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E

권혜경展 / KWONHYEKYOUNG / 權惠景 / painting.installation   2019_0727 ▶︎ 2019_0818 / 월요일 휴관

권혜경_HKK방호벽 HB1907-150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5×150×31cm_2019 권혜경_HKK방호벽 HB1907-200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5×200×30.5cm_2019 권혜경_HKK방호벽 HB1907-200b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5×200×30.5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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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경 홈페이지_hyekyoungkwon.com

초대일시 / 2019_0727_토요일_06:00pm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01:00pm~08:00pm / 월요일 휴관

합정지구 Hapjungjigu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 40(서교동 444-9번지) Tel. +82.(0)10.5314.4874 www.hapjungjigu.com

도시 어딘가에 방치된 컨테이너, 몇 번이나 그냥 지나쳤을 전단지가 붙은 벽, 무언가를 잔뜩 실은 수레, 용도를 알 수 없는 텐트, 단종된 자동차. 권혜경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물은 대체로 그런 것들이다. 분명한 쓰임새가 있어서 만들어지고 사용되었지만 목적을 다한 뒤에는 쉽게 잊히고 버려질 도시의 부유물이다. 작가는 쉽게 해체되거나 버려질 수 있는 '흔한 사물'로부터 오랜 타지 생활에서 이방인일 수 밖에 없던 자신의 삶과 모습을 발견했고 곧 사라지거나 잊혀질 그들의 모습을 빠른 필치로 캔버스에 옮겨냈다. ● 최근에는 작가의 작업실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나무 팔레트, 비누 포장 상자, 모서리 보호대, 심지어는 어떤 낙서가 그려진 벽의 한 부분까지 작품이 되었다. 작가는 이 사물들을 평면 위에 그려낼 뿐 아니라, 사물의 외형과 유사하게 변형시킨 캔버스를 활용하여 '실현'해 낸다. 실제와 같은 모양, 두께, 질감을 가지고 재현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물'들은 전시장 이곳 저곳에 배치(또는 방치)된다. 캔버스는 전시장 벽에 걸려야만 하는 평면이 아니라, 조립이 가능한 하나의 "유닛"으로서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전시장 내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권혜경이 취하는 방법은 공간 내에서 회화가 존재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과 회화의 동시대적 위치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권혜경_HKK방호벽 HB1907-150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5×150×31cm_2019 권혜경_HKK방호벽 HB1907-200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5×200×30.5cm_2019 권혜경_HKK방호벽 HB1907-200b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5×200×30.5cm_2019
권혜경_HKK방호벽 HB1907-150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5×150×31cm_2019

그러나 권혜경의 형식 실험은 방법론적 계기에서 촉발되는 것만은 아니다. 작가가 세계를 인식하고 탐색하는 방법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빠른 필치로 대상을 포착하여 사물이 본래 지니는 부피감에 비해 턱 없이 희박한 사물의 속성을 가시화하고 작가를 투영하던 전작의 방법에서는 사물과 작가의 관계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사물' 자체를 만들고 전시장에 위치시키면서, 사물이 존재하는 공간과 시간, 그곳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맥락이 작품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즉, 사물(내)가 놓인 이 장소와 시간, 그 곁에선 또 다른 무엇과 사물(나)와의 관계가 전시되는 셈이다. 이런 변화에는 작가가 유학을 끝내고 작가로서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의 경험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작가 는 지금의 정착 과정을 "과도기"라고 표현하는데, 그것은 아마 자신 주변의 개체 또는 사건과 연루된 '자기 자신'의 위치를 안팎으로 살펴보는 과정일 것이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선보이는 그의 세 번째 개인전은 작가로서의 탐색과 모색을 더욱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권혜경_SALE展_합정지구_2019
권혜경_U-볼라드 UB-10030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5×100×9.5cm_2019

