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서울특별시 용산구 우사단로 10길 85-1)

남다현展 / NAMDAHYUN / 南觰鉉 / installation   2019_0801 ▶ 2019_0831

남다현_#21(서울특별시 용산구 우사단로 10길 85-1)_혼합재료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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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24시간 관람가능

룬트갤러리 Rund Gallery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10길 88 (보광동 265-972번지) 1층 Tel. +82.(0)10.6269.2867 www.rundgallery.com blog.naver.com/rundgallery

본인의 작품은 주로 극단적인 노동력과 극단적으로 단순한 과정의 결과물입니다. 본인은 200쪽이 넘는 책의 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일본 서적, 36쪽 분량의 신문 속 모든 글, 사진, 그리고 삽화들을 토씨 하나 빠트리지 않고 필사하는 작업들을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아직도 그 책, 그 신문, 그 웹사이트의 내용, 그 도구의 용도를 알지 못합니다. 본인의 작품 속 언어, 이미지, 사물은 정해진 논제를 공유하는 매개체가 아닌, 언젠가 나에게 들어온 추억의 한구석일 뿐입니다. 본인은 작품을 만들 때 어떠한 기법에 얽매이지 않고자 합니다. 나도 모르게 터득한 알 수 없는 미적 기준이 작품을 만들도록 합니다. 재료 또한 작업실에 나뒹구는 것들, 아니면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사용합니다. 이렇게 본인의 작품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수없이 많이 인쇄된 제품이던,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 이던, 모두 지극히 개인적인 사물로 변합니다.

남다현_#21(서울특별시 용산구 우사단로 10길 85-1)_혼합재료_2019
남다현_#21(서울특별시 용산구 우사단로 10길 85-1)_혼합재료_2019
남다현_#21(서울특별시 용산구 우사단로 10길 85-1)_혼합재료_2019

인터넷 대역폭과 속도의 향상, 소셜미디어의 효율은 우리를 문자에 집착하게 하였습니다. 이는 더 많은 이미지를 이모티콘, 짤방, 밈과 같이 자유로운 해석의 대상이 아닌, 문자처럼 정해진 의미의 상징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소셜미디어 시대는 문자의 전달성과 그 효율에 감탄했고, 이러한 소통의 방식은 다시금 확실한 정답, 더 나아가 하나의 진리를 원하게 하였습니다. 이 흐름은 대화가 아닌 대결, 생각이 아닌 믿음에 우리를 가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체성은 다양한 미술적 표현과 해석이 아닌 트윗 한 줄로 청구되었고, 낡은 것에 대한 치열한 대결은 사회를 오히려 권태롭게 만들었습니다. 본인의 작품은 이러한 현상에서 벗어나, 가장 모호한 것이 되고자 합니다. 한때의 서적, 신문, 사진은 언어적, 혹은 실용적 매개체의 한계를 비워낸, 모두의 생각을 허물없이 담아낼 수 있는 껍데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껍데기를 채우는 건 작가의 몫이 아닌 오로지 관객의 몫입니다.

남다현_#21(서울특별시 용산구 우사단로 10길 85-1)_혼합재료_2019
남다현_#21(서울특별시 용산구 우사단로 10길 85-1)_혼합재료_2019
남다현_#21(서울특별시 용산구 우사단로 10길 85-1)_혼합재료_2019

해당 작품도 이러한 개념의 연장선입니다. 갤러리 앞에 위치한 세탁소의 일부분을, 옷핀과 빨래집게, 다리미와 재봉틀부터, 세탁기와 간판까지 전부 제작하여 갤러리 공간에 똑같이 배치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바로 앞에 있는 세탁소를 그대로 갤러리에 재현한 이 작품에는 무엇이 채워질 수 있을까? 누구는 원주민들의 사업장이 사라져가는 이태원의 젠트리피케이션을 논할 것이고, 누구는 어릴 적 보았던 세탁소의 추억을 떠올릴 것이고, 또 누구는 마주 보고 있는 두 개의 똑같은 사물의 초현실성에 대한 미술사적 혹은 철학적인 고찰에 빠질 것입니다. 어떠한 생각이든 사람이든 나의 깡통을 채워주었으면 합니다. ■ 남다현

Vol.20190804d | 남다현展 / NAMDAHYUN / 南觰鉉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