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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빈展 / SEIVIN / installation   2019_0727 ▶ 2019_0809 / 월,공휴일 휴관

세이빈_Waste_마이크로파이버, 직물, 고무 밴드_120×112×108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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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9_0727_토요일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공휴일 휴관

세컨드 에비뉴 갤러리 2ND AVENUE GALLERY 서울 중구 필동로8길 22 Tel. +82.(0)2.593.1140 www.gallery2ndave.com

내면의 탄성(exclamation)에서 정신의 탄성(elasticity)으로 - Seivin의 예술 세계 - ● "힘은 현존(現存)이지 작용이 아니다." 질 들뢰즈(Gilles Deleuze), 『주름, 라이프니츠와 바로크(Le Pli, Leibniz et le Baroque, 1988)』 ● 정신과 물질, 자아와 타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시간과 운동, 의식과 무의식 등이 맺고 있는 관계의 복잡성은 '진실'이라고 여겨질 만한 것이 내뿜는 신비로움을 더한다. 진실은 거대한 복잡성에 위에 위태롭게 지어졌으며, 그것을 추적하는 예술가들은 좌절과 혁신 사이를 오가며 힘겹게 세계에 반응한다. ● 그래서 진정한 예술 작품은 세계에 던져진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지식은 물론 진실과의 관련 속에서 탄생하고 판단되는 것이다. 예술가는 진실에 나름의 이름을 부여하고 그것의 성질을 드러내면서 세계를 경험하는 인간의 두려움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정신적 자양분(滋養分)으로 승화한다. 작가 세이빈의 예술도 바로 이러한 맥락과 희망 안에서 등장한다.

세이빈_Untitled RW2_standing cross on a hexahedron support, 고무 밴드_13×8.5×3.5cm_2019

한국 미술계에 다소 생소한 세이빈은 미국에 거주하는 작가이면서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병원 일이 없을 때는 늘 작업에 매진하지만, 그렇다고 예술가로서 큰 성공을 꾀한다거나 명성을 쌓으려 노력하지도 않는다. 그는 덤덤한 어투로 '그냥' 작업을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그냥의 의도'에 의해 세상에 나온 작품들은 웬만한 전업 작가의 작업량을 일찌감치 초과한다. ● 세이빈의 작업은 작가의 내면으로부터 나온 강렬한 무의식적 충동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오래전부터 손에 닿는 물건을 고무줄로 칭칭 옭아매는 강박적인 습관을 지니고 있었다. 아마 긴장 상태에서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과 별반 다르지 않았으리라. 세이빈 자신도 이 강박적 습관이 예술 행위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애초에 전혀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책상에 놓인 컵이나 선반 위의 십자가상은 물론 푹신한 쿠션과 앉아 있던 의자까지, 그의 손과 눈에 닿은 많은 물건은 습관의 희생양이었다. '사물의 사물다움'을 파괴하려는 의도였는지, 아니면 단순히 정신과 손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것이었는지, 그 시작은 분명치 않았으나 세이빈의 이와 같은 행위는 내면의 충동을 자각하고 실재화하는 과정 중에 나타난 것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그의 행위는 해명의 불확실성을 무릅쓰고 어떤 하나의 '세계'를 실체로 드러낸다.

세이빈_Untitled RW6_마이크로파이버, 직물, 마네킹, 고무 밴드_93×43×42cm_2019

"영혼과 신체(물질)는 각각이 자신의 방식 또는 자신의 고유한 법칙에 따라, 단 하나의 같은 것, 「세계」를 표현한다."라는 들뢰즈(Gilles Deleuze)의 말처럼, 단 하나로서의 세계는 한편으로 이것을 현실화하는 영혼들에 의해 표현되고, 한편으로 이것을 실재화하는 신체(물질)들에 의해 표현된다. 형형색색의 고무줄로 둘러싼 오브제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의식의 선명함이 이것들을 감지하기 시작하면서 세이빈은 이 오브제들을 비로소 형식의 특별함과 내용의 깊이를 갖춘 하나의 「세계」로 관조(觀照)하기 시작했다. 영혼과 신체가 하나의 「세계」를 위해서 상반적(相反的) 관계에서 상보적(相補的) 관계로 새롭게 개편된 것이다. 무의식적 행위가 무의식의 언어로, 일상의 물건들이 형식의 특별함과 내용의 깊이를 갖춘 미적 대상으로, 기이한 습관을 지닌 인간 세이빈이 작가 세이빈으로 거듭난 순간이기도 했다. 작가 세이빈은 '알 수 없는 강박적 반복 행위'를 존재의 숭고한 과제처럼 느낄 것이다. 존재의 진실은 반드시 표현되어야 한다는 새로운 강박증을 덤으로 껴안은 채 말이다.

