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불꽃으로 With Life of Flame

추경展 / CHOOKYUNG / 秋京 / painting   2019_0919 ▶︎ 2019_1020 / 공휴일 휴관

추경_생의 불꽃 Life of Flame No.1908-5_ 캔버스에 불, 한지, 목탄, 안료, 석분_77×140cm_201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60902a | 추경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9_0919_목요일_03:00pm

주최 /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관 / 석당미술관_설미재미술관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국민체육진흥공단

관람시간 / 09:30am~05:00pm / 공휴일 휴관

동아대학교 석당미술관 SEOKDANG MUSEUM OF ART 부산시 서구 구덕로 225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내 Tel. +82.(0)51.200.8749 museumsd.donga.ac.kr

추경-『생의 불꽃으로』 전시를 맞이하여 ● 동아대학교 석당미술관에서는 2019년 가을 기획전, 추경–『생의 불꽃으로』를 준비하였습니다. ● 추경–『생의 불꽃으로』 전시는 저희 석당미술관과 설미재미술관이 함께 기획하고 주관한 추경작가의 21번째 개인전입니다. 동아대학교 동문이신 추경선생은 파리 유학을 마치고 중앙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계신 중견작가입니다. 작가는 실험적인 조형언어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여 왔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불'이라는 매체를 활용한 작가의 실험적인 작품을 준비하였습니다. ● 『생의 불꽃으로』展은 작가가 30여년 만에 부산으로 귀향하여 열게 되는 첫 전시입니다. 지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작가의 작품을 석당미술관에서 최초로 전시하게 되어 무척 영광입니다. 젊은 열정을 불태웠던 모교에서 이제는 중견작가로서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보여주신 추경선생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이를 계기로 석당미술관에서는 추경–『생의 불꽃으로』 전시를 통해 동문작가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문화적·예술적 향유 기회를 지역사회에 제공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전시기획에서부터 준비에 이르기까지 협조를 아끼지 않으신 동아대학교 석당미술관과 설미재미술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추경작가의 "생의 불꽃"을 감상하시면서 불이 창조해내는 삼라만상을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2019. 09) ■ 김기수

추경_생의 불꽃 Life of Flame No.1902-1_ 캔버스에 불, 한지, 목탄, 안료, 석분_45×82cm_2019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설악면 산중 작업실에 둥지를 튼 지 23년, 바람, 비, 눈, 햇살이 만들어내는 대자연의 기운을 몸소 겪으며 오랜 시간 직관으로 자연을 관찰하고 명상하면서 주변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며 기억해왔다. 바람은 그 허허로움과 자유로움 때문에 20여 년 간 내 작품의 주제가 되었다. ● 2016년 개인전은 '바람' 작업의 마지막 전시가 되었다. 그 후 새로운 작업을 실험하던 어느 한겨울 작업실 난로의 타닥타닥 타고 있는 장작의 불꽃을 바라보면서 그 불꽃에 매혹되었다. 그리고 불을 나의 작업에 도입하기 시작하였다. 수많은 작품을 실험하는 긴 시간을 보내다 마침내 새로운 불꽃 작품이 탄생되었다. ● 내 작품의 주제는 세상을 이루는 지(地) 수(水) 화(火) 풍(風)에서 기원한다. 흙과 물, 불과 바람으로 인해 대자연이 가능하고 생명체의 존재가 가능하다. 이번 작품에서는 화(火), 불을 모티브로 삼아 자연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생동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불, 불꽃을 통해 이른바 생명체가 발산하는 호흡, 혼과 같은 것을 시각화하여 탄생된 작품이다.

