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 play:ground

2019_0918 ▶︎ 2019_1031 / 일요일,10월 9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믹스라이스 Mixrice(조지은+양철모) 자티왕이 아트 팩토리 Jatiwangi Art Factory

주최 / 우란문화재단 공간디자인 / 글림워커 픽쳐스(신익균)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10월 9일 휴관

우란문화재단 우란1경 WOORAN FOUNDATION ART SCAPE 1 서울 성동구 연무장7길 11 1층 Tel. +82.(0)2.465.1418 www.wooranfdn.org www.facebook.com/wooranfdn

사람은 태어나 터를 닦아 집을 짓고 마을을 이루어 살아가며, 이 공동체 속에서 문화를 만들어나간다. 그 속에 놀이가 있고, 놀이는 사람의 일생(一生)을 담는다. 인간은 이렇듯 일생 동안 여러 가지'터'에 흔적을 남기며 살아간다. ● 전시제목 『터(play:ground)』는 각자의 터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어주고, 전통과 현대를 이어주는 매개로써 '놀이'를 바라보는 의미가 담겨있다. 놀이가 이루어지는 터, 즉 공동체가 실현되는 곳을 뜻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시 속의 인위적인 공동체들 사이에서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우리의 전통문화 속 '민속놀이'에서 찾고, 믹스라이스(조지은, 양철모)와 자티왕이 아트 팩토리(Jatiwangi art Factory, 이하 JaF)의 영상, 설치, 드로잉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의 민속놀이 안에 내포된 공동체의 운영 원리와 놀이의 개념을 재해석하여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터 play:ground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터 play:ground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터 play:ground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민속놀이는'민속'이라는 문화 현상 가운데 하나인 '놀이'로서 이해될 수 있다. 민속은 '민중'의 문화로서, 당시의 사회상과 시대상, 인간상을 내포하면서 점차 변해가는 생활 습속(習俗)을 말한다. 놀이는 여러 분야에서 해석될 수 있으나, 문화의 기능으로 인식할 때 비로소 사회적 기능으로서의 놀이를 바라볼 수 있다. 요한하위징아(Johan Huizinga)는 놀이하는 인간 '호모루덴스(Homo Ludens)'를 주장하면서, 놀이가 사회에서 어떻게 구체화 되는지에 대해 여러 문화적 관계를 해석한다. 놀이는 문화보다 오래된 것으로, 세계 어디에서나 놀이는 일상과 구분되는 행위로서 존재하고 생활 속 문화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 이와같은 시각에서 한국의 민속놀이는 단순히 여가나 오락으로만 설명될 수 없는, 민중의 생활 속 전 영역에 걸쳐 유희성, 오락성, 경쟁성, 예술성이 모두 다 복합적으로 내포되어 전승된 우리 고유의 문화이다. 또한 단결과 응집을 통한집단 정체성 확립이라는 공동체성을 갖고 있다. 산업화 이후의 사회에서는 일과 놀이를 분리한 '상품화된 놀이'로서 놀이를 바라보지만, 지금 우리에게 공동체 문화로서 민속놀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농경사회로 이루어진 한국의 전통적인 공동체는 가족과 촌락에서 시작되어, 협동적 노동 양식인 두레와 상부상조의 계(契) 등으로 확장되었다. 두레는 노동을 같이하는 작업 공동체로서 농민문화의 물적 토대가 되었고, 포괄적 의미의 공동체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놀이문화와 결합되어 공동체적 유대를 강화했다. 현대사회로 오면서 전통사회의 완벽한 공동체는소멸되었으나,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에게 공동체는 여전히 유효하다.

터 play:ground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터 play:ground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터 play:ground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믹스라이스는「고사리」(2018) 에서 전통적인 공동체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고, 여전히 의미를 되새기며 살아가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티왕이(Jatiwangi) 마을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자연스레 놀아보고자 했다. 농경사회에서 행해진 공동체 춤의 원형을, 강강술래 1) 에서 찾아, 현재 시간에서 '우리'라고 명명할 수 있는 사람들과 고사리껑기 2) 를 재현하면서 '공동체'의가능성을 보고자 한 것이다. 인도네시아에는 gotong royong(common task)이라는 개념이 있다. 서로가 서로를 돕는다는 의미의 이 개념은 서로 바라거나 기대하는 것 없이 무조건 서로 돕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경제 속 모든 것이 교환가치에 의해 결정되는 한국 사회에서 하기 어려웠던 것들이 이 개념을 내재하고 살아가는 그들과는 가능했다. 이 작업은 상호 간의 이익이나 목적 없이,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연스럽게 공동체 춤을 추면서, 전통에서 보였던 공동체의 가치를 현재 시점에 가져오고자 한 시도이다. 고사리껑기는 사람과 사람이 모여서 큰 하나의 원을 이루어내고, 내부와 외부가 변화하며 순환되는 원무(園務)이다. 이는 사람이모여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인생을 닮았다. 개개인의 구성이 하나의 전체 춤을 만들어 내는 「고사리」 작업을 통해, 한국의 전통이 다른 시공간에서 어떻게 실행될 수 있는지 시도해보고, 어떤 식으로 확장되고 해석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다음의 또 다른 고사리와 청어, 거북이를 상상하고, 실현되기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 믹스라이스의 또 다른 작품 「탑」(2018)은 괴산에서 그들이 운영하고 있는 '탑골만화방'에서 마을 공동체 주민들과 함께 제작한 것으로, 공동체 작업의연장이다. 도굴로 인해 사라진 탑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원래의 탑에 대한 마을 주민들의 구술을 수집하고, 함께 작은 탑을 만들었다. 각자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탑을 만드는 행위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고자했다.

