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불안으로부터

주형준展 / JOOHYEONGJOON / 朱炯俊 / painting   2019_0830 ▶︎ 2019_0927 / 주말,공휴일 휴관

주형준_Shelter 26_장지에 채색_77×100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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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8:00am~05: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이랜드 스페이스 E-LAND SPACE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159 (가산동 371-12번지) 이랜드빌딩 Tel. +82.(0)2.2029.9885 www.elandspace.co.kr

도피처, shelter ● 태어나면서부터 우리 모두는 불안이라는 증상을 가지고 있다. 불안은 생존의 필수 조건으로 긍정적 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야기하며 부정적 영향을 줄 때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불안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도피를 꿈꾸는 지도 모른다. ● 작가도 찬란한 햇살이 내리쬐는 정오, 식사 후 커피 한 잔의 담소를 나누고 있는 직장인들을 보며 그들과 같지 않은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마냥 도망쳐 가고 싶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정오의 찬란한 빛은 남들과 동일하지 않은 삶의 불안으로, 자연은 그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주는 방어기제로 표현된다. 빛과 자연이 마치 팽팽하게 늘려진 고무줄의 긴장감을 가지고 서로 대치하지만 그 속에 자신 만의 공간을 숨겨 넣어 도피처를 만들어 놓았다. ● 작가가 그렇게 동경했던 커피 한 잔의 담소를 나누고 있는 직장인마저도 차마 이야기 하지 못한 도피하고 싶은 불안한 현실이 있으리라. 우리의 불안을 이야기 하며 도피처를 숨겨놓은 그의 작품을 통해 나 자신의 불안을 솔직히 드려다 보고 쉼과 안식을 느끼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 이랜드 문화재단

주형준_Safeguard 5_장지에 수묵채색_110×110cm_2019
주형준_Safeguard 6_장지에 수묵채색_110×140cm_2019

나의 작업은 자신이 현실에서 받는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도피성 피난처를 화면 안에 생성하고 그와 대치하는 불안과 방어기제를 형성함으로써 화면을 구상하는 작품이다. 나의 작업을 크게 세 가지 요소로 구분 지을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현실에서 자신에게 야기하는 불안을 시각화시킨 것, 두 번째는 그것에 반응하여 만들어진 도피처, 마지막은 불안으로 비롯되어 만들어진 방어기제이다. 이 글은 앞서 말한 세 가지 요소를 화면 안에 시각화시키는 작업에 대한 고찰이다.

주형준_Safeguard 7_장지에 수묵채색_162×130cm_2019

소유에 대한 집착으로 욕망이 생기고 부재에 대한 두려움으로 불안이 생긴다. 두 가지는 다른 의미를 갖고 있지만 떼어 놓고 볼 수 없는 문장들이다. 이런 원인, 즉 현실과 성취하기 위한 욕망 사이의 내적 괴리를 바탕으로 개인이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과 부재에 대한 두려움, 갈증, 불안이 어떠한 형태로든, 동시에 나타난다. 결여나 결핍에 대한 본능적인 목마름이 이성적인 사유와 판단보다 먼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배하려 한다. 또한 있어야 할 것의 부재나 가득 채워지지 않는 부족함도 우리를 갈망에 사로잡게 한다. 현대인들의 내적 불안의 근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본인은 부재에 대한 갈증으로부터 나오는 불안에 집중했다.

주형준_Shelter 19_장지에 수묵채색_130×162cm_2018
주형준_Shelter 21_장지에 수묵채색_90×60cm_2018
주형준_Shelter 23_장지에 채색_90×60cm_2018

30대 사회초년생인 자신이 기존의 가족으로부터 독립하여 안전한 보금자리를 찾지 못해 오는 불안에서 작업은 시작되었다. 본인이 받은 불안은 몸과 정신은 성숙해져 본래의 가족 무리와 떨어져야 할 시기가 다가왔지만 냉담한 현실 속에서는 독립적이지 못한 자신이 홀로 설 수 없음에 대한 불안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여기 저기 작업실을 전전하고 다닐 때 속세를 떠나 산수를 유람하는 신선처럼 어디론가 나의 피난처를 마련하여 숨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거처에 대한 불안이 나타나고 그에 따라 자아 안에 잠재되어 있는 방어기제가 형성이 된다. 이 부분을 형상화하기 위해 나는 자연을 수단이라는 관점에서 이미지를 차용하였다 이것을 유가의 은일사상에서 바라보는 자연관 시점을 차용하여 자연 이미지를 생성하고 그 안에 숨어드는 장치로 사용하였다. 화면 안에는 불안과 대치하는 피난처가 나타나고 있다. 자연을 통해 불안으로부터 피난처를 보호하는 방어기제로써의 조형물로 활용하였다.

주형준_Shelter 24_장지에 채색_60×90cm_2018
주형준_Shelter 32_장지에 채색_163×130cm_2019
주형준_Shelter 33_장지에 수묵채색_117×91cm_2019

작품에서 방어기제는 자연 이미지를 차용하여 방어 기제화시켜 조형물로 만들어 내는 것에 주목하고 있고, 불안이라는 요소는 두 가지로 나누어 시각화하는데 초기작에서 「늑대」로 형상화하고 사고가 변함에 따라 「빛」으로 형태를 변형시켰다. 마지막으로 피난처에 대한 해석은 「담장」, 「소유하고 싶은 공간」 시리즈에서 지속적인 의미를 갖고 자신만의 공간을 영토화하는 형식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것도 또한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Shelter」 시리즈에서 일회적인 이미지로 바뀌는데 일정한 거처가 없음에 불안을 느끼고 방황하는 자신의 작업 의도를 부각시키기 위해 일회적이고 가변적인 의미가 내포되어있는 천막이 등장하게 된다. 이런 자신만의 회화적인 표현법이 작품 안에서 의도를 잘 드러내고 여러 대조적인 장치들이 줄다리기를 하듯 묘한 긴장감을 유지하기 바란다. ■ 주형준

Vol.20190830a | 주형준展 / JOOHYEONGJOON / 朱炯俊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