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호 유작전

이신호展 / LEESHINHO / 李信浩 / painting   2019_0814 ▶︎ 2019_0820

이신호_한지, 먹, 아크릴채색_72×75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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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9_0814_수요일_04: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동덕아트갤러리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68 Tel. +82.(0)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나 아주 어린시절부터 시작된 꽃바람이 있었다. 개나리 진달래의 노랑과 분홍색에 솟아나는 잎사귀의 초록색은 나른하게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의 아물거리는 어지러움과 함께, 나를, 봄이면 시름시름 앓게 하였다. 그래도 우리집 옆 방죽가의 둘러선 황홀하게도 많은 레이스가 달린 연분홍 겹 벗꽃이 몽실몽실 환하게 하늘을 꽉 채우며 피어날때는, 연분홍 겹겹이 된 화려한 레이스를 입은 어른이 된 나를 상상하며 지낼 즈음, 나무아래 조조록 둘러핀 흰 빛깔의 청순한 마가렛을 발견한 후엔, 마가렛을 닮은 소녀가 되기를 꿈꾸며 지냈다. 그 작은 소녀는 이제 세월의 풍상을 안아 넘긴 여인으로 이 세상의 모든 꽃을 사랑하는, 그 자신이 세상의 꽃이되어 파도같은 바람과 함께 날려온 바람의 꽃이 된 것을 알고 있다. 그리하여 나는 최근 모든 꽃들을 사랑하며 그리고 있으며 특히 촌스럽게만 그려지고 있는듯한 모란꽃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나의 살아온 삶을 느끼게 하는 감동의 꽃이 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많이 그려왔다. 결국은 내 손으로 그려지는 모든 꽃들은 내가 살아온 삶의 모든 흔적들을 나타내 줄 것이라고 생각되며 그동안 어린시절부터 연마해온 전통 동양화의 기본 맥락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맥을 살리며 나의 소리를 확실히 표현하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모란꽃을 여러 방면으로 현대적 구성 방법을 이용하여 나의 소리를 내고 싶었던것이다. 이 그림은 상처가 많았던 나의 생을 좀 반영한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처진 이파리가 힘들었던 삶이 었다면 속의 씨앗과 꽃술은 굽히지 않고 굳세게 살아내려고했던 나를, 표현한 것이다. ■ 이신호

이신호_바람의 꽃_한지, 먹, 아크릴채색_55×55cm_2011
이신호_바람의 꽃_한지, 먹, 아크릴채색_66×64cm_2011
이신호_붉은 소나무_한지, 먹, 채색_141×73.2cm_1993
이신호_바람의 꽃_한지, 먹, 아크릴채색_70×75cm_2017
이신호_바람의꽃_한지, 먹, 아크릴채색_149×130cm_2009
이신호_주문진 수공고등학교_한지, 먹, 채색_75×143.2cm_1995
이신호_용소골 가는길_닥종이, 먹, 채색_75×144cm_1994
이신호_칠봉에서_한지, 먹, 채색_150×144cm_2003
이신호_순담계곡_한지, 먹, 채색_136×697cm_1988

자연, 사랑, 이신호 ● 산수화와 문인화를 병행하는 이신호의 조형적인 시각은 직관적이다. 다시 말해 대상과 마주했을 때의 미적 감흥을 일필로 받아쓰는 형식이다. 그러기에 붓의 운필은 단도직입적이다. 「형태를 묘사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형태를 쓴다」는 개념이다. 서예의 필법처럼 형태 해석이 명쾌한 것이다. 붓의 흐름이 신속하고 감정의 전개에 주저함이 없다. 그러다 보니 형태는 거칠고 둔탁한 느낌을 지어낸다. 그러나 거기에는 시각적인 쾌감에 따른 감전의 해방을 맛볼 수 있다. 그는 형태에 대한 사실적인 이해를 뛰어넘어 형태 속에 숨겨진 생명의 약동을 응집시키려고 한다. 이러한 생각은 신체적인 힘이 실린 대담한 운필을 이끌어내는 요인이다. 그러면서도 수묵화로서의 격조를 견지한다. 그림의 풍격은 자연에 대한 이해와 부단한 사랑 및 사유를 통해 형성된다. 운필의 화려함 이면에는 이처럼 이성적인 자기성찰의 시간이 있는 것이다. 그는 작업에서 자기감정 표현에 솔직하다. 현실적인 삶의 모습 또한 다르지 않다. 생각의 자유로움, 그리고 솔직한 감정의 전개는 표현적인 순수성으로 구체화된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는 표현적인 기교가 없다. 생각의 명료함을 구체화시키는, 생동감 넘치는 역동적인 선의 미학을 탐닉할 따름이다. 이렇듯 직접적인 표현은 붓을 들기 전에 이미 마음속으로 무수히 그려본 후에 이루어진다. 표현행위는 순간적으로 이루어지지만, 그 순간적인 표현을 위해 오랜 사색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이때의 사색은 표현 대상 그 자체만을 겨냥하고 있지는 않다.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자연에 대한 사색인 것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대상과 마주하더라도 그 실체를 꿰뚫는 직관적인 표현이 가능하다. 직관력과 표현의 직접성이 일치하는 곳에서 그의 작업이 이루어진다. 자기감동에 솔직하고 충실함으로써 한국인의 기질적인 특징을 그대로 살리고 있는 것이다. ■ 신항섭

Vol.20190814d | 이신호展 / LEESHINHO / 李信浩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