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타래~풀어내다! 2부

2019_0920 ▶︎ 2019_1105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신철_김윤동_임현준_김동철_정정교 권우범_조숙경_장경춘_고흥곤 조안짚풀공예동아리 (박광극, 박광면, 박광명, 박광화, 박정웅, 안경남)

후원 / 경기도_남양주시 주최 / 서호미술관

관람료 / 2,000원 / 단체 1,500원 / 경기도민, 군·경 50% 할인

관람시간 / 10:00am~07:00pm

서호미술관 SEOHO MUSEUM OF ART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북한강로 1344 1층, 한옥별관 서호서숙 Tel. +82.(0)31.592.1865 www.seohoart.com

지역성으로 풀어보는 공예 - '지역성으로 풀어보는 공예전시, 『실타래 풀어내다』 2부에 부쳐: ● 지역적 특성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작품들의 이면을 들여다 보고, 좀 더 넓고 깊게 짐작해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신철_달항아리_장작가마 환원소성_48×47×47cm_2014
김윤동_백자 과형 합_환원소성_11×12×12cm_2019
임현준_시작은 지금도 가능하다_ 바람넣기(가마작업), 스펙트럼 유리, MDF, 우레탄 도장_70×80×15cm_2017
김윤동_석등Ⅲ_화강암_50×30×30cm_2019
정정교_차 한잔의 여유(탁자와 커피 맷돌)_경주석_66×118×50cm_2018

1. 공예작업의 존재론적 의미를 살피며 ● 서호미술관의 기획전 『실타래 풀어내다』는 '소반(小盤)으로 풀어내는 공예 전시'를 1부로 구성하여 다양한 공예 장인들과 작가들의 작업들을 소개하였고, 이어서 '지역성으로 풀어보는 공예전시'를 『실타래 풀어내다』 2부로 구성하여 소개한다. ● 서호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는 남양주시는 동(東)으로 양평군과 가평군, 서(西)로 서울특별시, 의정부시, 구리시, 남(南)으로 하남시와 광주시, 북(北)으로 포천시와 접하고 있어서 행정구역상으로는 1특별시, 5시, 2군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남양주시는 동북방의 산지와 서남방의 분지로 구분되는데, 동북지역에는 금산(813.6m), 축령산(879m), 천마산(812m), 운길산(610.2m)이, 서쪽으로는 서울의 도봉산과 마주하고 있는 수락산(637m), 불암산(509m)이 솟아 있고 중심부에 넓은 분지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동쪽으로는 북한강이 남으로 흐르다가 조안면 능내리에서 남한강과 합류하여(그래서 지명도 '두물머리'다) 한강을 이룬 가운데 와부읍과 지금동의 남단을 비켜 서해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물류가 편리하고 물산 또한 풍부하다. ● 대부분 공예(나무로 만든 목공예, 쇠로 만드는 금속공예, 종이로 만드는 지공예, 실로 만드는 직조(베)공예, 짚이나 띠풀류로 만드는 초(짚풀)공예, 가죽을 가공하여 만드는 피혁공예, 흙을 구워 만드는 도예공예, 돌을 가공하여 만드는 석공예, 나전 공예, 말총공예, 죽공예, 칠공예, 화각공예, 장신구(치레장식)공예 등등)의 종류를 재료에 의해 분류하는 데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예 장인들은 주재료 생산지를 중심으로 전국에 흩어져 살아왔다. 또한 생활 속 필요와 함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교환가치가 극대화된 것이 공예의 특징이다. 즉 공예는 생산과 유통(물산, 물류)을 통해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자연적이고 사회적인 생활 환경, 생활 조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 『실타래 풀어내다』의 2부 전시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작품들의 이면을 함께 들여다 보고, 작업과정에 얽힌 관계망들을 좀 더 넓고 깊게 짐작해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박광극_도래멍석_짚풀_300×300cm_2017
박광명_왕골팔각바구니_왕골_10×59×59cm_2019
박광화_맷방석_짚풀_83×83cm, 92×92cm_2019