합정지구에서 개최하는 권혜경의 세 번째 개인전 『SALE』에서는 작가의 방법적 탐구가 이어지는 한편, 사물을 통해 자신의 주변과 그에 대한 작가의 견해를 풀어낸다. 전시 제목이 함축하듯, 전시는 오늘날 사회에서는 가장 일상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사고 파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합정지구의 1층 갤러리는 마치 작품을 팔기 위한 쇼룸처럼, 지하 갤러리는 상품을 보관하는 물품 창고처럼 꾸며진다. 그리고 그 안에는 방호벽, 도로 안전봉, U-볼라드(충격 흡수용 구조물)처럼 도로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사물이 들어선다. 눈에 잘 띄는 색으로 채색되어 도시의 방향을 제시하고 안전을지키기 위해 도로 위에굳게 고정되어 있어야할 사물들이 통 유리로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쇼윈도 안에 자리한다. ● 방호벽이나 안전봉 따위는 일반적으로 본래의 역할을 다할 수 없다면 용도 폐기되는 일이 잦다. 그러니 이 사물들은 전시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상품 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무언가를 팔기 위한 '쇼룸'에는 적합하지 않은 대상이다. 쇼윈도 앞을 지나치는 어떤 이들은 어울리지 않은 공간에 자리한 사물의 기능과 효용성에 대해서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다. 아니면,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에게는 기능을 발휘해야 하는 사물이 아닌 '작품'이라는 새로운 가치판단 기준의 대상이 될 것이다. 작가는 전시장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소속되면서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사물을 어떻게 바라볼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은 작품을 상품 가치로만 판단하는 작금의 미술 시장에서도 유효하다.

권혜경_도로안전봉 TD-92_캔버스, 스티로폼에 아크릴채색, 플라스틱체인_가변크기_2019
권혜경_신상품 개발과정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연필, 색연필_150×200cm_2019
권혜경_신상품 개발과정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연필, 색연필, 스티커_50×65cm_2019

작가는 전시를 통해 "예술을 상품 가치로 판단하고 거래하며 유통할 수 있을까?"라는 '예술'의 가치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미술 시장 내에서는 작품을 '상품성'이라는 가치로 판단하고 값어치가 매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구조에서 작가의 창작 열망이나 실험적인 시도는 현실적인 생존과는 동 떨어진 '도전'으로 여겨질 수 밖에 없다. 권혜경은 이런 현실에 질문을 던지기 위해 '쇼룸'이라는 공간을 상정하고 사물을 재배치한다. 전시는 질문을 던지는 작가와 전시 공간 내에서 자리잡은 '상품성'을 잃은 사물들,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관람객 사이의 관계를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일상에서흔히볼 수있는사물에관심을두고 그사물을통해발화하는 작가의방식은이런상호작용을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전시장 내로 끌어들인다. ● 이전까지 권혜경의 작업에서는 작가가 사물을 거울처럼 마주보고 자신을 비추어보았다면, 이제는 사물의 안에서, 밖에서,또는 그 너머에서 사물을 둘러싼 세계를 더듬어간다. 그 과정에서 '사물'은 여전히 작가의 거울이 되지만, 때로는 언어가 되고 작가의 경험을 압축하여 제시하는 매개체로 거듭난다. 그리고 작가는 전시장에 이들을 배치(또는 방치)하며 관람객과 만나고 다양한 의문을, 경험을, 상상을 촉발시킨다. 그런 의미에서 권혜경이 취하는 형식 실험은 단순히 회화라는 매체에 대한 질문을 뛰어넘어서 작가가 스스로를 던져 세계와 마주하는 방법적 탐색과 다름없다. 무수한 관계와 사건으로 쌓아 올려진 지금의 구조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점 찍고 다음으로 이어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 서다솜

권혜경_모서리보호대-올리브, 노랑, 황토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7×5cm_2019
권혜경_SALE展_합정지구_2019

