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의 궁전

Thought Palace展   2019_0919 ▶︎ 2019_0929 / 월,공휴일 휴관

초대일시 / 2019_0919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월,공휴일 휴관

김세중미술관 KIMSECHOONG MUSEUM 서울 용산구 효창원로70길 35 Tel. +82.(0)2.717.5129 www.kimsechoong.com

상념의 궁전 (Thought Palace)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 출발에 대하여 ● 가끔씩 작가의 머리 속을 탐험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이는 어떠한 연유로 작품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나온 충동이리라. 작가는 어쩌면 풀어내고 싶은 상념들을 항상 마음에 품은 채 살고 있을 지도 모르겠고, 예술작품이 그들의 골똘한 상념들 사이에서 탄생한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사실 '상념'이라는 것은 다분히 포괄적인 '생각'이라는 단어에 약간의 멜랑콜리함이 추가된 단어로 간주된다. 어디서부터 생긴 지도 모르겠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한없이 늘어지거나, 단편적으로 조각조각 뇌를 채우기도 하며, 흐릿하게 출발해 선명하게 막을 내리기도 하는 것이 상념이기에 이유가 어떻든 작가의 머리 속에는 또 하나의 세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가 않다. ● 전시 제목 『상념의 궁전 (Thought Palace)』은 탐정 셜록 홈즈의 추리 기법인 기억의 궁전 (Mind Palace)에서 빌려온 것으로, 기억해야 할 것들을 상상 속 궁전이나 집, 방 같은 특정한 건축적 공간에 이미지화해서 배치한 후 그 경로를 따라 기억해내는 기억법의 개념을 예술을 하는(또는 보는) 사람에게 대입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는 마음 속에 떠다니는 감정과 잠겨 있는 상념의 알맹이들을 각자의 시각적 방식대로 토해내는 작가의 머리 속에는 상상의 공간, 즉 '상념의 궁전'이 존재할 것이라는 그럴듯한 가정에서 출발한다. 이 곳에서는 기억해야 할 것이기 보다는 작가가 관심하는 것, 그래서 그리고자 하는 것이 배치의 대상이 된다. 작가는 일상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요소들부터 그 중 특별히 관심이 가기에 더욱이 주의를 기울이고자 하는 요소들까지 모든 사항을 가상의 공간 안에 이리 저리 위치시킨다. 그리고 상상의 궁전 속 길을 따라 걷다 문득 표현의 욕망이 가리키는 어떠한 상념, 두근거림, 호기심이 작가의 손길을 거쳐 작품이 되어 궁전 밖을 나오게 되는 것이다. ● 물론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선택과 고뇌의 순간의 연속이며 상념들은 그저 부유하고 있기에 작가가 그려내고 싶은 사색의 흔적들은 언제든 바뀌거나 삭제될 수 있다. 심지어 그 곳 주인이 슬럼프에 빠진다면 궁전은 불가피한 재건축 절차를 밟아야 할 지도 모른다. 때문에 상념의 궁전은 기억들이 얌전히 제자리에 놓여 있는 기억의 궁전보다 비교적 덜 체계적으로, 더 우수에 차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곳은 자유롭다. 떠도는 상념들은 서로 얽혀 상호작용하고, 어울리지 않아 접점이란 없을 것이라 여겼던 것들이 어느새 교집합을 만들어 눈 앞에 다가오기도 한다. 생각지 못한 사유의 길을 터주는, 항상 더 넓어질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이 곳은 또 다른 우주인 셈이다. ●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머리 속에 떠도는 상념과 이야기들을 다양한 소재와 형태의 작품들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 또한 이 곳에 발을 디딘 이들은 그만의 정립된 가치관과 취향을 지니고 있을지 몰라도 곧 작품과, 혹은 작품 뒤에 있는 작가와 마주하며 생길 미래의 상념들을 자신의 궁전 안으로 가져올 것이다. 일면식도 없는 각각의 개인들이 정념과 고뇌와 상념이 깃든 전시를 통해 서로의 궁전을 자유롭게 드나들기를 바란다. 유념유상의 길을 택한 이들에게 이 곳 『상념의 궁전』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을 것이다. 그저 발을 내딛고 저 부유하는 상념들처럼 유유히 거닐어 보길. ■ 정예현

Vol.20190919c | 상념의 궁전-Thought Palac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