추경_생의 불꽃 Life of Flame No.1912-6_ 캔버스에 불, 한지, 목탄, 안료, 석분_90×180cm_2019

캔버스가 타지 않게 밑작업을 하고, 이때 물감의 질료성이 기화하거나 물결처럼 유동하면서 어떤 미지의 이미지가 태어난다. 완성된 밑그림 위에 한지로 전체를 메운 후 불로 태워나간다. 불꽃은 산소와 결합하여 캔버스 전체를 너울너울 흘러 다니며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불꽃 작업은 경이로웠다. 그것은 스스로 소멸되고 생성되어간 세계, 이른바 자연처럼, 생명체처럼 스스로 완성되어간 세계이다. 불꽃 사이로 문득 문득 캔버스의 새로운 풍경이 다가오고 사라진다. 그것은 땅, 하늘, 물, 구름의 자취이기도 하다. 캔버스는 우주 삼라만상의 형상들로 나타나 스스로 존재한다. ● 거대한 불꽃의 흐름은 나의 의도를 초월하여 스스로 타들어 가면서 캔버스의 표면을 다 태우고 미지의 세계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나의 캔버스는 제2의 자연이 되어 보이지 않는 나의 심연에 내재되어 있는 무의식 혹은 잠재의식이 불의 매체를 통하여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것은 내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무릉도원 또는 nirvana였다. 이렇게 완성된 불꽃 작업은 소멸과 생성을 통한 결국 '생의 불꽃으로' 정의해 본다. (2019. 08) ■ 추경

추경_생의 불꽃 Life of Flame No.1912-2_ 캔버스에 불, 한지, 목탄, 안료, 석분_90×180cm_2019

추경-불에 의한 이미지의 잔여 ● 추경의 근작은 캔버스 표면을 덮고 있는 한지의 막을 부분적으로 태워서 만든 흔적이 응고된 결과다. 그로인해 일정한 색채와 붓질을 홍건하게 머금어 그것 자체로 이미 충분한 회화적 성질로 마감된 캔버스 표면과 그 표면을 은폐, 억압하고 있는 한지의 얇은 층이 불에 의해 변형되어 이룬 또 다른 형상, 입체적 결과물로 이룬 두 개의 구조가 동시에 시각적인 대상으로 펼쳐진다. ● 우선 납작한 캔버스 표면은 단색의 물감 층으로 충분히 적셔지듯 칠해졌다. 활달한 붓질은 특정 색채를 실어 화면 위로 자연스레 내려앉아 불가피하게 피부를 적시고 있다. 아마도 그 색채와 붓질은 추경의 이전 작업과 동일한 맥락에서 작가의 주변 자연환경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특정 풍경이나 자연현상에 대한 정서적인 반응에서 건져 올린 추상적인 색채나 이미지로 보인다. 부분적으로 작은 숯가루가 섞여있는, 색으로 물든 화면에 한지를 주어진 사각의 틀에 맞게 부착한다. 캔버스 표면을 한지가 덮으면 작가는 부탄가스를 이용한 토치를 통해 부분적으로 한지를 태워나간다. 불을 맞은 한지는 순식간에 타서 사라지거나 부분만 남게 된다. 작가는 불에 의한 드로잉을 하거나 열로 가능한 조각적 행위를 구사한다. 그것은 캔버스/그림을 가리고 있는 한지의 피부, 막을 벗기는 일이자 그렇게 해서 한지 안쪽에 그려진 그림을 다시 복원해내고 상기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불에 탄 한지의 여러 조각들이 흡사 바닥에 흩어진 낙엽이나 바람에 날리는 잎사귀 내지 대지에 뿌려진 재 등을 퍽이나 감상적으로 연상시켜준다.

추경_생의 불꽃 Life of Flame No.1905-3_ 패널에 불, 한지, 목탄, 안료, 석분_60×122cm_2019

지난 시간에 이미 그려놓았던 것, 그러나 지금은 비가시적인 대상이 되어버린 것을 다시 가시적인 대상으로 자리 시키는 한편 불로 태워서 남겨진 한지의 예측할 수 없는 조각들로 인해 생겨난 두 개의 층위가 한 화면 안에 공존하면서 이 둘을, 내부와 외부를 동시에 감상하게 한다. 엄밀하게 말해 캔버스 바닥을 점유하고 있는 것은 회화적인 요소들에 의한 것이고 그 위를 부분적으로 가리고/열어주고 있는 한지의 조각들, 파편들은 오브제나 조각적 요소가 강하다. 표면과 이면이 함께 다가오는, 열려진 그림이고 그림과 오브제(한지), 유채색과 무채색, 필연과 우연, 생성과 파괴, 삶과 죽음, 평면과 입체, 자발성과 우발성 등이 공존하는 흥미로운 작업이다.