세이빈_Untitled RW1_올빼미 장식품, 고무 밴드_15×7.5×7cm_2019

필자가 작가와 진솔한 대화를 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중 하나는 그의 삶이 생경한 사건들과 끝없는 만남이라는 것이었다. 청소년기에 건너간 미국이라는 나라, 다른 언어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 다름으로 충만한 곳에 올곧이 서 있어야 하는 묘한 의무감, 태어나 자란 곳에서의 기억마저 이국적으로 느끼는 어색한 자신,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치과의사라는 직업, 그리고 미술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비전공자로서 예술을 '탐하는' 특별한 충동까지..., 그가 들려준 이야기 속에는 단순히 고국을 떠나 온 사람들과 유독 차별되는 '낯섦'의 두려움이 지워지지 않는 문신처럼 새겨져 있었다. 그래서인지 견디기 힘든 '타자로서의 나'라는 문제는 세이빈의 삶과 예술을 관통한다. 그의 작품에는 주체의 위치를 쫓는 존재론적 긴장이 언제나 진하게 배어 있다. 물론 그의 현실적·의식적 삶은 부단한 노력으로 인해 비교적 안정되어 있다. 문제는 무의식이라는 거대한 '정신의 배후'이다. ● 무의식이 의식에 전하는 말은 좀처럼 알아채기 힘들다. 하지만, 무엇에 맞아 아픈지는 몰라도 그 고통 자체는 잘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무의식이 의식에 전하는 힘의 크기는 명료하게 감지할 수 있다. 세이빈은 바로 이 힘의 현존에 의문을 품고 자신이 변형한 오브제들로 하여금 말을 하게 한다. 오브제의 익숙한 성질을 파괴하고 오브제에 가해진 힘만을 고스란히 남기는 방식으로, 말하자면 십자가가 아닌 십자가로, 액자가 아닌 액자로, 물병이 아닌 물병으로 만들면서, '나'와 대상과의 관계를, 나아가 '나'와 「세계」와의 관계를 새롭게 상정한다. 알 수 없는 힘으로 늘 시끄러웠던 그의 무의식도 조직화되고 좌표를 가짐으로써 의식의 대처(對處)를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 그가 2010년대 초·중반에 주력했던 작품들, 예컨대 눈동자를 무한 반복하는 드로잉이나 물감을 묻힌 드릴로 캔버스를 뚫어 회전의 흔적을 남기는 '페인팅-액션'도 최근작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Eye on eye」(2012)와 「New era」(2015)에서 보이는 수없이 얽히고설킨 정신의 부산물들은 그가 수백 개의 고무줄로 대상의 부분 부분을 구획하고, 연결하고, 교차시킨 행위와 동기적 측면에서 맥이 상통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작가가 발동한 이 모든 급작스러운 대상성의 전환(혹은 불확정성의 등장)은 '자기 부정'의 과정이 아니라 자신과 세계의 순수한 기억, 즉 현상 내부에 잠재된 것의 본질을 캐묻는 '자기 긍정'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작가에게 '자기 긍정'의 실천은 형상으로부터 은유(metaphor)의 조건을 기초하고, 그 기초 위에 영혼의 태도와 특성을 가시화하는 조형 예술이었던 것이다. ● 이제 작가 내면에 도사리고 있던 막연한 결핍의 정서나 여타 부정적 요소들은 형태와 색채를 갖추고 우리의 눈앞에 소환되었다. 내면의 탄성(exclamation)에서 정신의 탄성(elasticity)으로 강렬한 행보를 이어나가는 세이빈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해졌다. 앞으로 그의 외침이, 더욱 완숙한 사유의 전개 안에서, 흥미로운 개별성으로 수렴하기보다는 강렬한 미학적 사건이 되고, 주장(assertion)의 순수함보다는 느낌(feeling)의 순수함을 방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19년 여름, 서울에서) ■ 이재걸

