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호 : 1971-2019

권정호展 / KWONJUNGHO / 權正浩 / painting   2019_0816 ▶︎ 2019_0921 / 월요일 휴관

권정호_고성_캔버스에 유채_130.3×97cm_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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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호 홈페이지_kwonjungho.com

심포지엄 / 2019_0828_수요일_03:00pm_달구벌홀

개막식 / 2019_0828_수요일_06:00pm_중정홀

관람시간 / 10:00am~08:00pm / 월요일 휴관

대구문화예술회관 DAEGU ARTS CENTER 대구시 달서구 공원순환로 201 Tel. +82.(0)53.606.6139 artcenter.daegu.go.kr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최현묵)은 『권정호 : 1971-2019』라는 제목으로 대구현대미술에 새로운 흐름을 제시한 권정호 작가의 회고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1971년부터 2019년까지 작가의 전 시기의 작품세계를 특징에 따라 5개의 섹션으로 구분하여 개최하며, 8월 16일부터 9월 21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5전시실에서 열린다. ● 권정호는 대구에서 대학교육을 받은 1세대 작가로서 1970년대 대구의 전위적인 흐름을 수용하였고, 1980년대에는 미국에서 유학하면서 더 넓은 세계에 눈을 떠갔다. 초창기에 그는 추상작품에서 시작하여 본격적인 작품 형성기에 신표현주의 작품을 선보였고, 후기에는 추상과 구상의 형식을 아우르고 현실과 이상을 다룬 작품으로 스펙트럼을 넓혀갔다. 특히 작가를 대표하는 상징인 '해골'은 표현 방식과 매체를 변화하면서, 새로운 형식과 의미를 더해가면서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작품부터 지금 현재까지 동시대 미술의 영향과 정치, 사회적 변화의 흐름을 담은, 시대와 함께 걸어온 그의 작품 세계 전반을 조망한다. ● 전시는 시대별 형식의 변화와 주제로 5개의 섹션으로 구성하였다. 첫 번째 1970년대는 점 시리즈에서 한국현대미술의 단색화와 궤를 같이 하였지만 동시대 미술에 의문과 회의를 동시에 가졌던 시기이다. 두 번째는 1983년 미국 유학 이후 1997년까지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과 신표현주의적인 양식이 등장하게 된 시기이다. 세 번째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에는 선 시리즈가 나타나 선의 조형적 변화와 구상 작품의 표현수단으로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네 번째 섹션에서는 2003년부터 2007년간 제작된 대구지하철 시리즈로 사회 현실을 재현, 해석하는 시도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2010년대 이후 섹션에서는 입체형식의 해골이 나온 후 입체와 설치 등의 다양한 변용에 이르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각 시기별로 뚜렷한 형식적 차이를 볼 수 있지만, 서로 형식적 영향을 주고받아 전체가 연결되어 있는 모습이며, 오히려 후기로 갈수록 작품의 여러 요소들은 결합 확장됨을 볼 수 있다.

권정호_바보의 미장 (Fool's plaster)_캔버스에 유채_129.2×96cm_1982

1. 1970년대~1982 : 점, 문자 시리즈 ● 초창기에 그는 정점식 교수의 영향으로 추상화를 제작하였고, 1970년대에는 '대구현대미술제'와 전위적인 분위기에 영향 받았다. 동시대 작가들이 미술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가졌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점' 시리즈에서 조형의 원초로서 점을 탐색했다. 창호지의 구멍과 같은 형태의 점은 자신의 삶과 문화에서 영감 받은 형식이었다. ● 또한 국제적인 미술흐름에 관심이 높았던 1970년대에 권정호는 대구 미공보원에서 잡지와 서적으로 동시대 세계 미술을 공부하였다. 특히 그는 재스퍼 존스에 관심을 가지고 번역서 『재스퍼 죤스』 (막스 코즐로프 저)를 1982년에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현대미술을 공부하면서 자신도 단색화 흐름 가운데서 '점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었지만, 의미를 모른 채 외형을 따라하는 당대 미술에 회의를 느꼈다. 그러한 회의적 시각을 작품 「바보의 미장」(1982)에서 나타내었다. 작품에서 그는 흰색의 면벽에 보일 듯 말 듯 한 흰색 물감 덩이의 점을 배치하였고, '바보의 미장'이라는 제목으로 개념적인 근거가 부족한 채 극단의 환원적 조형과 물질감을 추구하던 당대 화단을 비꼬았다.

권정호_SoundⅠ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194×385cm_1985
권정호_어느 날 밤 (One day nigh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5×325cm_1985_국립현대미술관소장

2. 1983~1997 : 소리, 해골 시리즈 ● 1982년 미국 유학을 떠난 작가는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수학하면서, 길거리에서 발견한 스피커에 영감 받아 '사운드' 시리즈를 1984년부터 발표하였다. 고속도로의 소음에 시달리던 작가는 현대인이 느끼는 정신 불안을 스피커에서 보았고, 화면에는 스피커와 그 주변의 강렬하고 빠른 붓질을 함께 배치하였다. 그는 자연과 인공의 소리, 탄식과 울분의 소리, 때로는 침묵과 같은 작가가 처한 현실을 소리를 통해 작품에 표현하였다. ● 소리가 현실에 존재하는 불안의 상징이라면 소리에서 치환된 해골은 그의 내면에 오랫동안 존재해온 공포를 상징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 전쟁을 경험하였고, 공의(公醫)였던 아버지의 병원을 드나드는 병자들을 보면서 상존하는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이러한 경험은 해골 이미지로 나타났고, 해결되지 않는 개인적, 사회적 불안과 고통은 '사고', '밤', '분노', '공포', '소름', '죽음'과 같은 명제 아래 표현되었다. 1990년대 들어 해골 시리즈는 강렬한 색채의 대조와 배합, 두드러지는 선의 흐름을 보이면서 표현의 다양한 변주를 보인다. 주제 면에서는 '동굴', '인간은 무엇이 되어 어디로 갈 것인가?'와 '기(氣)'와 같은 인간에 대한 성찰과 정신적 주제들이 나타났다.

