장소, 시간 그리고 관계들의 감각적 언어로 이야기한다.

뮤지엄 레스토랑 Museum and Restaurant_가변설치_2019

예술과 음식을 둘러싼 복합적 감각이 교류하는 제3의 공간으로, 문화의 경계를 구분하는 관습과 기준에 질문하고, 구현 방식, 인상, 감각 및 개념이나 아이디어에 대한 지식을 아티스트와 셰프, 방문객들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뮤지엄 레스토랑은, 현재의 삶과 호흡하는 동시대 뮤지엄의 다양한 모색에 생동력을 더한다. 사적 행위를 공적 장소로 옮겨 사회적 상징과 의미를 생산하는 레스토랑은 20세기 후반 도시의 일상생활 공간으로 대중적으로 확산되며, 사회적 관계 형성과 새로운 문화와 정보를 얻기 위한 사회적 행동의 장으로 또한 지식생산의 장으로서 예술가들에게는 예술적 실천을 위한 실험의 장이 되었다. 18세기 후반 프랑스혁명 시기 공공장소의 등장을 역사적 배경으로 근대성이라는 개념을 공유하는 뮤지엄과 레스토랑은 시대적 가치의 흐름 위에 개념적, 실천적 방식을 변화시켜왔다. 과거 컬렉션 된 사물의 재맥락화를 통해 시대적, 제도적 관점을 생산, 확산하며 시민 교육의 장으로 지식 전달에 주력하던 뮤지엄은 오늘날 지식 기반의 학문적 영역을 넘어, 감각을 통한 인지적 경험 제공의 다양한 시도에 주력하며 문화산업과 연계한 대중문화의 영역으로 활동범위를 확장하고있다. 뮤지엄의 부속 시설인 레스토랑 역시 이러한 흐름을 따라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뮤지엄 레스토랑 Museum and Restaurant_가변설치_2019

Figures, Tables, Exhibits ● 통일성의 해체와 개별 요소들의 결합, 새로운 질서, 창조와 융합은 요리를 통해 주방에서 일어나는 작용이다. 음식은 이러한 현상을 포함한 지극히 사적, 감각적 경험의 대상으로서 지역과 민족, 국가적 정체성, 신분의 위계 등과 같은 사회적 체계를 구분하고 판단하는 의미와 상징으로도 작용한다. 기독교 성만찬(聖晩餐) 의식에서 사용하는 빵과 포도주의 종교적 상징과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유대를 다지는 테이블 펠로우십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음식과 식탁을 둘러싼 공동체의 문화는 사회적 관계를 구성하는 의례의 전통과 방식을 보여준다. 인류학 연구자 김현경은 「사람, 장소, 환대」에서 일상생활의 상호작용 질서에 초점을 맞춰, 사회 생성의 절대적 필요 요소로서 환대를 설명한다. ● '우리를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매일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대접이다.' '사람은 법적 주체일 뿐 아니라, 일상의 의례를 통해 재생산되는 성스러운 대상이기도 하다.' ● '환대를 위한 사물들'의 허명욱은 옻칠된 기물의 표면이 쓰임에 의해 벗겨지고 밑 칠의 색이 드러나는 변화의 시간을 과정적 완성으로 인지하는 작업의 태도로, 수용과 공존을 위한 평범한 일상의 반복적 의례로서 '환대(hospitality)'의 의미에 접근한다. 낡고 벗겨진 표면으로 캐비닛에 층층이 쌓인 도시락, 철을 두드려 만든 금색의 둥근 합, 나지막이 바닥을 비추는 전등과 한때 그릇의 일부를 이루었던 붉은 칠의 베 싸게 오브제, 색색의 옻칠 그릇들은 일상을 마주하는 삶의 과정에 담긴 의례와 환대를 위한 도구로서 공간을 구성한다.