2. 전시 작가들 ● 남양주시 와부읍(瓦阜邑)에는 기와공들이 많이 살았다. 그래서인지 와부읍 도곡리(陶谷里)를 터전으로 백자 작업을 하는 신철 작가와 김윤동 작가가 있다. 두 작가는 원주 출신으로 신철 작가는 달항아리 작업을, 김윤동 작가는 생활도자기작업을 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도예 작업만이 아니라 '도곡도예가 협회'를 결성하여 작업과 전시, 그리고 생활도자전을 열어 도자기 체험과 한부모 가정 돕기 등 지역사회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 신철의 초기 작업은 청자 태토에 백토와 흑토를 섞어서 만드는 연리문 작업이었는데, 지금은 백자 달 항아리 작업에 푹 빠져 있다. 달 항아리는 크기도 크고,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따로 만들어 붙이는 기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체력적 한계에 부딪치기 전까지 도전하는 것이라고 한다. 작가는 달 항아리의 넉넉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표면 이면에 숨겨져 있는 올곧은 힘을 표현하고자 노력하면서, 긴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달 항아리를 보면서 고요하면서도 강한 아름다움을 느꼈으면 한다고 전한다. ● 한편 유리 작업을 하는 임현준 작가가 있다. 그는 과냉각 액체인 유리를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면으로, 이차원 도형을 가마에 넣고 압력을 가해서 삼차원의 입방체인 항아리 형상으로 완성시킨다. 또한 서로 다른 재질의 유리를 붙여서 깨짐 현상을 발생시키거나, 유리 섬유를 이용해서 패턴을 만들어 외형에 변화를 도출시키는 등, 한편으로는 도자기와는 재료나 기법이 완연히 다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유사한 느낌을 주는 작업을 보여준다. 특히 유리의 깨짐 현상이 청자의 소성과정에서 일어나는 균열과 동일한 현상으로 발견할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롭다. 작가 임현준은 재료의 특수성을 이용한 작업을 지속할 것이라는데 전통과의 콜라보에도 한걸음 더 다가서기를 기대해 본다.

박광면_둥구미_왕골, 옻칠_8×32×32cm, 10×49×49cm_2018
박정웅_짚독_짚풀_75×70cm_2019
안경남_주루막_짚풀_53×43cm_2017

경기도는 관내에 능묘들이 많아서 채석장도 많고, 자연스럽게 돌 작업(석공예)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았다. 덕소읍 월문리에는 석공인들이 마을을 이루고 각기 개성 있는 작업을 할 수 있는 공동체로 성장하는데 큰 힘이 되어준 김동철 명장이 있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야외 석등이 미술관 앞 마당정원에 선을 보인다. 이 석등은 서호미술관의 설립자인 이은주 대표가 수 년 전부터 김명철 명장에게 의뢰한 프로젝트이기도하다. ● 김동철 작가와 오랜 시간 같이 돌 작업을 해 온 정정교 작가가 있다 그는 '맷돌지기'라는 별호가 붙을 정도로 맷돌, 약절구 등 우리네 전통 공구를 작품의 소재로 삼아 오랜 시간 작업해 왔다. 그의 재료를 배출하는 토양이 공예의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고 있다. 역시 남양주의 지역적 조건과 석공인들의 미 의식이 유기적인 통합을 이룬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정정교 작가는 이번 기획전을 앞두고 '명장'을 획득하여 더욱 기쁘다. ● 남양주시 조안면 조안2리 조동장수마을의 짚풀공예 동아리는 2007년 농촌노인 교육활동으로 시작하여 박광극 회장을 중심으로 9명의 회원이 12년째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9년부터는 원주시역사박물관에서 개최하는 '짚 풀 공예 공모전'에 참여하여 대상 세 차례 등 매년 다수의 상을 수상하였고, TV 방송 출연이나 남양주시농업기술대전 등 다수의 행사에 참여하여 생활문화 차원에서 전통 짚풀공예의 기능을 지키고,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농한기를 중심으로 남양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권순직)에서 실시하는 짚풀공예 동아리 교육(11월~ 01월)을 통해 하루에 6시간이상 작품을 만들며 기량을 꾸준히 연마하여 농한기에 기술 향상과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보살피고, 사라져 가는 우리 전통문화를 계승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하는 농활 정책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짚 풀 공예 공모전' 수상작들은 모두 원주시역사박물관에서 구입하여 보관하고 있어서 이번 전시는 그 곳의 대여로 진행되며, 이 또한 출품 작가들에게 작품 제작의 동기를 부여하는 정책적 배려라고 생각된다.