추경_생의 불꽃 Life of Flame No.1903-1_ 캔버스에 불, 한지, 목탄, 안료, 석분_73×122cm_2019

약 2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작가는 가평군 설악면의 자연에서 그곳의 바람과 햇살을 식물처럼 받아들여 살았으며 주변 풍경을 몸으로 기억해왔다. 이른바 식물이 광합성을 하듯 작가 또한 자신의 몸으로 그곳의 바람과 공기, 햇살과 눈, 나무와 풀, 꽃 등을 힘껏 흡입해내면서 이를 가득 비축해두었고 그것이 온전히 자신의 감수성과 감각의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 작가의 화면에서 접하는 특정 색채와 그 위에 콜라주처럼 올려진, 한지를 불로 태워 모종의 격렬하거나 혹은 자연스레 소멸하고 산개하는 듯한 이 예측할 수 없는, 우연적으로 남겨진 흔적을 만든 방법론 역시 소급해보면 몸으로 체득한 저 자연현상과 상당히 유사한 궤적을 연상시킨다. 그래서 흡사 인위적인 제작방법론이라기보다는 우연성, 우발성 혹은 스스로 그렇게 되어버린 듯한 자연성의 성격이 훨씬 강하게 감촉된다. 동양 회화에서 최고의 수준으로 논했던 이른바 '자연격'이란 것도 슬쩍 떠오른다.

추경_생의 불꽃 Life of Flame No.1912-10_ 캔버스에 불, 한지, 목탄, 안료, 석분_90×180cm_2019

이전 추경의 회화 역시 작가의 물리적인 육체의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관여보다는 다분히 자연법칙과 우연과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형성되어진 것이었다면 근작은 그것이 보다 더 강화되고, 직접적으로 나간 상태로 보인다. 캔버스 작업은 여전히 자연의 사계나 자연현상에서 인상적으로 받은 색채감각으로 전면화 시키면서 이를 거의 캔버스 천 사이로 스며들 듯이 칠하고 있다. 그 단색의 색감과 약간의 붓의 결, 흔들림은 하늘이자 대지, 물이고 바람이고 공기의 흐름이자 구름의 자취, 비와 눈, 안개가 자욱한 대기감을 연상시키는 겹들이다. 자연의 총체적인 분위기와 기운을 자연스럽게 떠올려주는 습성이 강한 색채와 붓질인 셈이다. 그리고 그것은 시각 상에 포착되는 자연의 외관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내부에 자리한, 이른바 비가시적인, 몸으로 받아들이고 경험한 기운의 이미지화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전에 작가는 손과 붓이란 도구에 의존하지 않고 인위적으로 불러일으킨 바람, 힘에 의해 물감을 몰고 다니고 흔들고 펴냈었다. 훈련되고 길들여진 손을 배제하고, 아울러 인위적인 표현을 피하기 위한 전략은 작가로 하여금 붓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 화면에 흔적을 남기는 방안을 고려하게 한 것이다. 그래서 바람과 속도, 시간과 중력이 호출되었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그림, 스스로 만들어지고 생성되어간 그림, 이른바 자연처럼, 생명체처럼 자기 충족적이고 완결적인 그림에 대한 갈망이기도 하다.

