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 사이의 것들 Things between the sun and the moon

조연주展 / CHOYEONJOO / 趙娟住 / painting.installation   2019_0725 ▶ 2019_0804 / 월,공휴일 휴관

조연주_달과 해 사이의 분홍_리넨에 유채_116.8×455cm_2019 사이의 조각_캔버스에 유채_가변설치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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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9_0725_목요일_05:00pm

주관 / 청주시립미술관_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관람시간 / 09:30am∼06:00pm / 월,공휴일 휴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CHEOUNGJU ART STUDIO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로 55 Tel. +82.(0)43.201.4057~8 cmoa.cheongju.go.kr/cjas

2019-2020년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입주기간동안 작품 성과물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선보이는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를 진행한다.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는 스튜디오 전시장에서 그간 작업했던 결과물에 대한 보고전시로 해마다 작가 자신의 기존의 성향과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감각과 역량을 보여주는 전시로 진행된다. ● 13기 첫 번째 릴레이 전시로 조연주작가의 『해와 달 사이의 것들 Things between the sun and the moon』展이 오는 2019년 7월 25일부터 8월 4일까지 개최된다. 또한 전시개막 행사는 2019년 7월 25일 목요일 오후 5시에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로비에서 진행된다.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조연주_낡은 사랑 이야기_캔버스에 유채_각 101.5×152cm, 지름 30.48cm_2018
조연주_해와 달 사이의 것들 Things between the sun and the moon展_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_2019

나는 올해 초 한국에 돌아오기 전까지,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에서 1년 반 정도를 지냈다. 살았다고 말하기에는 애매하고 긴 여행에 더 가까웠지만, 어쨌거나 타지에서의 시간은 여러 가지 흔적을 남겼다. 한국을 떠나면서는 한국에 내가 두고 가는 것들을 생각했던 것처럼, 한국에 돌아올 때는 내가 그곳에 두고 온 것들이 눈에 밟혔다. 물건과 여전히 거기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기억들이. ● 영국에서 한국에 전화를 걸 때, 거긴 늘 낮이었지만 한국은 밤이었다. 지금은 반대다. 영국으로 전화를 걸려면, 나는 밤에 전화를 해야 한다. 딱 낮과 밤만큼의 시차 때문에, 내가 해를 볼 때 거기에 있는 누군가는 달을 보고, 내가 달을 볼 때 그/그녀는 해를 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언젠가 '일월오봉도'를, 조선시대 임금을 대신하는 그림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그 그림을 보았을 때, 나는 그 그림이 꼭 한국과 영국의 시차, 혹은 그 두 공간 사이의 거리를 나타낸 그림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해와 달을 사이에 두고 이어진 뾰족한 산들, 내 눈에는 그게 꼭 유라시아 대륙처럼 보인 것이다. 한편으로는 해와 달이 동시에 있는 풍경이 보다 사실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우리가 우리 육체의 물리적 한계로 인해 두 가지를 동시에 보지 못할 뿐이니까. 또한 유라시아라는 말 자체가 그렇듯이, 어쨌거나 우리가 동양, 서양이라고 나눈 그 세계 역시 지리적으로도 사실 이어져 있지 않은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러면 그 해와 달 사이에서, 동양과 서양이라는 지리적/문화적인 공간 사이에서 '나의 위치'는 어디일까를 다시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예컨대 내가 한국에서 태어나, 아시아 사람의 외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는 자연스럽게 동양이라는 카테고리에 속하는 것일까? 그러나 소위 말하는 서양화과를 나왔기 때문에, 서양의 재료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내 그림은 결과적으로 서양화가 되는 것일까? 음, 애초에 이런 구분은 왜 필요한 걸까? …

조연주_해와 달 사이의 것들 Things between the sun and the moon展_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_2019
조연주_바람 소리가 들리는 방_리넨에 유채_72.7×53cm_2019
조연주_코리안 가든_리넨에 유채_97×162.2cm_2019
조연주_그녀의 여정_대낮의 방문_리넨에 유채_91×116.8cm_2019

나에게 청주에서의 짧은 시간은 이러한 이분법적인 공간과 문화의 구분 속에서, 나라는 사람의 위치를 파악하려고 하는 소심한 시도였던 것 같다. 다시 타지로 떠나기 전, 타향과 고향의 사이에서 붕 떠 있는 이 시점에 나는 그 복잡한 세계들의 '사이'에 있는 나의 위치를 찾아보고 싶었다. 국적이나 언어, 문화권이 나의 모든 것을 설명해줄 수 없듯, 또는 내 그림이 완벽하게 동양적/서양적이거나 혹은 전통적/현대적일 수 없듯이. 내가 존재하는 위치를 하나의 지정학적 지표로, 점처럼 찍어서 보여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우리는 그 사이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선적으로 찾아가거나, 또는 만들어갈 따름이다. 그 유동적인 여정의 이정표들이 내게는 그림으로 남는다. ● 떠나고, 잠시 지내다가, 다시 떠나오는 물리적 여행의 과정동안 나는 한국과 스코틀랜드에서 여러 가지 기억들을 쌓았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지내는 동안, 나는 그 기억과 흔적들을 떠올려가며 그림을 그렸다. 여전히 산수화라는 장르 자체가 주요 모티프지만, 이번에는 산수의 특정 요소들과 함께 나의 기억과 이야기가 담긴 공간들을 만들어보려 했다. 그래서 특정한 하나의 테마가 있다기보다 여기 있는 그림들은 산발적이고 개인적이다. 조금도 정돈되지 않은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 부끄럽지만, 내게 소중한 기억과 이야기들을 가지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행복했다. ■ 조연주

Vol.20190725d | 조연주展 / CHOYEONJOO / 趙娟住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