뮤지엄 레스토랑 Museum and Restaurant_가변설치_2019

그래픽 디자이너 크리스로 Chris Ro는 호미 바바 Homi K. Bhabha(미국의 문화사회학자,1949- )의 문화 혼종성(文化混種性)을 배경으로 한 '제3의 공간(A Third Space)'을 통해 동시대 문화적 특성을 보여주는 공적인 공간이자, 내 외부의 끊임없는 변화를 내재하는 관계와 생성의 공간으로 레스토랑과 뮤지엄의 만남을 이야기한다. 근대 무성영화에서 차용한 이미지와 동서양의 신성함을 상징한 숫자 3을 조합한 영상과 전시 그래픽은 레스토랑과 뮤지엄이 공유하는 근대성을 맥락으로 수집품을 보관, 진열했던 호기심의 캐비닛, 분더카머가 간직한 진기한 사물에 대한 경이와 상상력을 독특한 미감으로 보여준다. ● 자연의 일부로 사람과 음식의 재료들, 요리로 창조되는 변환의 과정들을 연금술과 연결한 이안리는 '연금술, 물질의 변화'에서 대형 연필 드로잉, 샹들리에를 연상시키는 금빛의 곡식 다발 형태로 길게 매달린 오브제, 시가 새겨진 동판, 주물 포도가지가 들어있는 둥근 유리조명, 땅콩껍질, 나무가지 등 주물로 캐스팅한 오브제 등으로 화려하고 몽환적인 공간 설치를 보여준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제작된 금빛 오브제들은 원소의 화학적 조합으로 금과 은을 만들고, 불로장생을 꿈꾸던 중세 유럽의 영원을 향한 연금술을 시각적 은유로 전달한다.

뮤지엄 레스토랑 Museum and Restaurant_가변설치_2019

1972년작 다큐멘터리 '푸드(FOOD)'는 예술가 공동체를 모으기 위해 1971년 예술가 캐롤 굿덴(Carol Goodden), 티나 지루 아르(Tina Girouard), 고든 마타 클락(Gordon Matta-Clark)이 공동으로 설립하고, 1974년까지 운영되었던 SoHo의 레스토랑 'FOOD'를 기록한 필름이다. 마타 클락이 기획하고 아티스트들은 게스트 요리사로, 식당 운영을 위한 여러 역할자로서 함께 일했다. 공연예술로서 다뤄진 식사에는 마타 뼈 Matta-Bones, 달걀 흰자와 헤엄치는 새우요리 Alive 등 기발한 메뉴가 등장했고, 당시 획기적인 초밥, 채식 메뉴, 오픈 주방 등이 선보였다. 예술프로젝트로서 도시환경에 개입하는 예술가들의 실천을 보여준 이곳은 예술가 공동체의 창조적 에너지가 살아 숨쉬는 장소이자 사회적 공간으로 1970년대 소호의 예술 실험의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된다.

뮤지엄 레스토랑 Museum and Restaurant_가변설치_2019

이처럼 음식을 매개로 한 예술 실험들은 전시장을 넘어 일상의 상업공간, 작가의 스튜디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지속되어 왔다. 최근 뮤지엄 레스토랑이라는 익숙하고도 새로운 장소에서 시도되는 셰프, 큐레이터, 작가, 디자이너 등이 협업한 참신한 푸드 큐레이팅, 뮤지엄의 컬렉션 및 전시와 연계된 메뉴, 프로그램 기획 등은 요리와 문화, 예술과 일상이 혼재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일상의 공간으로서, 지역과 공동체, 미술관과 후원자를 잇는 관계 생성을 위한 뮤지엄 레스토랑의 역할에 새로운 가능성을 더해준다. ● 이번 전시를 통해 시대적, 문화적, 사회적, 지역적, 세계적 감각의 교환과 생산, 소비가 혼재한 역동적 매개로서, 일상의 문화를 예술적 가치로 전달하고 향유하는 실험적 장소로 뮤지엄과 레스토랑이 공유하는 예술적 상상이 다양한 시도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박현수

허명욱_환대를 위한 사물들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9
허명욱_환대를 위한 사물들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9
허명욱_환대를 위한 사물들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9
허명욱_환대를 위한 사물들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9