추경_생의 불꽃 Life of Flame No.1908-3_ 캔버스에 불, 한지, 목탄, 안료, 석분_73×145cm_2019

반면 이번 작업은 이전의 시도가 보다 적극적으로 '불'이란 수단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불은 한지를 태운다. 그 행위는 의도적이지만 그 결과물은 결코 예측하기 어렵다. 특정 발화점으로 시작해 타들어가는 과정을 연속, 중단시켜나가면서 작가는 모종의 형태를 만들고, 지우고 태우고, 그린다. 불에 의한 이 사건은 죽음과 소멸, 부정, 삭제의 행위에 다름 아니다. 생각해보면 불은 양가적인데 그것은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에너지고 근원적인 힘이다. 동시에 그것은 모든 것을 무로 돌리고 휴지시킨다. 인간 역시 죽음과 함께 불에 의해 사라질 운명이다. 작가는 죽음을 강렬하게 상기시키는,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불을 이용해 역설적으로 이미지를 만든다. 살아남은 것과 사라진 것이 공존하는 화면! ● 비교적 얇고 예민한 한지에 불을 접촉시키다 멈추면 한지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타들어가다가 홀연 기이한 형태를 거의 초현실적으로 만든 후 맨 가장자리에 어두운 고동색 선을 마치 드로잉 하듯 남긴다. 이를 반복하면서 작가는 화면 위에 여러 한지 조각들이 불/열에 의해 타들어가다 멈춰버린 시간, 물리적 조건을 박제처럼 응고시켰다. 타버리다 오그라들어 남겨진 잔해들은 처참하게 또는 기이하게 남았다. 한지는 파괴되면서 동시에 일정한 형태/선을 남기고 아울러 바닥의 회화를 드러내면서 둘의 공모관계를 형성해나간다.

추경_생의 불꽃 Life of Flame No.1905-4_ 패널에 불, 한지, 목탄, 안료, 석분_73×122cm_2019

한지를 태우는 행위는 순간적이고, 일회성이다. 결코 반복될 수 없는 이 일회성을 수용해 작품제작의 절대적인 조건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은 유일무이한 현재의 실시간 속에 모든 것을 맡겨버리는 태도다. 이러한 시간성은 어떠한 구속이나 제약도 받지 않고 그 자체로 존재하는 '절대적 현실'로서, 삶과 예술 간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시도에 해당한다. ● 한편 작품의 완성은 이미 선험적으로 완성되기 보다는 예측할 수 없는 시간, 우연과 우발성의 불가피한 결과에 기인한다. 한편 불에 의해 한지를 파괴, 소멸시키는 것 역시 일회성의 방법론으로 이는 다분히 해프닝의 성격이 짙다. 작가가 토치를 들고 한지로 가려진 화면 위에서 일정한 몸을 놀리면서 행위하고 그 행위의 결과가 한지를 부분적으로 태우고 지워나가고 바탕 화면을 드러내는 등의 일이 이루어지는 일은 작가의 몸짓, 행위가 그만큼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아마도 작가 스스로 토치에 의지해 자연 현상을 모방하는 듯하다. 그 결과 거센 바람의 자취나 뜨거운 햇살, 자연스레 생겨난 사계절 산 속의 길과 흩어진 낙엽 등을 연상시키는 작업이 되었다. 다분히 역설적인, 불에 의한 이미지다. ● 한국현대미술의 중요한 특성으로 논의되는 자연주의와 그 자연에서 추출해 온 우연적이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방법론의 한 특징이 추경의 근작에서 새삼 '타오르고' 있음을 본다. ■ 박영택

전시연계 체험프로그램-캔버스 위의 미술놀이 ○ 대상: 전 연령, 매주 20명 (선착순) ○ 체험내용    캔버스에 혼합된 재료로 그림을 완성한 후    그 위에 불의 효과를 위해 목탄을 이용해 드로잉을 한다. ○ 운영기간: 2019년 9월 20일 ~ 10월 19일, 총 5주 ○ 운영일정    1주차(9월 20일) 금요일. 오후 2시 ~ 4시    2~5주차(9월 28일 ~ 10월 19일)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 4시 ○ 장소: 동아대학교 석당미술관 제 2전시실 ○ 참가비: 무료 ○ 접수기간: 2019년 8월 29일(목) 오전 10시 ~ 10월 18일(금) 오후 17시 기준 ○ 접수방법    - e-mail: mygunee@dau.ac.kr    - 홈페이지 댓글 접수    - 참가자 성명, 체험희망날짜, 연락처 필수기재 ○ 문의: 동아대학교 석당미술관 Tel.051.200.8749

Vol.20190919d | 추경展 / CHOOKYUNG / 秋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