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IGHBORS FACTORY/네이버스팩토리/이웃공장

최열展 / CHOIYEOL / 崔烈 / photography   2019_0917 ▶︎ 2019_0925

최열_NEIGHBORS FACTORY#86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60×85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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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열 블로그_blog.naver.com/sailets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인천광역시_인천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1:00am~07:00pm

스페이스 빔 SPACE BEAM community 인천시 동구 서해대로513번길 15(창영동 7번지) Tel. +82.(0)32.422.8630 www.spacebeam.net www.facebook.com/spacebeamcom

최열 - 자율적 시선에 내재한 상상력형상적 사진, 자율적 시선 최열 사진을 처음 접하면서 '형상적인 사진'과 '비형상적인 사진'에서 몇 가지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첫째, 사진 적 기법을 바탕으로 제작을 했지만, 사진의 방법으로 해석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점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진에 찍혀진 이미지를 읽을 때 일차적으로 인식되는 것은 사진에 찍힌 대상이 선명한가, 흐릿한가에 대한 문제에 직면한다. 노만 브라이슨(Norman Bryson)은 이런 차이를 초점이 정확하게 맞은 선명한 사진은 '형상적인 것'으로 선명하지 않은 것은 '담론적인 것'을 형성한다고 한다. 이 차이를 관람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선명한 사진(형상적)'은 구체적으로 보이기에 호의적인 판단을 하며, 흐릿하게 인지되는 '선명하지 않은 사진 (비 형상적)'은 주체의 주관적인 태도에 따라서 다르게 인식된다는 것이다. 즉 사진을 보는 태도라는 측면에서 이미지가 구체적이지 않기에 비 형상적이고, 담론을 제공한다. 노만 브라이슨의 언급처럼 형상이 부재한 이미지는 관람자의 시각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되지만, 사유적이며, 상상적 것으로서 문학적인 표현에 좀 더 근접한다.

최열_NEIGHBORS FACTORY#4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85×60cm_2017

최열은 처음에 남동공단을 시작으로 촬영을 진행 하다가 점차 인천 전 지역의 공장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으려 했다. 그의 인천 남동공단 사진은 작가들이 사진을 촬영할 때 관습적으로 하는 행동 - 대상에 초점을 맞추는 행위를 인식한 무의식적인 반응, 반드시 선명한 이미지를 타인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습관적인 관습 - 이 드러난다. 이런 행위는 앞서 언급한 '선명한 사진(형상적)' 이미지를 통해서 자신이 느꼈던 과거의 순간을 현재의 시간으로 호출하기 위한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과거의 시간은 고등학교 시절에 연수동에 있는 학교를 가는 길에 버스 창문 너머의 남동공단은 아련한 추억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는데, 성인이 된 후에 다시 이곳을 찾았을 때는 예전과는 다르게 많이 변했지만, 그곳은 작가에게 여전히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작가는 어느 순간 남동공단의 고유한 공간에서 어느 순간 이름도 알지 못하는 산업시설물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시선의 교환 작용은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푼크툼(punctum) 현상과 유사하지만, 그보다는 라캉(Jacques Lacan)의 응시(gaze)에 더 가깝다. 응시는 이미지 이론으로서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응시(gaze)와 시선(eye)은 같은 것이 아니라 별개의 영역으로 분리되는데, 시선을 파괴하거나, 응시하는 타자가 분명하게 제시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타자의 시선은 라캉의 응시이론과 연관된다. 주체가 자신이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인다는 것은 주체가 응시를 통해 스스로를 드러내는 재현의 주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응시하는 불투명한 타자(산업시설물)를 통해서 주체(작가)가 보인다는 것이다. 즉 주체(작가)의 위치는 자신이 바라보는 능동적인 위치가 아닌 관찰되는 주체(작가)가 된다는 것이다. 최열의 사진에 드러난 또 다른 특징은 대상을 바라볼 때 자신의 마음속에 내재한 '무의식적인 기준점'을 만들어서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시선을 이동한다. 이런 효과는 대상성에서 발현하는 극단적인 효과와 정서를 강조한 표현이 아니라, 미세한 순간에 느껴지는 울림을 각각의 대상에 어울리게 시선을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의 표현 방법에서 무의식적으로 과거를 추적하는 해석과 이에 따른 작용은 작가의 '자율적 시선'에 있다. 결과적으로 이런 태도는 작가가 바라본 사진의 현실적 의미와 감정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최열_NEIGHBORS FACTORY#82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50×76cm_2017

