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빙(bing bing)

이원호_황연주 2인展   2019_0924 ▶︎ 2019_1023 / 일,월,공휴일 휴관

초대일시 / 2019_0928_토요일_05:00pm

주관 / 새서울기획_소환사 후원 / 우리들의 낙원상가_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_한국메세나협회

관람시간 / 01:00pm~07:00pm / 일,월,공휴일 휴관

d/p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428 낙원악기상가 417호 www.dslashp.org

아인슈타인은 공간이 장(field)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공간은 굴절되고 휘어지고 왜곡될 수 있으며 무한히 확장되고 팽창되고 있는 와중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거듭 탐구한 닐스 보어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공간-장-세계를 이루는 원자가 그의 주위를 도는 전자의 도약에 의해 운동하고,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전자는 하나의 원자궤도에서 다른 원자궤도로 도약(leap)하는데, 도약을 촉발하는 외부자극, 즉 방해요소가 없으면 전자는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전자는 다른 전자와 마주칠 때 에너지가 될 수 있으며 도약하는 힘으로 공간-장-세계 자체가 되는 것이다. 그보다 전에 뉴턴은 사과가 나무에서 콩하고 땅으로 떨어질 때의 힘, 중력의 법칙을 발견했다. 그때엔 사과, 나무, 땅이 중요했다. 사과, 나무, 땅, 세 개의 물체를 둘러싼 것은 텅 빈 공간, 텅 빈 통과 같은 것이었다. 아인슈타인과 물리학자들이 연구한 것은 더 작은 세계, 수없이 쪼개고 쪼개진 작은 세계의 '가득 참'이다. 사과와 나무와 땅 사이에는 끝없이 흐르고 요동치고 서로를 굴절시키고 드러나고 사라짐을 반복하는 수없이 많은 원자가 있다. 원자는 공간이고 시간이며 우리 자신이다. 그들이 탐구한 것은 바로 물체와 물체, 사건과 사건 '사이'의 불연속성과 우연성의 얽히고설킨 이어짐, 흐름, 파동이다. ● 거창한 물리학 이야기로 시작한 이유는 『빙빙』의 두 작가 작업이 거창하지만 당연한 순간과 순간의 연속들을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원호, 황연주 작가는 그간 '교환'을 주제로 작업해왔다. 이원호는 노숙자들의 집이나 걸인의 동전통을 현금으로 교환하는 작업을 해왔고, 황연주는 버려지고 양도되고 탈각된 그릇더미를 모아 다른 물건이나 스토리로 교환하는 작업을 해왔다. 두 작가는 하나의 사건에서 다른 사건으로, 우리에게 익숙했던 시스템에서 새로운 시스템으로 옮겨가는 그 '사이'에 없어져 버릴 것만 같고, 사라져도 되는 것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들에 신경 쓴다. 특정 물건이 여기에서 저기로, 가격이나 가치로 똑 떨어져 옮겨질 수 없음을 이야기한다. 이를 위해 '교환'의 영역에서 빗겨 나 있는 공간, 아마도 작고 미세한 수많은 상호작용이 물결치듯 파동하고 있을 영역을 전시장으로 초대한다.

이원호_빙빙(bing bing)展_d/p_2019
이원호_빙빙(bing bing)展_d/p_2019
황연주_빙빙(bing bing)展_d/p_2019
황연주_빙빙(bing bing)展_d/p_2019

이원호는 이번 전시를 위해 지하철 이동 상인들을 쫓아다닌다. 열차와 역내에서 상행위는 금지되어있기 때문에 이동 상인들은 여러 가지 물건을 담은 파랑 박스를 끌고 지하철 노선을 빙빙 돌며 쫓고 쫓기는 여행을 한다. 작가는 다시 그들을 쫓으며 이동상인들의 허브에 다가간다. 거대하고 촘촘한 순환경로를 거쳐 몰려들어온 물건들은 이 지하세계에서도 나름의 정교함으로 버티며 그들만의 규칙으로 세상을 구성한다. 황연주는 모아온 그릇들을 '그릇더미' 자체로 보이도록 한다. 이전 작업에서 작가는 그릇 하나하나를 서로 다른 재화로 교환시키며 그 가치는 어떻게 정해지는가에 대해 실험했다. 어떤 그릇은 기껏 자신의 물건을 건네면서까지 갖고 싶어 하는 이에게 옮겨졌다. 하지만 그런 기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가의 창고 안에 남아있던 그릇들이 이번 전시에 나왔다. 그릇들은 어떤 개별성이나 고유성은 포기한 채 쌓여있다. 교환되지 않고 쓰임을 찾지 못한 물건들이 머물며 쌓아온 에너지의 집적을 일종의 연옥과도 같은 상태로 보여준다. ■ 이민지

Vol.20190924d | 빙빙(bing bing)-이원호_황연주 2인展