세이빈_Untitleed RW8_마이크로파이버, 직물, 고무 밴드_95×90×80cm_2019

From inner 탄성(tansung) to mental 탄성1) - The Artistic World of Seivin – ● "Force is but existence not action" Gilles Deleuze [The Fold, Leibniz et le Baroque, 1988] ● The complexity of the relationship between mind and matter, self and others, visible and invisible, time and movement, consciousness and unconsciousness adds to the mystery of what might be considered 'truth'. The truth is unstable, built on enormous complexity, and the artists who seek it react to the world with difficulty, moving between frustration and innovation. ● Therefore a true work of art is not just an object thrown into the world, but is brought out and judged in relation to truth as well as knowledge. An artist sublimates the human fear of experiencing the world into a mental nourishment for a better future, by giving truth its own name and revealing its properties. The work of artist Seivin (Korean name: Jang Sung-min) also appears within this context and hope. ● Seivin is an artist unfamiliar in the Korean art world based in the U.S. who has an interesting resume by being both artist and local Dentist. When he is free from work at the dentist, he invests all his time on his pieces. However he does so not to aspire for great success or build a reputation as a renowned artist. He says in a bland tone that he is 'just' working on his pieces. Nonetheless the works that he brings out to the world through his intention of 'just' doing it exceeds the amount of work of a full-time artist by a long-shot. ● Seivin's work starts from the intense unconscious impulse springing out from the inner workings of an artist. He has long had an obsessive habit of intricately tying items in his reach with rubber bands. Not too different from the act of biting your nails under tension. Seivin himself confesses that he had no idea that this obsessive habit could be interpreted as an act of art. Many objects in the reach of his hands and sight became victims of his habits, such as cups on tables and crucifixes on shelves, as well as soft cushions and the very chairs he was sitting on. Whether it was his intention to destroy the essence of 'things being things' or simply to appease the needs of his hands, the beginning was not clear, but there was no doubt that Seivin's actions were manifested in the process of realizing the impulse from within and making it come to fruition. Thus his actions reveal a certain 'world' while bearing uncertain explanation. ● As are the words of Gilles Deleuze: "The soul and the body (matter) each represent only one thing, their own worlds, according to their own ways or their own laws.", a whole world can be expressed through the actualization of the soul and it can be expressed through the materialization of the body (matter). As the amount of objects woven by rubber bands of a variety of color started increasing, and as his clarity of consciousness began to detect these things, Seivin began to contemplate these objects as a world of particularly special form and deep meaning. The soul and body have been newly reorganized from having reciprocal relations with each other to having complementary relations with each other for a particular world. It was also the moment when these unconscious acts became unconscious language, everyday objects became aesthetic works of art with special form and deep meaning that Seivin, the human with odd habits, was reborn as an artist. Seivin would feel that 'unknown obsessive repetitive acts' are a sublime task of existence. Adding to the truth of existence the obsession of having to express oneself. ● One of the things that impressed me during my honest conversation with the artist himself was that his life was an endless encounter with strange events. Moving to the U.S. during his adolescence, meeting people speaking a different language and having different trains of thought, having the weird sense of obligation to stand firm in a place filled with differences, being in an awkward position for feeling the memories of his childhood in Korea as something from another world, still not being used to having a job as a dentist and even having a special impulse to 'desire' art even though not being a major in art nor having any education in that field..., the stories he told contained the fear of being distinct from those who have left their homeland and of being 'unfamiliar' inscribed in his words liked a permanent tattoo. So the problem of 'one being an outsider', which is hard to endure, can be seen through the life and art of Seivin. There always seems to be an ontological tension to pursue the position of the principal agent deeply ingrained in his works. Of course, his realistic-conscious life is relatively stable due to his unremitting efforts. The problem is the huge 'afterthought' that is unconsciousness. ● It is difficult to simply notice what unconsciousness speaks to consciousness. However, just as we can clearly feel pain even if we don't know what we were hit with, we can clearly sense the magnitude of power that unconsciousness conveys to consciousness. Seivin is thus questioning this very presence of power and causing objects he has transformed to speak. By destroying the familiar nature of the object and leaving only the force exerted on it, all the while creating a cross that isn't a cross, a frame that is isn't a frame, a bottle that isn't a bottle, a new relationship between 'I' and the object and also 'I' and the world is introduced. His unconsciousness, which was always noisy with unknown power, had become organized and coordinated to make possible for him to expect to cope with his consciousness. ● His works, focusing especially during the early to mid-2010s, such as a drawing of infinite eyes or doing 'painting-action' by drilling through a canvas with a paint-smothered hand drill to express spinning motion can be in the same league with his latest work. The numerous intertwined by-products of the mind shown in his works 「Eye on eye」(2012) and 「New era」(2015) goes hand in hand with his motivations when he divides, connects and intersects parts of an object with hundreds of rubber bands. The important point here is that all of these sudden shifts in objectivity (or uncertainty) invoked by the artist is not a process of 'self-denial' but a process of 'self-affirmation' that pokes into the pure memory of himself and the world, the essence of what lies within the phenomenon. For the artist, the practice of 'self affirmation' was a formative art based on the condition of being a metaphor and on that basis visualizing the attitude and characteristics of the soul. ● The vague lack of emotions and other negative elements that existed within the artist are now summoned before our eyes in form and color. Now, it is also clear why we need to pay attention to Seivin, who is carrying on a vigorous course from inner exclamation to mental elasticity. We can hope that his exclamation, in the development of more mature reasons, will be an intense aesthetic event rather than being considered as an interesting form of individuality, and a release of the purity of feelings rather than the purity of arguments. (Summer of 2019, Seoul) ■ Jae Gul Lee

* 각주 1) 탄성 (tansung) : 1. adj. - (彈性) elasticity. 2. adj. - (歎聲/嘆聲) exclamation, to cry out.

Vol.20190727c | 세이빈展 / SEIVIN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