권정호_Stroke and Structur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81×227cm_1998
권정호_M.T (Field Trip)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6.8cm_2003_대구대학교소장

3. 1991~2002 : 하늘, 선 시리즈 ● 1990년대 '해골' 시리즈에서 대상을 해체한 선이 주요 조형수단이 되면서, 표현은 더욱 동적으로 나아갔다. 1990년대 초에는 오방색의 불규칙한 색면을 배치한 '하늘' 시리즈가 나타났다. 비정형의 면을 배치에서 기의 흐름과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었고, 이러한 흐름은 이후 '선' 시리즈에서 작가의 행위를 남기는 'Stroke'의 표현으로 이어진다. 1990년대 후반의 'Stroke'에서는 내면의 주관적 힘과 물리적이면서 선험적인 몸의 감각을 드러낸다. 초창기에 그가 천착한 점이 미술의 근원, 조형의 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면, 1990년대 후반의 선은 서예의 일필휘지와 같은 체득된 기질이나 선험적인 감각, 문화적 정체성과도 관계된다. ● 한편 선은 추상적 표현 뿐 아니라 다양하게 변용 가능한 조형 수단으로도 역할 하는데, 구상적인 작품에도 선이 자주 사용되었다. 2000년대 들어 작가는 일상의 인물이나 동물, 『M.T』와 같은 삶의 장면, 정물, 산수와 같은 구상적인 표현에 선을 썼다. 한편 서사적인 내용의 표현에서 선은 사실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실재를 감추기도 하였다. '지하철 시리즈'와 같은 강렬한 현실의 서사를 표현한 작품에서 선은 실제 현실과 화면의 표현 사이의 완급을 조절하고, 사실에 대한 관자의 시선을 적당한 거리로 유지하는 장치가 되기도 했다.

권정호_지하철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45cm_2006
권정호_추모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혼합재료_112×290cm_2007

4. 1995, 2003~2010 : 지하철과 사회 현실 ● 그의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은 1980년대에 군부독재의 현실을 억압으로 표현한 경우에도 나타나지만, 구체적인 사실이 배경이 된 것은 1995년 대구에서 일어난 '상인동 가스폭발사고'이계기였다. 2000년대 들어 그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사회 현실을 이야기하려 했는데, 그즈음 2003년 '2.18 대구지하철사건'이 일어났고 그는 충격적인 사건 현장을 경험하게 되었다. 시민과 관료의 이해가 충돌하고 인간의 고통과 분노가 폭발하는 현장에서 그는 인간의 본성을 성찰하고 고통과 아픔을 치유하고자 '지하철' 시리즈를 제작하였다. ● 2006년과 2007년 집중적으로 제작된 대구 지하철 시리즈에서는 사람들의 분노와 저항, 각기 다른 입장의 사람들을 화면에 배치하였고, 현실의 고통이 발화하는 과정과 발화된 고통이 이해 당사자들 사이에서 부딪치는 양상을 탐색하였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날것의 현장을 관조하기 위해 그는 조형적으로 종이죽과 같은 소재를 고안하였고, 분절된 선을 구상적 내용에 함께 배치하여 현실과의 거리를 유지하였다. 이후 그의 관심은 '청년실업'과 '개인주의'와 같은 한국 사회 전반의 문제로 확장되어 갔다.

권정호_불타는 욕망_wood fire_500×600×600cm_2018_평창동계올림픽기념 FAF
권정호_미래를 통하는 문(Gate through the future)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9

5. 2010~2019 : 입체 설치 등 해골의 변용 ● 2010년대에 들어 그는 닥으로 만든 입체적인 형식의 해골을 고안하였고, 닥을 이용해 해골 형태를 떠내어 속이 빈 해골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하였다. 입체 해골은 닥으로 만든 해골 하나의 유닛에서 시작하여 입체와 설치작품으로 규모와 형식에서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였다. 속이 빈 입체 형식은 단단한 골격이 아니라 가변적이고, 해체적인 형식의 해골로 만들어졌고, 이러한 형식은 '골고다', '생명의 탄생'과 같은 입체적인 평면 시리즈를 가능하게 했다. 압도하는 대형 주물의 해골이나 나무와 같은 새로운 재료나 엄청난 스케일로도 진화되어 갔다. ● 또한 주제 면에서 해골시리즈는 초기 억압, 불안 등 현대인의 심리와 감정을 상징하는 단계에서 점점 더 인류의 운명이나 삶과 죽음에 대한 보편적 상징의 단계로 확장되어 갔다. '골고다'나 '생명' 등의 종교적 암시와 '미래', '시간', '명상' 등의 철학적 명제가 등장하였다. 거대한 구조물에 해골 무지를 설치한 '미래를 통하는 문'이나 '원효' 작품에서 그는 거스르지 못하는 시간을 주제로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인류의 본질을 이야기하였고, 죽음을 통해 삶을 배우는 명상의 공간을 만들어내었다. ■ 박민영

Vol.20190816a | 권정호展 / KWONJUNGHO / 權正浩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