권우범_화류 안상무늬 꽃상감 2층장_화류, 흑단상감_100×107×39cm_2010
조숙경_코스모스_느티나무, 스테인리스 스틸_42×35cm_2019
장경춘_12각호족반 / 옻칠 이익종_느티나무, 삼베, 옻칠_27×40cm_2019
고흥곤_가야금_오동나무, 명주실, 금분등_2019

남양주는 돌, 흙과 더불어 나무가 많다. 또한 지역이 넓어서 제재한 나무를 편하게 말릴 수 있는 공간 확보까지 용이해서, 가구 공장과 더불어 목재가 주재료인 악기를 제작하는 곳도 많다. 남양주시 진접에는 오랫동안 목공방을 운영해 온 권우범 소목장이 있다. 그는 당시 대학 유명 교수들의 국전 출품 작품 등을 주로 제작하는 오영환 선생 문하에 들어가서 현대적인 목공 기술을 익혀 초기에는 작가들 공모전 출품작을 제작하기도 했으나, 본인도 직접 공모전 출품에 참여해서 1990년에는 목공예 명장을 지정 받았고, 2006년에는 무형문화재 14호 소목장으로 지정받았다. 그는 또한 서른 살에 대권공예를 창업하고 긴 세월 수많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작가의 길과 가구 소목장으로서의 생산 라인까지 꿋꿋이 지키고 있다. ● 남양주와 인접한 서울 중랑구의 서일대학교 가구디자인 학과에서 교수생활을 하고 있는 조숙경작가가 있다. 그녀는 홍익대학교과 대학원에서 목공예과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5년 동안 유학생활을 거쳤는데, 독일 유학을 통해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가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신념을 굳히게 되었다고 한다. 주재료로서 원목을 사용하는 대신 값싼 합판을 사용하는 그녀에게서는 대중적 접근성을 높이고 현실적 조건을 능동적으로 수용하려는 작가적 태도를 읽을 수 있다. 소수를 위한 특별한 디자인보다는 다수를 위한 디자인으로 소량 생산의 한계를 넘어가려는, 즉 예술품으로서의 가구보다는 생활용품으로서의 가구를 지향하는 가구디자이너 조숙경의 철학이 담겨있다. ● 어린 시절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칠부 기능공인 동네 선배 권둔하를 따라 을지로6가 나전칠기 합동공장에 들어가서, 한평생 백골장(栢搰匠)의 길을 걷게 되는 장경춘 장인도 진접에 작업장이 있다. 1967년 군을 제대한 후, 전통 나전칠기의 현대화에 힘쓴 김태희 장인의 공방에서 그는 차(茶)도구와 탁자 등을 비롯해 안경집, 한약재통 등 각종 공예품 만드는 법을 배웠다. 선생님을 따라 직접 나무를 고르며 오랜 시간에 걸쳐 나무에 대한 안목을 키웠으나, 현재는 나전칠기 백골장((栢搰匠)은 전국에 3~4명 정도가 힘겹게 현상 유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실타래~풀어내다! 2부展_서호미술관_2019
실타래~풀어내다! 2부展_서호미술관_2019
실타래~풀어내다! 2부展_서호미술관_2019
실타래~풀어내다! 2부展_서호미술관_2019

악기도 공예의 한 분야지만 타 공예 부문과 달리 악기 장인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리다. 완벽한 소리를 위해 하나의 악기에 쏟는 시간은 5년에서 10년으로, 눈비와 바람, 햇볕을 맞아 삭히고 건조된 재료는 천 여 가지의 수작업 공정을 거쳐야 한다. 모든 것이 빠르고 편리하게 흘러가는 현대사회 속에서도 국악의 깊은 소리가 그 맥을 이어올 수 있는 것은 긴 세월을 인고한 장인의 정신과 쉼 없는 기술적 연마 덕택이다. 악기장 고흥곤 선생은 하남시 마방골 인근에 작업장을 갖고 있다. 악기의 주재료가 목재이다 보니 나무 건조를 위해서 공기 잘 통하고 넓은 작업장이 필요해서였을 것이다. 그는 1997년 스승 김광주의 뒤를 이어 중요무형문화재 제 42호 악기 장을 제수 받았지만, 인간문화재 악기장이라는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소리를 만들어 가는 것으로, 좋은 소리를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좋은 연주를 듣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악기장의 길이라 생각하고 있다. ● 모든 일에는 인고의 세월이 필요하다. 특히 숙련의 다양한 과정을 거쳐야하는 공예인들은 더욱 그렇다. 오랜 각고의 세월을 거쳐 명장이 된 장인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고양된 정신과 훈련에서 쌓인 겸손함(물질의식)이 공예의 존재적 의미와 가치를 건네준다. 부박해진 현재 세태를 견디면서,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연결시켜 주는 장인들로 인하여 우리는 시간의 켜와 공간의 틈, 즉 광활한 시공을 만날 수 있다. '현대문명이 잃어버린 생각하는 손'(리처드 세넷)을 지닌 작가와 장인들에게는 존경하는 마음을, 그리고 이 전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신 모든 분들, 특히 수상작들의 전시 대여를 허락해 준 원주시역사박물관에게는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홍정주

Vol.20190922f | 실타래~풀어내다! 2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