환대를 위한 사물들 Things for hospitality ● 나는 누군가에게 쓰인 사물, 혹은 시간을 머금고 있는 사물에 대해 편안함을 느낀다. 이것은 나의 모든 작업의 밑바탕으로 깔려있는 배경으로, 아주 오래전 일곱여덟 살 때 즈음부터 간직한 천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천성이 작업에 투영되어 있다. ● 나는 종종 '왜 이러한 작업을 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곤 한다. ● 표면의 칠을 올리는 반복적 행위는 어느 시간에서 멈추어지지만, 결국 작업의 완성은 덮인 색들이 누군가의 쓰임, 혹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표면을 싸고 있던 칠이 벗겨지고, 상처가 나면서 깊이 덮여있던 색이 서서히 층층이 드러나는 과정을 통해서이다. ● 이것이 내가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대하는 태도이고, 또 시간의 변화에 대한 나의 태도이다. 표면이 파이면서 나오고, 드러나는 색에 대한 환경적인 힘에 대해. 그 시간을 간직한 기물들과 이들을 대하는 태도들. ● 환대의 사전적 의미는 '반갑게 맞아 정성껏 대접하다'이다. 삶을 대하는 태도, 작업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지 않다. 삶 속에서 어느 하나도 허투루 넘어갈 것이 없다. 일상의 삶 자체가 작업이다. ■ 허명욱

크리스로_제3의 공간 A Third Space_단채널 영상_00:01:00, 가변설치_2019

제3의 공간 A Third Space ● Homi K. Bhabha는 자아와 타자, 지역과 세계, 중심과 주변이 만나고 겹쳐지며 혼재하고 뒤섞임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형성하는 하이브리드적 상황으로서 제3의 공간에 대한 개념을 이야기합니다. 뮤지엄이 레스토랑과 만나는 지점에서 영감을 얻은 이 프로젝트의 탐험은 신화로 가득한 비밀의 정원에서 신비한 문화적 만남과, 과거가 현재를 만나고 때때로 미래가 공존하는 신비함과 경이로움의 분더카머(Wunderkammer, 경이의 방)로 이어집니다. ● 자아와 타자, 지배자와 피지배자, 대립적인 모든 충돌과 분쟁이 멈추고 와인과 함께 친구가 될 수 있는 잠시의 쉼. 어른들이 아이가 되고,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곳. 동물이 인간이 되는 곳. A Third Space. ■ 크리스 로

이안리_연금술, 물질의 변화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9
이안리_연금술, 물질의 변화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9
이안리_연금술, 물질의 변화_황동_가변설치_2019
허명욱_환대를 위한 사물들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9 이안리_연금술, 물질의 변화_황동_가변설치_2019
이안리_연금술, 물질의 변화_황동_가변설치_2019 허명욱_환대를 위한 사물들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9

연금술, 물질의 변화 Alchemy, Transmutation of matter ● "연금술에서 질료(몸)는 늘 신성과 연관되어 있다. 또한 연금술은 어두운 흙덩이(근원물질) 를 차곡차곡 바꾸어 현자의 돌에 이른다고 했는데, 이것 역시 흙덩이가 자신 속에 이미 신성함을 내재한 질료이기에 가능한 일임을 알 수 있다. 아무리 보잘것없어 보이는 질료라 해도 어떤 신적인 것을 담고 있으므로, 중요한 것은 질료이며, 질료의 운동이다. 파라켈수스는 질료에 들어 있는 운동의 내적 원리를 '씨앗'(semina)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씨앗은 모든 사물에 서명 (signature)처럼 새겨져 있다고 했다." (『예술과 연금술, 이지훈 지음, 창비 출판사』 에서 인용.) ● 가지, 나무, 잎, 뿌리, 껍질, 꽃, 풀들을 가까이하면서 작업의 변화가 찾아왔다. 식물적 가치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몇 년 간 식물을 키우며 나의 무의식은 이전에 비해 부드럽고 완만해지고 연속적이고 끈질김이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객관적인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이 현실에 존재하고 그것과 내가 함께 가고있다. 뿌리와 싹에 생명이 있는 것들을 바라본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재료들에 관심을 가졌다. 먹고 남은 포도가지처럼 곧 버려질 위기에 처한 재료들을 갖고서 주물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또한 연금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오늘날 연금술사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과거 연금술이 사용한 이미지들은 말과 사물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언어가 아니다. 작업의 의의는 자기 바깥의 무엇을 지칭하는 데 있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있다. 한 덩어리의 큰 씨앗을 그렸다. 그것이 당신에게 어떤 마음의 씨앗이 될지 상상해본다. 우리는 아주 오래된 식물들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이번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 이안리

Vol.20190708g | 뮤지엄 레스토랑 Museum and Restaurant-Habit & Habitat 프로젝트 기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