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스를 그리다 Missing Eris

한계륜展 / HANKERYOON / 韓桂崙 / media art.installation   2019_0824 ▶︎ 2019_0929 / 월요일,추석연휴 휴관

한계륜_번개옮기기 Moving the Thunder_ 연필드로잉에 애니메이션 영상 프로젝션_70×100cm, 00:02:00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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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륜 홈페이지_www.keryoon.com

초대일시 / 2019_0906_금요일_04: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_10:00am~07:00pm / 월요일,추석연휴 휴관

밤부갤러리 BAMBU GALLERY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449 밤부타워 B1 밤부컬렉션 Tel. +82.(0)2.6918.8222 www.bambucollection.com

미디어아트 회고 ● 미디어아트, 뉴 미디어아트라는 말은 아마도 새로운 이슈에 목마른 미술계가 모더니즘의 환상으로 엮어낸 성급한 용어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하나의 이즘으로 논쟁 속에 자리잡았던 이전까지의 미술과는 달리 그 매체의 특성이 작가를 규정한다는 점이 못마땅해서, 나는 미디어아티스트라는 호칭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나 나름의 이야기를 디지털 영상이라는 매체를 내세우기 이전에 준비하고 있고, 컴퓨터는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도구로 사용될 뿐이라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2015년에 나는 스티브잡스에 대한 경의를 표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아이폰 케이스를 제작 발표했다. 전시의 제목은 『Alt Framing』이었고, 거대한 나무 구조물에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등의 새로운 미디어들이 달려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당시의 작업이 나로서는 최초의 미디어아트라는 것을.

한계륜_번뇌번개 Bunnhe Bunggae

2016년 문래동의 아트스페이스뮤온에서 나는 본격적으로 미디어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스테들러연필에 대한 설치작업을 발표했다. 스테들러연필은 그 즈음에 마트에서 아이와 장난감을 사다가, 나 스스로를 화가로 단련한다는 생각에 충동적으로 구매한 도구였다. 연필이야 말로 미술에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미디어 아닌가. 어떤 미술작가이건 모두 연필로부터 시작하리라. 미디어아트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먼저 연필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에게 있어 연필은 드로잉의 도구가 되기보다는 결국 설치의 매체가 되었다. 기본으로 돌아가 가장 저렴한 연필로 매일 드로잉을 하리라 했던 각오는 까마득히 잊혀졌고, 내 그림의 방향은 '연필은 왜 노란색일까?' '스테들러는 왜 고급연필을 파란색으로 칠할까?' 같은 옆길로 빠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도구와 매체의 우주공간을 헤메던 와중에 내 눈에 들어온 것이 왜소행성 에리스이다.

한계륜_파랑의 승리 Blue Win_벽면에 수성페인트, 영상프로젝션_240×1200cm_2019
한계륜_매체연구-종이 위에 연필-1 A Study about Media-Pencil on Paper-1_ 캔트지, 연필, 나무책상_70×110×90cm_2019
한계륜_매체연구-종이 위에 연필-2 A Study about Media-Pencil on Paper-2_ 유포지, 연필, 나무책상_70×100×130cm_2019
한계륜_자기분석장치1분석 고백 Analysis of Self-Analysis-Device1 I Confess_ 철, 프린트용지_100×220×30cm_2019

2006년 발사해 2015년 7월14일 명왕성에 도착한 무인 탐사선 뉴호라이즌스 호는 성공적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이끌어내었다. 그러나 명왕성을 행성의 지위로부터 끌어내린 계기가 된 에리스의 이야기는 언급조차 없었다. 아마도 이러한 소외가 중년을 지나는 내 마음을 끌었던 것 같다. 다시 연필드로잉부터 시작하겠다는 마음은 점차 미디어아티스트로서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결국 나는 에리스를 향해 2016년 문래동에서 스테들러호를 발사했다. 2018년 가로수길 초입에 있는 갤러리 오 에서의 전시는 에리스에서 지구로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을 홀로 헤메며 외로워하는 에리스 방문기를 그렸다. 그리고 이곳 밤부갤러리에서 나는 그 두개의 전시를 회고하는 이야기를 내놓게 되었다.

한계륜_자기분석장치3-한발더 앞으로 다가서주세요. Self-Analysis-Device Come One step further_ 철, 한지, 돋보기, 미니빔 프로젝터 애니메이션 영상 프로젝션_110×35×30cm_2019

그래서 세 개의 전시를 통해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연필이야기인가? 나는 이것을 미디어아트라는 용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고 외치는, 에리스에서 홀로 울려퍼지는 메아리 같다고 생각한다. 지난 4년간의 여정에 동참해준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2019.9.6.) ■ 한계륜

Vol.20190824g | 한계륜展 / HANKERYOON / 韓桂崙 / media art.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