부분과 전체의 조합 ● 최열 사진의 두 번째 특성은 부분과 전체의 접합을 시도 했다는 점이다. 나는 이 사진을 보면서 헝가리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이스트반 반 야이(Istvan Banyai)의 줌(Zoom),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공간, 글 없는 그림책, Open Space where Children Can Imageine Freely, Worldless Picture Books』이 떠올랐다. 책 내용은 첫 페이지에 이상한 불가사리 모양의 그림이 나오고, 다음페이지는 그 장면이 닭 벼슬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다음 장에는 열린 창밖으로 닭을 보는 두 아이가 등장하고, 그 다음 장에는 맞은편의 열려진 방문 사이로 닭을 보는 아이의 모습이 등장하고 계속 페이지를 넘기면 부분에 대한 전체로 확대되고 결국에는 우주공간에 지구의 모습이 한 점으로 묘사된다.

최열_NEIGHBORS FACTORY#13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76×50cm_2018

저자는 분할된 그림을 통해서 닭 벼슬에서 우주공간으로 확대하는 상상력의 과정을 보여주며, 전체에서 부분으로 좁아드는 우리들 삶의 모습을 제 3자의 눈을 통해서 보여준다. 최열의 작업에서 이스트반 반 야이의 줌을 언급한 이유는, 이스트반 반 야이가 전체에서 부분으로 축소되는 우리의 일상을 표현했다는 점, 거시적인 시선으로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고 대상을 살핀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세 번째로 중요한 점은 사진이 단순히 공장의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작가의 '자율적 시선'으로 바라본 각도와 높이에 따라서 원래의 형태가 바뀐다. 이런 방법은 처음에 작가가 제시한 것을 관람객들이 원래의 고유한 대상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준다. 즉 '사진의 완성된 결과(대상을 부분적으로 선택한 사진)'를 바라보게 하는 것보다는 그 작품에서 느끼는 관객의 감흥을 중요시한 것으로 보인다. 작품의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공장의 부분적인 묘사를 통해서 대상을 단순화 시킨다. 예를 들면 각 공장의 단면도에서 건축물 하나하나의 짜임새, 건물구조의 기하학적인 형태, 천장과 옥상의 구성 양식 등을 단순하게 표현해서 건물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미감을 관객에게 제공한다. 이런 방식은 실재 건물을 정면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상상력이 확장되게 한다. 관객의 시선이 공간의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투시적으로 조망하도록 인도하는데, 평면도나 단면도의 시점에서 바라본 공장의 모습은 일상의 공간이 낯선 공간으로 탈바꿈된다.

최열_NEIGHBORS FACTORY#15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00×80cm_2019

작가의 사진에 등장하는 인천 남동공단의 실외공간들은 과거의 지난 기억의 흐름에 따라서 특정한 장소를 모티브로 시작되지만, 작가의 '자율적 시선'을 거쳐 특별한 감성을 유도하는 '공간'으로 재탄생된다. 이러한 독특한 '사진해석(photo interpretations)'은 작가의 내면에 있는 솔직한 심리를 드러낸다. 그러나 그 방식은 다분히 내밀해서 드러내기와 감추기의 경계를 넘나드는데, 한편으로 관객으로부터 발견되길 바라는 지점도 존재한다. 최열 사진의 특징은 첫째,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과 추억을 주제로 하면서도 작업의 과정이 한편으로 유희적인 경향을 보인다. 둘째, 온전하게 보이는 대상을 관객에게 선보이려는 것이 아닌, 작가가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율적 시선'의 결과를 관객이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앞으로 사진 작업에 있어서 자아(ego)와 타자(other), 내면과 외부의 간극에서 발생하는 소통의 문제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각적 실험을 펼칠 최열의 작품세계를 기대해 본다. ■ 김석원

Vol.20190917c | 최열展 / CHOIYEOL / 崔烈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