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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숙展 / NAKWANGSOOK / 羅光淑 / painting   2019_0918 ▶︎ 2019_1011

나광숙_모든 것이 안녕하다 1_60.6×73c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2019_0918 ▶︎︎︎ 2019_0924

갤러리 H GALLERY H 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0 3층 제3관 Tel. +82.(0)2.735.3367 blog.naver.com/gallh hongikgalleryh.modoo.at

2019_1004 ▶︎︎︎ 2019_1011

갤러리 집 Gallery Zhip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41나길 37 Tel. +82.(0)2.379.4892 blog.naver.com/galleryzhip

모든 것이 안녕하다. ● 작가와의 인연이 2년즈음 되어가는 듯 하다. 항상 자르고, 붙이고, 칠하며 긋는 그 손짓은 늘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서는 마음 만큼이나 바쁘고 조밀하다. 곰곰히 바라보고 있다보니 이 모습, 어딘가 참 낯이 익다. 부엌이나 마루에서 텃밭 아니면 빨래터에서 마치 숙련된 달인처럼 일상을 만들어가던 우리네 어머니, 그 손끝과 닮아있다. ● 동이 트기 무섭게 아침 밥상을 차리고 가만히 나둬도 멀쩡해 보이는 집을 들었다 놨다 청소를 하고 어디 숨어 있었는지도 모르는 빨랫감을 찾아 속이 시원하게 빨아, 쨍쨍한 햇살에 넘겨주고 텃밭에 나가 잡초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와 저녁 설거지를 끝낸 그 일상의 평온함을 콧 노래삼아 배넷저고리를 만들고 식탁보를 만들던 그 솜씨 그대로다. ● 살며시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작가의 작품을 다시 들여다 본다. ● 하루를 자르고 삶이란 공간을 붙여, 그것에 추억을 칠하고 행복을 그어가며, 화면을 채워가는 형상들이 하나씩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늘 듣기만 하던 작가의 모습과 다르게 신나게 자신의 말을 읍조리고 있는 형상들의 이야기를 옅듣다 보니, 혼란스럽고 복잡해 답답하기만 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상쾌함과 평온함이 밀려든다. ● 작가의 작품에서 신심일여(身心一如)를 통해 일체 고통에서 벗어나 부정이나 긍정과 같은 경계를 지니지 않고 평담(平淡)을 일깨우는 일종의 신념, 아니 신념을 넘어 하나의 신앙과 같이 보이는 변조(變調)된 상형(象形)들이 모든 일상을 선정(禪定)에 이르고자 하는 선(禪)을 떠올리게 함은 어떤 이유일까? 어쩌면 일상을 통해 만물의 진의(眞意)를 일깨우고자 했는 일상선(日常禪)의 의미와 맥이 닿아 있음을 느끼게 하기 때문 아닐까? 이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속 일상(日常)의 의미를 풀어 일상(一象)이란 정형적인 틀을 벗겨내고 자신이 체득한 심미적 인상을 조형화시켜 구성시킴으로써 하나의 표상으로 전달되기 때문일 것이다. ● 이처럼 작가의 작품은 자신의 일기이자 하나의 에세이를 표방한다. 마치 어른들을 위한 동화(童話)처럼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삶의 이야기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 재구성해 그 결과를 도출시키는 서사구조를 통해 관람자를 선의(善意)의 결과에 동화(同化)시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나광숙_모든 것이 안녕하다 2_73×85.5cm
나광숙_작은 조각 Bit_71×90cm
나광숙_무수한 시간들_72.7×90.9cm

"여러 요소들을 여러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을 선호한다. 어느 한 주제가 어떤 표현방식을 필요로 한다면, 서슴치 않고 그 방식으로 작업한다. 때로 표현하고 싶은 생각과 그것을 표현하는 수단이 맞으면 고전적 의미의 명화, 인터넷상에 떠다니는 이미지, 책 속의 일러스트도 차용한다. 모방하고 변주하는 작업을 통해 강한 유대감을 느끼기도 한다." ● "나의 작품은 어느 지점의 태도같은 것이다. 나에게 그림과 삶은 어느 순간 하나로 포개지며 무수한 층을 이룬다. 작품은 결국 어떤 시간과 공간과 계보에도 속하지 않는 낯선 세계가 된다. 그 공간은 Collage로 재구성된다. 헝겊, 종이, 벽지 등의 다양한 조각이미지를 연결하는 것인데, 시간과 공간을 편집하듯 실재의 부분들을 가져다가 새로운 맥락을 만든다. 연결된 점, 선, 면들은 Layer를 이루며 Flowing를 형성, 그 사이 내게 평온함이 스며든다." (-작가노트: 내 작업의 한 방식, 의식으로서의 풍경-FLOWING) ● 라고 말하고 있는 작가의 작업방식은 삶을 인식하는 사유체계가 정형화된 형식구조를 통해 사유하는 방식이 아닌 탈형식적, 탈구조적인 지점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이해 할 수 있다. 즉 작가의 작품은 어떤 대상에 마음을 얽매이지 않는다는 전제를 가지고 마음을 괴롭히는 대상의 실체를 없애고, 그 실체의 사라짐을 통해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작가만의 선(禪)적 사유형식이 화면 위로 투영되는 것이다.

나광숙_리듬의 방향_60.6×50cm
나광숙_Circle-Flowing_51×51cm
나광숙_행복하렴_38×38cm

작가의 작품속 표현대상은 주로 자연과 인간이다. 화면은 이 두 대상의 특정한 관계를 형상화하고 있다. 대상의 관계형상을 화면 위로 가져와 분해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완성된 결과물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마을 뒷산의 형태와 오버랩된다. ● 중국 노자(老子)가 자연의 무위(無爲)함으로 완성되는 세상의 이치와 섭리를 설명하는 것 중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疏而不漏)"라는 문구가 있다. '하늘의 그물은 크고 넓고 넓어 성근 것이기는 하나 하나도 빠트리지 않는다'라고 해석되는 이 문구를 들여다 보면, 자연은 무엇을 억지로 하지 않아도 완벽히 완성되어지는 절대적인 경지의 단계로 이해 될 수 있다. 이는 자연속 일상은 어떤 것에 구속되어 얽메이거나 인위적이지 않은 무(無)와 탈(脫)의 형식과정이 함축 시공간인것으로 사유될 수 있다. ● 인간이 무엇인가를 바래고 닮아가려는 것은 태초적인 본능에 가깝다. 선(禪)이 추구하는 해탈의 경지가 위와 같은 하늘의 그물과 같은 경지 즉 완전한 무(無)와 탈(脫)의 접점이라면 그것을 행하는 인간의 행위(爲)는 무위(無爲)를 닮고자 하는 본능적인 목적성을 따르고 있는것이다. 마을 뒷산 풀숲 언저리의 모습처럼 보이는 화면에서 자연을 닮고자 하는 인간의 행위가 사유되는 것은 작가의 일상이 자연이 지니는 탈아(脫我)적 경지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을 정리함에 자연의 무위함이 나타내는 명쾌함을 드러내고 그 속에서 안식과 위안을 찾아보는 것은 작가의 작품이 전해주는 또 다른 이야기를 듣는것이다. ● 행위의 과정과 그 결과의 사유가 마음을 통해 건네주는 그 작은 속삭임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셨다면, 가시던 일상의 바쁜 발걸음을 잠시 거두시고 천천히 들어보시길 기대한다. ■ 장태영

Vol.20190919f | 나광숙展 / NAKWANGSOOK / 羅光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