A neglected container somewhere in a city, a wall with posters that people just pass by several times without notice, a cart full of something, a tent with an unknown use, and an abandoned car. They are some examples of the objects in the work of Hye Kyoung Kwon. They are remnants of a city that were made with a purpose in the first place but easily forgotten and left behind after their use. Like the artist found for herself and in her life that she always has been considered a stranger while living in a foreign country for a long time. Like the ordinary objects that can be easily discarded and left behind, she has captured on her canvas the images of the things that are soon to disappear or to be forgotten. ● In recent years, a wooden palette found lying around in her studio, a box used for a soap, a protective cover for the corner of a wall, and even part of a wall with some scribbles have turned into her works. The artist represents them in a 2-dimensonal form but also uses canvases to turn them into a similar form. They are actually represented in a similar shape, thickness, and texture, and arranged here and there in an exhibition place. Canvases no longer work just as 2-dimensonal objects but as units that can be assembled with various possibilities in an exhibition. The artist's unique way of using canvases questions the status of paintings in a space and their role in contemporary art. ● However, this experiment on format questions in a methodological way and it parallels with her way of understanding and examining the world. By capturing objects with a sharp sense, the artist visualizes the attributes of objects that seem so much rarer than their original number, and reveals her relationship with them with a stronger unity. How the artist actually creates objects and arrange them in an exhibition space becomes important parts of her work as their context is recreated. In other words, an exhibition is a place where the relationships of place and time with objects, and the visitor in turn with them occur. Her study abroad and the time settling back into Korea must influence this way of working. The artist calls this time of setting back to life in Korea as a transition period, which seems to be a process of examining her place from inside to outside in relation to the surroundings. Opening the third solo exhibition at this point should demonstrate her research and her search as an earnest artist. ● The third sole exhibition of Hye Kyoung Kwon SALE opens at Hapjeongjigu. It still experiments with her way of methodological representations in a way, while unraveling her idea about the work and her surroundings through objects. As in the exhibition title, the exhibition talks about buying and selling, those ordinary habits of today's society. The first floor of Hapjeongjigu is made up as a showroom for arts, and the basement is made up as a storage space for products. There are ordinary objects from a road such as a protective wall, a road safety rod, and a U-bollard (a structure for shock absorption). They are colored brightly, and stand in a show window so that they can be seen through a transparent glass instead of being fixed on the road. ● A protective wall or safety rod are often discarded when their use is finished. In this respect, the objects in the exhibition spaces lost their productive value as they were moved into these spaces. And they are not the right products for a showroom that exists to sell something. People might have questions about their function and utility as they are not perfectly in harmony with this place. However, there is a possibility that they can work as artworks for visitors in the exhibition spaces instead of just being objects, and they become the objects with a new value. The artist is questioning how to view objects that lose their original function and become parts of a specific place called an exhibition space. This question continues towards the art market that decides the quality of artwork with its prices. ● The artist asks fundamental question on the value of art by asking if art can be defined by value and trade as a product. In the art market today, art is defined by its marketable quality through its price. In this system an artist's passion and experiment are just challenges against survival in real life. Hye Kyoung Kwon sets up a showroom and arranges objects in order to ask a question in this reality. Therefore, the exhibition is completed with the relationship of the artist's question, the objects standing without marketable quality, and the visitors. As the artist pays attention to ordinary objects and represents her ideas through them, their interaction is maximized through the exhibition. ● If Hye Kyoung Kwon faced herself through objects, like standing in front of a mirror in the past exhibition, she goes around objects from the inside, outside, and beyond to see the world in this exhibition. In this process, while still being a mirror, objects sometimes work as a language and medium to represent the artist's experience. By arranging objects in the exhibition spaces, the artist meets the visitor, and triggers in them various questions, experiences, and imaginations. This experiment goes beyond the medium of painting and seeks a new way to see the world. It is in a process of setting her position under numerous relationships and events that she has experienced and in going forwards. ■ Dasom Seo

Vol.20190727a | 권혜경展 / KWONHYEKYOUNG / 權惠景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