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의 인간 #1

"이도 저도 아닌"   2019_0827 ▶︎ 2019_0920

아티스트 토크 / 2019_0903_화요일_04:00pm

참여작가 / 최제헌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 기획 / 이은화_김태수_이야호

관람시간 / 지하보도 개방시간에 한해 자유롭게 관람 가능

스페이스 mm SPACE MM 서울 중구 을지로 12 시청지하상가 시티스타몰 새특 4-1호 Tel. +82.(0)10.7107.2244 www.facebook.com/spacemm1 www.instagram.com/space_mm

존 버거는 그의 책 『제 7의 인간』에서 이민노동자의 경험을 사진과 함께 묘사한다. 노동자를 둘러싸고 있는 물리적인, 그리고 역사적인 상황과 관련시켜 보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세계의 정치적 현실을 보다 확실하게 파악하는 일이라고 한다. 단순히 이민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떠나온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 그들의 생존과 투쟁, 자유와 부자유 그리고 희망에 대한 이야기이다.

최제헌_이질적 조합의 무한증식 추출물들_각종 물질들, 접착제_가변크기_2019
최제헌_이질적 조합의 무한증식 추출물들_각종 물질들, 접착제_가변크기_2019

2018년 4월 '제주 예멘 난민' 사건은 '보이지 않는 존재'였던 난민이 '보이는 존재'로 처음 공론의 장에 부각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난민 이라는 '낯섦'에 대한 불안은 혐오와 공포가 되어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들을 향한 오해와 차별, 편견의 시선. 난민을 둘러싼 물리적인 환경을 확장하면 이주노동자들의 모습과 우리 속에 사회적 소수자들의 상황과 겹쳐진다. 지금, 우리 사회의 난민문제를 다루는 의미는 그들을 향한 편견의 시각이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소수자들에도 적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마주하고 있는 작가 4인의 다양한 시선으로 '제 7의 인간'을 해석해 보고자 함이다.

최제헌_이질적 조합의 무한증식 추출물들_각종 물질들, 접착제_가변크기_2019
최제헌_이질적 조합의 무한증식 추출물들_각종 물질들, 접착제_가변크기_2019

최제헌, 조현익, 송성진, 이우성 4명의 작가들과 김태수, 이은화 , 이야호 3명의 큐레이터는 우리들 속 '제7의 인간'의 존재와 그들의 절망과 희망을 예술작업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이 전시를 시청 지하상가에 위치한 쇼윈도 갤러리에서 진행하게 된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유리'라는 투명한 벽을 통해 오픈 된 전시장은 이동하는 관람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 속내를 드러내 보인다. 하루에도 수천의 익명이 부유하는 그 곳에서 문제를 던지고자 한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이해하려면, 어떤 세계의 안에 들어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본 그 세계의 모습을 해체하여 자기 시각으로 재조립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무수한 선택들의 결핍 상태를 상상 속에서 직시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마주할 결핍들은 어떠한지 4명의 작가들이 8월27일부터 12월13일까지 각각 개인전 형식으로 릴레이 전시를 진행한다.

최제헌_이질적 조합의 무한증식 추출물들_각종 물질들, 접착제_가변크기_2019
최제헌_이질적 조합의 무한증식 추출물들_각종 물질들, 접착제_가변크기_2019

제 7의 인간 ● 네가 이 세상에 나서려거든 / 일곱 번 태어나는 것이 나으리라. / 한번은, 불타는 집 안에서, / 한번은, 얼어붙는 홍수 속에서, / 한번은, 거칠은 미치광이 수용소에서, / 한번은, 무르익은 밀밭에서, / 한번은, 텅 빈 수도원에서, / 그리고 한번은 돼지우리 속에서. / 여섯 아기들이 울어도 충분치 않아 : / 너는 제7의 인간이 되어야한다. (아틸라 요제프의 시 일부)

최제헌_이질적 조합의 무한증식 추출물들_각종 물질들, 접착제_가변크기_2019
최제헌_이질적 조합의 무한증식 추출물들_각종 물질들, 접착제_가변크기_2019

『제7의 인간』 #1 "이도 저도 아닌 (Neither fish nor fowl)" ● 아이 웨이웨이의 다큐멘터리 '휴먼 플로우'의 장면 하나가 떠오른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검고 짙은 푸른 바다 위, 주황색 점들이 모여 있다. 클로즈업 해보면 라이프 자켓을 입은 사람들이 한 덩어리처럼 모여 있다. 바다는 거칠지 않은데 보트는 기울어져 부유하고 있다. 고향을 떠나 바다에서 부유하던 그들은 길고도 끔찍한 여정을 지나고 나서, 상상할 수 있는 비참함을 경험하고 스스로도 놀랍도록 끈질긴 용기를 믿게 된 후,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미래에 낯선 이국의 환승역 구간 사이에서 문득 깨닫는다,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여정의 시작에 그들의 손, 그들의 눈, 그들의 다리, 어깨, 몸 그리고 잠드는 밤마다 묻었던 꿈이 남겨졌음을. 그들의 존재는 우리의 눈 앞에서 사라진 것이 아니다.

최제헌_이질적 조합의 무한증식 추출물들_각종 물질들, 접착제_가변크기_2019
최제헌_이질적 조합의 무한증식 추출물들_각종 물질들, 접착제_가변크기_2019

최제헌 작가는 아이 웨이웨이의 다큐 '휴먼 플로우'를 보고나서 작업실에 버려진 사물, 쓸모없는 물건들을 모아 쓸모 있는 사물을 만든 것이 아니라 쓸모없음을 만들었다. 무어라 형태를 설명할 수도 없고 무언지 알 수도 없는 낯선 것들은 더 이상 해체되지 않도록 완고하게 결합되어 만들어졌다. 재 분해될 수 없으니 교환의 가치는 커녕 사용의 가치마저 잃어버린 채 시소 위에 기울어져 놓여있는 작품들은 작가의 이질적 조합들이 무한 증식되다가 잠시 멈춘 듯 보인다. 고향을 떠나 온 난민이나 이주민들처럼 이질적 조합들은 움직이는 시소 위에서 마치 쏟아질 듯 불안하게 기울어진다. 이미 되돌릴 수 없어 존재감을 잃고 버려진 사물들의 이질적 조합은 작가의 시선으로 어느 순간 아름다움을 획득한다. 그들의 존재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눈에 뜨이지 않는 길 위에서, 또 어느 골목 안에서 기울여진 채 부유하고 있다.

제 7의 인간 #1 "이도 저도 아닌"展_스페이스 mm_2019
제 7의 인간 #1 "이도 저도 아닌"展_스페이스 mm_2019
제 7의 인간 #1 "이도 저도 아닌"展_스페이스 mm_2019

자의든 타의든, 국경을 넘든 시골에서 도시로 가든, 이주는 우리 시대의 본질적인 경험이다. 이주는 언제나 세계의 중심을 해체하는 것이며, 지표가 없으면 인간은 길을 잃고 제자리를 빙빙 돌 위험이 있다. 기울여진 채 도저히 육지에 닿지 않을 것 같은 보트 위 주황색 점들과 움직이는 시소 위에서 쏟아질 듯 기울어진 이질적 조합들을, 작가는 다시 클로즈업을 한다. 하지만 보이는 것은 좌표를 잃어버리고 부유하는, 이도 저도 아닌, 존재들이다. (존 버거의 『풍경들』 내용 일부 발췌) * Neither fish nor fowl - 물고기도 새도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상태이거나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서 쓰는 영어 속담. ■ 김태수

Vol.20190827d | 제 7의 인간 #1 "이도 저도 아닌"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