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슬러 오르는 이미지들

김창영_박광선_박필교_윤상윤_허미자展   2019_0923 ▶︎ 2019_1004 / 일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아트스페이스 휴 후원 / 포항문화재단_문화체육관광부_예술경영지원센터

관람시간 / 09:00am~06:30pm / 일요일 휴관

꿈틀 갤러리 경북 포항시 북구 중앙로298번길 10-1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2층 Tel. +82.(0)54.289.7898 www.dreamroad.kr/www

본 전시는 경기도 파주출판도시에 위치한 휴+네트워크 창작스튜디오의 작가들인 김창영, 박광선, 박필교, 윤상윤, 허미자 5인의 기획전이다. 각각의 작가들은 저마다의 경험과 사유를 통해 개인의 삶과 사회, 세계와의 관계 등을 성찰하며 동시에 시간 속에 변화하고 형성되거나 소멸하는 이미지의 운동을 회화 작품으로 표현해오고 있다. 작가들이 보여주는 주제와 소재, 표현 형식과 이미지 전략을 다양하게 볼 수 있어 현대회화의 현장을 느낄 수 있는 전시이다.

김창영_secret serenity_01_캔버스에 유채_91×91cm_2019
김창영_secret serenity_02_캔버스에 유채_91×91cm_2019
김창영_secret serenity_03_캔버스에 유채_91×91cm_2019

김창영 작가는 단색화와 형태적 유사성을 지닌 추상적이며 미니멀한 작업을 보여준다. 그런데그의 제작과정은 하나의 조각이나 오브제를 만들 듯 채색된 화면을 갈아내는 과정으로 채워진다. 그 결과 캔버스에 색채를 얹히는 과정만으로는 나타나지 않는 시간의 흐름에 마모되는 사물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 이미지는 빛과 그림자, 빛과 빛, 빛과 색, 색과 색,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를 애매하게 가로지르려하고 있다. 추상과 구상으로 분류할 수 없는 이미지가 반복해서 형성된다. 사실 모든 추상은 제작과정에 구체적인 접촉과 감정을 필요로 한다. 작가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색채의 변화, 조형이미지의 변화를 담고 있다.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시간, 낮도 밤도 아닌 빛이 변하는 시간, 그럼으로 세상만물의 변화를 담는 빛(색)이 작가의 이미지를 특징한다.

박광선_M5_합판에 유채, 거울 프레임_68×58cm_2019
박광선_PORTRAIT-2_합판에 유채_43×42cm_2017
박광선_나비-3_합판에 유채_71×53.5cm_2018

박광선 작가는 오래전부터 주변 친구들과 이웃, 가족들을 모델로 드로잉과 회화가 결합되는 형태의 이미지를 제작해왔다. 작가의 인물화의 특징은 하나의 형태와 채색이 구획이 분명하게 분할되거나 완결되지 않은 채 표현되는데 있다. 망각된 채 오래된 사진의 감정(感情)을 따라서 이미지를 그려나간다. 작가 개인의 기억과 사회의 기억이 결합하며 만들어지는, 개인이지만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개인들의 모임이라는 집합적 감정을 담는다. 작가의 인물화 시리즈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역사나 사회, 정치와 경제로부터 이탈하려는 개인화의 복합적 운동을 보여준다.

박필교_승리자_캔버스에 유채_72.7×60.6cm_2019
박필교_안녕하살법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19
박필교_안녕하살법 받아치기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19

박필교 작가는 오늘날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서 느끼는 갈등과 모순, 부조리를 과장된 제스쳐 또는 알 수 없는 포즈를 취하는 자신의 벌거벗은 자화상으로 재현하려고 한다. 일종의 풍자화로서 자신의 신체를 활용하는데, 어쩌면 오늘날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개인의 사적 영역의 노출을 통해 개인의 욕망뿐만 아니라 사회화된 또는 제도에 의해 훈육된 신체를 보여주려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존재론적 위치를 낮춤으로써 자신과 결합된 사회적 관계, 규율, 원칙의 위상 또한 함께 깎아내리는 방식의 풍자로 볼 수 있다. 가장 낮은 곳으로 하강한 후에 남은 것들을 성찰함으로써 개인은 다시 보다 고차원적인 영역으로 상승할 수 있는 힘을 확보 할 수 있다. 작가의 풍자화 시리즈는 이러한 하강과 상승의 운동을 반복하는 이미지의 힘을 떠올리게 한다.

윤상윤_수봉공원_종이에 유채_84×210cm_2019

윤상윤 작가는 오른손으로 유화, 왼손으로 드로잉을 그린다. 본래 왼손잡이였던 그는 성장하면서 억지로 오른손을 쓰는 법을 익혔다. 그 결과 오른손으로는 기계적이고 숙련된 방식을, 왼손은 보다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방식을 작업과정에 사용한다. 이국적이며 비현실적인 풍경 가운데 인물들이 등장하는 그의 그림 속 상황은 현실과 비현실, 일상과 특별한 사건이 교차하는 시간과 장소를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실제 평소 아는 지인들을 그리면서 그 관계에 담긴 경험과 감정을 간접적으로 노출한다. 그림 속 배경은 주로 작가의 성장과정에 중요한 사건과 경험의 장소들이다. 작가는 주로 개인과 사회 혹은 특정 집단으로부터 기인한 소외감, 고립감을 작품에 담아왔다.

허미자_untitled_혼합재료_145×112cm_2018
허미자_untitled_혼합재료_162×130cm_2019
허미자_untitled_혼합재료_162×130cm_2019

허미자 작가는 동서양의 사유와 형식이 교차하고 융합하는 작품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통회화의 재료와 현대회화의 재료를 혼용하며 담백하고 소박하며 동시에 오래기간 연륜이 쌓여야 가능한 유려한 감각, 시간과 공간과 작가의 육체적 행위가 교묘하게 어울려 기술적인 면보다는 작가의 정신적인 면을 강조하는 이미지들이다. 작가는 1984년 첫 개인전 이후 33년간 창작의 붓을 놓지 않고 현대미술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자신의 취향과 표현을 고수하며 고유한 한국적 정서를 재현하려 노력해왔다. 전형적인 필력을 중심으로 한 붓 터치와 드로잉, 마치 철분 안료로 무늬를 채색한 조선 철화도자기처럼 두터운 질감의 칼라로 나뭇가지와 나뭇잎, 여백의 유려한 연출은 매우 완숙한 탁월한 표현을 보여주고 있다. ● 『거슬러 오르는 이미지들』에 초대된 작가들은 모두 휴+네트워크 창작스튜디오에서 오랜 기간작업을 해오고 있다. 휴+네트워크 창작스튜디오는 예술세계의 특수성을 고려한 장기 레지던시 스튜디오로서 이번 기획을 통해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꿈틀 갤러리'와 협업의 기회가 확대되어 더 많은 작가들이 상호교류하며 자신의 창작을 선보일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꿈틀 갤러리를 플랫폼으로 휴+네트워크 창작스튜디오 작가들 뿐 만 아니라 많은 다른 지역의 레지던시 작가들과도 포항의 미술인들이 만나 교류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리라 기대한다. ■ 김노암

Vol.20190923f | 거슬러 오르는 이미지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