터 play:ground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터 play:ground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터 play:ground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인도네시아 마젤랑카주의 자티왕이는 자카르타(Jakarta)에서 약 200km 정도 떨어진 작은 시골마을로, 전통 기와를 생산하는 주요 도시 중 하나이다. 대형 기와 공장들은 옛 한국 농경사회에서 보여지듯 가족 공동체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그들에게 기와는 생활이고 놀이이며, 전통사회의 완벽한 공동체를 실현하는 매개체이다. 자티왕이 16개의 마을 중에 자티수라 마을에 위치한 JaF 역시 가족을 중심으로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 확장된 예술 공동체이다. ● JaF는 2005년 아리프 유디 라흐만(Arief Yudi Rahman)과 그의 가족을 중심으로 작가 그룹이 형성되면서 설립된 비영리 미술 단체로, 도시개발로 멈춰버린 공장에서 침체된 도시 경제를 다양한문화 활동을 통해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실직과 함께 무기력해진 마을 남성들과 함께 레지던시를 운영하며 집을 개방하고, 미술, 음악, 영상, 사진 등의 예술 활동을 통해 사람들이 모일 수 있게 했다. 그들을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 바로 '놀이'였다. 그 결과 다양한 방식과 형태로 지역사회에 큰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개인보다는 그룹으로, 협업을 중요하게생각하고 그 안에서 활동이 이루어지며 이 결과들을 전시로 풀어낸다.

터 play:ground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터 play:ground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터 play:ground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이번 전시에서는 흙(terra, 기와)을 매개로 살아왔던 그들의 삶의 과정을 「코타 테라 코타 - 대지(大地)의 도시」(Kota Terra Kota – Mother Earth City) 작업으로 선보인다. 현재 자티왕이 지역은 공항과고속도로, 그리고 대형 섬유 공장이 들어서는 대규모 개발 계획이 진행되고 있고, 그들의 삶이었던 가마와 기와 공장들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JaF는 이러한 현대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풍경으로 인해, 전통적인 기와 공장들이 펼쳐진 자티왕이 풍경이 사라지는 것을 염려하면서, 100년을 함께 했던 공장들과 가마들을 문화적인 활동으로 지키고자 한다. 자티왕이에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아시아의 전통문화나 예술은 없지만, 예부터 지금까지 지켜오고자 했던 테라코타 기와가 그들의 전통이고 중요한 문화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놀이이다.

터 play:ground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터 play:ground展_우란문화재단 우란1경_2019

영상으로 선보이는 그들의 역사(History)와 놀이(Play), 그리고 정책(Policy)은 '코타 테라 코타(KotaTerra Kota)'로 귀결되는 하나의 상징으로서 우리에게 울림을 선사한다. 앞으로도 계속 JaF는 일종의 '놀이터'로서 문화적 활동을 지속하면서, 이웃과 사회, 정치적인 이슈들을 함께 고민하며 전통을 지켜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 '놀이'가 그들의터에서 '소통'의 수단으로서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 이를 통해, 공동체를 하나로 모아주는 지역 고유의 정체성으로서의 '흙'과 '놀이'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진정한 공동체를 구현하여 예술을 실천하고 있는 그들의 삶과 예술 활동을 지금 현재 우리 삶의 공동체성 회복과 연결해보고자 한다. 전통에서 미래적 가능성을 찾고, 각자에게 주어진 터에서 개개인이 어떠한 무늬를 내어가며 함께 상생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지금 이 현재의 시간을 의미 있게 보게 되길 희망한다. ■ 우란문화재단 우란1경

* 참고문헌 『강강술래:중요무형문화재 제8호』, 국립문화재연구소, 2004 민속학회 편,『민속놀이와 민중의식』, 집문당, 1996 민속학회 편,『한국 민속학의 이해』, 문학아카데미, 1998 요한 하위징아,이종인 역, 『호모 루덴스』, 연암서가, 2018

* 각주 1) 강강술래는 문화인자가 다층적으로 담겨있는 종합 연희로, 손잡고 원을 그리며 가무 하는 기본형에여러 가지 놀이가 결합된 가무 놀이이다.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제8호로지정되어 전승되고 있다. 강강술래의 놀이들은 민중 생활의 현장인 일상의 삶과 노동, 또 역사를 형상화한 것들이다. 2) 고사리껑기 놀이는 산에서 고사리를 꺾는 모습에서 유래했다. 서로 손을 잡고 둥글게 꿇어앉아선두가 일어나서 각 사람들의 팔 위를 넘어가면, 차례대로 손을 놓으면서 원무를 진행하는 놀이다. 꿇어앉은 모습은 고사리를 표현한 것이며, 차례로 팔 위를 넘어가는 것은 고사리를하나씩 꺾어가는 모양에서 가져온 것이다.

Vol.20190919i | 터 play:ground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